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일일시 : 2006년 5월 21일 서초구청건너편

*산행시간 : 가림산우회  25 명  8시간

*산행코스 : 골금교-하옥갑사-상옥갑사-옥갑산봉-상원산-산나물군락지-낮은목이

                  -항골계곡  -항골공원


 

정선아라랑의 《애정편》〈아우라지 뱃사공아 배좀 건네주게/싸리골 올동백이 다떨어진다/떨어진 동백은 낙엽에나 쌓이지/사시상철 임 그리워 나는 못살겠네〉의 고장 정선은 산자수려(山紫水麗)하고 인심좋아 사람이 살기좋은 선경이라 하여 무릉도원이라 불리우고 있다.


또한 강원도 첩첩산속에 자리한 정선은 어쩐지 이어도처럼 현실의 땅이 아닌듯한 신비함이 있다. 모처럼 때묻지 않은 정선 아오라지에 접한 옥갑산과 상원산 오지능선잇기를  한다고하니 가슴이 설레인다.


백두대간이 황병산(1,407m)에서 남으로 내려오다 조양강을 만나기 전에 빚은 상원산은 강원도 정선군 북면과 북평면에 걸처있다. 여량에서 북쪽으로 바라보면 둥그스럼하고 기골이 장대한 산들이 힘을 겨루는 듯한데 구한말 의병장 전상요는 상원산을 가르켜 “푸른 하늘에 옥부용을 깎아 세운 듯하다”고 극찬한 바 있다. 고스락은 두루뭉실하고 평퍼짐하지만 오르내리는 경사는 매우 급하다.


높이 1,421m. 태백산백의 줄기인 중앙산맥에 속하며 산세가 험준하여 서쪽 사면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급경사를 이룬다. 동쪽으로 남한강의 지류인 송천(松川)이 남북방향으로 심하게 곡류하며 북쪽사면에서 발달한 물이 송천에 흘러든다. 송천의 하식작용으로 협곡과 기암절벽이 발달했다. 송천을 따라 무연탄 수송을 목적으로 부설된 정선선(증산-구절)이 지나며, 정선-동해를 잇는 국도와 연결되는 도로가 나 있다.

 

북쪽에 두루봉(1,223m),서쪽에 갈미봉(葛味峰 1,266m),남쪽에 백석봉(백석봉 1,170m)과 옥갑산봉(玉甲山峰 1,285m),북동쪽에 노추산(魯鄒山 1,322m)등이 솟아 있다.


상원산은 병도 안들고 늙지도 않는다는 중국의 무릉도원과 비슷한 이상향의 전설이 내려 온다.

옛날 옥갑장군이 이 산에서 무예를 닦고 그가 입었던 갑옷을 산속에 숨겨두었다는 옥갑산봉(1,285m)도 상원산 남쪽 3km 거리에 있으며, 옥갑산은 “25만분의 1”지도에도 없는 산이다. 옥갑산 인근에는 상원산과 노추산이 위치해 있다.


아침 서초구청에 도착하니 시간의 여유가 있다. 시간을 보낼양 서초구청앞에 늘어선 토요고물장터를 한바퀴 구경한후 승차하기도 되어있는 가게앞 자판기에서 100원짜리 커피를 한잔 마신다. 차가 도착을 하지만 산꾼들이 많지가 않다.

차가 출발하니 이른 아침인데도 해가 중천에 걸려있다. 해가 무척 길어졌다는 생각을 해본다. 차는 아까시아꽃이 흐느러지게 피어있는 고속도로를 통과하여 소사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후 진부를 지나니 아름다운 계곡이 펼쳐지고  계곡에선 시원스런 물줄기가 산꾼들을 유혹한다.

오늘 산행의 들머리인 아우라지 여량1교 못미쳐 골금교에서 하차하니 10시50분이다. 하옥사로 가는길은 계곡과 예쁜초록빛으로 물들어있는 숲 그리고 아름드리 소나무가 원시림을 방불케할 정도로 길이 아름답다. 들녘에 피어있는 이름모를 야생화와 산새의 지저귐이 정겹게 느껴져 상쾌하기 그지없다.


 

고즈넉한 산길을 10여분 걸으니 하옥갑사에 도착한다. 하옥갑사는 대웅전과 한 채의 초라한 절간이 있는 작은 산사로서   찾아오는 이가 없이 적적함마져 느껴지지만 산행객에게는 마음에 안식을 주기에 충분한 절간이다.


하옥갑사 능선을 조금만 올라가도 조망이 툭 트이며 여량과 아우라지 나루터, 여량 뒤쪽의 고암산-상정바위능선이 아스라이 바라보인다. 눈을 끄는 모양은 활등모양으로 휘돌아가며 푸르게 흐르는 조양강과 강변의 송림이다.


 

하옥갑사를 출발하여 임도에 도착하기까지는 20여분의 심한 경사길이 이어지면서 온몸에 땀이 나기시작한다. 거의 사용하지 않는 풀이 무성한 임도길을 따라 10여분을 가다 산속에서 흐려내리는 많은양의 물을 처리한 큰 개울이 나타나면서 개울을 따라 10여분을 올라가니 다시 임도에 도착한다. 아마 이길은 임도를 따르지 않고 곧 바로 올라갈 수 있는 직선코스의 길이지 않나 생각된다.


임도에 도착 주위에 만발한 철쭉을 감상하면서 멋 부리지 않은 길을  혼자 걷노라면 전혀 서두를 필요가 없다. 나만의 시간에 빠져들면 그만이다. 임도길을 10여분 걷노라니 상옥갑사에서 들어오는 목탁소리와 산새의 지저귐이 어울려저 고즈넉한 절집에 가까웠음 알린다. 곧 이어 산사로 이어지는 작은 오솔길이 나타나면서 시골집을 연상하듯 조용하고 때묻지않은 소박한 상옥갑사의 절간에 도착한다.(12시)


상옥갑사는 절집이라기 보다는 소박한 시골집을 연상시키지만 그런대로 대웅전과 산신각.칠성각을 갖춰놓았다. 찾아오는 이는 산꾼들이 전무인양  가끔씩 불어온 바람소리에 풍경소리가 이곳이 산사임을 알리고 있다.


상옥갑사에서 시원한 약수로 갈증을 달랜후 소원을 빌기라도 하듯 쌓아둔 돌탑에 도착하니 상옥갑사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고 수십년의 풍상을 겪었을 고풍스런 소나무 한그루가 위풍당당하게 서서 상옥갑사를 품에 앉고 지켜주고 있는 듯 말없이 서있다.


여기서부터는 너덜길로 이어지고 상옥갑사를 출발한지 17여분만에 “상옥갑사와 상원산,북평”의 이정표가 나타나고 얼마안있어 60도가 넘는 깔닥고개에 들어선다. 하지만 가끔씩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그런데로 한숨을 쉴수가 있어 천만다행이란 생각을 해본다.


오늘 산행은 초입부터 심한 경사길을 오르다보니 정상에 오르기 전에 힘이 다 빠지는 기분이 든다. 길이 얼마나 경사가 심한지 산길을 오르면 흙이 흐려내린다. 깔닥고개를 30여분오르니 “위험 미개통등산로” 표지판이 나타나고 곧 이어 “상원산 상옥갑사”의 갈림길 이정표와 함께 옥갑산(1,285m)정상에 도착한다.


예쁜게 설치되어있는 정상표식이 정겹게 닥아온다. 하지만 정상의 조망은 그렇게 좋지만은 않다. 잡목이 우거져 시야를 막는다.옥갑산을 출발하여 상원산을 이동하다 보면 정선방면의 도로와 조양강 물줄기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상원산까지는 태백준령을 거닐 듯 울창한 원시림 숲을 거니는 코스가 된다. 상원산의 고도가 1,421m이고, 옥각산의 고도가 1,285m이므로 고도차는 약130m정도.  이곳의 고도가 가장 낮은곳도 1,250m이상이므로 거의 경사도가 없는 능선상에 온통 아름다운 원시목들이 숲을 이루고 있고 지천에 야생화가 깔려있어  이 구간만은 산행이 아닌 낭만적인 산책 코스라 할수 있겠다. 하지만 초입에 심한 경사길에 온힘을 다 써버린탓인지 그렇게  낭만적이라고 말할 수가 없다.

옥갑산을 출발후 13여분을 가니 오늘 산행중 전망이 가장 좋은 전망대에 도착한다. 전망대에서는 환하게 뚤린 도로와 조양강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지만 안개가 끼어 선명하게 시야에 들어오지는 않는다. 기분이 상쾌하기 그지없다. 이곳에서 잠시 함께온 산우와 과일로 목을 축인후 산행을 계속한다.


산행중 오른쪽으로는 시야가 트여 전망이 좋은 편이나 왼쪽으로는 나무가 우거져 전망은 좋은편이 아니다. 30여분후 “상원산(미개통등산로),옥갑산,하산로”의 이정표가 설치되어있는 곳에서 후미대장과 만난다,  후미대장이 앞질려 왔다는 것이 이상해 물어보았더니 몇사람이 힘들어 하기에 지름길로 앞질러 왔단다.


곧이어 한번도 사용한적이 없어 보이는  낡은 헬기장이 나타나고, 참나무와 같은 낙엽송만 있는 산길을 혼자 걷고있노라니 내 자신 자연의 일부가 되어 세상의 근심걱정이 다 사라져 버리는 것만 같아 무상의 세계로 치닫고 있지만 예상시간이 지나도 상원산 정상은 나타나지를 않아 다리에 힘이 점점 빠져나가는 기분이다.


헬기장을 출발한지 40여분 야생화가 온 산야를 덮고 있는 듯 지천에 깔려있다. 이곳이 산나물의 천국이라하지만 산나물에 대해 문외한(門外漢)인 나는 눈뜬봉사나 다름이 없어 그림의 떡을 구경하고 있을뿐이다..



  

함께한 산우에게 곰치가 어떻게 생긴것이냐고 물어 샘풀을 가지고 신나게 곰치를 채취하면서 가다보니 잠시나마 시간의 흐름을 잊을수가 있다. 하지만 2시간이 다되어가도 정상이 나타나지를 않는다. 초입에서 지쳐서인지 온 몸이 힘이 다 빠져나가는 기분이다.


 

드디어 정상을 앞둔 언덕길에 접어들면서 힘이 나기 시작한다. 3시정각 드디어 넓은 공터가 있는 상원상정(上元山頂:1,421m))에 도착을 한다. 옥갑산을 출발한지 2시간,산행을 시작한지 4시간만에 정상에 도착을 하니 온 몸에 힘이 다빠진다.


상원산 정상 넓은 공터에 서면 주위의 울창한 숲도 없어 시야가 확 트이니 그야말로 전망이 환상적이다. 동쪽의 노추산(1,321m)서쪽의 가리왕산(1,561m)북쪽의 박지산(1,391m)과 발왕산1,458)등 해발 1,300~1,400m급의 산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에 더운 장쾌하다.


이곳에서 간단하게 준비한 과일을 안주삼아 소주한잔으로 정상주를 대신하고 하산을 할려고 하니 산꾼들이 산나물 채취에 정신이 없다. 내가 지금까지 채취한 곰취나물이 정상 넓은터에 많아 물어보았더니 그것은 곰치가 아니고 떡을 해먹는 취나물 종류라고 한다. 할수없이 채취한 나물을 버리고 산꾼들이 채취하는 나물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았더니 나물중에 아주 고급나물인 참나물이라면서 먹어보란다.


한입 뜯어 입에 넣어보니 향기가 어찌나 좋은지 말로 형용할 수가 없다. 샘플을 하나들고 캐보지만 쉬지는 않다. 하지만 참나물을 채취하는 두분을 따라가면서 캐다보니 그런데로 참 나물을 캘수가 있었다. 태어나서 처음 캐보는 나물이지만 참나물을 캤다는게 어쩐지 횡재한 기분이 든다.(집에서 먹어보았는데 역시 향이 말로 형용하기 힘들정도가 일품이였슴)


 

참나물을 캐면서 낮으목이쪽으로 1시간을 가다보니 안내산악회에서 오른쪽으로 하산하라는 표시가 있다. 오늘의 고생이 시작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항골계곡으로 내려가는 이곳은 길도 없는 급경사의 잡목과 너덜길로 이어지는 곳으로 유격훈련을 하는 기분이 든다. 가끔씩 표시되어있는 안내산악회의 꼬리표를 따라 네발로 기어가다 싶이하여 내려가는 길은 한마디로 곤욕의 길이라 할수있다.


급경사로 하산을 시작한지 1시간이 지나도 길이 나타나지를 않는다. 다리가 천근만근 무겁기만 하다. 그런 와중에서 가끔씩 보이는 곰취나물(이번 것은 진짜 곰발자국과 비숫한 곰취나물임) 뜯어 배낭에 챙긴다. 참나물과 곰취나물을 집에 가지고가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드디어 물이 말라버린 항골계곡이 나타나지만 계곡길도 하산하기는 힘들지 마찬가지다. 오늘 이길을 내려오면서 진짜 오지산행의 참맛(?)을 톡톡히 맛본 하루가 아니였나 생각든다. 항골계곡을 1시간여 내려오니 바위밑에서 물소리만 들릴뿐 물은 보이지가 않는다. 급경사를 내려오다보니 갈증을 느끼지만 가지고온 물은 이미 바닥이 나고 없다. 물소리를 들으니 갈증이 더 심해지는 느낌이다.


거의 하산지점이 가까워왔을때 바위밑으로 시원한 물이 보이기 시작한다. 구세주를 만난기분이다. 시원한 물로 목을 축이고 세수를 한 다음 물병에 가득 물을 채워들고 다시 하산을 시작하여 급경사로 하산을 시작한지 2시간만에 임도에 도착을 한다.(18시) 항골계곡중간에 한아주머니가 넘어져 가벼운 찰과상을 입었다.


 

임도는 산 하단부에서 3/1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산아래는 시원한 물줄기가 힘차게 흐려내리고 첩첩산골임을 알리기라도 하듯 울창한 숲을 이룬 산들에 애워싸여있다. 이길을 36분여 내려오니 항골공원 800m지점이라는 안내산악회의 표시판이 길에 깔려있다. 이곳에서 함께 내려온 일행 4명은 탁족식으로 힘들었던 발에게 보상을 하고 1년되었다는 솔로 담근술로 오늘의 피로를 풀어본다. 1년만에 처음 개봉해서 가져왔다는 술맛이 기게 막히게 좋아 염치없이 주인장보다  많이 먹어 미안한 생각이 든다.


항골공원에 도착하여 예상했던 산행시간 5시간30분이 휠씬 지난 8시간의 산행을 마무리하고 안내산악회에서 준비와 비빕밥과 막걸리로 목을 축이면서 힘들었지만 오지산행을 참맛(?)을 느낀 오늘이 나에게는 하나의 교훈으로 남지않을까 생각해보면서 차에 오른다. 오늘 산행으로 오지산행하면 멋있고 호젓한 기분을 만끽했던 이상적인 산행만 생각하고 함께 했던 지난산행이 부끄럽게 느껴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항골공원은 소망의 돌탑 180여개가 있고 북평면 북평5리에 소재하며 뒤로 해발 1,170m으 백석봉이 우뚝 서있고 옆으로는 상원산이 병풍처럼 둘러처진 골짜기에 새로운 명물이 되었다 공원에서 돌아가는 물래방아는 고향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손색이 없다.



 


노만우 이야기
사람들이 살아가는 훈훈이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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