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거창 금귀봉~보해산

산행일 : 2009년 2월 21일 토요일 (맑음)

누구랑 : 문필봉님 외 3명. 산찾사.

산행코스 : 거기2구~내장포~금귀봉~835봉~보해산~너럭바위~능선~외장포~거기2구

 

  (산행 개념도)

 

 

모처럼 토요일이 쉬는 날이다.

비금도 선왕산을 계획한다.

산행 공지를 올려 함께 할 산우를 찾는데 전날까지 입질하나 없다.

 

아내와 단둘이 떠나려 해도

어쩐일인지 초록잎새가 오늘은 집에만 있겠단다.

몇일 후

서울로 떠나게 될 막내놈과 함께 지낼 날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라며...

 

그럼 셋이

여행이라도 가자는 나의 제안에

이번엔 막내놈이 싫단다.

 

이런~!!!

 

막상 혼자 떠나려니

왠지 청승맞다란 생각이....

 

날 좋은날 집에 있기엔

아직은 펄펄 끓는 뜨거운 피를 감당할 수 없다.

썩 내키진 않지만

정말 찾아본지 10여년은 족히 넘을것 같은 금귀봉~ 보해산을 가기로 한다.

때마침 그곳을 간다는 필봉아우에게 언처서....

 

필봉아우 한테 전화를 넣으니

자기차로 4명이 간단다.

편하게 얻어타구 갈랬더니 그것두 맘대루 안된다.

5명이 타기엔 아무래도 내 차가 더 낳을것 같아 내 차로 이동하기로 한다.

 

두어시간 달려 도착한

거기2구 마을 표지석에 나의 애마를 잠재우고

금귀봉을 향해 내장포 마을을 향한 시멘트 도로를 따라 오르다

도로옆 우측에 열어 놓은 숲을 향해 걸음을 내 딛는다.  

 

 

 

 

 

금귀봉을 향한 등로는

전날 내린 눈으로 몹씨 미끄럽다.

우수를 지나 이제 막 봄날을 향한 문턱을 넘어선 이때

꽃셈 추위가 뿌린 눈은 극심한 가뭄에 도움이 될 정도로  푸짐하다.

 

아마도 오늘이

올 산행의 마지막 눈 산행이 될 듯....

 

거창의 산군중

금귀봉 보해산은 내가 제일 좋아 하는 코스다.

그래서 이번이 4번째 찾아온 이유도 되는데 그건 어느곳에도

볼 수 없을 정도의 훌륭한 소나무 오솔길이 산행 내내 이어지기 때문이다.

 

 

 

 

 

금귀봉 정상을 얼마 앞두고

솔숲에 가렸던 시야가 터진다.

 

우선 눈에 들어오는

서봉 남덕유 삿갓봉 무룡산 중봉 향적봉으로

이어지는 덕유능선의 장엄한 모습이 아주 가깝게 달겨든다.

 

이어서

서상으로 가라앉는 황석산 거망산 월봉산

그리고 금원산과 기백산이 지척에서 그 어여쁜 자태를 뽐내고 있다.

 

그런데....

거창읍내에서 불과 얼마 떨어지지 않는 거리에서

길게 뻗어 있는 산의 연능에 내 눈이 휘둥그레 진다.

 

생긴 모양이 아무리 봐도

맨 좌측이 천왕봉 그리고 우측의 반야봉과 만복대까지....

그건 분명 지리의 주 능선이다.

그런데 넘~ 가깝다.

 

저거 분명 지리산 맞는거 같은데 왜그리 가까워~?

 

필봉아우에게 묻자

 

시야가 좋은날은 원래 그래유~

 

오늘은 복 터진 날이다.

아주 멀리까지 세세히 골골히 산군들을 모두 다 볼 수가 있다니....

 

 

 

 

 

  

 

 

 

 

 

 

 

 

솔숲 오솔길을

쉬엄 쉬엄 걸어 837봉 금귀봉에 올랐다.

 

금귀봉 정상은

360 도 빙빙 돌아봐도 아무 거칠것 없는 조망처다.

이렇게 시야가 좋은날이라면 파노라마 사진을 찍어야 제격인데...

 

우선 한바퀴 빙빙 몸을 돌려가며

디카의 셔터를 마구 눌러댄다.

오늘같은 날은 아무곳이나 들이대도 작품사진이 된다.

 

거창의 산군중

송신탑이 있어 제일 확인하기 좋은 오도산 부터 담는다.

숙성산과 미녀산 오도산 그리고 두무산이 한번에 다 잡힌다.

 

 

 

 

그 다음으로

두무산에 이어 비계산과

장군봉이 건너편 미녀산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비계산을 옆으로 쭈~욱 이어가다

오똑 솟은 의상봉이 바로 앞의 장군봉 사이로 그 모습을 들어낸다.

 

 

 

의상봉에서 좀더 시야를 넓히자

산의 연능 뒤로 우뚝 솟은 가야산이 우람하고.

 

 

 

이내 시야를 반대로 돌리자

지리산의 연능이 또렷한 모습으로 다가선다.

 

 

 

좀더 시야를 우측으로 돌리면

황석산 거망산 기백산 금원산 월봉산이...

 

 

 

좀더

우측으로 몸을 돌리자

남덕유에서 북덕유의 향적봉은 물론

삼봉산과 대덕산까지 일목요연한 산군들이 정렬하고 우릴 맞이한다.

 

 

 

 

 

 

 

 

 

 

 

 

발길을 돌려

산불감시 초소를 뒤로

지금껏 바라보던 반대편을 바라보니

북서쪽으로 부터 가야산 깃대봉 두리봉 단지봉 수도산 양각산 흰대미산이

보혜산 뒤로 도열하고 우릴 마중 나왔다.

 

   

 

 

 

금귀봉 정상의

산불감시초소 옆 양지쪽에 앉아

도시락으로 배를 불린후 따스한 차 한잔을 마시며 망중한을 보낸다.

 

모두들

가슴 시원한 조망에 흐믓한 마음들이라

오늘 산행 여기서 끝이래도 좋단다.

 

하여

모두들 금귀봉 내려서길 주저주저 한다.

그러나

마냥 지체 할 수는 없는 법....

 

금귀봉을 내리는 길은 급격한 경사다.

등로는 쌓인눈으로 미끄럽고...

 

좋은 풍광으로

풀어진 마음들이 순간 팽팽한 긴장감이 흐른다.

 

발 한번 잘 못 디디면

낭떨어지로 한 없이 굴러갈 판이다.

다행히

구간 구간 위험한 내림길엔 튼튼한 동아줄이 메여있다.

 

한사람씩 조심스레 내려 안부에 이르자

이내 등로는 평정을 되찾으며 널널한 소나무 숲 오솔길이 맞아준다.

 

  

 

 

보해산을 앞둔 835봉까지

등로는 아름드리 송림이 우거진 육산의 솔숲 오솔길이다.

피톤치드향이 은은한 오솔길을 걷는 내내 필봉님과 함께 온 산우님은

연신 어이 좋타 어~이 좋타를 연발한다.

 

이 좋은길

그럼 우리 아껴가며 걷자하여

모두들 느림보 거북이 걸음을 걷는다.

 

 

 

 

 

 

 

 

 

 

 

 

 

아름드리 송림의 오솔길이

까탈스런 암릉길로 바뀌며 835봉을 향해 고도를 높인다.

 

봄의 문턱을 넘어선

절기를 속일 수 없는지 눈들이 녹아 내리며

걷는 발자욱에 그대로 찍힌 눈들이 아이젠에 늘어 붙어

걷는 내내 우릴 성가시게하며 귀찮게 한다.

그래도 암릉이 넘~ 미끄러우니 아이젠을 벗진 못한다.

 

그러나...

성가심과 미끄러움을 참으며

암릉을 올라설때 마다 발 아래에 펼처진

시원한 그림들이 그 보답을 해 줌에 괴로움과 힘겨움이 금방 기쁨이 된다.  

 

 

 

 

 

 

 

 

 

 

 

 

 

 

 

 

 

 

 

 

 

 

 

 

 

 

 

 

 

 

 

 

 

 

 

 

 

 

835봉을 뒤로

또 한차레 짧은 급격한 내림길뒤

가파른 암릉을 올라채자 이내 더 오를곳 없는 정상에 이른다.

 

 

 

 

 

 

 

 

 

 

정상에서

수도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내리다

너럭바위를 조금 지난 갈림길에서 진행방향 좌측의 능선으로 내린다.

 

 

 

 

 

 

초반 경사 급한 내림길은

이내 솔숲 오솔길의 편안한 길로 바뀐다.

 

오늘 산행은

솔숲 오솔길로 시작해 솔숲 오솔길로 끝을 낸다.

 

솔숲 오솔길을 벗어나자

시멘트 도로가  사과 과수원을 거처

외장포 마을까지 우리를 인도 해 준다.

 

 

 

 

 

 

 

 

별로 크게 기대하지 않고

그저 하루 소일하자며 따라 나선 산행에서

오늘 아주 황홀한 조망산행을 경험 했습니다. 

 

함께 하신

필봉님을 비롯한 산우님께 감사드림니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