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레방아휴게소→북바위→북암산→559봉→너럭바위→신선대(652봉)→북바위산(772m)→수리봉갈림길→사시리고개→뫼악산장 
 
 
 
 
 
 
 
 
 
 
 
 
 
 
 
 
 
 
 
북바위산의 표지석을 보고는, 이구동성으로 "너무 초라하다..." 라고들 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여느 산들의 정상석들은 한결같이 인공적으로 다듬을 뿐만 아니라, 그 규모도 경쟁하듯이 커져 간다.
새솔산악회의 어느 누군가가 손수 세우고, 페인트로 정성을 들여서 글과 숫자들을 새기는 당시의 모습을 상상만해도 고맙고 즐거웁기만 하다.

 
 
 
처음으로 참석한 산악회의 버스가 물레방아휴게소에 도착한 시각이 정오의 절반을 넘겨버린 시각이었었다.
박쥐봉까지를 등정한 후, 17:30분까지 도착하라는 당부의 말을 들은 터였었고, 수리봉갈림길에서 초면인 두 분과 중식을 해결하며 담소를 나누던 차, 그 두 분은 예정시각에 도착하지 못 할 지도 모르니 뫼악동으로 하산하자는 제의를 해 오길래, 시간은 충분하다고 대답을 하면서도 내심으론 '옳지, 뫼악동으로 일찍 탈출하여 송어회를 맛 볼 절호의 기회이고, 어차피 산행종점인 만수휴게소에서 버스가 이 곳으로 지나 가게 되니 안성마춤이로다.'  더구나, 북바위산까지의 루트에서 볼 것들은 다 봤고, 산행시작 전부터 줄곧 처적이며 내리는 가을비 탓에 경관을 즐기지 못하는 터가 아니냐?
하지만, 이 잠시동안의 꿈은 약 15분 후에 여지없이 박살이 나고, 신령님께서 잔꾀 부림에 노하신 탓일까... 뫼악동에서 부터 만수휴게소까지 4Km에 육박한 거리를 도보로 갈 수밖에 없을 지경으로 만들게 된다.
 
 
 
뫼악산장에 도착해 보니, 약초나 산나물 등을 판매할 뿐, 송어는 고사하고 막걸리 한 사발 판매하는 곳도 없다.
'아..., 이럴 줄 알았으면 산을 끝까지 탓을 거다. 절대로 여기로 하산치 않았을 거다' 며 후회막급.
만수휴게소 방향으로 가는 노선버스나 택시, 짐차 등을 약 30분 동안이나 기다려도 오지 않길래, 일행 두 분에게 만수휴게소까지 재를 넘어 도보로 가자고 제의하니, 귀향버스가 올 때까지 계속 기다리기로 작정했음을 표한다.
주저없이 홀로 지릅재 방향으로 발걸음을 나아 올랐었다.
 
 
 
 

 
 본문 내용에 올린 사진에서 보이듯이 북바위에서 부터 북바위산 구간의 슬랩과 너럭바위, 전망대 등도 월악의 유명세를 실감케 하지만, 암괴의 갈라진 틈을 따라서 뿌리를 뻗치며 당당히 살아 나가는 소나무들의 그 질긴 생명력이 경이로움에 더 해, 숙연감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었다.
일상에 자연에 대한 경외감이 남달리 더 깊은 본인이라고 자부 하지만, 죄악스런 동물인 사람 중의 한 명으로서 북바위 탐방로 상의 질긴 생명력의 소나무들을 보고서 더 큰 경외감의 전율이 온 몸을 타고 도는 산행이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