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강천산~산성산~광덕산 (호남13)

1:25,000지형도=운남. 석현

2005년 3월 24일 목요일 구름많고 눈(0.2~5.4도)   일출몰06:32~18:47

코스:   향토문화교육장10:00<1.7km>오정자재10:40<1.8km >520m봉11:30<2.7km> 강천산 왕자봉583m12:30<1.2km>제2형제봉15:00<3.3km> 산성산600m16:20<1.7km>시루봉17:00<2.4km>광덕산550m17:50<1.7km>평창마을18:30

[도상16.5km/ 8시간 반 소요]

지형도     지형도
 

개요: 전라북도 순창군 구림면과 담양군 용면을 연결하는 792지방도의 오정자재에서 출발하여, 순창군 팔덕면의 평창마을로 하산하는 도상거리 16.5km의 이번구간은, 강천산 군립공원이 주된 무대라고 할 수 있다.

담양군과 인접해 있으면서도 교통편이 편리한 순창군에서 1981년도에 전국최초의 군립공원으로 지정받아, 입장료 천원씩을 받고 관리하고 있는 이 지역은,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520m봉서 본 가야할 강천산    520m봉서 본 가야할 강천산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강천산은 400~600m대의 낮은 산이, 비룡계곡과 삼인대계곡을 중심축으로 빙 둘러 도열했는데, 병풍을 친 듯한 기암절벽과 가을 단풍, 봄 벚꽃이 아주 유명하다.  

특히 도선국사 창건설의 강천사에는 절 뒤편의 기암절벽이 압권이고 깊은 산중의 강천제2호수까지의 계곡산행이 인기를 끌지만, 산성산을 중심축으로 한 담양호반까지 연결하는  산성밟기 산행도, 선호도가 높다.

산성산    산성산
 

동문    동문
 

이번 코스는 강천산의 속살은 제쳐두고 호남정맥따라걷기 산행으로 마치, 내장산의 추령에서 시작하여 장군봉~신선봉~상왕봉을 거쳐 곡두재로 내려오는 코스와 흡사하다.

주변 풍광과 암릉코스 그리고, 산성밟기의 이색체험을 향유할 수 있는 이번 산행길의 담양군 쪽 물들은, 담양호를 거쳐서 영산강 물줄기 따라가고 순창군쪽 물들은, 섬진강 따라가서 남해 앞바다에서 영산강과 한데 엉긴다.

북문에서 본 담양호    북문에서 본 담양호
 

제2 강천호수    제2 강천호수 
 

가는길: 일단은 순창까지 가서 792번 지방도를 이용하여 오정자재를 들머리로 삼는다.

산길로 접어들어 능선길 동쪽의 약초재배단지를 지나면 방목하는 흑염소를 보호하기 위한 철사줄이 410m봉까지 따라온다.

410m봉을 넘어선 520m봉 오름길은 산길도 희미하고 제법 가파르다.

오정자재   오정자재
 

[순창405]삼각점의 520m봉에 오르면 사방으로 막힘이 없지만, 진행방향 바로 아래 전망바위로 서면 발치 아래 강천제가 누워있고, 추월산을 비롯한 용담호와 강천산 일원이 뚜렷하게 펼쳐진다.

내려선 안부에서 넘어야 할 암봉엔 로프가 묶여 있어 고도감 높은 스릴을 맛볼 수가 있는데, 날등 양쪽이 절벽지대를 형성해서 악천후일 경우 조심을 해야한다.

520m봉서 본 강천제    520m봉서 본 강천제
 

520m봉서 본 추월산    520m봉서 본 추월산
 

520m봉서 본 용추봉    520m봉서 본 용추봉
 

마루금 따라가는 능선길에선 울창한 수림으로 시야가 흐리다가 550m분기봉에 이르면 [깃대봉/분통마을/왕자봉]이정표가 있고, 정맥길과의 갈림목인 무덤옆에도 자그마한 팻말이 세워져 있다.

일부러 다녀와야 할 200m거리의 왕자봉 정상에는 강천사와 현수교로 내려가는 등로가 뚜렷하고, 계곡 건너편의 신선봉 뒤로 광덕산이 뾰족하다.

그 오른쪽 선녀계곡 뒤편으론 산성산~북바위~시루봉 연릉이 뚜렷하다.

왕자봉에서 본 산성산~북바위~시루봉    왕자봉에서 본 산성산~북바위~시루봉
 

무덤으로 되돌아 온 등산로엔 전망터 한 곳 더 있어, 광덕산과 선녀계곡을 한번 더 뚜렷이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다가 제1형제봉 오름길의 [등산로폐쇄/통행금지]팻말을 만나면 바짝 긴장해야 한다.

지형도나 개념도에는 분명히 형제봉을 경유하게 되어 있는데, 현장은 그렇질 못해서 [강천제2호수]를 향한 우회로는 의심이 간다.

알바지역 제1형제봉 가는길    알바지역  제1형제봉 가는길 
 

돌아본 제1형제봉     돌아본 제1형제봉
 

실제로 제1형제봉 오름길엔 리번이 붙어있지만, 고스락에서 하산 하다보면 계곡으로 떨어지게 되 있고 진행방향도 엉뚱하다는 걸 알 수 있다.

꼭지점으로 빽을 해서 남서쪽의 제2형제봉을 향한 등로를 찾아보아도 헛수고일 뿐, 발길 디밀어 봤자 심한 너덜길 급경사여서 정상적인 등산로가 아님을 직감할 수 있다.

알바지역 제2형제봉 가는길     알바지역 제2형제봉 가는길
 

착각한 지능선    착각한 지능선
 

초입으로 되짚어나와 [강천제2호수]길로 따르다보면 제2형제봉 가는길에서도 헷갈리게 된다.

[강천제2호수1,400m]가 가리키는 쪽의 최고봉이 제2형제봉임이 분명한데, 거기서 바라본 하산길엔 지능선 하나가 뚜렷이 맥을 이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거길 믿고 내려갔다간 또다시 되돌아갈 각오를 해야한다. 그러나 이 길에서 만나게 될 아래 그림들은 이번 코스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제2호수가는길에 본 광덕산     제2호수가는길에 본 신선봉
 

제2호수가는길에 본 선녀계곡    제2호수가는길에 본 선녀계곡
 

제2호수가는길에 본 산성산    제2호수가는길에 본 산성산
 

호수가는길에서 되돌아 나온 갈레길엔, 정맥을 알리는 리번들이 많이 걸려있고 산행길도 순탄하다.

서진하는 정맥길의 495m봉은 우회로가 발달해서 다들 그리로 진행하고, 휘어도는 남진길에선 동쪽의 강천산과 서쪽의 추월산 일대가 희끗희끗하다가 산성산 북문에 오르면 시야가 확 틘다.

북문에서 돌아본 주능선-495봉 방면   북문에서 돌아본 주능선-495봉 방면
 

북문에서 돌아본 주능선-왕자봉 방면  북문에서 돌아본 주능선-왕자봉 방면 
 

북문에서 본 추월산       북문에서 본 추월산
 

북문 이후론 산성밟기산행이 한시간 가까이 이어지는데 동서남북으로 거침이 없어 주변 풍광들이 일목요연하다.

최고봉 연대봉(603m)을 중심축으로, 운대봉~북바위~동문~시루봉~내남문~노적봉~철마봉~서문~북문~연대봉으로 빙 둘러쌓인 7.345km의 금성산성은, 고려시대 중기에 쌓은 것으로 보존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산성산에서 본 왕자봉    산성산에서 본 왕자봉
 

산성산에서 본 광덕산    산성산에서 본 광덕산
 

산성산에서 본 비룡계곡    산성산에서 본 비룡계곡
 

사방이 깎아지른 암벽과 급경사로 둘러쳐진 이 곳 주변엔 여기보다 높은 산이 없어  밖에선 안을 볼 수가 없다.

성안에는 일만 육천섬의 곡식을 저장할 수 있는 창고와 사찰. 민가. 우물. 관아시설이 있어 수많은 난리통 속에서도 철옹성으로 버텨왔던 금성산성은 역사의 유물로 남아있다.

시간상 여기를 다 들러볼 수는 없고, 진행방향 산성길엔 [순창446]삼각점이 있는데, 그 앞의 망루같은 북바위가 단연 돋보인다.

산성산에서 본 담양군    산성산에서 본 담양군
 

산성산에서 본 시루봉    산성산에서 본 시루봉
 

산성산에서 본 북바위    산성산의 백미 북바위
 

동문을 지난 시루봉 아래의 [광덕산(선녀봉)2,400m]이정표대로 로프잡고 내려서면, 이따금씩 암릉구간이 나타나긴해도 날등길은 비교적 순조롭고 철계단도 놓여있다.

소나무가 주종을 이룬 능선길 안부 헬기장에 도착하면, [연대산성/창덕마을/광덕산400m]이정표 옆의 광덕산방면은 [등산로폐쇄]현수막이 내걸렸다.

금성면의 문암제와 평창고개 뒤로 아미산    금성면의 문암제와 평창고개 뒤로 아미산 
 

광덕산 오름길은 가파르긴 해도 철계단이 놓여졌고, 그 철계단에선 조망이 좋아 다음구간은 물론 지나온 산하가 아련하다.

정상석이 있는 광덕산에서의 하산길은 독도에 세심한 주의를 해야한다.

등산로 정비를 하면서 신선봉 쪽은 뚜렷한 반면에, 호남정맥길은 급경사 절벽아래로 길 찾아 내려서야 하는데 자칫하면 지능선을 타기 쉽다.

나중에 알아본 바로는, 정상석 바로 아래 철계단이 끝나는 지점 오른쪽으로 정맥길은 잘 나 있다는데, 것도 모르고 정상 확인 후에 등로를 찾다가 딴 길로 들어섰었다.  

광덕산 하산지점     광덕산 하산지점
 

산행후기: 이번 일요일은 손자놈 돌인지라, 호남정맥길의 진수 강천산은 미리 다녀와야겠다 싶어 수요일 밤차로 광주에 도착하고보니, 터미널 승강장에는 찜질방 현수막이 내걸렸다. (택시-기본요금:보석사우나062-382-2247)

밤새 찜질방과 탈의실을 오가며 시간을 축내다가 터미널로 나왔더니 함박눈이 펑펑 내리 쏟는다.

광주터미널의 운행표   광주터미널의 운행표
 

향토문화교육장으로 바뀐 월정초교    향토문화교육장으로 바뀐 월정초교
 

월정초교가 향토문화교육장으로 바뀐 월정삼거리에 내려서 오정자까지 걸어가는데, 분분한 눈발도 이번 겨울은 오늘이 마지막이다 싶어 싫지만은 않다.

오늘은 여유가 있어, 지난번엔 볼 수 없었던 숲속의 오정자재 표석도 찾아보고, 담양군쪽의 분통마을이 한봉 보호지역이란 것도 알게되었다.

그나저나 이 고개는 왜 오정자라했을까? 오자는 다섯오자일까, 깨달을오자일까?

설경    설경-1
 

날등길엔 재배단지출입금지 팻말과 전기감전 안내문이 내걸렸지만 그건 뭇 짐승들에게나 해당되는 사항이고, 꾼들에겐 다 부질없는 짓이다.

발길에 채인 그것들은 훼손되서 방치되고 걸치적거리기만 한다. 내가 지주라면 능선을 피해서 설치 했을텐데...^^**

520m봉을 넘어선 날등길의 절벽이 부담스럽다. 쌓인 눈에다 강풍까지 불어대니 내가 무사히 저길 통과할 수 있을라나?

난코스 절벽    난코스  절벽
 

바람부는 절벽길    바람부는 절벽길
 

성성한 눈발에 먼데 시야는 흐리기만 해서, 저 아래 담양호쪽의 멋진 암봉은 좀체 잡아내기 힘들다.

엥간히도 볼거리가 없나보다. 호남의 금강이라는 이 곳에서 내가 왜 이러지. 좀 있으면 눈도 그칠거야, 자위를 하면서 걸음을 재촉하다가 희안한 광경을 만난다.

강천제 내려가는 사잇길가의 무덤 한 기는 한 송이의 눈발도 묻어있질 않았다. 과연 명당이로다. 맨날 좌청룡 우백호 찾아다니는 형님께 이 장면을 보여줘야 할텐데... 쩌업~

희미한 기암    희미한 기암
 

 명당    명당 
 

드디어 강천산에 도착해 왕자봉을 일부러 들러본다. 우와, 이 경치~! 정말 좋구나. 여길 안 들렀더라면 어쩔 뻔 했지. 절경은 그 곳 뿐이 아니어서 틈나는대로 발길 멈추게 한다.

그러다가 제1형제봉엘 올라섰다.

마루금 따라선 등로가 없으니, 저 밑에서 연결 될라나, 하고 약간은 미심쩍지만 내려가 보는데 이게 헛탕이다.

어, 이상하다. 다시 정수리로 올라가 이번엔 마루금을 억지로 고집해보지만 도저히 뚫고 나갈 수가 없다.

이것참, 곤란한데...! 혼자 궁시렁거리며 한번 더 내려가 보곤 할 수 없이 후퇴를 해서, 제2강천호수길로 간다.  

설경    설경-2
 

제2형제봉 가는길 안부에서 한번 뒤돌아본다. 얼마든지 연결 가능한 저기를 왜 우회를 했는지 의심스럽다. 아마도 정맥길은 제2강천호수옆으로 나 있나부다....!

이번엔 의심없이 [강천제2호수1,400m]안내길을 따라서 서서히 내려간다.  저 아랜 날등길 하나도 뚜렷하다. 그럼 그렇지, 가끔 현장이 헷갈릴 때도 있단말이야^^*!

야, 근데 경치하난 정말 주기주누만..! 그런데 이상하네, 날등은 오른 쪽 저 위고, 나는 계곡 속으로 계속 빨려들어 가고 있잖아...!

강천산 속살 구경이고 뭐고, 정신이 퍼뜩 든다. 거길 탈출해서 시계를 보니, 아까하고 지금하고 완전히 한시간 반은 까 먹었다.  

설경    설경-3
 

이젠 여유가 없어졌다. 오늘 일정의 반도 소화해 내질 못 했는데 벌써 소요시간 다섯시간 째다.

아이구 걸음아, 날 좀 살려라! 꽁지 빠지게 내빼는데 반대편에서 중년의 여성팀 한 그룹이 교차를 하면서 인사를 땡긴다.

반갑습니다. -조심하세요.

오늘 이 산 전체를 통틀어 그들은 내가 처음이고, 나는 그네들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설경   설경-4
 

호남의 금강은 빈말이 아니었다. 북문을 거쳐서 동문을 지나고, 다른 산성이라면 벌써 염증을 느꼈을텐데, 이건 도무지 발길이 떨어지질 않는다.

가야 해, 가야~ 해...!를 노래처럼 반복하며 얼마전 빵과버터님이 다녀갔던 그 길, 그 그림을 지나치며, 시루봉 아래 철계단을 내닫고 광덕산 오름길을 헐레벌떡 치달았다.

드디어 광덕산엘 올라보니 일몰 사십분전, 서둘러야겠다.

빤히 바라보이는 평창마을 하산길은 절벽이 가로막고 있다. 신선봉쪽으로 내려서보지만 10분정도 내려와도 정맥길은 없다.

설경    설경-5
 

어, 이거 또 잘못 돌아가고 있네. 급히 원위치해서 한번 더 살펴본다. 정상 아래 희미하나마 동남쪽으로의 지능선 길 흔적이 있어 반갑다.

좀 더 내려가니 무덤 한 기 있고, 널널한 산길 저 아랜 평창마을 새파란 지붕도 보인다.

그런데 나침반을 보니 또 잘 못가고 있다. 오른 쪽 저 편엔 여기보다 높고 뚜렷한 능선이 살아나가고 있는게 아닌가.

 설경    설경-6
 

만약에 후답자 분께서 커다란 무덤을 봤다면 지체없이 되돌아가야 한다.

이미 나는 지칠대로 지쳤고, 일몰의 이 시각에 부산까지 돌아가야할 걱정을 해야한다. 그것도 대중교통편으로...!

급한 마음에 충분한 사전준비없이 나선게 무척 후회스럽지만, 이젠 돌이킬 수 없다.

군립공원이라기에 이만오천도 없이도 충분히 해낼 줄 알고, 축적도 한장 복사해서 들고 나온게 화근이었다.

설경    설경-7
 

평창마을엔 황혼이 찾아들고 있었다.

마침 작업중인 젊은이들의 트럭 한 대 얻어타고, 지방도로 나와서 택시를 잡았더니 이천원만 내라고 한다.(순창콜부름택시 최진호기사:011-651-7056, 회사063-653-3256)

순창에선 십분 간격으로 한 대씩 있는 대중교통편으로 광주까지 가서 심야버스로 귀가했다.

새벽 한시인데도 큰 일(?)하고 온 나를 아내는 반긴다.

먼 후일, 손자놈도 나처럼 늙어서 큰 일하고~, 대접 받을라나?^^**

평창마을의 황혼    평창마을의 황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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