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녀' 와의 데이트..  의성 '비봉산'

 

2009. 3. 29. (일)

꼭지와 둘이서 (07:20 ~10:20) 3시간 소요

수정사-금성산 갈림길-비봉산-전망대능선-수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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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저수지에서 바라본 옥녀?>

 

 

비봉산은 금성산과 마주하고 있다.

산의 형태가 기백-황석산처럼 말밥굽모양으로 원점회귀코스가 가능하지만

시간이(5~6시간) 제법 걸릴 뿐만 아니라 천년고찰 수정사를 볼 수가 없다.

 

금성산은 다음으로 미루고, 의성 산수유 축제와 연계하여

오늘은 수정사와 비봉산을 다녀오기로 했다.

  

수정사에 도착하니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다. 기온은 영상1도,

봄날씨 치고는 제법 쌀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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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산행의 들머리인 수정사(07:20)

절까지 아스콘포장이 되어있으나 폭이 좁아 소형차만 진입이 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절 앞 주차장이 넓어서 좋았다.

 

수정사는 고운사의 말사로 신라 신문왕때 의상이 창건한 고찰로 그 역사가 깊다.

의상대사가 금성(탑리) 인근을 지나다가 숲 속에는 새가 노래하고

나비가 춤추는 곳을 발견, 이곳을 성지라 점하고 창건했다.

 

 '수정사(水淨寺)'라는 이름은 주변 계곡물이 워낙 깨끗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가뭄때문인지 계곡에는 물이 말라서 이름을 무색하게 했다.

  

'수정사(水淨寺)'라는 현판은 '격외선원'건물에 걸려있었다.

오래된 목조건물 같아 보였는데 낡아서 비가 새는지 지붕에는 비닐천막이 덮혀있었다.

경제난 때문에 절집의 살림살이까지 팍팍해지다니..

벽에는 '격외선원'복원을 위한 기와불사 모연문이 붙어있었다.

 

 

 

 

 

 

 

 

 

<수정사 대광전>

 

대광전은 대적광전(殿)이라고도 하고

화엄전(殿)· 비로전(殿)이라고도 한다. 비로자나불을 모시는 법당이다.

뜰에는 매화가 온몸으로 부처님께 헌화공양을 올리고 있었다.

 

 

 

  

 

 

 수정사를 뒤로하고 계곡따라 산행을 시작했다. 여기저기 생강나무가 노란 손을 흔들고 반긴다.

계곡에는 물이 말라서 봄의 소리는 들을 수 없었으나 봄 친구(?)들이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았는데 아니라다를까 꼭지가 소리를 질렀다.

뭔가 했더니 산괴불주머니와 제비꽃이었다. 곧이어 노루귀가 다소곳이 모습을 드러냈다.

작년 대간할 때 이화령에서 만난이후 꼭 1년만이다. 그 반가움이란..

 

 

 

 

<산괴불주머니>

 

 

 

 

 

<생강나무>

 

 

 

 

<노루귀>

 

 

 

 

 능선에 올라서니 3거리 안부(07:50), 절에서 30분 소요되었다.

비봉산은 우측이고 금성산은 노적봉 방향으로 약 4km의 거리에 있다.

 

 

 

능선은 키가작고 아담한 소나무 숲길로 소갈비가 가득하다.

이른 아침의 따스한 햇살에 나무들은 생기가 넘치지만 진달래는 아직 꽃망울을 터뜨리지 않고 있다.

4월10일쯤이면 만개할 것 같은데 진달래가 어우러지면 천상의 꽃길이  되지싶다.

 

 

 

< 주능선의 진달래 개화상태>

 

 

 

 

 

<비봉산 정상부에서 뒤돌아본 풍경>

 

정상에는 헬기장이 있고 잡목을 베어내어 전망이 트이게 해놓았다.

비봉산은 봉황이 날아가는 형상이라 조망도 좋고, 전설에는 옥황상제의 늦둥이 옥녀가 등장한다.

그래서 오늘은 옥녀와 꼭지와 복에겨운 데이트가 시작되었다.

 

 

 

 

<비봉산 671m> 08:16

 

 

 

정상에서 남쪽으로 바라보는 조망이 일품이다.

 

 

   

 

 

혹한의 추위를 견디고 주 능선에도 노루귀가 피기 시작했다.

바람불면 날아갈 것 같은 가녀린 몸짓.. 어떻게 추위를 견뎌내는지 신기하다.

그런데 노루귀의 잎은 어떻게 생겼을까?

 

 

 

 

 

 

비봉산 3봉, 단애아래로 보이는 시골길따라 쭉 내려가면 양지저수지를 만난다.

그곳(양지저수지) 도로에서 이쪽을 바라보면 아래 사진과 같이 비봉산은 여인의 몸으로 보인다.

거창의 미녀봉과 흡사한데 바로 옥녀의 몸이다.

 

 

 

산행 후 산수유마을 가는 길에 잡은 비봉산의 모습..

양지저수지 옆에서 바라보았는데

맨 우측이 이마, 코, 턱, 그리고 긴 목이 흡사 여인의 몸이다.

 

비봉산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있다.

비봉산은 옥황상제의 늦둥이 옥녀가 하늘나라에서 선율을 어겨 그 벌칙으로

삭발과 수도의 명을 받고, 용부정의 물을 길어 치성을 드리니 옥녀가 승천할 때의 모습이란다.

비봉산은 옥녀가 머리를 뒤로 풀어헤친 채 승천하는 형상?

옥녀봉이라 불러도 괜찮을 듯하다.

그런데 왜 하늘로 못오르고 산이 되었을까..

 

 

 

3봉을 내려서니

좌측으로 전망대능선과 우측으로 금성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3봉의 로프구간, 13~14m정도 되는데 물론 우회길은 있다.

꼭지에게 로프잡고 내려가라 했더니

대야산 이후론 로프만봐도 심장이 두근거리고 어지럽다며 우회길로 줄행랑을 친다.

이곳이 비봉산 옥녀의 턱에 해당하는 곳으로

로프를 타고 내려서면 좌측 단애옆으로 남근석이 붙어있다.

잘 보이지가 않아서 한참을 찾았다.

 

 

 

소나무 옆, 바위 벼랑에 붙은 이상한 바위?

 

  

 

'남근석'

 

 

 

 

 

 

아찔한 3봉 전망대를 지나

편안한 소나무숲길을 내려서면 수정사 갈림길, 이곳에서 하산하려다가

시계를 보니 겨우 2시간 산행?. 전망대능선까지만 다녀오기로 하고 경사면을 오른다.

무슨 봉우리들이 삼각형?  꼭지가 씩씩거리며 힘들어한다.

 

 

 

이 보다 더 편하고 아늑한 길이 있을까 싶다.

갑자기 머리가 맑아진다. 나무들이 합창하여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듯 하다.

정말, 운봉의 어느 사냥꾼의 말처럼

山은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고 살아 움직인다더니 그런 것 같다.

 

 

 

수정사(0.8km) 갈림길 안부 (09:08)

 

 

 

전망대 능선을 오르며 뒤돌아본 3봉

작은 고추가 맵다더니.. 오르내림의 경사가 심하다.

 

 

 

저 아래 수정사가 시야에 들어온다.

건너편에 금성산과 노적봉 능선이 병풍처럼 막아서고 있으니 계곡이 깊어보인다.

하긴, 의상대사가 짐찍은 자리이니 평범해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양지저수지를 약간 당겨보았다.

마을을 가로지르며 생긴그대로의 꼬불꼬불한 시골길,

곡선의 길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것이기에 생명이 느껴지고 정감이 간다.

갑자기 어릴적 고향에 대한 향수가 느껴진다.

 

 

 

 

전망대 능선에 올라서니 소나무가 운치를 더하고

마사토 흙길과 암릉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 좌우로 조망이 일품이다.

 

 

 

 

 

전망대능선 마지막 암봉 (09:35)

좌측 끝봉우리에는 산불초소가 있는데 저곳으로 내려서면

우측 금성산과 연계하여 원점회귀가 가능하다.

차량회수때문에 이곳에서 발걸음을 돌려 수정사로 하산하기로 했다.

 

 

 

노적봉 방향

 

 

 

산은 작지만 갖출 건 다 갖춘 비봉산, 편안하고 매력적이다.

다시 수정사 갈림길로 돌아와 계곡으로 하산하니 잡목이 많아서

등로에는 낙엽이 푹신하다.

생강나무가 노란 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한다.

 

 

 

 

 

 

 

<수정사 하산 길> 10:07

 

내년에는 4월초순 쯤, 진달래가 절정일 때

수정사에서 출발하여 비봉산-금성산을 한바퀴 돌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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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근교산에 소개된 산행지도>

 

ㅡ 끝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