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 2007.2.25.

 

처가  이번 주에는 삼성산 갈래요 한다.

설도 지나고 새벽 뒷산 가는 것도 한동안 뜸 하였으니 가기는 가야지.

 

그런데 딸이 왔다.

같이 가자니 피곤 하다며 쉬겠다니 긴 산행은 접고

네댓시간 하려니 삼성산이 좋겠다.

 

8시 반에 집에서 나와 안양의 관악역 남쪽으로 들어가

개천 건너 주차하고 천변 따라 가는데 건너편에 이상한게 보이는데

처는 다리를 놓다 말았나 하는데 동네 사람에게 물느니 그게 오징어 정거장 이란다.

 

 

 

예술 공원 이라더니 별스런 정거장도 다 있네.

왼편으로 철로 침목 같은 나무계단 올라가니 3중원형의 넓은 막대기형의 거울이 있다.

밖에서니 볼록 거울 같아 상이 하나지만 안으로 들어가니 오목거울 같이 되어

거울 마다 상이 생긴다.

 내 모습이 비춰진 거울옆에 처를 세워 같이 서서 사진 찍는 것 처럼 찍을 수도 있다.

 

 

 

왼편 계곡 건너 오른쪽으로 가는데 안양사로 가지않고 입구 지나 백여미터 올라가는데

처가 능선으로 가고 싶대서 안양사로 되 내려가 능선길로 가자니 싫은가 보다.

되돌아 가는 것 싫어 하는 사람이라...

 

계곡 옆 길로 계속 가며 왼편 능선을 흘끔 거리네.

367봉 이라는 암봉이 보이지만 소나무와 잡목으로 잘 안 보인다.

등산객이 별로 없는  호젓한 산길이 그런대로 좋다

 

왼편 능선으로 오르는 길이라 생각 되는 흐릿한 길로 치오르니 능선길과 만나게 된다.

그 능선길로 여러 사람들이 오고 있어 안양사로 되돌아 갔으면 진작에 능선을 타는 건데....

조금 더 가니 삼성초등학교 쪽에서 온다는 사람들과도 합류 하게 되어

갑자기 사람들이 많아진다.

 

 

드디어 367봉에 이르렀다.

 

바로 붙어 치오르기는 어려워 사람들이 덜 가는 왼편 북서쪽으로 붙어 보니

처음 4m 정도는 오를만 한데 그위는 배흘림 바위라 어렵고 처도 내려 가자 하여

옆으로 쉽게 올랐는데 50cm 정도 째진 마주 보는 두 바위가 있는데

"ㄴ"자로 발과 등을 양벽에 대고 오를만 하지만,

꼭대기에서 내려 가기가 어떤지 몰라 옆으로 가 보니

다른이가 그 바위로 올라 내려 오는데 북서쪽 바위 끝으로 하여 잘 내려 온다.

또 두사람이 그 바위를 타 내려 오니, 나도 해볼 걸 아깝다.

나는 째진 틈으로 사진만 찍었고.

 

 

 

 다음 직벽 바위를 이들이 또 오른다.

세사람이 오른 다음 처가 말리는데 올라가본다

무거우니 배낭 벗어 주고 오르라지만

혹시 떨어져도 배낭이 완충 작용 할거라며 배낭 지고 

나도 왼팔을 바위틈에 쑥 넣고 바위를 안듯이 힘을 주니 손이 미끄러지며 나온다.

왼손을 주먹쥐듯 오무려 바깥쪽으로 밀치니 힘 쓸수 있어 오른손을 최대한 오른쪽을 잡고

왼손도 오른쪽으로 옮겨 오른 다리를 어깨 높아까지 올리니 비교적 쉽게 오르게 된다.

처도 따라 하라니 싫다며 옆길로 가 버린다.

 

 

 

조금 더 가니 높지는 않으나 옆으로 펑퍼짐한 바위지만 잡을데가 마땅치 않아

틈에 왼발딛고 오른편으로 두어걸음 옮겨 힘들게 올라 가니.

 

먼저 올라 쉬고 있던 젊은이가 "어르신 겁이 없으십니다."라는 게 아닌가.

민망 하게... 겁이 없으시다니.늙어 주책스럽다는 말인지.

나이도 있으니 안전 하게 다니란 말씀인가 보다.

이왕이면 칭찬의 멘트를 하던가 아무 말 하지 말지.

아니지 칭찬 해 주었으면 우쭐해 나중에 추락사 할지도 모르니

잘 한 멘트인지도 모르겠다.

이제 최남선 나이는 누구에게서도 보이나 보다.

어르신이란 호칭 처음 듣고 보니 기분 묘하다.

 

그래도 오늘 이 두곳을 피하지 않고 올라 기분이 좋다.

이후론 오르락 내리락 바위길을 오르 내리며 삼막사 가는 길로 가 귀(龜)자 있는 곳에서

사진 찍고 보니 처가 없다.

 

화장실로 갔는지 바로 치올랐는지 남근석 여근석 방향으로 갔는지.

시간은 11시 반, 삼막사 국수는 12시 부터 주는데 국수 줄은 끝이 안보이고 처를 잃으면

난 더운물 뿐인데.

 

전화 빌려 보나 불통이라 손바닥에 침뱉어 튀겨 볼수도 없고 그냥 남근석 쪽으로나 가보자.

남근석옆 마애불 앞에서 날 기다리고 있네.

여근석을 찍고 남근석을 찍으려는데 젊은 부인이 50원 동전을 붙이느라 애쓰는데

누가 붙였는지 10원 동전은 3개나 붙어 있는데 남근석이 돈 욕심이 없나....

50원이 과분 한지 붙질 않네. 이리저리 끌고 다니며 시간만 간다.

"부인 아들이 꼭 필요 하세요?" 물으니 킥킥 웃기만 하는데

옆에있던 친구인지, 다른 부인이 "하나 있는 딸이나 잘 키워" 한다.

아들이 필요 하긴 하나 보다.  그 부인 손도 같이 찍었다.

       

 

 

상불암 방향 검은 화살표 옆을 지나 삼막사 뒤 높은 봉으로 가는데 넓은 바위에는 

전에 이맘때 시산제 팀을 만나 잘 얻어 먹었는데 오늘은 시산제 지내는 팀도 없구나.

 

상불암옆 공터를 지나며 전에 처랑 산에서 "헤어지면 수건 잃은 곳에서 만나자"

약속 하고 신나게 내달려 상불암 옆 공터에서 5분,10분, 30분을 기다려도 처가 안 나타 났던

애기 하며 지나 간다.

 

우리가 밥먹고 쉬던 상불암옆 공터에서 수건 잃은 적이 있었는데 처는 엉뚱한 곳에서

기다리는 바람에 둘다 굶고, 집에 갔더니 처는 처대로 화가 나 있어

수건 잃은 곳이 상불암이라 확인 시키니 화 풀리고 오히려 민망해 하던 생각이 서로 난 거다.

 

국기봉엔 사람이 많아 바로 지나가 12시 되기전 부터 밥먹자는 처,

12시 정각에 밥자리 찾아 컵라면과 시루떡 커피로 점심.

가마귀 두마리가 소나무에 앉아 있어 처의 위치가 더 좋아 자기가 사진 찍는다더니

사진기 들고 꾸물대며 자리 잡다 보니 날아가 버렸다.

 

 

 

 

처가 여기부터는 처음 길이라지만 전에 되돌아 간 적이 있고

한참을 더내려 가니 처음 가는 길이다.

 

높지는 않지만 바위길이 참 좋다. 처의 입에서는 계속 찬탄이 쏟아 진다.

거대한 수석(樹石)의 조화라.

 

 

 

 헬기가 산허릴 감돌아 지나 가고 앞에가던 사람들이 자기네 팀원이 다쳤다며

모두들 기다리고 있는데 헬기 탈 정도는 아닌가 보다.

 

조금 더 내려 오니  초등학생 아들딸 데리고온 젊은 부부,

부인은 흰 바지에 7cm는 될것 같은 하이힐 신고 잘도 앞서 간다.

그신 신고 산 꼭대기 까지는 안 갔었겠지!

 

예술 공원 까지 내려오니 시산제 팀이 있는데 두시 반에 시작 한다네.

 

여기 개천이 안양천인가?  바닥에 큰 막돌을 누운폭포 처럼 깔아

물이 여울처럼 흐르게 하여 용존 산소를 충분히 공급 하나 보다.

물에는 검은색 큰 물고기가 살아 있고.

건너편 제방 경사지에는 유치한 커다란 조화가 널려 있다.

천변 길은 나무로 보도를 만들어 돌길이나 흙길 보다 걷기가 좋다.

 

차에 오니 오후 두시.

주차요금 5500원.

집에 오니 오후 세시.

 

보아 주신분들 고맙습니다.

모두들 안산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