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자 령

2009년 1월 31일 흙의날
날씨 : 서쪽은 멀쩡한데 동쪽으로 대설주의보 시계는 꽝!!







♣ 선자령  
강원도 강릉시 성산면과 평창군 도암면의 경계를 이루는 선자령은 백두대간의 주능선에 우뚝 솟아 있다. 보현사에서 보면 선자령이 떠오르는 달로 보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추측하기도 한다.

선자령은 해발 840m인 대관령의 북쪽에 솟아 있는 산으로,  선자(仙子)란 곧 신선, 혹은 용모가 아름다운 여자를 말한다. 선자령의 능선의 굴곡이 아름다워서 그런 이름이 붙여진 것일까  높낮이를 구분키 어려운 구릉의 연속이다. 대관령 - 선자령 - 곤신봉으로 백두대간이 지나는 일부 구간이기도 하다. 겨울이면 인기가 급상승하는 곳. 선자령 특유의 바람과 풍부한 적설량. 그 바람이 빚은 눈꽃 상고대 . 산행 또한 800m대에서 시작하기에 거산의 장대함도 쉽게 맛볼수 있는 장점도 있다. 동해안이 훤히 보이고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이 겨울산행의 최적지로 꼽는 이유일것이다 .
그러나 선자령으로 가는 길은 북풍을 정면으로 맞아야 하기때문에 방풍 준비를 철저히 해야한다 .

대관령과 선자령 평창군과 강릉시의 경계를 이루는 대관령 주변은 일단 눈이 쌓이면, 겨울 내내 아름다운 설경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대개 눈 주는 곳마다 아름다운 눈세상이다. 소나 양을 기르는 목초지가 많은 곳이어서 드넓게 펼쳐진 눈밭을 감상하기에 좋다. 부드러운 구릉과 낙엽송 무리의 어울림은 그림처럼 다가온다. 옛 대관령휴게소에서 10분 거리에 양떼목장이 있고, 횡계리 하이랜드 네거리에서 좌회전해 들어가면 소를 대규모로 방목해 기르는 삼양목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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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 대관령-국사성황당-새봉-선자령-낮은목으로 내려서다 다시 back-선자령-새봉-대관령(선자령까지만)

프롤로그 : 산 그리운 당신을 찾아갑니다



 

헤프닝(happening) 1 : 선자령의 용모를 보고자함은 아니었건만, 때 맞춘 대설주의보로 오대산 월정사 문턱에서 문전박대
쫓겨난다. 번개 질문 결과 선자령 우세로 결국은 아릿따운 묘령의 여인을 모습을 찾아 나섰는데...

산천은 의구하나 묘령의 여인은 심각한 운무 속에 갇혔는지 종적이 묘연하고 도대체 선자고개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더라
2007년 1월 그림 본인이 본인 것을 살그머니 훔쳤다
쌍둥이처럼 닮은 봉우리 중 왼쪽 봉우리가 선자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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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기가 선자령의 상징인가?





오대산에서 쫓겨 난 산사람들 거의 다 선자령으로 온 듯 주차장은 만원이고, 전투대세 채비에 여념이 없는 전우들의
동작을 실시간으로 보는 건 공짜라길래





어디로 가야 선자령 길인지, 능경봉, 제왕산은 어디로, 운무속에 방향감각 상실환자들 속출하다

헤프닝(happening) 2 : 재생에너지관을 돌아나와 길을 건너야 선자령으로 가는 길인데
방향감각상실증에 걸린 환자들 길 건너지 않고 앞으로 고우~ 에공 거기는 능경봉, 제왕산가는 길인뎅

누구누구라고 말 몬한당. 본인들이 알아서하셔~





승합차가 길목에서 진을 쳤다. 아이젠, 혹한대비장비 안가지고 온 넋 나간 사람들 상대로 성업 중이더라.





맨날 꼴지 신세 못면하니 이쯤해서 정신 차릴만도 한데...
파랑 꼬리표 단 사람들 다 도망가 버리고 한산한 것 같은 저자거리였는데
저 줄을 끊어 앞서 오르니 장사진이 따로 없으렷다.





날씨야 아무것도 안보여주려 용을 쓰지만 그래도 건질건 건져야지





한 줄로 주욱 늘어 선 길은 잘 다져져있어 편안하지만, 사진을 찍거나, 먼저 튈려고하면 푹푹 빠지는 고행로를 걷게된다





ㅎㅎ 회장님 꼬리는 잡았는데...
뒷통수에 꽂히는 말, 말, 말
" ㅇ 대장! 나와라 오바 "
" 예! ㅇ 대장입니다. "
" 지금 어디쯤이요? "
" 머? 아니 왜 제왕산이야? 허어참 길을 건넜어야지~ "
ㅎㅎ 깨소금이다. 누군지 모르지만. ( 놀부 생각 )





통신중계소









갈림길에서 중계소 쪽으로 가니 중계소 담을 끼고 돌아나가던 길이 폐쇄되었다





새봉으로 가는 길에 서리꽃 만발이다





가시거리는 짧고 눈 안에 뛰어 들어오는 건 길 게 늘어 선 산님들이다.





순한 비탈에 늘어 선 나무들이 바람이 도망 간 쪽을 일러준다
바람도 우리처럼 위로 달아난 것이다.(훌륭한 증거품이다.)



 

홀로 선 나무는 바람 못 보았다고 시치미를 뚝 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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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이 느껴지던 그 나무도 만나고 싶었는데...





우유빛 허공을 뚫고 행진하는 무리들은 이따금씩 왼쪽 벌판으로 눈길을 주었다.
유령의 몸짓인 듯 아주 흐릿하게 거대한 물체가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문득 가던 길을 멈추었는지 쉼표의 시간이 길어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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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빛 허공에서 그들은 이 거대한 바람개비를 보았던 것이다.
처음 보는 사람은  아주 놀란 표정으로 심각하게 되물었다
" 근데 저게 뭐야? "
" 유령 !! "
믿든 말든 하얀 어둠 속에 선 그 물체는 유령이었다.





다행히 확연하게 보이는 백두 대간선자령 묘비명(?)을 가운데 두고 저자거리가 되었다.

선자령에서 바로 되돌아 오라는 명령을 어기고 낮은목이로 숨었다.
갈 수 있는데까지 가보자는 심산이다.





낮은목이로 내려서는 곳은 관목과 키 작은 나무들이 바닷 속 신비경을 이루고 있었다
제법 내려서다가 다시 되돌아 올 길이 멀어지면 약속 시간에 쫓길 것 같아  착한 마음 먹기로 하고 되돌아섰다





산호초 밭을 되돌아 올라서다





이런 눈밭에서 쉬고, 무언가를 먹는 사람들은 참 대단하다



 

깨끗한 곳은 언제나 함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눈을 파내고 움푹 들어간 그 자리에 셋이 오두마니 앉은 모습이 귀엽다





다시 되돌아 온 선자령엔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다.





서리꽃





내려서고, 올라서고





잘 다져진 길은 한 사람 몫인데





웬만하면 내려서는 사람이 길을 양보해야지...
길 게 줄을 서 오르는 사람들 덕분에 깊은 눈밭에서 강쥐처럼 놀았다





너나 나나 눈에 보이는 거라곤 하얀 어둠 뿐인데
무엇을 가지려느냐? 하얀벽 응시 후의 깨달음이다.



 

그래서 나는 하얀 도화지 위에 꽃을 던졌다.
그렇다면 하다 못해 이 꽃 한송이라도 담아야겠다고.





그 꽃 한묶음은 눈보라 속에서 나를 지켜주던 우산도 아닌 양산이었다
저 양산 때문에 눈총도 받았지만 눈보라에 혹사 당하던 카메라의 눈을 지켜주었다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는 나무는 오늘은 저들의 설산이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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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곤신봉으로 향하던 걸음에 만나던 그림인데 종일 한치 앞도 제대로 안보이는 어둠에 절었던 눈이나 열고가지









다시 새봉으로 향한다
우회길은 재미없다.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별천지를 더 느긋하게 바라보기 위함이다





내게 유희란 이런 시간을 두고 말한다.
바쁘되 쫓기지 않는 마음으로
보고픈 건 느릿하게 바라보고.
혹, 마음에 담아지는 여유물이라도 있다면... 잊어 버리지 않게 몇 번을 곱씹고.









두꺼운 몸통 사이로 가녀리고 섬세한 하이소프라노도 들리고





문득 참빗 생각이 떠올랐다
촘촘해서 아주 작은 넘까지 잡아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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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하늘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맑은 하늘에 그림을 그리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새봉 전망대





어린 주목들은 희망이었다.
내일은 미래 미래는 희망으로 차오르고
어제는 과거 과거는 추억이 되어 그리움이 숨어들고
내겐 과거도, 미래도, 그리고 그 사이에 끼인 현재에 미소가 끼어든다

그 사랑을 떠올리며 혼자 웃음 짓는 것이다.
그 은밀한 웃음 속에 사랑이 있음이다. 지독한 열병같은 사랑이 있음이다.





내게는 저 길은 과거가 되었고
저들에게는 현재가 되는 길이다





어린 희망이 빼곡해서 넉넉한 마음이다.
그런데 너무 빽빽해서 마음이 좀~





내가 그 길 위에 있을 때 못 느꼈던 그 서정이 이제사 보인다





물은 가부간을 가리지 않더만
서리꽃도 앉을 자리 가리지 않았더라

내가 갈 수 없는 그 길에도 그는 바람으로 홀연히 숨어들었더라
철조망이 아름다운 것은 바람 속에 숨어든 그 꽃 때문이더라.





아무데나,
가리지 않고
공평하게
바람은 흔적을 남기더라


애자 조금 못미친 곳에 국사 성황당으로 내려서는 계단이있다
멀리서부터 들려오던 징과 꽹과리 소리 어디 굿판이 벌어졌나보다
그 소리의 흔적을 쫓아 내려간다





배가 고팠을까?
소복한 고봉
넉넉한 고봉밥이 생각나더라





발자국 내기 민망하리만치 깨끗한 눈밭이 있었다
바라보다가 살금살금 훔쳤다









국사성황당
도착하니 굿판이 끝나고 조용하다
침묵이 고인 하얀들판을 가로질러 ' 아! 좋다! '





국사성황당을 뒤에 두고 신작로같은 넓은 길 걷다

가문비, 주목, 구상나무, 전나무
참 아름다운 나무들이다





동화 속 같은 그 길을 걷는데
편안하다. 몸도 마음도.





에필로그 : 산! 당신을 사랑합니다.



헤프닝(happening) 3 : 4시간 약속 시간을 어기는 사람은 없었다.
여흥을 위해 다른 장소로 옮겨야하는데.

문제는 버스가 달리기를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시동을 걸었는데, 버스는 앞으로 가지 않고 제 자리 걸음이다.
거기다 춤까지 추어댄다. 새로 나온 관절꺾기 춤도 아니고
아이구 이런 500원 짜리 동전 넣고 타는 바이킹 춤이네
쭐렁쭐렁 근데 어지러워 싫어!!!

신문지 찾다가, 산님들 장갑을 바닥에 몽땅 깔자하다가, 덩치 큰 버스 등짝을 밀자다가
결국은 삽을 빌려다가 어렵사리 줄행랑에 성공을했는데, 수고한 님들 다시 태우려고 섰다가
다리 위에서 다시 한 번 생쇼우를 하네
어쭈구리!! 안죽을라고 안전밸트 찾아 끼는 사람도 있고
겨우 빠져 나오며 돌아보니 버스들 난리났네
뒤에서 밀고, 삽으로 퍼내고 ㅋㅋㅋ
그럼 수고들하셔 @@@
우리는 조오기 가서 한 잔 걸쳐야하니
세 번에 걸친 헤프닝을 종결하고서야 집으로 왔어라.

언제나 그렇지만
우리 회장님!, 대장님들!, 꽃뿐이님 수고 너무 많이 하시게해서 고맙기도, 죄송하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