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22일 (일요일) 하루종일 비...
참석자 :  11명
장소 : 비음산


산행코스 : 운동장 - 목장원 - 비음령 - 청라봉 - 비음산 -(원점회귀)

참고자료 (산행지도, 산행코스, 산행기 등) :  아래자료에서 창원, 마산지역 "비음산" 자료모음 참조

  

 


 (후기 작성자 : 창원51s)


시간의 흐름앞에선 어쩔 수 없나보다.
누가 뭐래도, 계절은 어김없이 제 순서를 챙기며 우리들에게 찾아온다.
그렇게도 대책없이 기승을 부리던 찜통 더위도 어느새 꼬리를 내리니..
  
따끈한 커피가 맛있어지고, 아침 저녁으로 이불을 끌어 당기게 된다.
새벽녁 잠이 덜 깬 귀에도 비소리는 쉴새없이 들어오고 있다.
  
비몽사몽... 알람소리에 후다닥 일어나 찬물에 세수부터 하고... 창밖을 힐끗 내다본다.
  
'오늘... 산엘 갈려나? 이렇게 비가 많이 오는데...
허기사... 언제는 안 갔나? 뭐...'
  
이른 새벽부터 전화가 오고 가더니, 멀리까지 가는건 좀 무모한 일이라는듯, 창원 내, 비음산 오후 2시로 변경되었다.
  
한 주도 빠짐없이 !! 장하다, 창원51 !! 화이팅~~
  
다시 잠자리에 들어 가보지만 한 번 깬 잠은 다시 오지않고, 올림픽 방송이나 보자..
  
오후 1시가 넘은 시각.
등산복을 차려입고 집을 나서려는데, 비는 더 세차게 내린다.
  
지나가는 사람이,
'저 미친 X...' 할것 같아, 차속으로 숨는 심정으로 얼른 올라탄다.
  
"이래, 비가 억수로 오는데, 몇 명 안 오겠지요?"
"이런 날일수록 더 가야한다.."
  
아니나 다를까 약속 장소엔 11명이나 모였다.
요즈음 보기 드문 성적이다. 참석율이 좋지않을 걸 대비하여, 모두들, '내라도 ...' 하는 심정이었다니, 똘똘 뭉친 동료애(?)가 눈물겹다..
  
IS 씨가 농사지은 거라며 박을 잔뜩 가져왔다.
적당한 크기로 하나 골라 가슴에 안으니, 고마움과 미안함이 함께 따라와 안긴다.
  
작은 못을 지나고 , 새로 난 25번 자동차 전용차로 아래를 지나 산을 오른다.
비옷입고, 우산 쓰고 11명이 산을 오른다.
  
산을 오르는 좁은 산길은 이미 작은개울이 되어있다.
산을 오르는 내내, 비음산을 전세낸듯 우리들 외엔 아무도 안 보인다.
허기사.... 앞 사람 발만 보며, 걷다보니, 어느새 비음산에 도착이다.
  
'아니, 벌~써?'
안개로 조망도 전혀 없으니, 철쭉이 한창이던 봄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세찬 바람이 부는 정상에서 그래도 간식은 꼭! 챙겨먹고 오늘은 여기서 하산하자고 모두들 의견 일치다.
  
 "그래도 ... 가끔 미친 X 들이 보였는데, 오늘은 한 명도 안 보이네?...
" 미친 X ?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산을 올라 온 우리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라는 걸 너무나 잘 알기에, 우린 비음산 정상에서 소리내어 웃었다....
  
밧데리까지 새로 사고, 준비 철저히(?) 하신 우리 집지기님께서 그만.... 정작 디카는 집에 두고 오셨단다..
  
모처럼 홀가분(?)한 마음으로 산행시간, 사진설명에 구애받지않고, 몇자 긁적여 보는 것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