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9도의 선자령 눈밭을 거닐다. 

 

2009.1.15

 

  1월15일 아침, 한달간의 공백을 깨고 성남청솔산악회 버스에 올랐다. 

  바람으로 유명한 대관령 선자령이 목적지이다. 선자령은 해발 1157.1m의 고산이지만

  산행깃점이 대관령 구휴게소(840m)라 실제 산행높이는 310m에 불과하다. 비록 거리는

  길지만 오르막 내리막 급경사가 없고 평탄한 길이라 무릎이 아픈 이후 처음하는 시험적

  인 산행지로는 적격이다. 늘 같이 가는 친구들 셋이서 동행해 주었다.

 

  버스는 정원을 꽉채운 만원이었다. 그만큼 산행지가 인기있음을 실감케 한다.

  7시30분 잠실을 떠난 버스는 11시에야 대관령 구휴게소에서 산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서낭골을 출발하여 양떼목장-성황당 옆을 지나 1050m 새봉을 거치고 선자령에 도착,

  하산은 안부-한일목장갈림길에서 산판길로 들어서 쌍무덤-낙엽송숲을 지나 바람의 마을

  의야지로 돌아오는 코스이다.

 

  이날 서울의 기온이 영하 12도,대관령은 19도라고 예보를 하였다.금년들어 가장 추운
  날씨다. 특히 대관령은 겨울바람으로 유명한 곳이다. 실제 체감온도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러나 실제 산행을 해본 경험으로는 생각만큼 춥지는 않을 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된다.

 

  산행을 시작하는 통행로는 넓고 평탄하여 트레킹하는 느긋한 마음으로 출발하였다.

  오르는 등산로 안내도가 잘 그려져 있다. 정상까지 5.9km라는 표지와 함께. 
  양떼목장의 시원한 풍경이 가슴을 확 틔우고 마치 외국에 온 느낌을 준다.
  조금 오르니 길에는 온통 눈밭이다. 금년겨울은 눈,비가 적어 가뭄이 심하다. 그러나

  이곳은 전에 온 눈이 녹지않아 아직 눈밭이 그대로 있었다. 

  양떼목장 철조망을 따라 중무장을 한채 묵묵히 한줄로 걸어가는 일행들의 모습은 비장
  한 느낌마저 든다. 능선이 아닌 산행로는 바람이 없어 등어리에 땀이 나기 시작한다.
  베낭을 벗고 내피를 벗는 모습이 늘어난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다.

 

 

 등산로입구에서 선자령 정상 까지는 5.9km

 차길로 시작되는 산행. 마음이 급하지 않고 느긋해서 좋다.

 양떼목장에는 철조망으로 출입이 금지

 목장 풍경이 그림같다.

 일렬종대로 중무장 복장을 하고

  풍력발전기가 보이기 시작한다.

 

  시야가 확 틔이면서 풍력발전기가 전면 양옆에 보이기 시작한다. 바람이 센 이곳에 풍력
  발전시설은 아주 잘 한 것 같다. 단조로운 산행로에 큰 구경거리이다. 스페인이나 유럽

  그리고 일본 등 여러곳에서 많이 본 풍경이라 낫설지 않다. 바람개비 풍경사진을 많이 
  찍었다. 카메라에 잡히는 건 오로지 이것뿐이다. 선자령까지는 800m가 남았다.
  그다지 힘들이지 않게 왔다. 오늘 처음오는 초행자들도 쉽게 오를 수 있어 좋단다.
 
 

 오르막 내리막 길이 평탄하여 등산이라기 보다 트레킹이다.

 최근엔 눈이 내리지 않았지만 전에 온 눈이 눈밭 그대로이다.

 풍차,햇님,눈밭,칼바람이 함께- 

  선자령이 800m

 

  풍력발전기가 있는 곳에는 자동차 도로가 나 있었다. 도로따라 가다보니 멀리 강릉시내와

  바다가 보였다. 너무나 파란 겨울하늘이다. 시계도 좋았다.

  정상 300m를 앞두고 우측으로 꺾이면서 제법 가파른 오르막이 나왔다. 역시 정상길은
  어디서나 힘들게 되어있나보다. 정상에는 백두대간 선자령이라는 장대한 표지석이 있어

  그 앞에서 많은 산행객들이 기념촬영에 여념이 없었다. 선자령은 백두대간을 지나는

  길목이다. 그래서 더 많이 찾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도 겨우 기념사진을 남기고 하산길

  에 접어 들었다. 산행대장이 길안내를 하고 있었다.  

 

  조금 더 내려가니 아주 평평한 초지가 나왔다. 지대가 약간 낮은 구릉지라 바람도 없고
  점심 먹기에 좋은 장소였다. 이미 중식시간을 넘고 있어서 여기서 갖고 간 도시락이나 간

  식을 먹고 가기로 했다. 생각보다 춥지 않아 다행이었다.

 

  다시 하산을 시작했다. 가는 도중에 응달진 곳에는 쌓인 눈이 제법 높게 쌓여 있었다. 

  한총무는 눈밭에다 몸도장을 찍는다고 어린애마냥 자빠진다. 즐거운 시간이다.

  역시 휑한 평지에는 선자령의 모진 찬바람이 몸이 날아갈듯 불어제켜 과연 선자령 칼바람

  이구나를 실감케 하였다. 

   

  바람개비가 멈춰 서있는 곳으로 방향을 잡고 마른 초원을 지나 가니 쌍무덤이 나왔다. 

  미리 사전 답사를 했는지 정확한 코스길대로 갈 수 있었다. 

  인원점검을 해보니 7명이 모자란다. 코스가 약간 어긋났지만 모두 제대로 길을 찾아 간

  모양이다. 
 

 풍력발전기가 계속 이어진다.

 능선을 타고 하얀 바람개비가 멋진 구경거리를 만든다.

 강릉과 바다가 보인다.

 백두대간을 지나는 선자령

 산행대장이 하산길 길목에서 안내를 하고 있다.

 복면을 벗어야 누구인지 알 수 있지--

 일단 중식지 후보를 정하고-

 

 점심식사시간

 

 눈밭에 몸도장을 남기고- 

 

 칼바람을 안고서

                                                무덤앞에 모엿!

 

  마침내 바람의 마을 이라는 의야지에 도착했다. 꼭 4시간30분이 걸렸다. 장장 13.5km의

  장거리코스를 무사히 마쳤다.

  바람마을 의야지에는  양떼목장과 관련하여 여러가지 체험장이 준비되어 있는데 지금은
  겨울철이라 양 체험은 없지만 눈꽃축제 행사장으로 이곳 의야지도 준비되어 있엇다.

  강호동의 1박2일이 이곳에서 열리는 모양인지 환영하는 프래카드가 붙어 있었다. 

 

 

부락이 보인다.

황태덕장

다리에 바람개비를 메달고- 

  얼음집 앞에서

바람마을 의야지 이벤트 간판 

대관령 추억만들기 체험장 

 

 

  오늘부터 평창.대관령 눈꽃축제가 열리고 있다. 그래서인지 시내 큰 도로에는 눈사람을

  만들어 축제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었다. 차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구경하며 주문진으
  로 달렸다.
주문진 어시장에 도착하니 식당에서 미리 매운탕을 시켜 놓고 일행을 기다리

  고 있었다. 구수한 생선매운탕에 소주를 곁들이니 피로가 싹 풀리는 것 같다.

  기사 겸 사장인 강부장 이 한턱내는 거라고 한다. 같이 온 일행끼리 산행추억 만들기 얘기

  에 시끌시끌하다. 건어물가게에서 차를 한잔 얻어 마시고 6시에 서울을 향해 출발.

  걱정했던 추위는 간곳없고 즐거운 추억으로 남는 선자령 산행이었다.  

 대관령.평창에는 눈축제행사가 시작되었다.

주문진 수산시장 

   

  하산 회식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