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남 저수지, 그리고 정병산 - 비음산

 

 

 

때 : 2004년 11월 28일

 

부부 산행

 

코스 : 철새도래지 주남 저수지 탐방 - 창원시 사격장 - 정병산 - 비음산 - 사파동 동성 아파트 

 

(경상남도 창원일대)

 

 

 

1.<철새도래지 주남저수지>

 

 

해뜨기 전에 도착했으면 하였다.

호수의 아침을 거울 대하듯 맞이하고 싶었고, 철새들의 아침을 나누고 싶었다.

더하여, 그들이  때맞춰 아침 군무(群舞)라도 펼쳐준다면야

세상의 그 어떤 아침보다 감격스러울지 모르니.....

 

 

안타깝게도.....

주남지 입구를 들어서는데, 벌써 해는 찬연히 떠오르기 시작한다.

하지만 어떠랴.

가늠해둔 장면도 있고 탐조의 시간도 넉넉한데......

 

 

가늠해둔 장면이란 다름아닌 아래의 사진이다.

주산지 입구에서 정병산이 당당히 솟아보인다는 사실.

역측광에 맞서, 당당한 정병산을  찍어보았다. 

그 아래는 약간 비켜선 황금빛 주남지의 아침 이다.

 

 

이곳저곳 구경을 하다가 저수지 둑으로 접근을 하니 영리한 철새녀석들

그 기척 없는 접근을 눈치채고 모조리 호수 한가운데로 초르르 몰려 가버린다.

고요한 아침의 주남지!

 

 

 

(아래사진 : 주남지에서 본 아침의 정병산)

 

 

 

(아래사진 : 주남지의 황금빛 아침)

 

 

 

(아래사진 : 고요한 아침의 주남지)

 

 

<주남저수지 : http://www.junam.co.kr>

 

주남지는 대부분 생소할 터이니 간략한 소개를 올려본다.

 

주남저수지는 우리나라 남동남쪽에 위치한 경상남도 마산, 진해, 김해에 인접한 경남의수부

도시 창원시 동읍에 위치하며 우리나라의 최대 수금류의 월동지로 용산(주남), 동판, 산남3개

의 저수지로 약180만평의 규모로 이름난 철새 도래지다. 찬바람이 부는10월중순 부터 12월

시베리아, 중국 등에서 날아오기 시작해 이듬해 3월말까지 월동한다.

 

주남저수지는 산남 75ha(22만5천 평), 주남(용산) 285ha(85만 5천평), 동판 242ha(72만 6천

평)로 세개의 저수지로 이루어져 있고, 수생식물과 수서생물이 풍부하여 철새들의 좋은 먹이

공급처가 되고있다. 주남 저수지는 남동쪽에 금병산(271 .8m) 남쪽으로 봉림산(566.7m) 남

서쪽 구룡산(433. 5m)북서쪽의백월산(428m)으로둘러싸여있으며, 강우시 집우구역을 형성하

고 대산면 등 농경지의 농업용수를 공급기능을 하며 홍수조절기능과 공업용수로도 사용 된

다.

 

창원시는 위도35의 북반구중위도와 유라시아 동안에 위치해 4계절의 변화가 뚜렷하고 온화

한온대성 기후 지역으로 연평균 기온이 26.5℃이다. 연중 가장 기온이 낮은 1월의 최저 기온

이-1.4℃ 최고7℃로 겨울철에도 온화해 철새들의 월동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있다.

 

 

 

 

(아래사진 : 기이한 기하학의 다양한 선묘- 멀리 물안개는 피어오르고 가까운 습지

에 꺾어진 외줄기 갈대들인지..... 반영과 함께 요란한 기하학적 형태를 이룬다.)  

 

 

 

(아래사진 : 순광의 호수저편, 철새들은 저수지 가운데로 몰려가고 잔물결 그림자만

남아있다.)

 

 

(아래사진 : 이 녀석들이 일제히 날오르는 것을 기다리다간 하루해가 저물겠다. 탐조

도 하던 사람이 해야지 원.....)

 

 

 

2.<창원 시내로 진입하여 사격장 거쳐 정병산으로 입산>

 

 

9시를 넘길 때 까지 아침 햇살과 부연 아침 습기 속에서 저수지 둑을 거닐었다.

군데군데 이른 탐조객들이 보였다.

화려한 비상을 보지는 못했지만 고요한 평화를 또렷이 목도를 하니

산속에 있는 것과 진배 없는 차분함에 젖는다.

 

 

창원 시내로 들어가 사격장 향하는 길을 기억해 더듬어 갔다.

한가지만 하면 될 터인데 두가지를 같이 하느라 그런지 둘 다 시원찮다.

사격장 입구 찾기와 아침식사 할 곳.

 

 

결국 아침 허기를 안고 사격장에 들어섰다.

기억도 새롭다.

이런 좋은 곳을 개방해 두었는데..... 일요일 아침이 뜻밖에 조용하다.

벌써 아침운동들 하시고 집으로 갔나??.....

 

 

도시락을 싸왔지만 영락없이 중턱에서 아침식사용으로 대체해야 할 판이라

코스의 결정이 갑자기 단순해질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점심배가 고프면 내려가자!!^^

 

 

 

<코스 : 창원시 사격장-소목재-정병산-내정병산-용추재-진레산성길-비음산-사파동 동성A>

 

<소요시간 : 6시간 반, 쑥쓰럽지만..^^>

 

 

 

 

 

 

수년 전, 아시안게임을 하기 직전에 우중 산행으로 정병산에 들른 적이 있었다.

정병산은 순전히 나의 자발적 호기심으로 오게 된 산이었다.

 

남해안 고속도로가 진주에서 창원을 들어서면 왕복 8차선의 도로가 시작되는 즈음에 누구나

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미끈한 산이 바로 정병산이다.

 

등산로가 잘 되어있건 안되어있건 간에 혼자라도 올라가 볼련다-하며 알아 보았더니

창원의  명산-정병산을 나만 모르고 있었더라-는이야기다. 

 

사격장 가는 길을 더듬더듬 찾아 주차를 하고 아내의 기억을 도움 받아 들머리로 오른다.

강천산 이후로 오랫만의 부부산행이다. 즐거운 소풍이 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느긋하게

출발을 하니 벌써 부지런한 등산객들이 휘휘 앞질러 가기 시작한다.

 

약수터에 바라보니 창원시내가 온통 아침햇살로 눈부시고(아래 사진)

소목재 지나 오른켠의 정상능선을 바라보며 오름길을 오르는데 가을은 아직 역력하

여 겨울을 막고 있다.(아래아래 사진)

 

겨울 앞에 선 가을이 이렇게 버텨주면 왠지 세월이 느하다.

 

 

 

집사람은 오랫만의 산행이라 그런지 오름길이 수월찮다.

고도가 높아갈 무렵, 먼저 정상에 올라 동읍 쪽으로 진행하였다.

동읍에서 오르는 길을 확인해 보고 사진도 찍고 정상에 다시 돌아오니

가쁜 숨을 몰아쉬던 아내는 환하게 정상에 도달해 있었다. 

 

배고파서 못가겠다고 하여 얼마지 않은 곳에서 자리를 펴고 늦은 아침식사를 하였다.

겁도 없는 작은새 한마리와 자리를 같이 하였으니 오늘의 새와 인연 깊은 하루인 것 같다.

식사자리에서 서쪽으로 뻗은 남해안 고속도로의 주행선을 보며 망원경으로 조망도 즐기니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산이 낮아 아침 식사하러 온 느낌이다.^^ (아래사진)

 

경망스런 생각이 들었지만 뇌리에는 진해 천자봉에서 이곳 정병산까지 종주에 대한 열망이

떠나질 않는다. 불모산 부근의 길만 확신할 수 있다면 좋은 날 택일하여 거닐고 싶은 길.

오늘 그 분절을 내어 일부를 즐기는 날이라 혹 전체 코스에 대한 열망을 감소시키지 않을까

긴장도 된다.

 

 

(정병산 정상) (정병산 정상 바로 아래 안부)

 

 

(아래사진 : 정병산 산정과 아래로 남해안 고속도로가 보인다.)

 

(아래사진 : 햇살이 내리쬐는 남쪽 진행방향. 멀리 진해 쪽 산들이 연봉을 이룬다.)

 

(아래사진 : 헬기장 안부, 정병산 고봉 능선은 여기서 끝나고 이어서 독수리봉 쪽으로..... )

 

 

(아래사진 :  따뜻한 봄날 같은 온기 속에 가을 느낌이 겨울을 앞둔 절기 같지가 않다.)

 

(아래사진 : 창원C.C.에서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도 망원경으로 보았다.   쬐그만

구멍 속에 공을 넣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듯한 모습에 미소가 절로 나온다.)

 

 

(아래사진 : 불모산 탑이 보인다. 말이 필요없는 능선의 파도다. 무수한 종주객들의

숨찬 발길이 담긴 능선......  이 한장의 사진, 단색조의 아름다움)

 

 

 

 

(독수리바위에서 돌아보니 고도를 상당히 낮추고 있다.)

 

(독수리바위에서 가야할 쪽 방향)

 

(정상 능선 아래, 가운데 살짝 솟은 암봉이 독수리봉, 실제로는 꽤나 위험해 보여 전

에 왔을 때는 지금처럼 안전계단이 없어 빗길에 우회를 하였다.)

 

 

 

3.<용추고개에서 비음산으로>

 

 

내봉림산(내정병산)까지 눈에 익은 길을 휘리릭 지나고 어느듯 용추고개(용추재)에 도착을

하였다. 가족 등반객이나 유산객들이 갑자기 많아진 느낌이었다. 전에는 용추저수지에서 이

리로 올라 정병산으로 갔었다. 이 오름길도 제법 헥헥거렸던 기억을 들추어 낸다.

 

이제부터 비음산까지는 초행인지라 기분이 새롭다.

창원. 대표적인 계획도시. 전통의 고도 진주를 제치고 경남도청을 확보한 신도시.

도시 만족도 가장 높고 살기좋다는 곳.

 

빙 둘러 유명한 산이 많다는 것이 도시형성의 풍수에도 적합한 것 같다.

진해쪽 경계 산들(장복산 불모산 ),

진례 장유 북창원쪽 경계산(용지봉 대암산 비음산 정병산 )

마산쪽 경계 (무학산 천주산)로 둘러싸인 너른 평지.

큰 강이 없는 결점은 있으나 대신 인근 바다가 대신함으로써 도시기능에 격을 올린다.

 

용추고개에서 비음산 가는 길은  정면을 가로막고 있는 522봉을 피해 좌측으로 빙 돌아 가는

능선을 따르는 길이다. 긴가민가하며 의혹에 찬 진행(^^)을 하였다. 

안부고개를 지나니 바로 이 능선이 "진례산성" 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진례산성 터"라고 해야 한다.

한참을 지나면서  돌 무더기가 성벽 터인 줄 각성하였다. 이런 아둔함이여.....

 

군데군데 소나무 숲길이 정취가 있다.(아래사진)  

 

 

 

 

비음산 삼거리 못간 전위봉에서 휴식과 조망을 즐겼다.

아래로 산월 저수지가 보이고 멀리 용지봉이 또렷하다. 용지봉 정상 뒤편으로 장유사가 있을

것이고 능선을 타고 내리면  아득한 곳이 냉정 분기점이다. (아래사진)

 

진해 종주길은 비음산-남산치는 남쪽으로 내려 긋다가 대암산에서 부터 크게 동쪽으로 꺾어

왼쪽으로 진행한 다음, 용지봉에서 호흡을 머추고 남쪽으로 상점령으로 내려서는고나.

 

그리하여 불모산(어려우면 임도로 가도 되겠다.)-웅산을 연결하면 되겠고나.....

한숨이 나온다. 벌써 마음으로는 한걸음 하고 와서 일까.....  

 

비음산 산덩이가 이젠 코 앞이다.

콧노래로 내려서 제법 숨차게 오르는데 음지라 검은 흙이 축축하고 제법 미끄럽다.

양쪽에 진달래가 즐비하다.

이리하여 진달래 비음산의 이름 값을 하나보다. 

대암산 갈림길이 나온다.

그러니 비음산은 웅산-정병산 이음길에는 잠시 들렀다가 다시 나와야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비음산 정상

 

 

비음산 정상

 

(아래사진 : 대암산-용지봉-불모산-시루봉 잇는 굽이굽이 좌우로 흔드는 능선길, 비음산 정상에서)

 

(아래사진 : 비음산 정상에서 출발했던 정병산을 바라본다. 사격장까지 미끈하게 내려긋는

능선과 산자락이 마치 요염한 치마자락과 같다.)

 

 

그러니까 용추고개에서 이곳 비음산 까지는 진례산성 터를 따라 522봉을 가운데 두고 빙 둘

러 온 셈이다. 용추고개에서 이곳까지 정확히 6개의 봉우리는 오르내렸으니 그저 평탄히 쉽

게 도달한 것은 결코 아니다. 

 

 

 

 

 

 

아래 사진은 이수영님의 산행기 사진 중 일부다.

(허락없이 발췌했지만, 이수영님과는 이 정도는 묵인해 줄 수 있는 인연이 있으니 괜찮을 것이다.^^.... 고맙심다.^^)

 

우리가 가지 않은 곳, 대암산 지난 전망대에서의 사진인데.. 우리의 행선이 역으로 잘 드러난다.

봉림산(정병산)에서 쭉 내려서 522봉을 앞두고 용추고개에서 460봉 쪽으로 둘러 비음산에 도

달한 것이다.

 

찬찬히 보면 이수영님의 산행기는 가본 곳이라던지, 다녀와서 보면 더 흥미롭다는 것을 느

낄 수 있다..... 부분부분 세세하고, 에피소드도 많으며 시간대의 흐름이 일정해서 내용이 안

정적이다.

 

이 산행기 뿐 아니라 준족들의 진해-창원 종주기 몇 편, 창원51의 경쾌한 연작시리즈, 불이영

한님의  산행기들이 많이 있는데 괜한 산행기를 덧붙히는 수고를 하는 셈이다.

 

 

(아래사진 이수영님의 산행기 : 빗속의 데이트 ♠창원 대암산/비음산/봉림산, 4월 20일 중에서) 

 

 

 

 

하산로는 사파동으로 직남진 하였다.

가파른 경사길로 급하게 좌우로 흔들며 내려가니 잠시 현기증이 생겼다.

나이가 들어 평형기관의 기능도 온전히 유지되야 하는데.....

 

인간의 육체는 연약하기가 이를 데 없어 새끼발가락 끝만 좀 다쳐도 산행이 곤란하다. 

두발로 산을 오를 수 있는 것 자체로도 얼마나 큰 축복인가.

매 순간이 늘 축복임을 깨달아야한다.

 

그러니 행여 욕심을 내지말고 한순간 방심없이 안전히 산행할 일이다. 

 

천천히 내려서니 사파동 동성아파트가 보인다.

되돌아 사진을 찍으려 화각을 조절하는데 파인더 내로 불모산 탑이 비친다.

아! 불모산.....

 

 

 

(아래 사진 : 비음산을 내려서며)

 

 

 

 

4.<이 한 장의 사진>

 

 

 

아침에 해뜨는 주남저수지 입구에 오다가 이 장면을 목격하고 다시 차를 돌렸다.

천천히 다가 가서 한참을 바라보았다.

 

뭐랄까.....

 

억지로 의미를 갖다 붙히기보다.....

 

그저 어릴 때의 풋풋한 사랑과 우정의 추억 같은 것들이 연상되는 장면들이다.

그러니까 70년대 식 사랑과 우정의 기억이랄까.

 

저런 시공간으로 부터 참으로 많이 멀어진 세월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