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암산에서 돌아본 쫓비산
  불암산에서 돌아본 쫓비산
 

광양 불암산

1:25,000지형도=진상

2006년 4월 23일 일요일 맑은후 흐리고 황사(7.3~17.9도)   평균풍속 3.0m/s

코스: 외회마을10:30<1.3km>갈미봉519m<2.3km>쫓비산538m<2.8km>토끼재863번 지방도<1.4km>▲불암산431.3m

        <1.4km>탄치재2번국도<2.5km>▲국사봉447m<2.1km>상도재<0.8km>목과마을17:30                         

                                                                         [도상14.6km/ 7시간 소요]

 



지형도
  지형도
 

 

개요: 전라남도 광양시 진상면 서쪽 구릉너머로 범람하는 섬진강 하류가 넘보지 못하게끔, 다압면과 진월면 산록들이 방벽을 구축하고 있는 이번 코스는, 그 산등성이를 따라 광양만을 향하여 내려가는 호남정맥의 끝자락타기이다.

최고봉이래야 538m의 쫓비산이지만, 그 보다는 낮아도 불암산(431.3m)에서의 탁 트인 조망이야말로 전후 사정을 속내까지 내비치고 있어, 이번 산길의 대표산으로 손색이 없다. 이 곳 정상에선 서북쪽 천미터대의 억불산과 백운산의 웅자가, 발치아래 섬진강 건너론 지리산의 전체적인 윤곽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

 

섬진교 건너편의 하동경찰서 건물까지 속내를 드러내는 하동읍 하며, 광양만으로 빨려드는 섬진강의 최후도 목격할 수 있는가 하면, 서쪽으론 수어저수지를 둘러싼 전남 해안지방의 목가적인 풍경도 서정적으로 다가온다.

후반부 국사봉(447m) 이후의 목장지대 초원에 펼쳐진 철쭉군락지가 단연 돋보이는, 이번코스 날등길 동쪽으로 흘러간 빗물은 곧장 섬진강으로 유입된다. 그러나 분수령 서쪽으로 쏟아진 하늘물은 수어저수지로 모아져서, 진상면 논바닥 적셔주다가 수어천교 다리아래로 흘러가 광양만에서 짠물로 변한다.

 

불암산 아래 섬진강
 불암산 아래 섬진강 
 

 

가는길: 남해고속국도 섬진강 휴게소 바로 곁의 진월나들목에서 빠져나온 2번지방도는, 이번 산길의 들머리와 날머리를 함께 내주며 마루금과 궤를 같이해, 탈출코스로 용이할 뿐더러 토끼재. 탄치재 등은 지친 분들 끊어타기에도 적당하다.

외회마을 고갯마루에서 갈미봉에 오르면 동판으로 된 원형 소삼각점 설치되 있고, 봉우리 대여섯 개 넘어 쫓비산에 오르면 제국시대 제설된 화강암 소삼각점이 쪼삣하게 박혀있다. 536.5m의 쫓비산에서 해발 200m대의 토끼재까진 그야말로 룰루랄라 오솔길이라 속력내기 좋지만, 2차선 지방도를 건너면 기아변속을 해야한다.

절개지 이후의 경운기길에선 베어낸 벌목지대 아래로 수어저수지의 목가적인 풍경이 한폭의 수채화로 다가온다. 옥곡면과의 면계선상 날등도 하늘금을 그려내는가 하면, 불암산 오름길의 북사면 유실수단지에선 두고온 쫓비산이 멀뚱하게 보이고, 섬진강변 모래톱은 황색물결로 요동치고 있다.

그러다 억새만이 듬성듬성한 불암산 고스락에 오르면, 꽉 막힌 숲속에서의 갑갑했던 조망은 일순간에 사방으로 펼쳐져, 마치 하늘나라에 두둥실 떠있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한켠에는 [하동43-1985재설]삼각점이 박혀있다.

 

@@@@@

 

아쉬움을 뒤로하고 수어저수지에서 섬진강으로 넘어가는 탄치재 2차선 지방도에 당도하면 [탄치재 해발100m]비석이 눈에 띄는데, 지형도상엔 180m대이므로 잘못된 표기임에 틀림없다. 산길따라 임도 한가닥 가지를 쳤는데 초반엔 그 길 따르다가 이번코스 유일의 헬기장 한 곳 지나치면, 완경사 오르내림은 한시간 가까이 계속되면서 돌담 무너진 국사봉에 닿게된다.

[하동15-1991재설]삼각점과 봉분이 있는 정상 이후의 억새초원 하산길은, 오르막 한군데 없이 광양만을 향해 내리뻗어, 한달음에 쉽게 내달릴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철쭉 무성한 그 길은 그리 호락호락하질 않다가 초원지대가 끝나면서 다시금 잡목림 정글로 빠져들게 된다.

해발 230m대의 삼거리(상기지형도의 독도주의지점)에 당도하면 나침반 확인하고, 서쪽이 아닌 서남쪽으로 향해야한다. 현장에 내걸린 리번들로 봐선 선답자 대부분이 서쪽 지능선을 타고 과수원으로 내려와 임도를 향했던 바, 그리 진행해도 무방하지만 지형도대로 서남쪽을 향해야 정석이겠다.

역방향 진행시엔, 상도재에서 바라본 두 개의 철탑중 날등 것을 바라보고 진행하면 틀림 없겠다. 상도재에 당도해서 시간이 충분하다면야 발길 닿는데까지 진행해도 무방할 터이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과수원길 따라 청암리로 내려와 2번 지방도에서 산행을 마칠 수 있다.

 

신록의 갈미봉(519m)이후 주능선 길
  쫓비산 가면서 돌아본, 신록의 갈미봉(519m)
 

황사속의 억불봉(1008m)
  황사속의 억불봉(1008m)
 

수어저수지
 수어저수지 
 

토끼재 직전에 본, 불암산(431.3m)
 토끼재서 본, 불암산(431.3m) 
 

섬진교와 하동읍
  섬진교와 하동읍
  

불암산에서 돌아본 쫓비산
 불암산에서 돌아본 쫓비산 
 

돌아본 토끼재
  돌아본 토끼재
 

탄치재
 잘못된 표기-180m
  

산성으로 둘러쳐진 국사봉(447m)
  산성으로 둘러쳐진 국사봉(447m)
 

국사봉 아래서 본, 상도재와 정박산(167.2m)
  국사봉 아래서 본, 상도재와 정박산(167.2m)
 

 

산행후기: 보름만에 다시찾은 이 산자락엔 진달래는 지고 철쭉만이 무성해서 하시절 수상함이 더욱 절실하다. 오늘 화려하게 꽃피운 외회마을의 박태기꽃 역시 보름전의 하얀색 일변도였던 배나무꽃이 자취를 감췄듯이, 한 열흘 후면 다시보긴 힘들 것이다.

오늘 지나친 이 장면들을 다음 기회로 미루다가 다시 볼 순 없었다. 금년 아니면 내년에? 천만의 말씀이다. 그래서 순간 순간은 더욱 아쉽기만 하고 쫓기는 발길은 초조하기만 했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취미수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어서 일부러 시간 내 찾아갈 순 없는 노릇이다.

촬영 때문에 나 하나로 인해, 전체적인 진행속도가 늦어진대서야 얼마나 미안해 할 일인가! 그래서 전에는 점심식사도 걸른 체 행동식으로 대신하면서 쉬지 않고 걸어야만 했었다. 이젠 세월이 흘러 암묵적인 양해하에 중식도 그들과 함께들게 되었다. 고마울진저..!

 

@@@@@

 

며칠전의 모진 강풍에도 버텨 남았던 산벚꽃 꽃잎은 산들 부는 미풍에도 삐라처럼 흩날린다. 일본말로 하나비라.. 우리말론 뭐라고 할까?  나폴거리며 떨어지는 그 고운 자태를 바라보면서 역시 열흘 넘기는 꽃잎은 없구나...! 백일홍은 백일동안 버틸 수 있을까? 지켜보질 않아서 모를 일이지만 아마 불가능할 것이다.

진시황은 백년 넘게 살겠다고 불로초를 찾아오라 했지만 우리나라 삼신산(지리산)을 찾지 못해 요절하고 말았다지? 저 꽃잎처럼 피고 지고 지고 피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인생사 한 번 오고가면 그만인 것을, 무슨 집착으로 무얼 찾아 헤메는지, 말꼬리 물고 늘어지고..

근 삼년에 걸쳐 전라남북도를 오가며 숱한 봉우리와 강물들을 번갈아 달려온 호남정맥 끊어타기도 다음차례 한 구간만을 남기고 있지만, 다음엔 어디로 향해야 할 지가 아직 정해져 있질 못하다. 그래 어쩌면 목표 그 자체가 무의미한 지도 모르겠다. 언제 내가 목표를 두고 달려왔던가...아름다운 이 산하가 그냥 좋을 뿐이다.

 

박태기나무
  박태기나무
 

청미래나무
  청미래나무
 

산벚꽃나무
  산벚꽃나무
 

병꽃나무
  병꽃나무
 

 금붓꽃
   금붓꽃
 


  이스라지
 

떡갈나무
  떡갈나무
 

졸참나무
  졸참나무
 

단풍취나물
 단풍취나물 
 

호박벌
  호박벌
 

 

 위로     산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