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자 :  2005년 3월 6일 (일요일)
날씨 :  간밤에 눈, 아침부터 개임


참가인원 :  창원51 회원 10명


산행코스 : 대암초등(25번 국도입구) - B코스 - 대암산 - 남산치 - 비음산 - 용추계곡

산행시간 : 10:20 - 16:20 (약 6시간, 식사시간 포함)


참고 산행지도 : 창원주변 지도(1), 창원주변 지도(2)

 

(지도 누르고 확대하면 원본 크기)


 


참고자료 (산행지도, 산행코스, 산행기 등) : 아래자료에서 창원지역 '대암산' 자료모음 참조



산행기


오늘의 본래 계획은 산청에 있는 소룡산-바랑산 이라는 곳으로 가는 것이었다.

한국의 산하에도 안나오는 생소한 산인데, 간사인 BH가 어디서에선가 귀신같이 찾았다.
또 고생 좀 하겠거니하고 생각하는데...

저녁늦게 간사로부터 전화가 온다...
부산을 비롯해서 남부지방에 대설 주의보가 내렸단다.
산청 같은 지리산 자락은 산타는것도 어렵지만, 새벽에 차를 타고 들머리까지 가는 것 자체가 보통 문제가 아니다.
그래서 부득이 동네산으로 가기로 했단다...

부산에 대설주의보라... 그것도 3월에...

경칩이 어제인데 겨우내 잠자다가 겨우 땅으로 올라오려던 개구리 깜짝놀라 다시 들어가겠다..
요즘은 기상이변이 일상사가 되었다.


지난달 발효된 기후변화협약이 잘 이행되어 하나밖에 없는 지구가 잘 보전되어야 할텐데...
하기야 에너지를 가장 많이 쓰는 미국이 빠지고 우리도 아직은 유예된다고 하니 그리 급하지는 않은 일인지...

 

여하튼, 아침에 일어나 아파트 창문을 보니, 간밤에 내린 눈으로 시가지와 산이 정말로 하얗게 덮혔다.
'야~ 경치 참 좋다~' 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눈이 내린 풍경은 강아지나 애들이나 나이먹은 어른이다 다들 약간은 들뜨게 만든다.

  


↓아파트 창문으로 본 창원 주변 산

  


약속시간인 10시에 들머리인 대암초등앞 25번 국도 아래에 나가니 산으로 올라가는 사람들이 많다.
가족끼리, 친구들 끼리 모두들 함박웃음을 머금은 밝은 표정이다.

우리도 오랜만에 10명이 모였다. 사정이 있다던 CH도 늦게나마 합류했다.
오늘은 먼저 대암산 정상으로 직행하는 B코스로 오른다(위 지도 참조).  약간 가파르기는 하나 빠른 길이다.

올라가는 길 도처에 눈꽃이 피었다.

  

↓대암산 오르는 길의 눈꽃 (사진 누르면 확대)

  


힘들게 대암산 바로 옆의 능선에 오르니 미리온 산행객들이 여기저기 눈 경치를 감상하고 있다.
능선위로 난 길에는 제법 눈이 쌓였다.

  

↓ 봄눈 쌓인 대암산 능선 (사진 누르면 확대)

  

  

↓ 대암산 정상 주변

  

 


주변의 산능선에도 골짜가마다 눈이 쌓여 굴곡이 선명하다.
그러나, 집에서 나설 때 기대한 만큼의 햐얀 눈산 모습이 아니어서 약간 실망이다.
그래... 봄눈이 이 정도면 많이 온 거지, 더 많이 오면 곤란하지... 

 

↓ 용제봉 방향



잠시 경치감상하고 비음산 방향으로 능선을 탄다.
오늘은 꼭 어디까지 가자는 계획 없이 능선을 타고 가다가, 용추못으로 내려가던지, 시간이 되면 봉림산까지 가던지 가보고 결정한단다.  
그래도 어느 코스든 짧은 코스는 아니다.
짧게는 5시간, 길게는 7시간 이상 걸리는 코스이다.
적어도 우리에게는..

하기야 최근 가끔씩 새벽에 출발해서 창원시계종주를 단숨에 해치우는 산행객들도 있기는 하지만,
우리에게는 체력으로나 산행패턴으로나 선뜻 하자는 사람이 없다.
 
특히, 오늘은 시간에 전혀 관심이 없다.
눈길을 따라 걷는 회원들의 표정이 다들 밝고 활기차다.


↓ 비음산을 향해서 활기하게 걸어가는 회원들 (동영상)
(본문에는 link가 되지 않아 아래 댓글난에 넣습니다
)



남산치를 지나다가 진례방향으로 보니  눈 덮힌 풍경이 마치 한 겨울 들판 모습이다.

걷다보니 어느듯 오후가 되고, 해가 비치니 양지쪽은 눈이 녹기 시작한다.  
그러나, 응달진 곳에는 아직 눈이 쌓여있다.

  

↓ 진례 방향 (사진 누르면 확대)

  


↓ 응달진 곳의 눈 쌓인 나뭇가지

  


이런 경치에 그냥 지나갈수야 없지..
여 회원들은 눈쌓인 나무를 배경으로 작은 추억을 만든다.

사진아래 날짜가 적혀있지 않으면 창원지역에서 3월에 찍은 사진이라면 잘 믿지 않으리라...
 
 

↓ 3월 어느날 봄눈이 내린 비음산에서 여 회원들

  


비음산을 지나 진례면과 멀리 양산 방면까지 잘 보이는 곳에서 점심을 먹는다.

눈으로 덮힌 산 모습과 진례면 마을이 깨끗이 잘보인다.

지나가는 어떤 산행객이 멀리를 가르키며 토곡산과 영남 알프스의 신불산 능선까지 보인다고 한다.
날씨가 맑다고는 하나 내 눈에는 거기까지 보이지 않는다.
오른쪽에 보이는 김해 신어산 줄기는 대충 알겠으나 먼곳의 산은 사실 구별이 잘 안된다
 

↓ 멀리 양산, 밀양 방면 (사진 누르면 화대)

  

  

우리 회원중  지리에 밝은 HC, CH는 이 산  저 산의 이름들을 대충 아는 것 같고,
오늘의 산행간사인 BH도 토곡산, 무척산을 찾아내고  몇마디 거든다...
하기야, 경남 산은 우리도 이제 꽤 돌아 봤지 않은가?

 


식사를 하고 담소를 나눈다. 항상 만나도 즐거운 친구들이다.
오늘은 10명이나 모이니, 왁짜지껄 웃음소리가 그칠줄을 모른다.

그럭저럭 걷다가 보니 용추못/봉림산 갈림길에 도착했다.
시간도 5시간 반쯤 걸린 것 같다.

본래 느긋하게 걷는 사람들이지만, 오늘은 길도 미끄럽고, 눈 구경에 이야기 나누느라 시간이 더 걸린 모양이다.

아무도 더 가자는 사람이 없어 용추계곡으로 하산해서,
2,500 원짜리 국수 한그릇에 막걸리 한잔으로 오늘 산행을 마무리 했다.

  


나라 경제도, 얼어 붙은 사람들 마음도 봄눈 녹듯이 스르르 풀리기를 바라면서....


용추못으로 내려 오면서 보니, 아침녁에 쌓였던 눈이 어느새 녹았는지 응달진 곳 이외에는 많이 녹아 버렸다.

  

아~ 그래서 봄눈 녹듯이 녹는다고 하는 모양이구나 !

봄에 오는 눈은 아무리 안 녹으려고 애를 써도 하루를 버티기 힘들다.
오늘 눈이야 말로 틀림없는 봄눈이니, 봄눈 녹듯이 녹는 것이 당연하지 뭐...

  

이제 우수, 경칩도 지나고 절기상으로나 날씨로나 완전히 봄이다.

 

봄은 희망이다.
그리고 봄은 생명이다.

봄은 새로움이어서 헌 것을 벗어 버릴 수  있는 좋은 시기이다.

  

그동안 얼어붙었던 나라경제,
차갑게 메말라 가는 사람들 인심,

모두다 비음산 봄눈 녹듯이 스르르 녹아 버리면 좋겠다.

  

그래서, 아름답고 따뜻하고 파릇파릇 생동하는 봄을 맞이했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