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3월 11일 (일요일)

◈ 산행일정

동서울터미널
원주터미널(06:35-08:00)
주천(08:15-09:08)
판운삼거리(09:18)
사거리안부(09:44)
532봉(10:03)
497봉(10:19)
급경사바위지대(10:41-10:54)
842봉(11:37)
배거리산(11:45)
754봉(12:21)
삼정산(13:06)
점심(13:22-13:37)
659.1봉(13:51)
602봉(14:08)
고덕재(14:31)
536봉(15:03)
643봉(15:26)
달래산(15:50)
692봉(16:15)
651봉(16:32)
573봉(17:08)
말구리재(17:18)
시동마을
31번국도(17:48)
평창터미널
장평터미널(18:05-18:35)
동서울터미널(19:25-21:25)

◈ 도상거리
12km

◈ 산행시간
8시간 30분

◈ 동행인
메아리님

◈ 산행기

- 532봉
겨울의 수정산 산행때 왔었던 판운삼거리에서 택시를 내려 바벨탑처럼 하늘로 치솟은 배거리산을 바라보며 푸른 봄빛 흘려보내는 평창강을 아름다운 섶다리로 건넌다.
미다리마을의 공사중인 연수원을 지나고 시멘트도로를 만나 펜션 두채가 서있는 고개에서 임도를 따라가니 통신탑이 서있고 뚜렸한 산길이 시작된다.
양쪽으로 흐르는 진녹색 평창강을 굽어보며 송림 우거진 산길을 따라가다 전망대 바위로 올라서면 판운리 일대가 아찔하게 내려다보이고 신랑.각시봉 능선으로 이어지는 600.4봉이 뾰족한 보습으로 마주 보인다.
좌우로 길이 뚜렸한 안부를 지나며 길은 흐릿해지고, 코가 땅에 닿을듯한 된비알을 땀깨나 쏱으며 어렵게 지나 532봉을 올라가니 앞에 흉측하게 깍여나간 배거리산이 올려다 보이고 삼정산너머로 가야 할 삼방산이 허옇게 눈을 쓰고 솟아있다.
안부로 떨어졌다가 나뭇가지사이로 백덕산과 수정산을 바라보며 낙엽송지대를 지나고, 연이어 나타나는 가파른 오르막을 넘어 소나무들이 울창한 497봉으로 올라가면 좁은 공터가 있고 배거리산 정상으로 이어져 올라가는 급한 능선이 성벽처럼 앞을 막아 기를 죽인다.
처음으로 '산사랑산악회' 표지기를 만나고 마른 넝쿨과 덤불로 꽉 차있는 안부로 내려가니 시야가 트여서 역시 광산으로 깍여나간 다래산과 이어지는 백덕지맥의 마루금이 시야에 훤하게 들어온다.



▲ 판운삼거리에서 바라본 삼정산과 배거리산



▲ 섶다리



▲ 배거리산으로 이어져 올라가는 산줄기



▲ 안부에서 바라본 다래산



▲ 안부에서 바라본 배거리산



- 배거리산
강하게 불어오기 시작하는 봄바람을 맞으며 좁은 칼날능선으로 이어지는 바위지대를 이리저리 우회하고 잔설 약간 깔려있는 황량한 숲을 서둘러 올라간다.
골재채취로 깍여나간 배거리산을 올려다보며 낙엽 수북한 너덜길을 올라가면 급경사 바위지대가 나타나고, 날선 칼날처럼 쩍쩍 갈라진 바위들을 잡고 나뭇가지에 의지하며 미끄러운 암릉을 땀을 흘리며 올라간다.
수직 바위지대를 어렵게 통과해 왼쪽으로 삼정산을 바라보며 급하게 이어지는 낙엽 깔린 너덜지대를 올라가니 얼어붙은 바위가 조심스럽고 젖은 진흙에 쭉쭉 미끄러진다.
점점 거세져 귓볼과 손을 에이는 찬바람을 맞으며 842봉에 올라가면 앞에 모자처럼, 정상부가 평평하게 생긴 삼정산이 지척에 서있고 배거리산은 오른쪽으로 약간 떨어져있어 특유의 M자 모습을 만든다.
황량한 눈길 따라 잡목들과 덤불들을 헤치며 바위들이 있는 배거리산(852.5m) 정상에 올라가니 842봉보다 조금 낮아보여서 진짜 정상은 이미 골재채취로 깍여나간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하기도 한다.
시야가 트이는 정상에서 채석장너머로 영월의 산봉들을 바라보다 1/3쯤 깍여나간 절개지쪽으로 바짝 붙어보지만 까시덤불만 차있을 뿐 밑은 보이지 않는다.



▲ 골재채취로 깍여나간 배거리산 정상부



▲ 삼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 배거리산 정상



▲ 배거리산에서 바라본 골재채취장과 영월의 산봉들



- 삼정산
842봉으로 돌아와 삼정산을 바라보며 내려가면 거의 절벽수준의 내리막이 이어지는데 나무들을 잡고 지그재그로 내려가도 너무 가파르고 미끄러워 식은 땀이 흐른다.
낙석을 굴리며 바짝 긴장해서 기어 내려가 안부에서 메아리님이 내미는 막걸리 한잔을 마시며 올려다보니 어떻게 내려왔나 할 정도로 842봉이 가파르게 솟아있다.
낙엽 덮힌 바위지대들을 지나 754봉을 넘고 오른쪽으로 고덕재로 떨어지는 능선을 구경하며 내려가다 미끄러운 너덜에 연신 넘어져 팔굽을 까인다.
거푸 나타나는 암봉들을 넘으며 너무나 늦어지는 진행에 삼방산은 벌써 포기하고, 미친듯이 불어오는 바람에 날려가는 모자를 움켜 잡으며 지겨운 암릉을 지난다.
잡목들을 헤치며 가파르게 이어지는 암릉길 따라 고덕재로 능선이 갈라지는 봉우리를 넘고 북쪽으로 약간 떨어져있는 삼정산(867.5m) 정상에 오르면 삼각점(평창20/1989재설)이 있고, 벌목되어있지만 조망은 가려있으며 세솟바리와 옥녀봉쪽으로 능선이 이어진다.



▲ 배거리산 내려가며 바라본 삼정산



▲ 삼정산에서 고덕재로 이어지는 능선



▲ 삼정산 올라가며 바라본 배거리산



▲ 삼정산 정상



- 고덕재
갈림봉으로 돌아와 마지리 주민들이 붙혀놓은 등산로 표지기들을 보며 역시 절벽처럼 가파른 능선을 이리 저리 미끄러지며 힘들게 내려가지만 배거리산에 비하면 그래도 양반길이다.
바람 잔잔한 바위에 앉아 후딱 점심을 먹고 다시 뚝 떨어져 내려가 안부를 지나서 순해진 길 따라 삼각점(413재설/?)이 있는 659.1봉으로 올라가니 급하게 내려온 삼정산이 피라미드처럼 서있고 고덕재로 이어져 내려가는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암릉도 사라져 완만해진 능선을 서둘러 지나고 북동쪽으로 능선이 휘는 602봉에서 약간 지체하다 왼쪽으로 휘는 능선을 잘 찾아 들어간다.
조망이 트이는 바위지대에서 삼정산과 이어지는 옥녀봉을 바라보다 쓰레기들이 버려져있는 안부를 지나고 평창과 영월을 잇는 31번국도상의 고덕재로 내려가니 김삿갓의 동상이 서있는 공원이 있고 이정판에는 원동재라 적혀있다.
도로를 건너고 길도 없는 급사면을 한동안 치고 올라가 능선으로 붙으면 간벌된 나무들이 널려있고 앞에는 702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병풍처럼 펼쳐진다.



▲ 659.1봉 정상



▲ 고덕재 내려가며 바라본 옥녀봉



▲ 뒤돌아본 삼정산



▲ 고덕재



▲ 고덕재의 공원



- 702봉
인적 드문 한적한 숲을 따라가면 간벌된 나무들이 능선을 덮고 있고 험한 바위지대가 나타나며 설상가상으로 눈을 뜨기 힘들 정도로 바람이 불어와 진행이 더디어진다.
가파르게 이어지는 암릉지대를 이리 저리 돌아 삼각점이 있는 622.9봉으로 능선이 갈라지는 643봉을 오르고, 왼쪽으로 꺽어 절개산으로 이어지는 거친 능선을 향한다.
마구잡이로 간벌된 나무들이 도처에 깔려있는 좁은 암릉지대를 따라가면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여서 절개산에서 삼방산을 지나 밤재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하늘금을 그리고 지나온 배거리산은 어느 방향에서나 그 독특한 모습을 보여줘 감탄사가 나오게 한다.
미친듯이 불어오는 찬바람을 맞으며 달래산이라고도 하는 702봉에 어렵게 올라가니 '진록산악회'의 표지기 한장이 땅에 뒹굴고있고, 역시 조망은 좋지만 절개산은 아직 원거리로 남아있어 갈길 바쁜 산객들을 초조하게 만든다.
공중으로 마구 휘날리는 낙엽에 정신을 빼앗기며 거친 암릉들을 우회하고 넘다 베어진 나무들에 걸리고 넘어지면 점잖치 못하게 욕이 저절로 튀어 나온다.
뾰족한 692봉의 암릉을 왼쪽으로 우회해서 좌우로 길이 흐릿한 안부를 지나고 험하게 솟아있는 첨봉들을 뒤돌아보며 역시 강원도의 산답다는 생각을 해본다.



▲ 702봉



▲ 전망대에서 바라본 삼방산과 밤재로 이어지는 산줄기



▲ 전망대에서 바라본 절개산



▲ 뒤돌아본 첨봉들



- 말구리재
쉬지않고 나타나는 첨봉들에 지겨워하며 651봉을 넘어 무심코 직진해서 뚝 떨어지는 사면으로 내려가다 뒤늦게 되돌아온다. 651봉에서 오른쪽으로 꺽어 절벽처럼 떨어지는 급사면을 간신히 내려가니 다행히 바위지대가 사라지고 등로가 조금 나아지지만 아직 절개산은 3km나 남아있고 도마치로 하산하는 것도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라 고민이 된다.
능선이 북쪽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573봉을 약간 지나 '펑창군계종주' 표지기가 잘못 걸려있는 봉우리까지 갔다가 되돌아와 흐릿한 숲길로 꺽어 내려가면 점차 능선이 살아나고 길이 좋아진다.
시동과 고산골을 잇는 말구리재로 내려가니 성황당 흔적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길도 넓고 뚜렸하며 산악회의 표지기 한장도 걸려있다.
메아리님과 상의해 속 편하게 절개산까지의 산행을 포기하고 평창으로의 교통이 편할 왼쪽으로 꺽어 내려가면 마른 계곡이 나오고 금방 족적이 나타난다.
졸졸 흐르는 맑은 계류 따라 한적한 시동마을을 지나고 찬바람 몰아치는 31번국도에서 옷을 챙기며 반쪽산행을 아쉬워하고 있으니 평창 가는 시내버스가 금방 고개를 내려온다.



▲ 말구리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