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어난 자연경관으로 감탄사를 자아내게 하는 땅 영월(寧越),“편안히 넘어가는”고장. 보이는 이 태산이요, 준령에다 골짜기마다 큰 물줄기를 품었으니 산자수명(山紫水明), 다시 없는 절경을 자랑하는

이곳에    윤회설이 깃든 구봉대산을 간다기에  마음이 설랜다.


 
 

구봉대산(870m)은 영월군 수주면 법흥리에 위치한 사자산(1,160m) 법흥사 적멸보궁의 천하복지(天下福地) 명당터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산으로, 아기자기한 9개의 봉우리가  아름답게 이루어졌으나, 지척에 거대한 덩치로 자리한 백덕산(1,350m)과 사자산(1,160m) 위용에 눌려 잘 알려지지 않은 이 산은 천년 고찰 법흥사와 잘 어울리는 명산이다.


 
 

 
8개의 암봉과 1개의 육봉으로 되어있어 흔히 구봉대라 불리며, 산행중 법흥사가 그림처럼 내려다 보이고 백덕,사자산 연릉과 치악산의 장쾌한 산맥이 조망된다.



 

  
 

또한 인간이 태어나 유년과 청년,중년,노년의 단계를 거쳐 죽어서 다시 태어나는 불교의 윤회설에 따라 9개의 봉우리마다 심오한 인생의 뜻이 담겨있는 주능선은 기암과 노송의 군락이 어우러져 동양화의 화폭에 들어와 있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아름다운 산이다.


 
  
 
 

아침에 집을 나오니 안개가 자욱 전망이 전혀없어 산행에 지장을 줄것같아 걱정이 앞선다. 서초구민회관에서 07시30분에 차에타니  산꾼들이 몇 명되지않는다. 아마 별로 알려지지 않는 산이기 때문이리라.


 
 

차는 고속도로를 달려 휴게소에서 잠간 휴식을 취한후 속세를 떠나 불도에 들어가는 첫 관문인 사자산 법흥사 일주문을 통과하여 오늘 산행의 들머리인 법흥사에 도착하니 10시25분이다.


 
 
산행하기전  법흥사를 구경하기 위해 일행중 몇 명은 산사로 떠나고 나머지는 산행을 시작한다. 우리가 산사를 구경하는 도중 네발달린 축생들을 제도하기위해 보살님이 치는 법고는 산사에서 울려퍼져 구봉대산에 부딪쳐 산울림을 만들고 있었다.(하루에 두 번 오전 10시35분과 오후 6시20분에 북을 친다고 함) 주차장에서 적멸보궁까지는 약10여분이 소요된다.


 
 

 
영월 법흥사는 사자산 남쪽 기슭에 있는 절로 “양산 통도사,오대산 상원사,설악산 봉정암,태백산 정암사” 와 더불어 우리나라 5대 젹멸보궁의 하나다.



 
  
 
 

적멸보궁(寂滅寶宮)은 석가모니불의 몸에서 나온 진신사리를 모신 전각으로 석가모니불이 미혹(迷惑)의 세계를 벗어나 항상 적멸의 낙을 누리는 곳이다. 사리를 모셨기 때문에 예불을 올릴 불상을 따로 봉안하지 않고 불단만 설치해둔다. 부처의 존상이나 후불탱화도 없고 다만 법당 바깥에 사리를 모신 탑이나 계단(戒壇)을 설치한다.


 

 
사자산 법흥사는 불상이 없고 불상이 있어야할 곳 창 넘어로 뫼가 두개 보이는데 이곳을 쳐다보며 예불을 올린다. 뒤로 돌아가 보면 커다란 뫼 앞에 또 아주 적은 입구가 있는 작은 뫼 그리고 탑하나가 있을뿐이다. 자장율사가 진신사리을 모셔다 탑에 봉안하고 작은 뫼(토굴)속에서 수도 정진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적멸보궁 바로 뒤, 자장율사 토굴 옆의 사리탑, 하지만 부처님 사리는 이 탑 안에 없다. 자장율사가 가져와 모셨다는 진신사리는 도굴의 위험 때문에 보궁 뒤 사자산 어느 곳엔가 숨겨져 있고 그래서 사자산에선 가끔 방광(放光) 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법흥사의 적멸보궁을 둘러보고 산행의 들머리인 주차장에 도착하니 10시45분이다.

산행은 서쪽으로 난 너른 수레길을 따라가면 사자산의 등산로 페쇄를 알리는 푯말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구봉대산 입구 삼거리, 이곳에서 직진을 하면 사자산으로 오르는 길이고 좌측으로 방향을 잡아 절골계곡을 건너면 구봉대산으로 가는 길이다.


 

물맑은 절골계곡을 건너면 완만하고 평이한 산속의 오솔길로 접어든다. 다시 100여미터쯤에 가해목에서 내려오는 계곡을 만난다.계류를 건너 숲속으로 난 길을 따라 오르면 좌측계곡이 보이고 20여분 오르면 널목재 방향에서 내려오는 계곡을 만난다. 다시 계곡좌측으로 뻗은 지능선길을 따라 20여분 오르면 입깔나무가 군락을 이룬 평탄한 널목재안부에 도착한다. 이곳에 구봉대산 주능선 등산로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다.


 
 

이곳에서 동남쪽 주능선을 따라 20여미터 거리에 작은 스텐레스 철판으로 된 표시판이 서 있고 “제1봉 양이봉”이라고 적혀있다. 양이봉은 부모님 금슬로 어머니 뱃속에서 잉태함을 나타낸다.,


 
  
 

주능선을 따라 4분여를 가면 제2봉인 “아이봉”이다 인간이 세상에 태어남을 나타내며. 아이봉을 지나 헬기장을 거쳐 10여미터 거리에 제3봉인 “장생봉”이 있다.

“장생봉”은 인간이 유년,청년기를 지나는 과정을 의미하며 이 암봉이 구봉대산의 첫 전망대이다.


 

이곳을 지나 40여미터 거리에 이르면 제4봉“관대봉”이다. “관대봉”은 인간이 벼슬길에 나아감을 의미한다. 가파른 급경사를 30여미터 올라서면 암릉구간이 나타난다.


 
 

 
이 암릉구간은 위험하므로 초보자는 남쪽사면으로 난 우회로를 이용하여 암봉에 올라서면 소나무와 기암이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연출하는 제5봉 “대왕봉”이다.



 
  
 
 

대왕봉은 인간이 인생의 절정을 이룬 뜻을 의미하며.북으로는 사자산의 주능선이힘차게 서쪽으로 달려나가고 동북방향으로는  M자형태의 백덕산 정상이 시야에 들어온다.


 

 
제5봉에서 400여미터 거리에 제6봉 “관망봉”이다. “관망봉”은 지친몸을 쉬어감을 의미하며, 구봉대산에서 1봉과 9봉사이 중에서 5봉과 6봉사이가 가장 긴 이유는 권세를 오래도록 누렸으면 하는 인간의 욕망과 바램이 내포되어 있는 것 같다.


 
 


   
 

제6봉에는 “관망봉”이라는 푯말과 함께 대리석으로 된 정상 표지석이 있어 어느곳이 정상인지는 알수가 없다.(9봉에도 정상 표지석이 있슴)이곳은 구봉대산의 최고의 전망을 만끽할수 있으며 이곳에 있는 멋들어진 고사목은 산행객에게 운치를 한껏 돋구어준다.


 
 

  
 

또한 제6봉에는 제1봉에서 9봉까지의 설명이 붙은 안내표시판이 있어 산행객이 세상삶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보는 기회를 부여함과 아울러 오늘 산행의 의미를 일께워준다. 우리는 여기서 정상주와 사진촬영을 한후 제7봉으로 이동을 한다.


 
 
 

                       구  봉  대  산

*양이봉에 오르니 동넠 저편에 먼동이 트는구나.

*아이봉에 오르니 인생사 욕심이 한낱 부질없는 짓이구나.

*장생봉에 오르니 암벽에 핀 야생화가 경이로움을 주는구나.

*관대봉에 오르니 심무가에(心無可碍) 심오한 말이 가슴속에 스며드는구나.

*대왕봉에 오르니 아상(我相)과 아집(我執)을 버리게 되는구나.

*관망봉에 오르니 얽키고 설키었던 인연의 끈을 풀게 되는구나.

*쇠봉에  오르니  삶이 곧 진리의 삶이요,진리의 삶이 곧 일상의 삶이라는

                 깨달음을  얻게 되는구나

*북망봉에 오르니 인생의 마감이라 결국 공수래 공수거 라는 것을 인정하게                 

                 되는구나.

*윤회봉에 오르니 세상사 모든게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

                 이로구나


 

 여기서 보면 구봉대산의 암벽과 사자가 움크린 듯 보이는 사자산의 석벽과 백덕산의 주봉이 조화를 이룬다.

관망대아래 절벽의 높이는 100m 족히 넘고 20명정도의 쉼터가 있는 평석끝에는 법흥사에서 볼때 우산을 펼친 것 같은 노송이 한그루 가구봉의 주인인양 뽐내고 있다. 그러나 경탄해 마지않은 것은 암벽에서 용케도 자생하는 노송군이다.


 
 
급경사를 20여미터 내려서서 다시 급경사를 오르면 제7봉 “쇠봉”이다. “쇠봉”은 인간의 병들고 늙음을 의미한다.



  
 
 

“쇠봉”을 지나면 제8봉 “북망봉”이다. “북망봉”은 인간이 이승을 떠남을 의미하며 이곳에서 평탄한 길 20여미터 거리에 헬기장으로 이루어진 정상이다.

이곳 정상이 제9봉 “윤회봉”이다.윤회봉에 서면 세상사 모든 즐거움과 고통을 구봉대산 발 아래 잠시 내려놓게 만든다.


 
정상에는 대리석으로 된 구봉대산 표시석이 있다.“윤회봉”은 산을 사랑하고 덕을 배푼 사람은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불교의 윤회설에 근거를 둔것이다.

 

오늘 우리는 구봉대산에 오르면서 내 삶의 나침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로 삼으면서 하산을 한다.

 

                                                                    생과사(生,死)

                                                                                                 성철 스님

                                                                         삶이란

                                                               구름한점 일어남이요

                                                                        죽음이란

                                                                 구름한점 흩어짐이니

                                                                      있거나 없거나

                                                                        즐거이 사세

                                                            웃지않고 사는 이는 바보로세 


 
 

하산은 헬기장에서 동남쪽으로 조금 가파른 길을 내려서면 엄둔치로 내려가는 삼거리에 이른다. 우측은 엄둔치로 내려가는 길이다.


좌측 동북쪽방향으로 난 길을 따라 20여분거리에 아름드리 노송이 서 있는 830봉이다. 급경사길을 따라 830봉을 내려서면 바위길은 끊어지고 아름드리 노송과 신갈나무가 우거진 부드러운 흙길을 따라 가파른 길을 20여분 내려서면 물소리가 들려온다. 음다래골이라는 작은 계곡에 도착한다.

계곡에 도착한 우리는 흘린땀을 씻으며 오늘 산행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맑은 계류가 흐르는 계곡길을 주능선의 암릉을 따라 30여분을 내려서면 신라매점이 있는 법흥사 입구에 도착한다. 하산하는 시간은 약1시간이 소요되었으며 시계는 15시를 가르키고 있다.


 
 
 
 

하산을 끝낸 일행은 주차장에있는 매점에서 시원한 막걸리와 부침게를 시켜놓고 즐거웠던 산행의 기억을 간직한채 이야기 꽃을 피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