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걸음 걷고 쉬고 바람 불면 구름 보고 앉아 쉬고

 

 

 

 

0 산행일 : 2006. 6

0 산행지 : 사패산

0 산행자 : 명아주, 대동세상

0 산행코스(원점회귀산행 : 총 4시간30분)

원각사(10:00)-원각폭포-사패산안부-사패산(11:00)- 휴식, 중식, 휴식(13::50) 원각폭포-원각사(14:30)

 

 

0 산행소감

 

 

 

시원한 곳에 가고 싶다 - 사패산

시원한 곳에 가고 싶다. 그러면 사패산이지. 넓은 바위와 탁트인 조망, 거기다 바람까지 좀 불어 준다면 금상첨화 일텐데... 오늘은 정말 여유있게 산에서 지내보자. 걷다 쉬고 쉬다 걷고 시원한 바람 불고 뭉게구름 흘러가면 그냥 주저 앉아 먼산이나 멍하니 바라보자.

 

 

 

 

원각사~사패산안부 : 낙엽은 비에 젖어 푹신하고 칙칙한 내음까지 풍겨

원각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40여분이면 충분히 사패산까지 오를수 있는 거리다. 이런 산을 도시락 싸가지고 오는 맛도 괜찬다. 전날 비가 좀 와서 그런지 땅이 축축히 젖어 있다. 낙엽이 비에 젖어 푹신하고 칙칙한 내음까지 풍긴다. 길 양옆 수풀은 물기를 머금어 촉촉한데도 가끔 햇볕을 받으면 구슬처럼 빛난다. 아직 누가 오른 산님이 없었는지 거미줄이 간간히 얼굴을 스친다. 계곡은 작지만 아담한게 감칠맛이 난다. 수량이 조금만 더 있으면 좋을텐데. 여유있게 걸음을 옮기며 올라간다. 운치있는 나무계단도 나오고 평탄하기도 하고 완만하기도 한 길을 한참 걸어 간다. 산길은 나무가 잘자라 완전히 그늘진 길이다. 작은산에 이렇게 수풀이 울창하게 우거질 줄이야. 그리고 보니 한여름에 원각사에서 사패산을 올라가본 적이 없구나. 이번이 처음이다. 아니 원각사에서 오르는게 이번이 처음이다. 시원한 그늘 사이를 사브작 사브작 오르다 보니 어느새 안부에 도착했다

 

 

 

 

사패산 정상 : 바람은 시원한데 눈길 닿는 곳마다 산능선과 봉우리들이 포개어져 있어

안부에 도착하여 과일 한쪽 먹으며 보니 여기도  그늘이 시원하게 쳐져있다. 참 사패산은 신기한 곳이다. 산이 작은데 온통 그늘이니 참... 사패산 오름길의 전망바위터도 가서 구경하고 천천히 바위를 올라 사패산 정상에 당도한다. 와~아 시원하다. 오늘 참 바람 잘 부는 구나. 조망도 괜찬은 편이다. 눈길이 닿는 곳마다 산능선이 늘어서고 봉우리들이 우뚝 솟아있다. 도봉산 범골능선과 다락원능선이 동쪽으로 가지를 틀고 늘어서 있고 포대능선과 주능선이 볼록볼록 솟아있다. 더 멀리 오봉이 멋지게 자태를 드러내 놓고 있고 가까이는 송추 북능선이 서쪽으로 늘어서있다. 가만보니 송추남능선도 보이고 그 위로 상장능선이 우람하게 펼쳐져있다. 저멀리 희미하지만 인수봉, 백운대, 만경대도 우뚝 솟아있다. 눈을 동서남북으로 돌려 보니 수락산, 불암산등 산들이 빙둘러 서 있는데 참 장관이다. 사패산이 이렇게 멋있을 줄이야... 한참을 멍~하니 바라다 본다.

 

 

 

 

산패산 정상 서쪽 아래 부분 : 연가님들이 한우리에서 딩굴던 곳

저기 아래쪽에 연가 정산할때 우리 연가님들 동물들 처럼 누워서 놀던 곳에 가보자. 참 신기하게도 생긴 바위다. 어찌 이리 파였을까? 산정상에 물이 흐르면 얼마나 흐른다고 바위에 물길이 한개도 아니고 여러개가 길게 움푹패여 있으니... 여기오니 바람이 더 시원하게 불어온다. 한참을 경치구경하고 바위구경하며 쉬는데 여기는 바람이 너무 쎄서 명아주님이 춥다고 한다. 경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데 좀 잘찍으라고 핀잔을 주었는데 나중에 보니 내가 찍은것 보다 훨 잘 나왔다. 허구 이리 민망할 때가 있다니... 

 

 

 

 

사패산 정상 남쪽 바위 쉼터 : 오버행의 바위가 햇볕을 가리고 앞은 탁트인 좋은 쉼터 - 막걸리에 매실주로 구름에 두둥실

다시 사패산 정상에서 좀 일찍이지만 식사할 곳을 찾는다. 여기저기 찾다가 정상에서 남쪽으로 바위를 타고 조금 내려가다 보니 바위가 턱진곳에 쉬기 좋은 곳을 찾았다. 위로는 완전 오버행의 바위가 햇볕을 가려주고 정면은 탁 트여 전망이 좋은 쉼터로서는 최고의 자리다. 정면으로는 도봉산과 북한산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고 하늘에는 뭉게구름이 흘러다닌다. 시원한 바람도 간간히 불어오는게 밥먹고 한잠때리면 이게 바로 신선놀음 이라고 하는거다 ㅎㅎ. 막걸리도 얼려서 가지고 왔겟다. 매실주도 한병 가지고 왔으니 뭐 부족할것은 없다. 천천히 식사하며 멀리 산보고 눈을 돌려 하늘보고 생각나면 시원한 막걸리 한잔 걸치고 그리다 더 생각나면 매실주 한잔 쫙 들이키고... 시간 가는줄 모른다.

바람이 불어 모자를 날려보낸다. 허겁지겁 바위를 내려가 주어서 올라온다. 조금 있다가 바람에 깔판이 날라간다. 또 내려가 주워 올라온다. 조금 있으니 손수건 날라간다. 허구 이거 뭐 강아지 훈련시키는 건가? 이번에는 또 뭐가 날라간다. 명아주님이 잽싸게 주워온다. 잘못하면 바위에서 사고 나겠다. 그래도 즐겁다. 명아주님 춥다고 해서 내 조끼도 건네준다. 여유있게 산에서 쉬는 것이 이리 좋은것을. 한여름 정오의 시간이 잘도 흘러간다.

뭉게구름 흘러가듯 우리네 인생도 흘러가는 것을...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을 되새겨 본다.

 

 

 

 

[ 산행 사진]

 

원각사 : 불상이 주위 환경에 비해 지나칠 정도로 크다. 옛 선조들은 무얼하든 자연과 아울리게 했는데..

원각사 옆 길 - 길은 좋으나 웬 철조망

길옆에 있는 터밭 - 명아주님이 너무 좋아하는 건데

산길 초입에 나타나는 나무계단길

원각폭포 - 수량이 되면 멋있을것 같다

쉬엄 쉬엄 가는 중에 바라본 송추북능선

낙엽이 깔린 참 좋은 산길이에요

녹음이 짙게 우거져 그늘이 잘 지고 시원해요

사패산안부 바로 직전의 나무계단길

사패산 안부의 이정표

 

사패산 안부도 그늘이 잘져있어요

사패산 정상 직전의 마지막 나무계단 길

사패산에서 바라본 도봉산 주능선

사패산 남측 바위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도봉, 북한산

명아주님 - 사패산 정상에서

 

사패산 서쪽 끝 부분

사패산 정상에서 도봉산을 바라보며

대동세상도 한장

 

사패산 남쪽 쉼터 바위 - 정말 좋은 곳이에요

쉼터바위에서 바라본 전경

희미하지만 인수봉, 백운대, 만경대도 보여요

 

맛있는 점심 준비해요 - 시원한 막걸리에 매실주까지 준비했어요 ㅎㅎ

쉼터 전경 - 오버행의 바위가 햇볕을 가려준다. 명아주님 사실은 춥다고 체조 하고 있어요

구름은 흘러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