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꺽정이 나라님을 능멸하며 노닐던 본거지 양주의 불곡산


 

제2006095043호       2006-11-11(토)


 

자리한 곳 :  경기도 양주시  유양동, 산북동

지나온 길 : 대교아파트-전망바위-로프지대-임꺽정봉-상투봉-상봉-백화사갈림길-향교마을

거리및시간: 도상거리 : 약6km   

날     씨 : 맑음  

함께한 이 : 회사동료 3인과 함께

임꺽정봉
만장봉,자운봉,오봉 -만경대,인수봉.백운대,노적봉이 병풍 처럼 도열했다


산행이야기

바쁜 도시생활에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싶을 때 '등산'만큼 좋은 도구가 없을 것이다. 때로는 과격하게 어느 때는 잔잔하게 끊임없는 경쟁을 하며 동료보다 위로 오르려고 발버둥 치다보면 승리의 달콤함보다는 좌절과 절망의 늪에 빠져 마음에 깊은 상처를 받고 허우적거렸던 날들이 많았다.

어제도 알코올의 도움을 받아 가슴속으로 치밀고 들어오는 비수의 고통을 완화해보려고 밤을 지새우다 무거운 몸을  일으켜 속세를 도피하듯 가볍게 배낭을 꾸려 집을 나선다.

불광천에 내려서니 바람 끝이 제법 매섭고 흐르는 개천물위에 자맥질하는 10여 마리 오리들이 평화롭게 수영을  즐기는 상큼한 아침에 시내버스와 전철을 이용하여 목적지를 향하며 생각해보니 지난주 기상청 일기예보가 요란하여 미리 겁먹고 산행을 접고 폭음했던 관계로 2주일 만에 산행을 나서서인지 산행했던 날이 아득하게 느껴진다. 회사동료들과 오랜만에 함께 할 산행이라 적합한 행선지를 고르는데 교통편과 접근성이 용이한 관악산이 유력했으나 인파가 밀려들어 혼잡이 예상되는 관계로 가볍고 부담 없으면서 암릉미와 스릴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낙점된 양주 고을의 임거정의 출생지인 명산을 잠시 짚어본다.


 

불곡산(佛谷山) 468m

불국산 으로도 불리는 불곡산은 해발 460m로 그리 높지 않지만 '대동여지도'에 양주의 진산으로 나와 있다.  양주시 유양동과 산북동의 경계에 솟아있으며 서울 근교의 다른 산과 달리 주말에도 붐비지 않아서 좋다. 산의 규모는 작으나 기암들로 이어진 오밀조밀한 산세를 자랑한다. 인근의 도봉산에 밀려 빛을 못보고 있으나 교통이 편리한데다 봄철이면 진달래가 만발하는 산이다.

특히 유양동에는 옛 양주군 관아지를 비롯해 문화유적들도 산재, 자녀교육을 겸한 나들이 장소로 제격이다. 또한 산 중턱에는 신라 때 도선국사가 창건했다는 백화암이 있다. 백화암 밑에 있는 약수터는 가뭄에도 물이 줄지 않고 혹한에도 얼지 않는다고 전한다. 백화암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은 험한 편이다. 정상에 오르면 사방이탁 트여 양주군과 의정부시를 한 눈에 볼 수 있다.불곡산은 정상 부근의 암벽지대를 제외하고는 원만한 작은 산이다.

빠듯하게 시간을 계산하여 종로3가역에서 1호선으로 환승하려고 전철을 기다리는데 성북행, 청량리행 다음에야 의정부북부행이 들어와 빈자리에 자리 잡고 소요시간을 계산해보니 6분정도 지각이 예상되어 늦겠다는 전화를 걸려고 번호를 찾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려와 받아보니 벌써 도착하여 기다리고 계신 선배께 늦어서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깜빡 졸았다.

많은 승객들이 의정부역에서 내리고 몸집이 가벼워진 전철이 고요가 흐르고 여유롭고 차장밖에 스치는 풍경 속에서 가을의 끝자락을 확인이라도 해보려는 심경으로 수도권 풍경에 몰두하는 사이에 의정부북부역에 닿았다.(09:06)

새로지은 반들반들 빛이 나는 개찰구에 이르러 주위를 둘러보니 저쪽에 먼저 도착하신 분들께서 손을 흔들어 반겨주었지만, 먼저와서 기다려야 할 사람이 지각하여 마안한 마음으로 사과하고 다른 한분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동안에 따끈한 어묵국물로 속풀이를 하고 나보다 늦게 한분이 합류하여 4사람이 32번 버스를 타고 백석읍의 대교아파트에서 하차하여 산행을 시작했다.(10:00)

밭에서 마지막 추곡을 걷어드리느라 손놀림이 분주한 농부들과 저승길에 올라 편안하게 쉬고 있는 무덤을 지나 능선으로 이어진 동로를 쉬엄쉬엄 40여분 오르니 전망 바위의 조망이 시원하고 서울의 진산 삼각산바위능선 마루금이 선명하게 시야에 들어왔다.

 
30m가 넘은 절벽 밧줄를 넘어야 임꺽정봉에 오를 수 있다 ◇
 

30여m 길게 늘어진 밧줄구간을 무사히 통과하여 푸근함이 느껴지는 봉우리서 농경지에 무질서하게 들어선 주거용과 복합빌딩 농사철 내내 식사와 농업용수를 공급해준 저수지 넘어 가을을 보내고 있는 산야가 경외감을 안겨 준다.

 
암봉 넘으로 들녘에 많은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평소에 가깝게 지낸 다정한 사람들과 넉넉한 산행을 즐기며 자연과 닮아보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생각에 흐뭇함으로 몸과 가벼운 마음까지도 자연 그대로였다.

 
 

 
상봉의 주변
 
천주교도 음택지와 양주시민이 모여사는 양택지
 

추위가 밀려온다는 기상청 예보를 믿고 중무장한 겨울옷이 거추장스럽고 맑은 하늘에서 불어오는 가을바람의 싱그러움을 만끽하며 임꺽정봉(445.3m)을 넘어서 상투봉 기암과 고구려 성중하나인 보루성을 넘어 칼바위를 위태롭게 올라서니 불곡산 최고봉인 상봉(468.7m)에서 증명사진을 남기고 잠시 눈을 감고 불곡산과 나, 그리고 삼각산의 정기를 온 몸으로 느낀다.

 

 

 

상봉을 배경으로 증명사진
 

밧줄을 잡고 상봉을 내려서 넓은 바위에 자리를 깔고 준비한 서민의 술로 정상주를 나누며 가는 가을과 다가온 겨울을 맞는다.

양주시청과 백화암 갈림길에서 백화암으로 방향을 잡고 낙엽이 쌓여 미끄럽고 경사 급한 내리막을 내려서니 단아한 절간에 백화암의 감로수 한 모금으로 갈증을 날리고 포장길을 내려서 임꺽정 생가 보존비를 돌아보고 대로에서 상설 양주별산대놀이마당 공연장은 비어있었으나 고운빛깔의 단풍나무 영접을 받으며 소문난 순대집으로 향하는데 울타리의 낙산홍이 너무나 아름답다.

 

시청과 백화암 갈림길에서 백화암으로 하산
 
백화암 대웅전

 

 

 

양주별산대놀이 상설 공연장
 

                                                                                                  ◇낙산홍

 

어필로그

세월의 흐름이 유수와 같다고 선각자들께서 한말들이 피부로 느껴짐은 2주전에는 분명히 가을 이였는데 그사이 계절이 겨울로 바꿔있음을 확인했고 회사동료들과 모처럼 땀을 흘리며 마음을 함께한 보람찬 산행 이였다고 자평하며 부딪치는 술잔에 세상이 담겨있다는 진리를 터득한 하루라고 자평하며 의정부행 버스를 기다리며 다녀온 불국산을 바라보니 정갈한 모습으로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고 우리들이 다녀온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유쾌한 산행을 정리한다.  -끝-


 

아련한 꿈과 희망을 염원하며 임꺽정봉에서 삼각산의 위용을 바라다보며~


 

2006 - 11 - 14


 

계백(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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