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움츠려 지내다 서서히 기지개를 켜는 게으른 산꾼의 시절.
동면에 드는 동물들은 가을에 양분을 비축하여 겨울을 나지만,
이 죽일놈(?)의 식욕은 통제가 불가하여 약 4근정도의 지방을 불려놓고야 말았습니다.
야심한 밤에 주로 주와 육을 탐하다 보니 그만.......ㅠㅠㅠㅠㅠㅠ
---- 경칩도 지나고 따뜻해 졌으니 한 번 움직여 봐?
친구들에게 연락하기는 이미 늦었고, 이른 아침에 안내 산악회버스들이 정차하는 곳에 나가
빈 좌석이 있는 버스에 타기로 했습니다.
아직도 시산제 시즌인지 차들은 거의 만석, 빈 자리가 있는 차는 산행지가 맘에 안들고,
고르다 보니 시간은 지나고 초조해 지더군요.
산행지가 적혀있지않은 버스가 오길래 어디 가시냐고 물어보니 팔봉산으로 시산제 지내러 가니
가실려면 타라고 하더군요.
------- 그래 어디 내 입맛에 맞는 데가 있나? 이러다 차가 이젠 없을지도 모르니 홍천에 다시 가 보는 거야~
버스는 서너군데를 경유하더니 계속 남진.......
------- 가다가 방향을 틀겠지......
------- 뭐야 이거 혹 납치? ㅋㅋㅋㅋㅋㅋ
- 홍천가는데 왜 계속 내려가지요?
- 서산에 있는 팔봉산에 가는 겁니다.
- 아~ 예~~~~~~
------- 아쉬울 것도 없지 뭐~ 안 가 본 산에 가니 땡잡은 거네~
시산제도 지내고 음식도 먹은 다음 해발300M조금 넘는 팔봉산으로 올랐습니다.
코스는 짧지만 바위산이어서 조망은 일품이더군요.
태안반도와 서해가 한 눈에 조망되고, 철계단이 인파로 지체되었지만 가벼운 릿지로 오르니
저에겐 딱이더군요.
하산 후 시간이 널널해 산행대장님이 시산제 남은 비용으로 삽교호 횟집에서 숭어회까지 써비스~
게으른 곰탱이 횡재했지요? ㅋㅋㅋㅋㅋ
지방은 그대로?
주시는 잔 마다하지 않는 나약한 성격이라 더 불어 난 건 아닌지....
------ 하필 시산제하는 산악회 따라 가서......
그래도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귀가시 할머니에게 냉이를 사서 쑥 대신 복용하고 있습니다.(꾸준히 복용하면 사람되겠지요?)
가족 여러분!!!!!
건강하시고, 즐거운 산행 이어가시길 기원합니다.
홍천이면 어떻고 서산이면 어떻습니까
어차피 횡재한 산행인데
보너스로 숭어회까지 있으니 말입니다.
겨울동안 안거하면서 사람이 안됐으니
쑥보다는 형님이 사랑하는 주님을 꾸준히
만나시면 사람으로 태어나리라 믿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