『선자령(仙者嶺 1,157m)』

(위치:강원 평창 도암면, 강릉 성산면)

산행코스: 대관령북부휴게소-새봉-선자령-동쪽능선-860봉-초막골-도로
총소요시간(4시간30분소요)
2005 . 02 . 20 일요일 맑음 (-9.5~-3.4도) 일출,일몰(07:16~18:18)
산행인원 : 안내 산악회, 청파님
산행 개념도

개요

강릉시와 평창군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는 선자령은 제왕산, 백덕산, 태백산과 더불어 겨울산행 코스로 인기있는 곳으로 백두대간 주능선의 한 자락이기도 한 대관령 북쪽에 위치하며, '한국의 히말라야'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곳은 겨울이면 눈과 바람이 극치를 이룬다. 영화 15도의 날씨에, 미시령과 진부에서 불어오는 돌풍까지 겹칠 때는 산행하기가 힘이 들지만, 고원지대의 싱싱한 자연을 음미하기엔 이곳보다 좋은 곳이 없다. 그리고 매년 2~3월이면, 적설량이 1m 이상이 되어 눈덮인 원경이 아주 일품이다.

대관령 휴게소에서 북쪽의 대관사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가는 것으로 산행을 시작하는데, 식수는 이곳에서 미리 준비해야 한다. 한참을 가다보면 통신중계소가 나오고,가파른 길을 지나 북쪽 능선을 따라 가면 새봉에 닿는다. 봉우리 등선의 평원일대는 비록 토양은 좋으나, 혹한과 돌풍에 시달려 나무와 풀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말라 있다. 그러나 초지를 뒤덮은 은빛 설원만은 영화 '닥터 지바고'의 한 장면과도 같이 눈부시게 펼쳐져 있다. 초속 40~50m로 불어오는 거센 바람에 발걸음조차도 움직이기 어려워, 엉금엉금 기다시피해서 겨우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 서면 동쪽으로 강릉시 일대를 비롯해, 동해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북으로는 곤봉산(1,127m)과 노인봉(1,338m), 남으로 능경봉(1,123m), 발왕산(1,458m)과 용평스키장이 눈 앞에서 가물거린다. 하산은 정상에서 북쪽으로 40분 정도를 더 가다가, 곤신봉을 돌아 보현사 쪽으로 하산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하면 6시간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에, 보통은 정상에서 되돌아와서 초막교로 내려가는 길을 택한다. 하산길은 온통 철쭉과 노송으로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가을에는 이곳에 다래가 지천이어서 배부르게 따먹을 수도 있다. 경사가 심한 계곡길을 내려갈 때는 조심해야 한다. 1시간 정도를 가면, 대관령 99고개 중 절반에 위치한 초막교에 닿는다. 총 산행시간은 3시간 ~ 5시간 정도 걸린다.
산행기

영동 고속도로 횡계IC를 벗어나 옛길 대관령 휴게소로 향하며 시선이 창밖의 하얀 대지 위로 머문다. 움추렸던 겨울 동장군이 떠나기 이틀 전 영서,동 지방 폭설로 차량통행을 금지 시킬 정도 였으니 기대 반 설레임 반으로 이 곳 대관령 고개로 접어든다.

전국에서 모여든 눈 구경 차량들의 행렬로 진입이 어려워 들머리 500미터 지점에서 부터 이미 산님들로 빼곡하다. 기상관측소를 지나 선자령 방향 초입에 들어선다. 길 좌우엔 수북히 쌓인 눈 무게로 축~ 늘어진 나뭇가지가 아름답다. 그 중 그래도 미운 넘만 골라 디카에 담아 가며 오르다 보니 국사 성황당에 도착한다.

앞 서간 산님의 깊히 파인 외길로 접어 드니 하반신이 잠길 정도로 쌓인 눈의 정도가 대단하다. 좌 방향으로 골당 지붕에 쌓인 눈이 시선을 끄는가하면 세차게 불어대는 바람에 쌓인 눈이 흩날리는 눈 보라도 멋지다. 짧은 구간이지만 러쎌을 해가며 오르는 재미가 제법이다.

항공 무선 표지소를 지나 새봉을 향하는 산길은 산님들이 한줄로 긴행렬을 이루고 정체 되기 시작한다. 길에서 한발짝 벗어나면 눈 수렁이다. 반대 방향 산님들이 푹~ 푹 빠지면서 행렬을 비켜 가는 모습이 고역스러워 보인다. 모처럼 청파 형님과 동행한 산행이 짜증으로 바뀌지 않을까 하는 우려 속에 진행을 계속한다.

출발한지 두어 시간을 지나 순백색 순결이 광활한 능선이 펼쳐진다. 영화 '닥터 지바고'에서 본 듯 한 세찬 바람과 심하게 불어대는 눈보라가 더이상 진행을 할 수 없을 정도며... 쓰러지는 사람이 다수 일 정도로 초속 40~50m 정도의 강한 바람이다. 탁 트인 평원. 동화처럼 아늑하면서도 숨이 멎도록 아름다운 설화가 지천에 널린다.

겨울 한나절 설원의 풍치를 즐기기에는 선자령보다 나은 곳이 없는 듯하다더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순수의 흰백.무릎까지 올라온 눈속 에서 발을 뗄 때마다 온 몸이 눈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것 같다.광활한 눈밭에 반사되는 햇살로 눈이 시리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쌓여있다가 세찬 바람에 굳어진 설화도 볼거리. 차갑고 빈틈없이 날카롭지만 그래서 빼어나게 아름답다.

완만한 능선을 따라 능선을 따라 오르내리다 1시간 30분 정도면 선자령 아래에 닿는다. 선자령 아래 나무하나 없는 설원이 펼쳐져 있다. 정상에 오르면 정상이 길다란 능선으로 되어 있다. 정상에서 눈을 덮어쓰고 있는 산들의 파노라마. 남쪽으로는 발왕산, 서쪽으로 계방산, 서북쪽으로 오대산, 북쪽으로 황병산의 조망을 보고 잠시 숨을 돌린다.

오대산 방향 백두대간 길 선을 그어보며 전방을 주시하니.. 선자령의 세찬 바람을 안고 대간길을 이어가는 가마득 멀어지는 산님들이 보인다... 가끔은 궁굼해진다. 그들이 가고 있는 목적지는 과연 어디까지일까?

정상에서 기념 촬영을 마치고 돌아 내려와 초막골로 향하며.. 잠시 쉬어간다. 날등을 등지니 바람도 멎고  한결 부드럽다. 이슬이로  언 몸을 녹이고.. 컵 라면으로 배고품도 달래고..하산을 시작한다. 미끌리는 외길을 돌아 지능에 도착하니 적송 군락지에 도착이다. 이 곳부터 외 길 급경사가 시작 에 쌓인 눈으로 저항이 무척 심하다. 엉덩이로 스키 타며 내려가는 님들, 좌우 흔들며 나무를 잡고 살살 기는 님들, 뛰면서 스노우 보드 타듯이 내려가는 산님들...

빠지고, 걸리고, 엉덩방아 찧고, 내려 오다 보니 벌써 초막골..봄철에는 철쭉과 노송이 장관을 이루고 가을에는 산비알을 불태우는 단풍과 함께 다래도 지천이라서 멋 지다던데..역시 겨울은 그들을 잉태하기 위해 앙탈을 부리는 仙者인가?   


▲ 안내 산악회 버스가 구 대관령 휴게소 까지는 진입을 못해 중간에서 내려 걸어가는 모습들..  
▲ 연구용 풍력 발전기가 대관령 바람 세기,풍량 등 을 짐작할 수 있다..(대관령목장 산정에 4기 가동)  
 
▲ 국사 성황당 방향으로 들머리를 잡고 진행..  
▲폭설로 인해 축~ 늘어진 가지가 이색적이고 아름답다.
▲ 좌 방향으로 약간 깊게 파고 들어가 본다.
▲ 항공 무선 표지소를 돌아 새봉을 향하는 산님들의 모습...
▲ 항공 무선 표지소를 조금 지나 선자령의 광활한 능선을 담아 본다.
▲ 이어 지는 산님들의 행렬...끝이 보이질 않는다. 
▲정상을 줌으로 당겨 본다.
▲ 계속이어 지는 행렬...
▲ 산과 산님들의 조화 그리고 그 선도 아름답다.
▲ 선자령 정상이 가까와 지면서 초속 50m 이상의 설풍이 불기 시작...
▲ 진행을 못하는 산님들...
▲ 혹한과 돌풍에 시달려 나무와 풀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지만.. 유독 저 한그루가가 돋 보인다.

▲산님들고 자연과의 만남...저 뒤로 선자령 정상이...

▲정상을 지척에 두고 바람과의 전쟁..

▲그래도 정상은 산님들로 북적 거린다.

▲하산길에 음지에 핀 눈꽃이 아름답다. 

▲하산길 등로에 쌓인 눈의 깊이가 제법이다.

▲강릉 방향 조망...

▲음지엔 아직도 눈 꽃이 만발...

▲초막골을 지척에 두고 아직도 이어 지는 긴 행렬...

▲초막골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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