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잠을 핑계로 휴가내고 산행을 - 봉미산 (2005.07.27)


늦잠을 잤다.. 이럴때 쓰라고 있는 휴가는 아니지만.. 어쩔수 있나.. 아깝지만 써야지..
날씨를 보니 안개가 뿌옇게 끼어있는 것이 오늘도 불쾌지수 많이 올라갈 것 같다.
이럴때는? 그렇지 산이 최고지..
막상 산입구에 가면 물 만난 고기처럼 신나서 오르지만.. 산입구까지 가기가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니다.
갈까 말까.. 고민하다.. 그래 가자.. 안가면 또 후회할테니..
산행지는 예전에 소리산 갔다가 앞에 뿔쑥 솟아오른 모습이 멋있어 보였던 봉미산..

산행코스 및 시간은 샘골 산행로 입구(14:00) -> 705봉(14:50) -> 정상(15:20) -> 805봉(16:20) -> 임도(17:10) -> 샘골


10가 넘어서 출발을 한다.
용문을 막 지나 휴게소에서 점심겸 짜장면을 먹고 출발하려는데.. 차가 시동이 안걸린다. 이런.. 출발부터 이러니..
에어컨을 틀고 온 것이 문제였다보다. 아니나 다를까.. 카센타에서 오신 아저씨가 "에어컨 자제하셔야 될꺼에요" 하시면서 시동을 걸어주고 간다.
지난번 방전된 이후로 성능이 나빠졌나?

애마 때문에 시간을 소비하고.. 단월면을 지나 산음초교 앞으로 봉미산을 찾아 들어간다.
산음초교부터 산입구까지는 2-3km는 될것 같은데 왕복 1차선의 도로가 포장이 되어있다.
주차할 곳이나 있을까.. 불안한 마음이지만 계속 가보기로 한다. 산 아래까지 도착하여 적당한 공터에 주차를 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로 입구는 포장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좌측이다.
잡초가 우거져 있고 잡초를 헤치고 조금 나가면 우측능선으로 오르는 잣나무 숲길이 있다
급경사의 잣나무 숲길을 오르면 비포장의 임도와 만나고.. 임도를 따라 가다가 다시 우측능선을 오르는 표지가 있다.
이제 본격적인 산행이다.
날씨는 고온다습하고 바람도 없다. 그야말로 산행하기에는 최악의 날씨?
중산에 몇번을 잠깐 잠깐 쉬면서 산행 50분 만에 705봉에 오른다.


산행로입구


705봉


정상


705봉을 지나 정상까지는 부드러운 능선길이다. 705봉을 지나자 마자 갑자기 비가 내린다.
바람도 조금 불고.. 빗소리는 크게 들리는데 나무숲이 울창해서 실제로 내몸에 떨어지는 빗방울은 얼마되지 않는다.
정상직전에서 조금 가파른가 싶더니 이내 정상이다.

정상에서 조망을 본다. 물안개가 끼어 있어 주변산들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기념사진만 찍고.. 805봉으로 향한다.

정상을 지나서는 바위능선길이다.
서서히 허기가 져온다. 바위능선을 네려오다 적당한 자리를 찾아 쵸코파이를 안주로 맥주를 한잔 마신다.
이 자리도 오래 못있겠다. 벌이 날아다니며 자기영토라고 어찌나 웅웅 거리던지.. 지난번 검봉산에서의 악몽(?)이 다시 생각나서.. 급하게 먹고는 일어선다.

어느새 비가 그치고.. 하늘을 보니 울창한 참나무 숲 사이로 해가 잠깐 비친다.


정상을 지나 바위능선


위를 쳐다보니..


805봉


정상에서 805봉까지는 내리막 부드러운 능선길이 이어지다가 805봉 직전에 잠깐 오르막이다.
805봉 정상에는 표식은 없고 이정표(<- 봉미산(1.07km) -> 성현 (1.67km)) 만 있다.
봉미산이 원래는 늪산으로 불리웠고.. 늪은 805봉 근처에 있을것 같은데.. 찾을 수가 없다.
805봉을 되돌아 내려와 급경사의 능선길을 따라 샘골로 하산한다.
비가 온 뒤라 길이 비끄럽다.


하산 능선에는 제법 굵은 잣나무들이 있는데.. 잣나무들은 대개 잔가지만 있고 한대로 꼿꼿하게 크는게 정상인데..
뿌리는 하나요 줄기는 서너개인 따로따로 잣나무들이 몇개 보여서 카메라에 담는다.
805봉부터 급한 경사길을 40분 드디어 계곡의 물소리가 들리고.. 산행 마무리가 얼마남지 않았음을 알린다.
작은 계곡의 맑은 물이 있어 만져보니 아주 차다.
여기서 몸도 식히고.. 목도 축이고.. 잠시 쉬어야겠다.
물을 마시고..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고.. 가만히 귀를 기울이니 인기척이 없다.
하기야 산행내내 한사람도 만나지를 못했으니.. 오늘은 봉미산에 나 혼자 만 있는 모양이다.
눈치 볼 것도 없이 웃옷을 벗고 시원한 물로 몸을 식힌다.

천국이 따로 있나.. 이게 천국이지..
한참을 혼자놀기 게임을 즐기고 다시 하산한다.
계곡을 지나고부터는 여름산행에서 가장 싫어하는 덩쿨과 풀이 엉킨 길이다. 발밑에 뭐가 있는지 보이지도 않고..
이러다 뱀이라도 밟으면? 두려운 생각에 조심조심 풀숲을 헤치며 나오니 임도와 만난다.
임도에서 뒤돌아보니 산행로가 구분이 안된다.
임도를 따라 산행기점으로 다시 돌아오는데.. 임도 오른쪽에는 오랫만에 보는 몇년 안돼 보이는 오동나무가 군데군게 작은 숲을 이루고 있다


따로따로 잣나무


계곡


하산로 (임도와 만나는 곳)


임도 옆의 오동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