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인 중추절 연휴를 조상님들 묘를 깨끗이 해 드린후 지난번 못 다한 창원의 산들을 1박2일동안 마치고 김해에서 비행기을 타고 제주로 향했다.

한라산을 몇번 다녀온 적이 있는데 특히나 명절때 찾곤 한다.

이번에는 경북 군위군 고로면 아미산 부근에 조상님들의 벌초를 형님과 함께 하고 나는 홀로 정병산,비음산,대암산을 가기 위해 대구로 떠난다.

이미 시작된 연휴로 고속도로는 혼잡하다.

매번 반복되는 일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같이 조상님들을 잘 섬기는 민족이 있을까 싶다.

창원에 도착해서 숙소를 정한뒤 용지못 부근에서 1박을 하는데 어찌나 멋진 광경인지 감탄할 정도다.

지금껏 봐 왔던 어느 쇼 보다도 멋져 보였다.

분수와 레이져의 만남...

그리고 많은 시민들과 함께 밤에 펼쳐지는 쇼를 보노라니 환상 그 자체였다.

 

 

 

 

정병산,비음산,대암산까지 이어지는  산들을 산행하면서 잘 가꾸어진 도시의 모습들을 보며 어제의 기억을 되 살리며 정말 깨끗하고 멋진 곳이라는걸 생각케 한다.

내가 다시 이곳을 찾게끔 만든것은 자연과 잘 어우러진 모습을 다시금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난번 진해의 장복산과 대발령에서 시작한 웅산,불모산,대암산까지 이어지는 산들이 다시 나를 찾게 했다.

산과 도시가 잘 어울렸고 사람들도 정겨워 보였다.

언젠가는 또 다시 이곳을 찾을 것이다.

산이 있는곳이라면 어디든 갈것이지만 말이다.

 

 

 

추석 연휴인데도 다행히 나는 제주를 가는 비행기 표를 구했다.

올라 올때는 배를 타고 올 생각으로 왕복 티켓을 신청하지 않았는데 잘 아는 여행사 이사님께 부탁을 하니 이미 한 달전에 매진이란다.

이를 어쩌나...

올라 올 표를 구하지 못하면 며칠을 제주에서 지내야 하는데 걱정하며 호텔에서 인터넷으로 알아보다 마침 어제 취소를 한 티켓이 있어 다행히도 김포까지 예약을 할수 있었다.

기분 좋게 표를 구해 놓고 김해에서 비행기를 타고 3-40여분만에 제주에 도착해 내일 성판악에서 관음사로 오르기로 마음 먹고 오늘 오후 일정은 렌트를 해서 해녀촌 가서 회 한 사라 먹고  성산 일출봉,섭지 코지로 해 산굼부리쪽으로 다녀 오기로 했는데 시간이 늦어 산굼부리는 가질 못했다.

오늘 못 봤으니 내일 꼭 볼것을 마음먹고 호텔로 돌아와 일찍 잠 자자리에 들었다.

 

 

 

 

새벽 일찍 일어나 식당을 찾아보니 문 연 곳이 없어 편의점에서 간단히 삼각 김밥에 어묵 국물로 배를 채우고 택시를 탄후 성판악으로 향했다.

들머리인 성판악에서 헤드렌턴을 끼고 출발한 시간이 4시30분이니 충분히 정상에서 일출을 볼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 일정은 한라산 밖에 없기에 아주 천천히 오르며 먹을것 먹고 놀면서 올라간다.

아무도 없는 새벽 이 산길을 나 홀로 걸으며 많은 것을 생각한다.

어둠이 있기에 조용하기 그지 없다.

모두들 잠들은 이 시간 나는 홀로이 인생의 길을 걷는다.

지난 해 겨울 관음사에서 오르다 3m의 눈(雪)이 쌓여 있어 장구목 근처까지 오른적이 있는데...

몇번이나 찾았던 한라산이건만 올때마다 새롭다.

 

 

 

 

얼마를 오르기 시작했을까 7-8부 능선을 지날때쯤 뒤에서 세사람이 따라 온다.

먼저 오르라고 양보하고 천천히 오르는데 곧 바로 부부 한 팀이 또 다시 올라온다.

모두들 제주에 사시는 분들이란다.

이런 좋은 곳에 사시는 분들이니 얼마나 좋을까?

모든 인간들은 자연과 함께 더불어 좋은 환경에서 살아야 하는데 말이다.

제주는 三多島라 했다.

돌,바람,여자....

그 중에 산에서 만나는 것이 바람이다.

역시 한라산 정상이 가까워지며 세차게 불어 오는 바람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대한민국 최고의 王 바람인 소백산 바람과도 견줄만 하다.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는데 수시로 변하는 운해의 모습을 보며 감탄을 금치 못한다.

동능쪽만을 개방해 놨는데 서능,북능,남능을 가 보고 싶어 이른 아침이라 달려가 본다.

천지에는 많지는 않지만 물이 고여 있어 천지다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처음으로 서능,북능,남능에서 바라보는 어리목과 영실쪽 그리고 제주의 모습들을 보노라니 아름답기 그지 없어 보였다.

원래는 다닐수 없는 코스지만 일찍이라 위험을 무릅쓰고 다녀온 점 산을 사랑하는 님들의 이해를 바란다.

정상에서 용진각 대피소로 하산하는데 제주에 근무하는 7공수 장병들이 훈련겸 운동하러 많이들 올라 온다.

이들을 보며 군대에 있는 아들 녀석 생각이 많이 난다.

물론 꼭 해 내야 하는 과정인데 말이다.

 

 

 

 

관음사까지 하산하면서 올해는 가물어서(비가 내리지 않아) 그런지 단풍이 예뻐보이지 않다.

모든것이 자연이 뒷 받침이 돼야 아름다울텐데 말이다.

단풍이 되지 않고 낙엽이 돼 떨어지고 있으니 보기가 안 좋다.

점심때쯤이 돼 관음사에 도착해 점심을 먹으려 했으나 식당이 없고 어제 못 본 산굼부리를 갈려고 택시를 부르니 자기들 멋대로 가격을 달란다.

새벽에 호텔에서 성판악까지도 15000원을 주고  타고 왔건만 얼마 안되는 거리를 20000원을 달라고 하니 기도 안찬다.

이런식으로 하니 제주를 찾느니 차라리 외국으로 나간다는 사실을 그네들은 알긴 하는지...

기분좋게 산행을 마치고 내려와 배도 고픈데 영 기분이 엉망이다.

다행히도 혼자온 아가씨가 렌탈을 하고 산행을 마친후 제주시내로 가면서 함께 태워줘 시내에서 늦은 점심을 먹을수 있었다.

그 아가씨한테도 고마움을 전한다.

 

 

 

제주에서는 갈치조림이 맛있다고 해 이 명박 서울시장과 유명인들이 다녀갔다는 곳에 들러 늦은 점심을 먹고 돈을 계산하는데 밥값을 따로 달란다.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 갈치조림 따로 밥값을 왜 따로 받느냐 따지니 원래 그렇단다.

원래 그런게 어디 있는가 말이다.

갈치조림이 무슨 술 안주인가?

점심때 시키고 가격도 25000원씩 하면서 ...

차라리 메뉴판에 밥 값은 따로라고 적어 놓던지 말이다.

물론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했지만 모든 사람들이 상식선에서 이해 할수  있도록 하는것도 제주를 자주 찾게 만드는 방법일텐데 말이다.

꼭 제주를 올때마다 기분 상하는 일이 생긴다.

눈앞에 작은 이익만을 볼것이 아니라 대승적인 차원에서 생각들 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2박 3일간 제주 여행과 등산을 마치고 귀가해서 미군 부대에서 헬리콥터 조종사로 근무하는 WINK부부와 북악산과 인왕산을 오르기로 하고 한성대 입구 역에서 하차를 하고 들머리인 성북 구민회관으로 향한다.

wink는 현역 소령이라 그런지 산행을 곧 잘 한다.

팔각정까지 slow and steady하며 올라 정상에서 간단히 행동식을 먹고 인왕산으로 향해 달려간다.

북악 하이웨이를 따라 만들어진 산길이라 그런지 개인적으로는 싫다.

차 소리와 매연들로 차라리 집에 있는게 나을듯 싶다.

하지만 wink부부는 좋아한다.

더군다나 산 중간중간에 벙커같은 곳에서는 현직 군인이라 그런지 관심이 많다.

인왕산과 북악산은 거의 붙어 있는듯 하며 산세가 완전히 다르다.

북악은 육산의 흙길이고 인왕산은 바위로 이뤄져 있어 위험하며 때론 매우 아름답게 보이기도 하다.

가깝게는 삼각산의 형제봉을 볼수가 있고 쪽두리봉,비봉,문수봉,보현봉 멀리는 도봉산의 모습까지도 볼수 있다.

 

 

 

 

인왕산에서 청와대와 경복궁을 가깝게 보고 서울 시내를 구경하며 좋아하는 wink부부를 보며 나 역시 기분 좋았다.

연실 사진을 찍고 하며 우연히 개그맨 홍록기씨를 보고 코리언 개그맨이라 했더니 사진 촬영을 원해 한컷 함께 찍으라 권하고 인왕산 정상에서 사직문쪽으로 하산하는데 택시가 군인들을 태우고 올라와 마지막은 편케 하산을 마쳤다.

시원한 맥주와 저녁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며칠간 이어진 여행과 산행은 나에게 많은것을 남겼을것이다.

자연과 함께 하고픈 나의 마음은 영원할 것이다.

조금은 조상님들께 죄송 스럽지만 나름대로 할 도리는 했다고 본다.

앞으로도 자연과 더불어 영원토록 산속에서 산행을 하며 즐거움를 찾을 것이다.

감사합니다.

-ko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