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돌산 서부산줄기, 은적사~천왕산~봉수산~천마산~도실

 

Mt. 1203 / 섬(島)산 057~059 天王山(▲384.9m) * 봉수산(▲410m) * 天馬山(×271m) - 전남 여수시

 

산행일자 : 2012년 1월 29일 일요일

산의날씨 : 대체로 맑음

동 행 인 : 신재균 님

 

산행(도상)거리 : 약 11km

            은적사 입구 <2.2> 천왕산 <2.9> 봉수치 <0.9> 봉수산 <2.5> 2차선도로(평사 마을) <1.5> 천마산 <1.0> 2차선 도로(도실 마을)

 

산행시간 : 6시간 26분 (식사 휴식 1시간 31분포함)

          은적사 입구(2차선 도로) · 은적사 표지석 <0:11> 대한불교조계종 隱寂寺 <0:43> 천왕산(▲384.9m) · 헬기장 · 산불감시초소 · 무인산불감시시설 <0:33> ×331봉 · 돌산지맥 <0:19> 17, 77번 국도 · 봉양정류장 · 돌산종주등산안내도 <0:24> 봉수치 · 임도삼거리 · 점심식사 <0:23> 봉수산(▲410m) · 산불감시초소 · 직전 헬기장 <0:29> ×380봉 · 넓섬 조망 처 <0:32> 2차선도로(평사) <0:58> 천마산(×271m) · 지형도에 표기되지 않은, 번호 없는 삼각점 · 2층 정자 · 화장실 · 길모퉁이에 샘 있음 <0:23> 2차선도로(도실)

 

참 고 : 국토지리정보원 1:50,000 여수(2003년 수정본) * 돌산(2003년 수정본)지형도

 

 



 

건설 중인 77번 국도


 


 

한반도 모습과 흡사한 넓섬

 



여수의 산줄기들

 

오래전 돌산산줄기(<신산경표> 저자 박성태 님은 돌산지맥이라고 이름 지었다.)를 종주하면서 서쪽으로 형성된 산줄기를 살펴보려고 했었는데 여태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올해 첫 산행으로 섬 산(통영 욕지도)을 찾은 것이 계기가 되어 아직 가보지 못한 그 산줄기를 찾아보고자 집을 나섰다.

순천역전 정류장에서 여수행 고속버스에 올라 40분이 조금 못 걸려 여수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했고 육교를 건너 조금 기다리자 신재균 님이 운전하는 자동차가 다가온다.

 

 



 

첩첩산골 같은 섬 안의 산줄기

 



 



 

오늘 산행 구간도

 

천마산 바로 밑 도실정류장 부근에 차를 세워두고 한동안 기다리다 시내버스에 올랐는데 돌산읍소재지 군내를 수 킬로미터 남겨 놓은 송시에서 멈춰버린다.

종점이라는 것이다.

차가운 날씨 가운데 아까운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고 기다리는 버스는 모습이 안보이니 히치할 욕심으로 지나는 차를 향해 손을 들어보지만 그냥 지나쳐버린다.

마침 나타난 빈 택시를 이용하여 돌산초교를 조금 지난 은적사 입구에서 내린다.

 



 

은적사 입구의 빗돌

 



 

은적사 일주문과 허리가 굽은 노송

 



 

다닥다닥 붙은 당우

 

10 : 07 은적사 입구 출발

커다란 은적사 빗돌 앞에서 신발 끈을 묶고 콘크리트길을 따라 오른다.

비닐포복을 한, 마늘인지 아니면 갓 또는 그것들도 아닌 어떤 작물의 씨앗을 심었는지 모르는 밭 사이 길을 지나면서 보니 좌측에 작은 저수지가 바라보인다.

6분가량 걸어 ‘天王山 隱寂寺’ 일주문 앞에 이르자 ‘ㄱ’자로 꺾인 노송이 받침대에 육중한 몸뚱이를 의지하고 있으며 우측에 산으로 오르는 듯한 넓은 길이 보인다.

하지만 고려 명종 25년(1195) 보조국사 지눌이 세웠다는 사찰이자 문화재 사료 제39호로 지정된 은적사를 살펴보기 위해 사찰로 들어간다.

비좁은 공간에 다닥다닥 이마를 맞댄 당우를 지난 모서리에 산으로 이어지는 길이 보인다.

 



 

은적사 전경 사진

 



 

은적사 모서리의 산길 초입

 

10 : 18 은적사의 산길 초입

상록수와 돌로 이뤄진 비탈길을 잠시 오르자 바위사이의 골짜기가 나온다.

‘산이 높으면 골짜기도 깊다.’라고 했는데 이곳은 결코 그런 지형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더욱이 상당한 가뭄이 계속되는 요즈음에도 물이 흐르고 있으니 놀라울 수밖에 없다.

어쨌든 산길은 봉우리를 향해 직등 하는 형국이 아니고 좌측 사면으로 빙 돌아 나있다.



 

천왕산으로 오르는 길

 

10 : 32 갈림길

204봉을 비껴간 지점에 좌측 군내리로 내려가는 길이 나오는가 싶더니 10m 쯤 간 곳에서 우측으로 휘어 천왕산을 향해 오른다.

임도 수준의 넓은 길이 이어지고 가파른 곳은 통나무로 계단을 만들었는데 중년 부인 세 사람이 다정하게 산을 오르다가 뒤따르는 우리를 발견하고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어르신은 한참 때네요. 가슴을 열고...... 춥지 않으세요?”

그냥 웃음으로 답을 대신하며 여인들을 앞질러 벤치가 있는 조망이 좋은 무덤을 지나 한동안 가자 역시 조망이 좋은 작은 마당바위가 나온다.



 

천왕산 삼각점

 



 

천왕산에서

 

11 : 01~04 천왕산(▲384.9m)

발길에 드러누운 수풀이 가득한 널찍한 헬기장과 산불감시초소 그리고 몇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아버린 무인산불감시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우리가 올라온 우측의 돌탑으로 다가가니 넓은 길이 보인다.

은적사에서 봤던 넓은 길로 이어지는지 모르겠다.

헬기장을 빙 돌아 찾은 반가운 ‘여수 304. 2002년 재설’ 삼각점은 돌산도에서 유일하게 여수 이름을 가진 삼각점이다.



 

작곡재~328봉 구간의 대밭을 통과했었다. -2007년 1월 종주 때 촬영

 

 



 

328봉으로 가면서 - 2007년 1월 종주 때 촬영

 

드센 잡목가지와 가시덤불이 예고 없이 얼굴은 물론 온몸을 후려치고 활키의 피를 흘리기도 했었던 돌산산줄기 종주산행 때를 생각하니 천왕산에서부터 17번 국도가 지나는 봉양 마을까지의 산길이 몹시 염려되었다.

그러나 그런 고민은 기우에 불과했다.

근무자가 없는 산불감시초소 옆으로 나있는 산길은 시쳇말로 고속도로와 같아 간섭하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산에서 저수지를 찾는 두 남자

 



 

콘크리트길 고갯마루

 



 

올무를 제거하는 신재균 님

 

11 : 16~23 205봉 직전 안부

뜬금없이, 저수지를 찾는다는 두 사람에게 상당한 시간을 빼앗기고 고갯마루가 콘크리트로 포장된 임도를 거슬러 산길로 들어섰는데 우측으로 돌아간다.

짐승들이 지나다닌 길들이 더러 보이는 가운데 한 나무는 껍질이 다 벗겨졌다.

올무에 걸린 짐승이 몸부림친 흔적 같다며 걷다 묘지 부근에서 올무 세 개를 걷어내고 철망을 끼고 올라 돌산지맥으로 들어선다.


 


 

331봉으로 가는 길

 



 

331봉

 



 

넓은 공터

 

11 : 44 ×331봉

길을 안내하는 표지기라고는 구경조차 할 수 없었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길이 아주 좋은데도 곳곳에 걸려있어 길 안내라기보다는 흔적을 남긴 것에 불과하다.

넓은 공터를 지나 230봉을 넘어 봉양 마을 고개, 17번 국도로 내려선다.

여수시에서 세운 ‘돌산종주등산안내도’를 살펴보니 지형도에 없는 산 이름들이 있는데 조금 전에 지난 331봉을 갈미봉으로, 진행 방향 우측에는 수죽산이 있고 무엇보다도 은적사가 있는 천왕산을 ‘천옥산’으로 표기한 것은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임금 王자를 구슬 玉자로 혼동한 것인지 아니면 어떤 다른 연유가 있는지 알 수 없다.

 

 

 

 

봉수치로 가는 길

 




봉수치

 

12 : 27~13 : 18 봉수치(峰守峙)

임도 삼거리이자 회차가 가능한 넓은 잔디밭으로 산불감시초소 근무자가 타고 온 것으로 여겨지는 승용차 한 대가 세워졌다.

내 고장이나 다를 바 없는 곳의 산이기에 바쁘게 설칠 필요가 없다.

따뜻한 커피까지 한 잔 마시고 넓은 길을 따른다.

수풀이 욱어진 헬기장 모서리를 스쳐 봉수산으로 올라선다.

 

 




 

헬기장을 지나면서 본 봉수산

 



 

봉수산 삼각점

 



 

봉수산에서

 



 

봉수산에서 본 천마산

 

13 : 41~49 봉수산(▲410m)

‘돌산 417. 2002년 재설’ 삼각점이 설치되었고 산불감시초소에는 봉수치에서 본 승용차의 주인인 듯한 근무자가 있다.

봉수산에서의 조망을 방해하는 어떤 것도 없으나 쾌청하지 못한 날씨로 인하여 기막힌 풍경을 감상할 수 없다는 것이 조금은 아쉽다.

천마산 좌측으로 보이는 넓섬은 한반도와 흡사하다.

“저 봉우리에 가면 더 비슷하게 보인다고 합디다.” 근무자가 380봉을 가리킨다.

지도와 필기구를 늘 쥐고 다니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지팡이를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380봉과 천마산의 급경사에 대비하여 지팡이를 꺼내 들고 봉수산을 떠난다.

 



 

380봉

 



 

380봉에서 본 넓섬과 천마산

 



 

경사가 가파른 돌길

 

14 : 18~28 ×380봉

400봉에서 좌로 꺾어 안부로 내려서니 좌측 사면으로 이어지는 길이 보이지만 바위투성이 길을 따라 380봉에 오른다.

천마산과 대미산이 바로 앞에 있고 한반도 모습의 넓섬은 더욱 그럴 듯하게 보인다.

380봉을 내려가는 갈지 자 길은 엄청나게 가파르고 너덜도 지나야함으로 주의를 게을리 하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겠다.

수시로 나뭇가지를 의지하며 경사가 완만한 곳에 이르렀고 그물이 쳐진 밭둑을 넘어간다.

 



 

2차선 도로 횡단

 



 

정점 없는 105봉

 



 

바위지대

 



 

벌레 모습으로 변해버린 넓섬

 



 

뒤돌아 본 지나온 산줄기

 



 

253봉

 

15 : 00 2차선 도로(평사 마을)

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신재균 님과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손병현 님이 일행들과 함께 금오산에서 향일암 쪽으로 갔다는 말을 들었었다.

그런 손병현 님이 벌써 산행을 마치고 우리를 맞이하기 위해 천마산으로 오르겠다고 한다.

상록수가 싱그러운 ×105봉을 지나 바위지역에 이르러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마치 봉수대처럼 돌을 쌓아놓은 ×253봉으로 올라서니 나뭇가지 사이로 좌측 봉우리의 정자가 보인다.

좌측으로 꺾어 안부로 내려선 뒤 이제 마지막 봉우리를 향해 힘겹게 오른다.

 


 


 

천마산

 



 

지형도에 없는 삼각점

 



 

깨끗하고 시원한 약수

 

15 : 58~16 : 10 천마산(×271m)

손병현 님이 기다리고 있다.

“반갑습니다.”

거의 반 년 만에 만나게 되었으니 나 역시 반갑고 또 고맙다.

오랜만에 여수에 왔으니 하산 주라도 한 잔 마시고 가야하지 않겠느냐고 한다.

2003년 수정본 돌산 지형도에 표기되지 않은 삼각점을 살펴보고 산책로를 따라 내려가다 깨끗하고 시원한 약수도 맛본다.

 



 

천마산 들머리

 

16 : 33 2차선 도로(도실 마을)

“이따가 여천 정류장에 모셔다드릴 테니 조금도 염려하지 마십시오.”

신재균 님의 자동차는 돌산대교를 건너 뭍으로 나온 뒤 구봉산과 장군산을 잇는 한재 터널을 통과하여 어디론가 달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