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적한 마음을 달래려고,

오랜만에 아들에게 등반 동행을 청했더니, 흔캐히 동행하겠다는 연락이 온다.

어디로 갈까? 하니..... 아빠! 오랜만에 단풍구경이나 하시죠....

그럼 매형한테도 연락해 봐라, 기회가 되면 간만에 같이 조령산 신선암봉으로 바위산행에 단풍도 겸사 겸사 할겸....

그런데 주말 일기예보를 보니...별로네...돌풍에 오후엔 비님도 온다고 하고...

용준이도 주말에 회사에 나간다고 하니 토요일 간단하게 내가 좋아하는 삼성산이나 비님이 오시기 전에 갔다 와야겠다.....

 

관악역에 하차 삼성초등학교를 끼고 삼성산 능선길로 올랐습니다.

이른 아침 (9시경) 에다 날씨도 그런지, 산객들은 생각보다 많질 않고...오늘은 호젓한 산행을 하겠구나.

내가 좋아하는 코스를 타 봐야겠다. 아들 놈 바위 맛도 구경시키고...ㅎㅎ

관악역....전만바위....삼막사...삼성산 국기봉...무너미 고개 방향...무너미고개...(약8km, 4시간 정도)

그 이후는 시간과 날씨를 보아가며 학바위능선을 올라 과천이나 안양유원지 방향으로 틀어봐야지....

 

등산 짐은 아들놈에게 매끼고, 오랜만에 조그만 색만 매고서 가벼운 등산을 한다.

몸이 가벼우니 바위타는게 훨씬 수월하네...ㅎㅎ

안개가 짖게 끼여 조망은 별로이나, 삼막사 주변엔 추색이 연연하고..

12시30분경 무너미에 도착하니, 갑자기 하늘이 껌껌해 지며, 주위가 소란해 진다.

곁에 산객들의 말을 빌리면 관악산 정상에는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나...

 

학바위를 거쳐 관악산능선 산행은 어쩔수 없이 포기하고 안양유원지 쪽으로 길을 틀어야 할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데...

갑자기 비님이 천둥 번개를 동반하고 내리기 시작하네...

안양도 안되겠다는 생각에.... 최단거리 서울대 방향으로 방향을 수정합니다.

 

점심으로 가져온 김밥을 처분하질 못하고,

서울대역 가까이 있는 청진동 해장국집에서 해장국과 막걸리 한잔으로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그래도 다행히 산속에서 비를 맞이하지 않았으니....휴...

저녁 뉴스시간에 북한산 인수본에서 벼락사고가 있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