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슬화왕영취단맥종주자투리구간

 

종주에 필요한 5만분의1 지형도 도엽명 : 창원

 

언제 : 2011. 12. 9(쇠의날) 맑음

 

누가 : 신경수

 

어디를 : 경남 창녕군 부곡에서 수다리를 넘는 79번국도 팔도도개에서 학포리 낙동강변까지

 

처녀봉(△450) : 창녕군 부곡면

비룡산(410) : 창녕군 부곡면

 

구간거리 : 8.8km 단맥거리 : 7km 생략거리 : 1.8km

 

구간시간 6:50 단맥시간 5:00 휴식시간 0:50 헤맨시간 1:00

 

어제 정말 멋있는 해안가 절경인 이기대를 답사 완료하고 부산에서 근무하시는 고송부님과 오래간만에 산주에 산이야기로 시간을 보내고 모텔에서 유하는데 이거이 잠이 와야지 그래서 생맥주 1병을 들고 TV를 보는데 마침 명장이야기라 전북 남원에서 55년째 수제칼을 만들고 있는데 뒤를 이을 사람이 없어 대가 끊긴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오랫동안 방영을 하는데 부르는게 값이지만 한번 써본 분들은 다시 찾기 마련이라고 한다 그야 당연한 말씀이고 나도 남원엘 가면 한번 찾아보고픈 생각이 절로난다 혹시 정글칼도 만드는지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고송부님이 최고로 좋아 하실 것 같다)

 

내일 자투리 남은 구간이 7km 정도에 불과하고 선답을 하신 고송부님의 말씀에 따르면 길은 없지만 그런대로 갈만은 하다고 하며 더군다나 겨울이니 여름에 하는 것보다는 훨 수월할 것이 틀림 없으니 별 걱정없이 오래간만에 보는 TV프로그램이 재미있어 푹 빠져서 시간 가는줄을 모르겠다

터미네이트를 보다가 정말로 오래간만에 대하는 변강쇠이야기인 가루지기 영화를 재미있게 보고나니 이거야 밤을 꼬박 새운 꼴이라 막바로 잠한숨 안자고 걸망을 둘러매기도 그렇고 잠깐 눈을 붙인다는 것이 동창이 훤해져서야 일어났는데 또 재미있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이름은 잘 생각이 안나지만 단편적으로 생각나는 구절을 내 마음대로 각색해 보면 그 이야기도 내 마음에 와 닿는다 내가 썻으니까???

 

아침입니다

하늘과 땅이 열려있는 공간으로 나갑니다

모두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는 아무리 숨기려도 드러내는

산이 주는 혜택을 어떤 방식으로던지 우리는 누리고 살수 밖에 없습니다

 

세월이 변해도 억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산에 가서 마음을 내려놓습니다

자유로운 영혼이 있어 새처럼 날아갈 것 같은 느낌은 산이 주는 축복입니다

 

나를 돌아보고 나를 잃어버릴수 있는 곳

살아가는 동안 무수한 고통속에서 어찌 먼저 죽어간 이들을 잊을 수 있을까?

산은 순간순간 잃어버릴 수 있는 기회를 자꾸 만들어줍니다 아무 대가없이 말입니다

 

그래서 열려있는 공간으로 나갑니다

수영역에서 전철을 타고 사상역에서 내리면 새로 지은 사상(서부)터미널이 어느 공항터미널 같습니다

사상(서부)터미널 내부

사상터미널 외부 전경

서울 남부터미널까지 노선을 개통했습니다

여천 여수가는 노선도 있습니다

 

아래

운행노선을 사진으로 찍었습니다

부산에서 경상남도 전라남도를 여행하실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아침을 요기하려고 터미널 앞으로 나가면 먹거리가 없습니다 밖에서 좌측으로 보면 철담장이 있고 쪽문이 하나 있는데 바로 그 쪽문으로 나가면 먹거리집들이 몇군데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뭐 평범한 된장찌게 김치찌게 국수 종류인데 나는 시레기국을 시켰습니다

 

밑반찬 몇가지에 멀건 국물에 된장을 풀고 그것도 집된장이 아닌 하얀 슈퍼용 된장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시켰으니 어떡합니까 멀건 시레기국에 밥말아 구겨넣고 무려 1시간20분이나 걸려 부곡터미널에 도착했습니다 혹시나 오뎅 같은 걸 파는 집이 있으면 2차로 아침을 하기 위해 한바퀴 돌아보았지만 먹을 곳이 없고 터미널안 분식집은 아직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부국터미널 버스 운행 시간표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추가 요기는 포기하고 택시로 팔도고개로 오릅니다 금년 여름 제일 더운날 더위먹고 쓰러진 손짜장집 앞에서 내립니다 그때도 휴업을 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아주 휴업이 아니라 업소가 없어진 것 같습니다 기사 왈 고개를 넘어 수다리쪽으로 내려가서 다시 차렸고 이 집은 현재 비어있다고 합니다

 

주유소에 딸려있는 휴게소도 문닫은지가 오래 되었다고 합니다 하기사 이런 한가한 고갯마루에서 장사가 되겠습니까 내가 보아서는 주유소도 장사가 그렇게 잘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주유소에서 넘어온 창녕쪽을 보면 "SK"라고 써진 걸이형 간판이 있는 곳에서 지저분한 콘크리트 포장 경운기길을 따라 오릅니다

위 사진과 같은 좁은 포장길로 오릅니다 이 사진을 찍다가 뒤에 오는 화물차 기사한테 되게 혼납니다 길 거리서 뭐하느냐고 차도 못가게 이러면서 말입니다 이 한가한 길에 하필이면 사진찍을 때 지나가는 것은 또 뭡니까^^

 

팔도고개 : 12:10

 

잠시 오르면 콘크리트 포장길은 끝나고 길은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저 자기가 오를 수 있는 역량에 따라 루트를 개척하며 올라야 합니다 나는 좌측 적당한 곳에서 오르는데 온 사방이 두릅밭이라 봄에 오면 한배낭은 순식간에 꽉 찰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내년 봄에 싹스리를 하지는 마십시요^^

 

적당히 가시 잡목을 가능한한 피하면서 오르다보면 급경사 빨래판 같은 산사면이 펼쳐지는데 그냥 오르기는 내 주제에 좀 힘들것 같아 오른쪽으로 트레버스를 하며 올라붙을 곳을 찾는데 우측으로 길 흔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까 이게 뭔일이랍니까?

 

그래서 그 길 흔적을 따라 오른쪽으로 돌아서 가는데 대구의 배방장님 표시기 한개가 왜 그리 반가운지요 나도 덩달아 표시기 한개를 붙이고 사면을 트레버스해가며 가다보면 그 흔적은 계속됩니다 그러면 등성이에 이르면 좌측으로 급경사지만 그대로 치고 올라야 합니다

 

그런데 미련하게도 그 흔적을 따라 계속 돕니다 그래서 시간만 잘잘하게 걸리고 말았습니다 등고선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어디 한군데 완만한 곳은 없습니다 그저 똑같은 경사도를 가진 등고선뿐입니다 돌다보면 그 흔적마저도 없어지고 치고 오르기에는 너무 급경사라 감히 엄두도 안나고 이왕 저지르고 만일 끝까지 트레버스를 하는데 너무 급경사라 자꾸 우측 아래로 미끄러지려고 하니 야단났습니다 등성이까지 빽을 하려고 했으나 너무 멀리 와 버렸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기어서 292봉을 지난 안부에 이르렀습니다 능선으로 약0.7km정도 밖에 안되는 거리를 오르는데 무려 한시간이나 걸렸으니 오늘 일진도 장담을 못합니다 끝에 가서 무슨 사단이 나도 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진짜로 나고 말았습니다^^

 

등고선상250m 안부 : 13:10 13:15출발(5분 휴식)

 

길은 없습니다 가시 넝쿨 잡목이 가로막아 당분간 우측 사면으로 오르다가 능선으로 오르면 길은 없지만 가시 잡목이 수그러들어 지나갈만 해집니다 낮은 둔덕을 넘어 묘 몇기가 있는 펑퍼짐한 안부에 이릅니다

 

13:20

 

또 그런 낮은 둔덕을 넘어 안부에 이릅니다 : 13:30

 

급경사를 한없이 오르다 바위지대가 나오면 우측으로 오릅니다 : 13:55

 

너무 급경사라 각종 지지물에 의지해 기어서 오르는데 아니 이철에 진달래 꽃망울이 터지고 있습니다 철모르는 가시네입니다 이 겨울에 누가 보라고 그 예쁜 살을 부끄럽게 고개숙이며 보여주는 것입니까^^ ㅎㅎ

진달래 꽃망울

 

낙엽에 자꾸 미끄러지는 몸을 추스려 기어서 올라가면 펑퍼짐한 등고선상450봉입니다 가야할 곳으로 같은 높이의 처녀봉의 모습이 보통이 아닙니다 고생깨나 해야할 것 같습니다

 

바로 이 봉우리가 부곡에서 동쪽으로 바라보면 제일 높고 험하게 치솟아 부곡들판을 내려다보고 있는 산인데 산 이름이 없습니다

 

등고선상450봉 : 14:00 14:05출발(5분 휴식)

 

이제부터 내려가는 길은 망가진 둘레석을 가진 묘들이 가끔씩 나오는 그런 능선을 가며 잔파도를 타는데 바위 섞인 능선으로 오르다가 암릉을 만나면 좌측으로 가다 우측으로 다시 바위에 붙어 그대로 암릉을 넘어서 조금 더 오르면 도면상393봉이며 앞으로 오를 처녀봉의 위용이 대단하다

 

도면상393봉 : 14:25

처녀봉의 위용

 

절벽같은 급경사를 똑 바로 서서 내려갈 수가 없어 삐딱하게 게걸음을 걸으면서 기다시피 내려간 등고선상290m 안부에 이르면 폐묘에 억새가 만발하게 피어났다

 

등고선상290m 안부 : 14:45

폐묘 안부

 

바위가 널린 능선으로 올라 등고선상310봉에 이른다 : 14:50

 

묵은 묘가 있는 안부 : 14:55

 

낮은 둔덕을 넘어가 내려간 등고선상250m 안부 : 15:00

 

급경사를 내려가면서 바라보며 쳐다보는 처녀봉의 모습이 고생께나 하게 생겼다

처녀봉 모습

 

하얀 임도가 내려다보이며 마지막 약간의 공터로 내려가 조금 가면 좌측은 콘크리트 포장길이고 우측은 비포장 자갈깔린 길인 십자안부로 좌측으로 내려가면 비공리이며 우측으로 가면 청암리이다

 

좌측으로 조망이 터지며 비공리를 건너 너른 들판을 달려 낮게 흐르는 단맥줄기와 그 너머로 비슬기맥 종남산과 덕대단맥 덕대산의 모습이 우렁차게 흐르고 있다 길을 건너 절개지가로 처녀봉을 올라가는 길이 너무 잘 나있다

비공고개 절개지가로 처녀봉오르는 길이 뚜렸하다

비공고개에서 비공리 건너 명성리 들판과 그 뒤로 낮은 산줄기와 그 너머로 비슬기맥 종남산과 덕대산

 

비공고개 : 15:15 15:25출발(10분 휴식)

 

길건너 절개한 곳을 역으로 다시 절개한 오르는 좋은 길을 따라 올라 급경사를 빡씨게 올라 편편한 납작묘가 있는 곳에 이른다

 

15:35

 

급경사를 장송숲 사이로 올라 장송숲이 끝나면서 참나무에 철쭉과 잡목이 섞인 능선으로 오른다

 

15:45

 

마지막으로 급경사를 채고 오르면 잘 생긴 소나무가 반겨주고 있는데 뒤돌아보면 소나무에 십자가 모양으로 껍질을 도려낸 모양을 보게 된다 누가 무엇 때문에 처녀봉 정상을 지키고 있는 아름다운 소나무에 그런 형벌을 가했는지 그 이유를 도저히 짐작할 수조차 없다 왠지 섬뜩한 기분까지 드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처녀봉 정상 아름다운 소나무

뒤돌아본 십자가 문신을 한 소나무

 

그 소나무를 지나 조금 가면 처녀봉 정상으로 그런대로 조금은 관리가 된 조금 큰 묘1기가 있으며 둘레를 아무리 찾아보아도 도면에 있는 삼각점은 보이지를 않는다 좌측으로 구산리일대와 초동면의 그 너른 평야가 눈에 들어오고 학포리에서 하남읍으로 가면서 기역자로 꺽이는 낙동강의 유장한 흐름을 한눈에 바라볼수 있어 고생을 하며 오른 보람이 있다 역시 산은 열린 공간이 있어서 좋다

 

이 무덤이 혹시 처녀무덤은 아닌지 그래서 전설이 전해져 오며 자연스럽게 처녀봉이란 이름을 얻은건지도 모르겠다 왠지 안되보이고 조금은 섬짓한 느낌이 드는 처녀봉 정상의 기분이랄까^^ 원 별 생각을 다 해요 멀쩡한 산을 가지고 말입니다

처녀봉 정상 처녀무덤?

 

누군가 관리를 한 모습입니다 혹시 장가 못간 총각들이 혹시나 소개팅을 해주려나 하는 마음으로 벌초를 한 건 아닐런지요?

하남읍으로 가는 낙동강의 유장한 모습

대산면 너른 들판과 낙남정맥

부산의 준희 선배님의 처녀봉 팻찰

 

처녀봉 : 16:00 16:10출발(10분 휴식)

 

솔숲 급경사를 내려가 문화유씨 납작한 폐묘가 있는 등고선상370m 안부 : 16:20

 

부드러운 솔갈비가 깔려 석양빛에 붉게 비치는 포근한 느낌을 주는 그런 비단길을 걸어 둔덕인지를 오르고 약간 내려가다 다시 오르는 것인지 평지길을 가는건지 또 그런 좋은 길을 가다 등고선상410봉 정상에 이른다

이렇게 좋은 솔숲길

 

등고선상410봉 : 16:30

 

내려가다가 슬슬 길이 이상해지고 암릉이 나오면서 그 길은 우측 사면으로 이어지다 능선으로 올라 바위가 섞인 길을 잡목에 걸리적거려가며 가다보면 길은 어느새 없어지고 엄청난 바위들이 포개지고 어우러진 그런 등고선상 또 다시 나오는 410봉을 바위 정상에 이르게 되며 길은 완전히 사라지고 만다

등고선상410봉인 암봉 비룡산(?)

 

역시 이 봉우리 정상에 박혀서 자라고 있는 나뭇가지에 부산의 준희 선배님의 예의 그 하얀 "404m" 봉우리라는 팻찰이 달려 있다 그리고 다음에 나오는 쫙 아래로 깔리는 봉우리가 아니라 산줄기의 일부인 둔덕 정도 수준인 아주 낮은 봉우리가 비룡산이라는 산이름을 얻고 있는데 내가 생각해서는 바로 이 등고선상410봉 암봉이 비룡산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정상 바위로 오르면 조망이 뛰어나 가야할 산줄기와 낙동강의 흐름이 처녀봉에서 보는 것보다 더 한층 가까이서 조망할 수 있습니다

등고선상410봉 암봉(비룡산)에서 바라본 가야할 산줄기와 낙동강을 건너는 다리가 보이고 강건너 낙남구룡단맥 산줄기 끝자락이 잘 보인다

 

바로 사진 한가운데 살짝 오른 낮은 둔덕이 도면상으로352m 지점인 비룡산인데 어찌 바로 그옆봉인 이 암봉은 산이름을 얻어도 충분한 여러가지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는데도 산이름이 없고 산줄기의 일부인 낮은 둔덕이 거창한 비룡산이라는 이름을 얻고 있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5만지도에도 이 봉우리 밑으로 비룡산이라고 표기가 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옆으로 표기된 352m 지점을 비룡산이라고 하는지 나는 이해할 수 가 없다

 

그래서 이 암봉을 나는 비룡산이라고 확신을 한다

 

비룡산 : 16:40 16:45출발(5분 휴식)

 

길은 없고 바위들을 조심스럽게 넘어서 한동안 바위들과 실랑이를 벌려가며 내려가면 역시나 길은 아무데도 없다 잡목과 가시를 조심하며 지저분한 능선으로 내려가 안부에 이른다

 

안부 : 17:00

 

오르면서 우측으로 보이는 서녘하늘은 마지막 햇빛을 태워 붉게 물들어가며 자연을 수놓고 있어 넋을 놓고 잠깐 쳐다본다 아름답다 곧 이어서 어둠이 찾아올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아름다운 것은 아름답다

아름다운 저녁노을

 

폐묘터인 것 같은 잡목 무성한 도면상352봉인 둔덕으로 올라서면 여기에도 부산의 준희선배님의 예의 그 하얀팻찰이 여기가 비룡산이라고 하는데 내가 생각하는 비룡산은 전자에 이야기를 했으므로 여기서는 그냥 지나가기로 한다

 

도면상352봉 : 17:10 17:15출발(5분 휴식)

 

밝음을 불살라 어둠의 재로 내려앉으려 하고 아직까지 남아있는 잔광으로 우측 남쪽으로 내려가는데 붉은 빛은 점점 사라지려고 하고 있다 가시 넝쿨 지저분한 그런 곳을 넝쿨에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에 조심을 거듭하며 내려가 그런 안부에 이른다

안부 : 17:30

 

또 그런 곳을 한동안 아니 끝까지 가야한다 좀 큰 바위 한개가 있는 등고선상270봉에 이른다

 

17:40

우측 마천리 방향으로 마지막 안간 힘을 쓰며 간신히 토해내는 석양빛은 어둠을 같이 토해내고 있으며 그 밑 마을들의 밤을 밝히는 불빛들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한다

 

어렵게 어둠을 낮삼아 가다가 등고선상230봉으로 추정이 되는 봉우리에 이른다 : 17:50

 

바위들이 뒤 범벅이 된 산줄기를 조심스럽게 한발한발 확인을 하며 가시 넝쿨이 만발한 안부에 이른다 물론 도면에는 나오지 않는 둔덕이고 안부다

 

등고선상170m 지점 안부 : 18:00

 

둔덕으로 오르면서 낮이 밤에게 완전히 먹혀버린 지금 이제는 육안으로 가기에는 한계가 있어 랜턴을 찾으니 이게 어찌된 일이냐 말이시 랜턴이 없어졌다 어제 분명히 이기대해안길종주시 동굴체험하러 들어갔을 때 사용한 랜턴이 어디 갔느냐는 것이다 이걸 보고 바로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고 하는 모양인갑다^^

 

아무리 뒤져도 없는 랜턴 나중에 어디서 나오겠지하며 비상용으로 가지고 다니는 작은랜턴을 드디어 써 먹을 때가 온 것이다 나중에 배낭을 털어도 없었으니 아마도 동굴체험하면서 나오다가 배낭에 넣는다는 것이 밖으로 빠져나간 것 같으나 그 정확한 진실은 영원한 미스터리다^^

 

둔덕으로 오르면서 가시 넝쿨 잡목 그리고 무작위로 꽉꽉 들어찬 크고 작은 바위들이 작은 절벽을 만들고 그런 곳을 오르는데 사람이 갈 수 있는 루트를 개척하며 암봉인지 능선중 일부인지 그런 곳을 지나는가 싶은데 바위들 때문에 도저히 능선을 가늠할 수가 없다

 

하여간 예전에 가야양각지맥을 할 당시 밤중에 암릉을 만났는데 랜턴을 비추기는 하지만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은 실제하고 달리 굴절이 되어서 약간 돌출된 곳으로 알고 내려가다 절벽에서 구른 기억이 생생한데 오늘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확인에 확인을 거듭하는데 랜턴으로 비추어서 발 디딜틈이 있다고 보여도 다시 한번 스틱으로 두들겨보고 한발은 고정을 시키고 가장다리를 다른 발로 눌러도 보고 조금이라도 의심이 되면 밤을 새워도 좋으니 그저 다시 빽을 하고 그런 식으로 진행을 하다보니 평소 10분도 안걸릴 거리가 무려 1시간이란 시간이 흘러 결국은 도면상 마루금으로 그은 곳에서 약간 서쪽으로 비켜서 내려왔지만 길이 없으니 그만 한 것이 다행이라

 

아무 대가없이 그 순간이나마 모든 것을 잊고 자연과 한마음이 되어 헤쳐 나갈 수 있는 용기를 주고 무사히 그 순간들을 보낼 수 있는 힘을 주신 우리산줄기를 주관하시는 모든 산천초목에게 감사를 드리고 앞으로도 그리 해 주시기를 바라면서 낙동강변 2차선 도로변에 서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낙동강변 : 19:00

 

그후

 

이미 밤은 깊었고 부곡택시를 부르고 가만히 있기도 뭐하고 그래서 부곡쪽으로 방향을 잡고 걸어가다 노리마을 입구에서 더 가기도 그렇고 경찰봉까지 돌아가고 가로등까지 있는 곳에서 택시 오기를 기다려 타고 터미널에 도착하니 서울 가는 버스는 이미 옛날에 마감을 했고 결국 대구가는 19시50분차로 대구, 시외버스터미널이 제일 많은 대구로 갑니다

 

가면서 대구의 산님들 생각이 안난것은 아니지만 대구 도착이 21시이니 또 전철을 타고 동대구역으로 가면 거의 어찌하다보면 22시가 넘을 것 같고 망서리고 있는데 마눌한테 전화가 온다 심야버스타는 것보다 KTX를 타면 더 빨리 올수 있다며 적극 권장을 하고 나선다

 

누군 몰러???.....

 

고맙지만 그래도 모른척 하며

 

그러네여^^~~

그래서 공식적으로 동대구역에서 KTX를 타고(그 시간에 좌석이 있음) 서울역으로 갑니다

 

비슬화왕영취단맥종주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