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초순의 능경봉, 고루포기산 종주 후에 새카맣게 멍들었었던 오른 발의 검지 발가락의 발톱이 2주일 전부터 금방이라도 빠질 듯이 흔들려서 좋은 날씨가 많았는데도 산행을 미뤄오다가 3월 14일(금요일), 맑은 날씨에 가까운 사패산을 새로운 코스로 오르려고 12시 50분에 집을 나선다.

도봉구민회관 앞의 버스 정류장에 닿자마자 도착한 1151번 버스를 타고 회룡역 앞에서 내리니 13시 15분경. 육교를 건너고 회룡역사의 철길 밑 통로를 지나서 잠시 헤매이다가 구 회룡매표소에 이르러 회룡골로 가는 다리를 건너지 않고 다리의 오른쪽 길로 잠깐 걸음을 옮기니 막다른 길에 이르고 오른쪽에 서울외곽고속도로 밑의 배수구 옆으로 샛길이 나 있다. 서울외곽고속도로를 오른쪽에 끼고 그 샛길로 오르니 무덤 한 기가 쓸쓸히 자리잡고 있고 무덤 뒤로 능선길이 나 있다.

능선길에서 중간에 십 분쯤 쉬고 십 분쯤 진행했을까? 바위전망대 삼거리에 이르러 잠시 조망을 하다가 능선길을 오르니 반구형의 선바위가 오른쪽에 쳐다보이는데 능선과 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어서 계속해서 오르면 선바위로 가 보지 못할 듯하여 십여 분만에 다시 바위전망대로 되내려가서 내리막길로 내려갔다가 바위전망대에서 10 분 만에 선바위에 닿는다. 그런데 오르던 쪽으로도 선바위로 가는 길이 있다고 한다.

쌍탑이 있는 의정부 천보산과 수락산, 불암산이 잘 보이는 선바위는 범골능선에서 가장 독특하고 멋스러운 바위다. 선바위의 커다란 공을 반으로 잘라 놓은 것 같은 모습에서 그 단면 부분은 카메라에 온전히 담으려면 낭떠러지가 있어서 바로 앞에서는 불가능하고 멀리서 줌으로 당겨 찍어야 된다. 선바위에서 15분쯤 열심히 조망과 촬영을 하며 쉬다가 다시 능선길로 걸음을 옮긴다.

 


수령 410년의 회화나무.



구 회룡매표소. 
 


다리를 건너지 않고 오른쪽 길로 진행. 
 


사패산 범골능선 들머리. 
 


등로에서 줌으로 당겨 찍은 선바위(반구암). 
 


되내려온 바위전망대 삼거리. 
 


다른 방향에서 본 선바위. 
 


선바위 옆의 기암. 
 


선바위에서 바라본 첫 번째 암봉(상상봉). 
 


범골능선에서 약간 북쪽으로 이탈해 서 있는 선바위. 
 


또 다른 방향에서 본 선바위. 
 

첫 번째 암봉(상상봉)을 왼쪽으로 우회하여 너덜겅 같은 돌계단으로 오른다. 정상부분의 기암들이 범골능선의 암봉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발 335 미터의 상상봉에 오르니 탁 트인 조망과 함께 기암들의 향연이 눈을 즐겁게 한다. 돼지머리를 닮은 바위로 건너가 보려고 하다가 안전장치도 없고 미끄러지면 상당히 위험한 곳이라 포기하고 상상봉에서 15분 가까이 조망을 즐기다가 내려선다.

상상봉을 내려와서 10 분 가까이 능선길을 걸으니 바위전망대에 이르는데 여기서 돌아본 상상봉과 올라야 할 두 번째 암봉이 도봉산 못지 않은 강건한 자연미를 드러내고 있다. 해가 있는 쪽은 역광이라서 사진이 흐릿하게 나오는 게 아쉬울 뿐이다. 회룡사와 회룡골도 잘 내려다보이는 바위전망대에서 몇 분쯤 조망을 하다가 두 번째 암봉으로 오르는데 돌문 쪽으로 오르는 길을 몰라서 돌문의 왼쪽으로 오르니 바위 벼랑 위에 로프가 설치돼 있는데 로프의 윗부분이 보이지 않는, 조금 위험하고 어려운 곳이다. 오르려고 시도하다가 포기하고 바위 밑의 돌문을 그제서야 발견하고 돌문을 통해 내려가려다가 돌문 왼쪽의 좁은 바위 틈에 로프가 설치돼 있는 것을 보고 배낭을 벗고 로프를 잡고 게걸음으로 비좁은 바위 틈을 오르니 두 번째 암봉의 정상이다. 세 번째 암봉과 사패능선, 사패산과 송이바위가 가깝게 보이는 이 곳에서 조망을 즐기다가 다시 로프를 잡고 바위 틈으로 내려와서 돌문을 지나서 잠시 능선길로 나아가니 구 범골매표소나 구 시청뒤매표소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다. 이 삼거리에서 능선길을 잠시 오르니 어렵지 않게 세 번째 암봉에 닿는다. 
 


첫 번째 암봉(상상봉)에서 바라본 두 번째, 세 번째 암봉. 
 


비스듬히 자라는 소나무와 수락산. 
 


상상봉의 기암 1. 
 


상상봉의 정상부분 - 해발 335 미터. 
 


상상봉의 기암 2. 
 


바위전망대에서 뒤돌아본 상상봉. 
 


바위전망대에서 바라본 두 번째 암봉. 
 


두 번째 암봉의 돌문 앞에서 바라본 세 번째 암봉. 
 


두 번째 암봉의 정상에서 바라본 사패산과 송이바위. 
 


세 번째 암봉에서 이어지는 범골능선과 그 뒤의 사패능선. 
 


두 번째 암봉을 오르내린, 좁은 바위 틈의 로프지대. 
 


두 번째 암봉의 돌문. 
 


구 범골매표소나 구 시청뒤매표소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 
 

세 번째 암봉의 정상에서 바라보는 두 번째 암봉과 상상봉은 아이들이 갖고 노는 레고 블록의 장난감처럼 아기자기한 게 정겹고 사랑스럽다. 가히 자연이 빚은 걸작이라 할 만하다.

세 번째 암봉을 지나서 군데군데 멋스러운 바위들이 눈을 즐겁게 하는 등로를 지나면 큰 바위들이 울퉁불퉁 튀어 나와 있는 바위전망대에 이른다. 여기서도 조망을 즐기다가 멋진 바위들을 쳐다보며 완만한 오르막을 오르면 회룡골재와 사패산 갈림길이 있는 사패능선의 삼거리에 이른다. 원각사 하산길이 있는 삼거리를 지나고 나무계단을 올라서 안골 하산길이 있는 삼거리도 지나고 철제 난간을 잡고 오르면 삼각점과 무인산불감시카메라가 설치돼 있고 도봉산의 뒷모습이 장엄하게 한눈에 바라보이는 해발 552 미터의 사패산 정상이다. 
 


세 번째 암봉에서 바라본 두 번째 암봉과 상상봉. 
 


세 번째 암봉의 정상부분. 
 


바위전망대. 
 


바위전망대에서 바라본 수락산과 불암산, 회룡능선과 회룡골. 
 


바위전망대 바로 밑의 기암. 
 


범골능선과 사패능선이 만나는 삼거리. 
 


사패능선에서 바라본 사패산. 
 


안골 하산길이 있는 사패산 오름길. 
 


사패산 오름길의 철제 난간. 
 


사패산 오름길에 바라본 송이바위. 
 

뛰어난 조망을 제공하는 사패산 정상에서 30분 남짓 길게 쉬다가 하산을 서두른다. 하산할 즈음에 여러 명의 산행객들이 쉬다가 내려간 텅 빈 넓은 정상에는 쉴 곳을 찾는 까마귀 대여섯 마리가 정상 주변을 힘차게 선회하고 있다. 이제 그만 까마귀들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일어서야지.

안골로 내려갈 예정이었지만 범골능선을 여유 있게 완상하는 즐거움에 빠져 발걸음을 냉정하게 떼지 못하고 여기저기서 오래 지체하다가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서 일몰시각이 가까워져 가장 가까운 하산 코스인 원각사계곡을 향해 내려선다. 
 


사패산 정상의 무인산불감시카메라 앞의 삼각점 - 해발 552 미터. 
 


사패산 정상의 전경. 
 


범골능선. 
 


수락산, 불암산과 회룡능선, 범골능선, 사패능선. 
 


사패능선, 송추북능선, 포대능선과 도봉산의 주봉들. 
 


도봉산의 주봉들과 오봉, 삼각산, 송추북능선. 
 


사패산 정상의 무인산불감시카메라. 
 


사패산 정상의 서쪽 낭떠러지 부분. 
 


원각사로 내려가는 길. 
 

단조로울 것이라고 예상했었던 원각사 하산길도 등로 주변에 크고 엉뚱하게 생긴 바위들이 산재해 있어서 그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기에 여념이 없게 된다. 그리고 비록 흘러내리는 수량은 미미하지만 큰 암반으로 이루어진 원각폭포도 꽤나 매혹적이다. 첫 번째 폭포를 보고 긴 나무계단을 내려가니 두 번째 폭포가 나오는데 폭포 위의 바위의 일부분이 가시처럼 뾰족뾰족 튀어 나와 있는 모습이 마치 보석의 결정체가 박혀 있는 바위를 보는 듯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두 번째 폭포를 한참 구경하다가 등로를 따라 잠시 내려가니 커다란 청동불상의 뒷통수가 보이고 원각사의 담장을 따라 내려서는데 원각사에서 키우는 큰 개 여러 마리가 낯선 이의 접근에 경계심을 보이며 목에 매인 줄을 팽팽하게 당기면서 줄이 풀리기라도 하면 곧 맹렬하게 달려들 듯이 사납게 짖어대기 시작한다. 
 


등로 옆의 기암. 
 


제 1 원각폭포의 윗부분. 
 


제 1 원각폭포 위의 큰 바위. 
 


제 1 원각폭포. 
 


나무계단길. 
 


제 2 원각폭포 입구. 
 


제 2 원각폭포. 
 


제 2 원각폭포 위의 기암. 
 

원각사를 카메라에 담고 원각사에서부터 이어지는 포장과 비포장의 임도를 구불구불 20 분쯤 내려가니 사패산터널이 오른쪽에 보이는 사패산 날머리다. 땅거미가 무겁게 내려앉은 길을 5 분쯤 걸어 내려오니 서울외곽고속도로 밑에 뚫린 굴다리 입구에 원각사 표지석이 있다. 굴다리를 지나서 차도까지 나와서 왼쪽의 행길로 잠시 걸으니 원각사 입구의 버스 정류장이다. 정류장의 간이의자에 앉자마자 도착한 34번 버스를 타고 의정부북부역(가능역) 앞에서 내려서 굴다리를 건너 왼쪽의 횡단보도를 건너니 버스 정류장이다. 106번 버스로 갈아타고 귀가한다.

서울에서는 보이지 않고 의정부나 양주에서나 보이는 사패산, 도봉산의 한 구석에 감춰져 있지만 범골능선으로 올라보지 않고서 논할 수 없는 사패산의 숨겨진 아름다움에 매혹되며 이 글을 쓰는 중에도 사패산의 초행길을 오르내리는 산행의 여운에 그윽하게 빠져 들어본다. 
 


원각사의 불상. 
 


커다란 청동불상. 
 


원각사의 대웅전. 
 


원각사의 전경. 
 


눈이 녹지 않은 계곡 옆의 임도에서 뒤돌아본 사패산. 
 


사패산 날머리의 방향표지판. 
 


사패산터널. 
 


어둠이 짙어지는 서울외곽고속도로. 
 


굴다리 앞의 원각사 표지석. 
 


굴다리를 지나서 한 컷. 
 


오늘의 산행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