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5. 7. 일. 일구산우회 

 

1.

강변 역 2번 출구에 08:50분 경 도착, 먼저 온 친구들과 기다리다가 버스에 탑승. 방제 옆에 앉다.

만원이다. 나처럼 예약 없이 온 멤버도 여럿.

다음엔 선착 순으로 좌석을 배정하겠다는 집행부의 엄포(?)도.

 

전날 종일 비가 와 망설였는데 날씨가 최고다.

백운산 이후 고대산, 운길산은 불참, 이번이 두 번째.

 

이동 중 버스 안에서 최회장, 전총무, 윤대장으로부터 공고와 일정 및 산행안내를 받다.

회비 갹출.

 

2.

승관의 지휘로 체조로 몸을 푼 뒤, 10시 반 경 산행 시작. 약수터, 수리바위, 남이바위로 오르다.

몇 해전 서너 번 다녀 간 코스인데 그 동안에 등산로를 한결 편하게 손질해 놓았다. 

 

전번 고려산 진달래 멤버들-점출, 찬홍, 용수, 기원,옥근- 중 조순 외는 다 보인다.

  

한 땀을 흘리고 중간에 잠시 쉬며 재환의 달고 시원한 곶감을 나눠 먹고.

 

가볍게 걷는 친구, 조금 뒤처진 친구들이 서로어울려 크게 두 패로 나누어 시차를 두고 정상에 오르다.

저 멀리 산들이 가깝게 보인다.

일년 중 이런 날씨를 만날 행운은 그리 흔치 않다.

 

정상 조금 지나 아래에서 점심을 먹었다.

산에서는 귀한 방제네의 따끈한 곰국에다 반주도.

 

2진이 도착하자 서리산으로 출발.

중간 휴식지점에서 용수의 위트 넘치는 4자 성어도 학습.

제대로 다 기억하진 못하지만 예를 들면 '호무가탐'이란?

-호랑이는 무섭고 가죽은 탐난다.

'이생일주' 등등.

많이들 웃다.

 

햇살과 바람과 트인 시야가 산길 걷기의 즐거움을 더한다.

 

야생화에 관심 많은 친구들의 설명도 이어지고.

 

서리산에서 철쭉 동산으로.

아직 철쭉은 멀었고 오히려 진달래가 한창.

곱고 아름답다.

 

윤대장의 지시에 따라 화채봉은 제쳐 두고 제2주차장으로 하산.

꽤 가파른 길인데 오를 때 힘들어 하던 친구들이 잘도 내려 간다.

 

물 만나면 땀을 닦고.

제2주차장 못 미쳐 계곡에 발을 담그다.

정말 시원하다.

오래 견딜 수가 없을 만큼.

탁족만으로도 충분히 더위가 가심을 실감한다.

 

산에서 머문 시간이 4시간 반 정도.

 

3.

버스로 '뻐꾸기..." 팬션으로 이동.

영철이 제주에서 공수해 온 최상급 돈육으로 바베큐 파티. 야채에다 묵은 김치까지. 

승관의 20년도 더 묵었다는 더덕술도 맛보다.

그가 술꾼이 아니라서 그리 오래 묵혔을 수 있었을 터.

 

집행부와 알게 모르게 여러 분들의 세심한 배려와 노고로

산행 후 모두의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고맙다.

 

어버이날 아이들의 초대를 앞당겨 받은 부러운아버지도 있어 기념 사진을 찍고 서둘러 탑승. 귀로에 오르다.

강변역에서 내려 2호선으로. 승관, 재환과 차례로 헤어져 삼성역에서 버스.

간혹 들리던 집으로 가 한동네인 민수와 맥주를 마시며 얘기를 잠시 나누다.

 

그곳에서 아래층 황사장팀을 만나 그들이 준 죽도 한 그릇씩 비우고.

   

산을 기분 좋게 오르고 유쾌하게 시간을 보내다가 오늘처럼 시간을 좀 남겨 가지고 귀가하는 것, 이도 뒷맛이 참 좋다.

-항시 가능한 만만한 일이 아님에는 틀림 없지만.  

 

간혹 만나지만 산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건강하게 오래토록 가볍고 유쾌한 산행들 즐기기를 기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