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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산꾼 어린이날 불암산-수락산 맴맴 종주기


산행일시:2007년 5월 5일 토요일 심야,새벽-안개, 낮-흐림
산행코스:불암산(508m), 수락산(637m) 종주(약 25 km 이상)
             서울시 상계역-불암산공원입구-불암산 정상-다람쥐광장-갈림길(4거리)
             ~~~능선위 송전탑~~~계곡~~~군부대철책~~~계곡~~~능선위 송전탑
             ~~~능선위 봉우리마다 올라감~~~다시 원래 갈림길(4거리)-덕능고개
             -도솔봉-치마바위-남근석바위-하강바위-코끼리바위(종바위)-철모바위
             -수락산 정상-기차바위(홈통바위)-도정봉-의정부시 동막골 LPG 충전소-회룡역
산행팀원:아빠와 나(천지인, 초등학교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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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5월 5일 어린이날이다. 나도 이제 이런 때 놀이공원 가봐야  놀이시설 타보려고 줄서다 하루해가 저무는 걸 알 나이가 되었다. 물론 놀이시설 타는 것이 재미없는 것은 아니다. 좀 한가할 때 가면 타고 싶은 것을 다 타볼 수 있는데, 굳이 이렇게 사람많을 때......

그렇다면 무엇을 할까?
......

......
아직도 많은 산들이 산불방지기간이라고 하니 다시 한번 수도권 근교 산행을 나서기로 한다. 아빠도 놀이공원에서 줄서다 시간보내느니 차라리 산에 가는 것이 나을 거라 생각하신 것 같다. 그런데 일기예보를 보니 내일 날씨가 여름날씨처럼 더울 것이라고 한다.

"아빠, 밤에 산에 가서 오전에 하산하면 좀 덜 덥겠죠?"
"야간 산행은 묘미가 있긴 한데 좀 위험할 수도 있고......어딜 가나?"

결국 전철로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불암산과 수락산을 이어 종주하기로 했다.
물론 두 산 모두 첫산행이다. 아빠도 이 쪽 산들은 사실상 첫산행이나 마찬가지라고 하신다.

전철이 거의 끊길 때 즈음 4호선 상계역에 내리니 벌써 5월 5일 0시 반이 다 되었다.


상계역 1번 출구로 나가 계속 걸으니 어떤 교차로가 나오고 거기서 횡단보도 건너서 아파트단지 옆으로 난 도로를 따라 약간 올라가니 불암산 공원 들머리가 나온다.




여기서 조금 올라 가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어디가 불암산 정상가는 길인지 분명하지 않다.
지나가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보통 이런 도시근교산은 밤에도 운동삼아 다니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오늘따라 한 명도 안 보인다. 산에서 우는 새소리만 크게 들린다.

방향과 높이로 판단하여 길을 정하고 계속 가본다.
아빠와 나하고 두 사람만 이 산에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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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이 이 정도니...(0시 50분경)
보이는 건 랜턴에 비친 세상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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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작은 갈림길이 여러 차례 있었는데 그 때마다 제대로 된 방향표지나 이정표를 보질 못했는데, 이제서야 안내판이 하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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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판을 참고하여 계속 진행한다.


커다란 바위슬랩이 나오기 시작한다.


안내판이 또 하나 나온다. 아직까지 제대로 진행중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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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는 본격적인 바위슬랩구간이다. 아주 커다란 바위덩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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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릉 안부에서 오른쪽 길로 오른다. 그쪽이 정상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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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 펄럭이는 태극기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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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암산 정상이 틀림없다.


태극기를 향하여 오른다. 안개가 짙다.




불암산 정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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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스런 태극기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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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암산 정기를 받으며 한동안 머무르다 '다람쥐광장(석장봉)'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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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지나니 이정표가 나오긴 하는데, '수락산'이나 '덕능고개'란 지명표시가 없다.


여기서 북쪽으로 조금 더 가니 산길 4거리 갈림길이 나오는데, 직진해서 가보니 약간 규모가 큰 암봉으로 오르는 길이어서 진행방향이 아닌 것 같아 오르다 다시 내려와 갈림길에서 오른쪽 길로 가보니 얼마 지나지 않아 길바닥 큰 돌에 빨간 페인트 글씨가 씌어있는 것을 보게된다.


여기서 좌회전하느냐 직진하느냐 고민하다가 지나온 길에서 볼 때 직진을 한다.
계속 가보니 능선을 살짝 비껴가다가 다시 능선위로 올라서서 서서히 내려가는 느낌이 든다.
어둠속으로 한참을 걸어갔지만 아무런 이정표도 볼 수 없었다.
갑자기 어둠을 헤치고 우리 앞에 모습을 보인 것은 거대한 송전탑이었다.
 

이제까지 아빠와 나의 숨소리말고는 산에서 우는 새소리가 전부였는데, 이 구간에선 별로 기분 좋지않은 소리가 크게 들린다.

"찌잉~찌잉~!"

약간 기다란 노란색 표지기(리본)가 근처 나무에 달려 있다. 여기가 능선위의 산길인데, 리본은 능선 아래(아마 계곡 쪽)로 잡목이 제법 우거진 곳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사람이 한동안 다니지 않은 듯한 길이다. 몇 걸음 내딛으니 낙엽 쌓인 곳에 발이 무릎까지 빠진다. 경사도 심한 비탈길이다. 아빠와 나는 이 길을 일단 의심을 한다. 많은 사람들이 불암산에서 수락산을 이어 다녔을 터인데, 이런 거친 길이 주능선 길은 아닐 것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일단 이 계곡으로 내려가 본다. 거의 밀림을 헤치고 가는 분위기다. 능선에서 계곡으로 내려오니 낙엽이 많이 쌓여 있지만 사람이 다닌 흔적이 희미하게 보인다. 문제의 노란 리본도 하나 더 발견한다. 물론 제대로된 등산로는 아닌 것 같다. 송전탑관리를 위한 응급복구로(?) 같다고 아빠는 추측하신다. 계곡을 건너 조금 내려가보니, 철책이 나타나고 군부대지역임을 알리는 경고문구가 보인다. 우려가 현실로......철책을 우회할 길이 보이지 않는다. 설령 있다하더라도 깜깜한 밤에 처음 가는 산행길의 우회로는 어찌 찾을까?

우리는 다시 처음 만난 계곡 근처로 와 숨을 고른 뒤 음료수를 한모금씩 마시고 초콜릿 두어 개를 먹으며 결정을 내린다.
아까 그 갈림길로 되돌아가기로...
물론 아빠의 제안에 내가 동의하는 것인데,
아빠가 그렇게 하자(되돌아가자)고 말씀하신 이유는,

1.우리가 지나온 길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2.오늘 새벽 날씨가 안개는 좀 있지만 악천후가 아니다.
3.우리는 배낭속에 먹을 것, 입을 것, 휴대폰 등 준비가 철저한 편이다.
4.이 길로 계속가면 여러 사람 피곤해진다.
5.우리는 아직 체력이 많이 남아있고 정신도 멀쩡하다.

결정을 내리고 신속히 계곡에서 능선을 향해 치고 오른다. 내려갈 때 보다 더 빨리 능선에 올라 아까 그 송전탑을 발견한다. '찌잉~찌잉~' 소리가 이번엔 별로 기분 나쁘지 않다.
"잘 있어, 송전탑아!"

목표로한 4거리 갈림길까지 되돌아가면서 이 쪽 길도 최대한 알아두기로 하고 가는 도중 만나는  또다른 작은 갈림길에서 다른 쪽으로도 몇 백미터 정도 씩 가본다. 혹시 무슨 이정표가 나오나 한번 가보는 것이다. 하지만 그 어떤 이정표도 발견하지 못했다.

능선위의 작은 갈림길 중 하나(갈림길 위에 있는 작은 나무 한 그루)


능선위의 완만한 경사의 커다란 암봉에서 준비해간 지도를 한 번 살펴본다.
가지고 간 지도는 별 도움이 안된다. 굳이 필요하다면 더 상세한 지도가 필요하다.
주위에 핀 꽃에서 향이 나는 것 같다.


원래는 수락산 정상에서 일출을 보려고 계획했었는데, 어차피 어려울 것 같다.
우선 시간적으로 어렵고, 또한 안개 낀 흐린 날씨 때문에 어려울 것 같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갈림길로 이동한다.
완전한 어둠에서 희미하지만 산의 능선이 보이기 시작하자 능선을 계속 타면서 간다.
거의 모든 암봉을 우회하지 않고 직접 오르고 내려서 갈림길에 도착한다.






갈림길에서 쉬고 있는데 멀리서 아침 산행 나온 아저씨 한 분(배낭도 매지않은 분)을 만난다.
아저씨는 덕능고개가는 길을 알려주신다. 우리가 어디서 어긋났는지 알 수 있었다.
우리가 의심했던 부분과 정확히 일치했다. 그것을 되돌리기 위해 산 속에서 몇 시간을 추가로 보낸 것이다. 후회는 없다. 아쉬움은 조금 있다. 하지만 이렇게 위기를 모면한 것에서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어서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다. 산속에선 어떤 경우라도 침착해야 한다.

'덕능고개'를 가리키는 글씨와 화살표가 반갑다.


덕능고개 동물이동통로가 보인다. 드디어 불암산영역에서 수락산영역으로 이동한다.


보이는 송전탑 중 저 뒤쪽 송전탑 부근을 간밤에 헤치고 다니지 않았을까?


덕능고개로 올라가니 송전탑이 또 나온다.


방향표시만 있을 뿐 거리표시는 없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여긴다.





산불이 났던 흔적이 보인다.


넓고 커다란 암반 근처에 높다란 송전탑이 또 보인다.


야생화가 우리를 흐뭇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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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솔봉(540m)'에 오른다. 안개가 자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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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솔봉에서 제일 높은 바위 무리-주전자 주둥이 쪽으로 조심스레 올라 내려보니 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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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쪽 바위


다시 도솔봉 암봉을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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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고개 하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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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원바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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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좀 옅어졌을 때의 도솔봉 하부 암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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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솔봉 내려오다 만난, 수락산을 즐겨찾으신다는 78세의 할아버지와 함께
- - - "계속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수락산 정상이 가까워진다.



'치마바위'를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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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으로 가는 통천문의 역할을 하는 바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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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근석바위(또는 돼지코바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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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이어 나타난 '하강바위'를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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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강바위 정상엔 태극기가 없었다. 안개가 정말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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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강바위에는 상하로 큰 크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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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바위'라고 하는데 아랫부분은 따로 '종바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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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정상을 향해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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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모바위(삿갓바위)'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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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정표를 보고 암봉을 타고 정면에서 약간 왼쪽으로 올랐더니,


커다란 바위사이로 사람하나 간신히 통과할 만한 개구멍이 나온다.
배낭을 손에 들고 통과해본다.  나와서 보니 다른 산님들은 저아래로 우회하고 있다^^.



드디어 수락산 정상(637m)이다.


수락산 정상 올라온 길


반대편 등로(우리가 하산할 방향)




암봉위를 재빠르게 왔다갔다하는 청설모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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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에 제대로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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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바위 쪽 봉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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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락산의 진정한 정상(태극기와 삼각점 있는 바위 위)으로 올라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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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수락산의 진정한 정상이다.
태극기와 함께~~~
아빠는 바위 위 공간이 좁아  태극기 넣고 사진찍기가 좀 불편하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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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동안 쉬다가 기차바위 쪽으로 하산한다.


수락산 정상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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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부분을 줌으로 당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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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바위(홈통바위)' 상부의 위험경고표지판

 
멋진 수락산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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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바위에서 천지인 하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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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바위 내려오다 본 멋진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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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하산하면서 뒤돌아본 정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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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암반위에  + (십자가표시)가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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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봉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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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까마귀인듯) 두 마리가 자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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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봉(524m)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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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봉에서 아이스크림 파는 아저씨가 어린이날이라고 공짜로 아이스크림 한 개 주신다.


도정봉에서 바라본 계곡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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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정봉을 한참 지나 도정봉을 뒤돌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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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막골 쪽이라고 해서 계속 갔더니 이런 데가 나온다.
동막굴다리가 아니라 그보다 북쪽의 어느 또 다른 날머리이다.
근처에 LPG가스 충전소가 있고 약수터도 있다.






의정부시 회룡역을 향해 계속 걸어가고 있는데,
수락산을 무사히 넘어온 나를 반겨주는 환영 플래카드 발견!(참고로 저 가게와 아무 관계없음)
아빠와 나는 아무튼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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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룡역에서 전철을 타고 집으로 가다가 멀리 불암산 모습이 보여 얼른 찍어본다.

집에서 점심으로 시원한 냉면을 준비해 놓았다고 한다.



여름날과 다름없는 어린이날 아빠와 난 불암산과 수락산을 찾았다.
불암산과 수락산의 기암괴석은 정말 멋있다.
좋은 산들이다.
또한 한밤중에 겪은 일과 그 것을 극복하는 과정은 정말 잊지 못할 것 같다.
오늘따라 아빠의 품이 더욱 넓어 보인다.

오늘 산행도 여기까지다.

지금까지 부족한 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 모두 즐겁고 건강한 산행하세요.

어린이산꾼     천 지 인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