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풀꽃 사그라진 오서산의 가을서곡

(오서산 [烏棲山] 790.7m)


 

 오서산 정상

 

 

 

 

가을 서곡



바람 불면 우수수

제 몸 밀어내며

수채화를 그렸다 지우는

그 얼마나

쓸쓸하고 아름다운 흔적인가!



흩어진 이름

계절 속으로 불러와

침묵 속에

그리움 채우는 시간,



바람 지나는 자리마다

고독한 음표들만 길 위에 뒹구는

그리움의 통로,



가을은

허한 공간 들락거리며

감정을 담아내는 느낌표만

가슴에 가만 가만 놓고 간다.




                                - 木蘭 이오례 詩 -


 

 

 

 

♧ 산 행 일 : 2010년 11월 15일(월) 날씨 : 맑음 (최고기온:6.5℃, 평균기온:2.9℃, 최저기온:1.2℃)

♧ 산 행 지 : 오서산 [烏棲山] 790.7m( 충남 홍성군 장곡면, 보령시 청소면, 청라면)

♧ 산 행 자 : 마나님과 둘이서

♧ 교 통 편 : 자가승용차 이용

♧ 코      스 : 담산리 상담주차장(출발 12:56) ⇒ 정암사(13:30) ⇒ 전망암(14:27~14:45 점심식사) ⇒ 오서정(14:50) ⇒ 아랫정상석(14:53) ⇒ 삼거리(15:11) ⇒ 윗 정상석(15:15) ⇒정암사(15:18) ⇒ 상담주차장(16:40)  = (산행거리 9.5Km, 소요시간 3시간44분)

 


♧ 사진탐방

 

 

서울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달려 네비에 찍어 둔 행선지인

홍천군 광천읍 담상2리 상담주차장 목적지에 도착한다

 

상담주차장은 평일이라서인지 한산하다

주차장을 나서 산을 오르기 위해 목교를 건는다

 

 

 

마을입구에 오서산의 안내비가 주민들을 대신해서

이곳을 찾은 탐방객들을 맞이한다

 

 

마을을 가로 질러 멋진 소나무가 서 있는 산길을 따라서

 

 

숲을 들어선다

 

 

늦가을 스산한 기온으로 가득한

정암사가 있는 등로을 따라 오른다

 

 

 

오서산 정암사라는 현판이 걸려 있는 일주문을 들어선다

주변에는 시화전 때 걸어 둔 시화들이 만국기처럼 바람에 펄럭인다

 

 

 

자그만한 사찰이 안옥하고 조용하다

 

 

극락전과 내부도 살펴보고

 

 

일주문을 나선다

 

 

시화를 바라보며

오서산의 가을을 느끼듯한 생각으로 산을 오른다

 

 

오서산의 산허리에

억새풀이 너울거리는

가을이 왔네

 

 

오서산 오르는 길

귀뚜라미 소리로

적막이 서리고

 

토굴 새우젖 짠내음이

솔솔 풍겨올까,,,

 

 

 

 

정암사을 지나면서부터 능선을 향해 오름길이 가파르다

 

 

가픈 숨 몰아 쉬며 산 허리에 올라서니

드디어 오서산의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만 같아

숨고르기 한번하고 짼걸음으로 올라서 본다

 

 

 

늦가을 산자락 아래 성연저수지와

풍경들이 한 눈에 담겨지고

 

 

 

대천 앞 서해바다와 들녘이 펼쳐 보인다

 

 

오서산의 능선도 올려다 보인다

 

 

저무는 오서산의 늦가을 정취를 느끼며

마른 풀숲에 앉아 점심식사를 한다

 

대천 앞 바다에서 솔~솔 풍겨오는

토굴 새우젖 짠내음을 반주 삼아

막걸리 한잔도 ,,,

 

 

 

태풍으로 오서정이 날아가 버리고 정자가 있던 그자리에

전망 데크를 설치하느라 한창 공사중이다

 

 

 

억새풀에 스며드는 서해의 낙조

오서산의 정상석을 만난는데

 

이곳 오서산에는 정상석이 2곳이 서 있었다.

 

 

 

 

 

다시 오서산 정상석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 한다

 

 

 

 

억  새 

 

 

 

 

마른 가슴 날아갈까

 

마음 타 든다

 

 

 

 

 

빈 숲가

 

저녁 별 내리면

 

나뭇잎들 가고 없는

 

계절 속으로 묻힐까 두려워

 

바람에 엉기어

 

긴 목 세우고

 

 

 

 

 

꽃으로 울음 우는 너

 

생각을 담아 내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

 

 

 

 

 

가을 모퉁이마다

 

흔들리고 싶지 않은

 

신음으로 그리고 아픔으로,,,

 

 

 

                                                               - 木蘭 이오례 詩 -

 

 

 

정상을 향하여 능선을 오른다

 

 

평편한 능선 끝에 또 정상이 있다

 

 

 

무성한 나뭇잎으로 숲을 채우고 있던 오서산!

 

 

 

그 모습은

 마치 가을서정 시귀절처럼

 

바람 불면 우수수

제 몸 밀어내며

수채화를 그렸다 지우는

쓸쓸하고 아름다운 흔적인가 싶었다

 

 

 

침묵 속에

그리움 채우는 시간,,,

 

능선을 따라 산비탈에 자란 억새풀꽃도 사그라진 채

스치는 바람에 마른 잎이 서걱거리며 늦가을을 마중하는 모습이다

 

 

 

 

바람 지나는 자리마다

고독한 음표들만 길 위에 뒹구는

그리움의 통로,

 

지금 그 산자락은 다가 설 겨울을 맞이할 준비가 끝인 양

능선을 따라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겨 둔 채

 

 

 

오서산 정상은

차디 찬 바람이 불어 올 서해바다를

내려다 보며 침묵하고 있었다

 

 

 

이곳이 오서산의 꼭지점인가~!

 

 

2010년 늦가을 빛과 함께

오서산 정상석과 추억하며 모습을 담아보고

 

 

 올라 섰던 길 되돌아 보며 내려선다

 

 

허한 공간 들락거리며

감정을 담아내는 느낌표만

가슴에 가만 가만 놓고 간다

 

 

 

마지막 가을을 마중하며

시려 오는 기온 만큼이나 사그라지는

억새풀꽃의 가슴저린 사연들을 산자락에 묻어 두고

내려섰던 오서산의 가을서정을 담아 내었던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