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산줄기 02. 삼봉산~망운산~관대봉~수치산~연죽산, 외롭지 않은 산길

 

Mt. 1026 / 섬(島)산 042~046   三峰山(422.5m) * 望雲山(785m) * 冠帶峰(595m) *

                              수치산(264m) * 煙竹山(240m) - 경상남도 남해군

 

산 행 일 : 2010년 12월 18일 토요일

산의날씨 : 맑음

동 행 인 : 박태수 님과 정정자 님

 

산행(도상)거리 : 약 11.5km

                 (가청고개) <3.0> 삼봉산 <3.3> 망운산 <1.5> 관대봉 <2.9> 연죽산 <0.8> 평현고개

 

산행시간 : 7시간 29분 (식사 휴식 1시간 34분포함)

        (가청고개) · 19번 국도(2차선) · 유정가든 좌 남해산줄기 안내도 <0:20> (안마을고개) · 콘크리트길 · 이정표 <0:48> 산줄기 분기점 <0:09> 삼봉산(▲422.5m) <0:25> (현촌고개) · 2차선 도로 · 마을 표지석 및 버스승강장 · 가게 · 망운산 등산안내도 <0:32> 등고선 상 370봉 <0:47> 고갯마루 · 간이화장실 · 식수 · 망운산 철쭉군락지 표지석 <0:25> 망운산(×785m) · 정상 표지석 2개 · 조망도 2개 <0:10> 산줄기 분기봉 <0:41> 관대봉(×595m) <0:30> ×354봉 <0:23> 수치산(×264m) · 서편 일대는 남해 공설종합묘원임 <0:20> 연죽산(▲240m) <0:25> 평현고개 · 2차선 도로

 

참 고 : 국토지리정보원 1:50,000 남해(2003년 수정본)지형도 



                                              망운산에서 본 여천 석유화학단지



                                                     빙 돌아온 산줄기




                                                    오늘 산행 구간도

 

긴 거리는 아닌데 거의 여덟 시간을 걸었다는 글들을 보고 박태수 님에게 “길이 험할 것 같아 혼자 다녀오겠다.”라고 전화를 했더니 “그래서 같이 가는 게 좋지 않겠냐. 정 여사도 같이 가기로 약속했다.”는 고맙고 반가운 말씀을 하신다.

남해고속국도 하동IC를 통과하여 구제역 소독수 세례를 받고 한참을 달려 남해대교를 건너고, 걸어서 무찔렀던 노량공원 옆길을 넘어간다.

가청고개 옆길에 차를 세운 뒤 산행준비를 하는데 포근한 날씨가 기분 좋다.



                                                  안내판 우측으로 올랐다.



                                                   망운산을 바라보며

 

09 : 25 가청고개 출발

유정가든 좌측 포장도로 산자락 옆에 남해산줄기 안내도가 있으며 ‘2일차(가청고개~평현고개) 약 11.97km / 6시간 55분’이라고 표기했다.

그렇다면 길을 정비했다는 것인가?

안내도 우측을 바라보니 역시 잡목을 제거한 흔적이 있어 표지기 하나를 걸어두고 오른다.

하지만 능선에 올라 이름 모를 작물이 말라있는 밭을 무찌르기도 했으며 ‘통정대부 안동 장 씨’ 묘비가 선 ×89봉을 넘어 임도로 들어선다.



                                                    이정표와 삼봉산(우)



                                                       뒤돌아 본 대국산

 

09 : 45 (안마을 고개)

콘크리트길 우측 마을 이름이 ‘안마을’ 이어서 이 마을 이름을 붙인 것으로 지형도에 없기에 괄호 표시를 한다.

이정표가 세워졌고 폐 축사 옆으로 난 임도를 따르면서 위를 바라보니 갈지자 형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임도가 휘어 도는 지점에서 바로 치고 오를만한 곳을 찾아보다 조금 더 많은 발품을 팔게 되더라도 그냥 편하게 임도를 따르기로 한다.
 


                                                     사철나무와 돌담



                                                      마루금 분기점

 

두 눈과 머리는 마루금을 고집하고, 게으른 두 다리는 그런 마음을 외면한 채 줄곧 임도를 걷고 있다.

뚜렷한 길을 찾아 마루금으로 올라선다.

안부로 내려선 후 오름길로 들어서자 돌담이 길게 늘여졌는데 오늘 산행 종료 때까지 자주 본 것으로 확실하지는 않지만 살피(토지 경계표지)로 여겨진다.

좌측으로 내려가는 마루금 분기점에 이르러 물 한 모금 마시고 삼봉산을 향해 오른다.



                                                  삼봉산으로 오르른 길



                                                      삼봉산 삼각점



                                                        삼봉산에서

 

10 : 42~50 삼봉산(▲422.5m)

제법 우뚝한 정상에 ‘남해 303. 1986 재설’ 삼각점이 박혔으나 두릅을 비롯한 가시나무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편히 쉴만한 장소가 못 되며 사학산과 하동하력발전소 방향으로만 조망이 트인다.

대국산성에서 본 삼봉산은 山자 모양인 작은 봉우리 세 개로 이루어져 있었다.

맨 북쪽 봉우리에 산불감시망루가 있고 안마을 옆을 지날 때 그 것이 보였으나 길도 좋은 편이 아니어서 발길을 돌린다.



                                                   현촌으로 내려가는 길



                                                                                    대밭을 만나고

 

다시 마루금 분기점으로 되내려와 몹시 가파른 길을 타고 내려간다.

이곳 역시 살피인 돌담이 길게 이어지고 길은 그런대로 양호하다.

대밭 우측으로 돌아 길이 없어지자 도로를 겨냥하고 시금치가 파릇파릇한 밭 가장자리를 조심스럽게 걸어 밭둑을 내려선 지점이 2차선 도로 삼거리이며 맞은편에 버스 승강장이 있다.

좌측으로 몇 발자국 돌아 오르니 작은 가게와 정자 그리고 ‘현촌마을’ 표지석이 있다.

 


                                                     현촌 마을 표지석



                                                     정자 뒤로 오름

 

11 : 15~35 (현촌 마을 고개)

화방사로 이어지는 포장도로 옆에 ‘망운산 등산안내도’와 남해산줄기 안내도가 세워졌다.

박태수 님이 가게로 들어가더니 주인이 직접 담근 술이라며 한 병 사 들고 나온다.

냄새가 향기롭지 못하고 시큼한 맛이 영 비위에 안 맞아 일반 막걸리로 바꿨다.

자동차 운전도 그렇지만 고도가 150m 가량인 고개에서 785m인 망운산까지 치고 올라야하는 부담 때문에 망설이다 두 컵을 마시고 일어선다.



                                                벌거벗은 나무 사이로 오른다.



                                                           630봉

 

이곳에도 산길이 있으나 계속되는 오름이 발걸음을 자주 멈추게 하고 여느 정맥이나 지맥같이 좌우 조망도 없다.

등고선 상 370 능선에 이르러 우측으로 꺾어들면 잠시나마 완만한 길이 이어진다.

살짝 꺼진 안부를 지나면 다시 가파른 오름이 전개되고 바위들이 수시로 나타난다.

나무사이로 하늘이 보여 ‘조금만 더 힘내자’며 오르면 또 다시 눈앞에 다른 봉우리가 있다.

좌우 강구산과 증봉으로 지능선이 분기하는 등고선 상 630봉을 넘으면 널찍한 공터다.
 


                                                             식수



                                              철쭉군락지 표지석과 밧줄 계단



                                                       철쭉 밭과 증봉

 

12 : 54~57 고갯마루

망운산 등산안내도에 ‘주차장’으로 표기된 고갯마루로 간이화장실이 있다.

망운산으로 가는 길 초입 좌측에는 맛있는 물이 나오는 식수대가, 우측에는 ‘망운산 철쭉군락지’ 표지석이 있다.

예전, 미끄러운 눈길을 아이젠도 없이 철쭉 가지를 붙잡고 올랐던 철쭉군락지 길에는 굵은 밧줄 계단이 생겼는데 친환경적으로 만들었으면 좋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전위봉에서 본 정상

 

13 : 19~53 망운산 전위봉

정상이 지척이지만 햇볕이 좋은 풀밭이 있어 주저앉았다.

지형도에는 우측으로 보이는 통신 탑들이 서있는 봉우리를 망운산으로 표기하고 있으며 여수 방향을 조망하기에 참 좋다.

하지만 약 2m 가량 높은 바로 옆 봉우리가 망운산이 돼버린 지(?) 오래다.

정상에 있던 두 사람이 까마귀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우리 곁을 스쳐 내려간다.
 


                                                       망운산 표지석과



                                                      지형도의 망운산

 

13 : 56~14 : 08 망운산(×785m)

작은 돌탑과 함께 있었던 정상 표지석은 자취를 감췄고 낯설고 커다란 빗돌(2009년)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서 있다.

데리고 온 자식마냥 한 모퉁이에 있던 작은 표지석은 그대로 남아있으니 스스로 제가 있을만한 자리를 선택하는 선견지명이 있었을까? 우스운 생각을 해본다.



                                                   멀리 지리산 천왕봉이 보인다.



                                           마루금 분기봉. 뒤로 설흘산과 응봉산이 보인다.

 

멀리 안개 같은 구름이 자욱한 가운데 지리산이 보인다.

눈을 이고 있는 천왕봉 좌측의 제석봉 고사목지대는 하얀 부분이 넓고 반야봉도 모습을 드러내더니 구름 속으로 숨어버린다.

사방을 빙 둘러본 뒤 오늘의 종점이자 다음의 시발점인 평현고개에서 괴음산으로 올라, 송등산, 납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마루금 분기봉의 이정표


                                                       관대봉으로 가면서

 

망운암 길 안부로 내려섰다 능선 분기봉으로 올라선다.

한동안 뚝 떨어졌다 올라야 할 관대봉을 마주보며 바윗길을 걷는다.

조망이 시원스럽게 트이는 산길이어서 휘파람이 절로 나오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잔돌이 미끄럽기 때문이다.

열일곱 개의 철 계단을 타고 암봉으로 올라선다.



                                                            관대봉



                                              공원묘원 좌측의 수치산과 뒤편의 연죽산

 

14 : 59~15 : 11 관대봉(×595m)

간식을 먹으며 가야할 마루금을 살펴보니 수치산과 연죽산 사이에 넓은 묘지가 있다.

미련스럽게 암벽을 타지 않고 철 계단을 되 내려와 우측으로 돌아가자 담으로 두른 굴이 있어 혹시 석간수가 있지 않나 들여다보니 맨 땅이다.

한 여인이 힘겹게 오르면서 “아직 멀었냐?”고 물었는데 물론 관대봉을 두고 하는 말이라 여겨져 “다 왔다.”며 용기를 북돋아주고 부지런히 걷는다.



                                                    뒤돌아 본 관대봉 암벽



                                                      354봉에서 본 관대봉



                                                     공설묘원과 수치산

 

10분가량 걸어 약수터 갈림길에 이르고, 이어 ‘산림욕장 0.80km’가 세워진 지점을 지나자 평현고개를 가리키는 팻말이 있다.

×354봉 급경사 내림 길에는 스텐파이프로 안전대를 설치해 두었으며 안부를 지나 오른 낮은 둔덕에서 좌측으로 돌아가자 콘크리트길과 정자가 나온다.

남해 공설공원묘지로, 무덤 사이를 거슬러 다시 산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수치산



                                                        뒤돌아 본 망운산

 

16 : 04 수치산(×264m)

수치산으로 오르는 곳에는 그런대로 길이 있지만 내려가는 길은 없다.

아니 모든 나무 사이가 길 같아 보인다.

다행히 거추장스런 잡목이 별로 없으며 표지기들이 길을 대신하여 중간쯤에 나도 하나 걸어 두고 콘크리트길 안부를 거스르자 길이 없어져버린다.

거센 잡목과 가시덤불이 배낭과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지는 가운데 박태수 님이 앞장서서 길을 만들어 나간다.
 


                                                         연죽산 삼각점



                                                     연죽산의 박태수 님

 


                                                     앞을 막는 바위

 

16 : 24~29 연죽산(×240m)

방위표지 돌은 보이지 않고 좌대만 남은 삼각점이 풀밭에 있으며 잡목을 돌아선 곳에 납작하게 돌무더기를 만들어 놓았다.

묘지 안부에서부터 평현고개까지의 산길은 전혀 손보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가시와 잡목을 헤치며 어렵게 나아가자 밑이 푹 꺼진 벼랑바위가 앞을 막아선다.

바위 좌측으로 돌아 내려가니 이번에는 대밭이 가로 막고 있다.

우측으로 걸어 도로를 바라보며 대충 치고 내려가는데 빈 택시 한 대가 올라오고 있어 악을 써서 세우고 달려간다.

 


                                                         평현고개

 

16 : 54 평현고개

“가청고개로 가자”고 하니 차를 돌리려고 한다.

설흘산 아래, 암수바위가 있는 가천으로 이해한 것이며 지형도에 없는 가청고개는 마을 이름대로 가칭이라고 한다.

다음 산행 들머리도 확인하지 못한 채 택시에 몸을 실었으나, 혼자라면 힘들고 외로웠을 산길을 두 분이 함께 해주어 외롭지 않은 산길이 되었다.

두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참고로 택시요금은 1만 몇 백 원이었지만 11,000원을 지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