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병풍지맥종주제2구간 

 

屛鳳山(△685.2) : 장성군 장성읍, 북하면

佛台山(깃대봉, 730) : 장성군 장성읍, 진원면

갓봉(650)       : 장성군 장성읍, 진원면

귀바위봉(610)   : 장성군 장성읍, 진원면

재봉산(이재산성, 530) : 장성군 장성읍, 진원면   


 

종주에 필요한 5만분의1 지형도 도엽명 : 담양


 

언제 : 2007. 3. 18(해의날) 흐림 그리고 가끔 해가 남


 

누가 : 신경수


 

어디를 : 장성군 백양사와 담양군 대전면을 이어주는 대치(한재)에서 병봉산으로 올라 불태산 재봉산 지나 장성읍과 진원면을 이어주는 24번국도 사라치(밤실재)까지 병풍지맥 약9.7km


 

구간거리 : 9.7km  지맥거리 : 9.7km


 

구간시간 9:20  지맥시간 8:00  휴식시간 1:20

(다리 고장이 아니라면 지맥시간 5시간 정도면 될 것으로 추정이 된다)

  

어제 고사를 지낸 새로 뽑은 소나타 택시로 대치(한재)로 오르며(담양개인택시 장승현 061-383-0684, 011-601-1290) 친절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준다


 

삼인산이라는 이름은 모르고 뾰족한 삼각형이라 이곳 사람들은 삼각산이라고 부른다


 

이곳 한재골유원지를 광주에서 욕심을 내며 달라고 한다나

가뜩이나 인구가 줄어 열악해져 가는데 뺏어가려는 심보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는데


 

그럴 바에야 아예 담양군 전체를 광주직할시로 편입을 해서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추진위원회가 구성되어 활동 중이라는 이야기


 

그러나 송정리(?) 부근이 나주시(?)에서 광주시로 편입되어 광산구가 되었지만 수입은 늘지 않고 오히려 세금만 더 내고 있다는데 과연 담양이라고 안그러지 말라는 법이 있나 답답하다는 둥


 

어제 저녁에 신차구입 무사운행 고사를 지내고 있는 중이라 대타를 보내서 미안하다는 둥 친절한 아저씨다


 

가면서 쳐다보는 삼인산 뒤로 바위병풍을 둘러친 듯한 바위성채를 이루고 하늘에 떠있는 병풍산


 

그리고 왼쪽 앞으로 불태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그 우악스러움이란 어찌 말로 다 하리까


 

뾰족뾰족한 창날같은 암봉들이 제멋대로 즐비하며 인간의 접근을 완강히 거부하는 몸짓으로 도열해 있는 폼새가 예사 산줄기가 아니다


 

과연 저 산줄기를 넘을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대치에서 내리니 포장마차앞에 차량 몇 대가 주차해 있다


 

내 생각으로는 아마도 도면상으로 보면 여기서 병풍산으로 오르는 것이 가장 단시간에 가장 단거리로 오를 수 있는 루트라서 사람들이 시간을 내어 여기서 병풍산을 찍고 다시 이곳으로 내려오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대치(한재, 390) : 7:20


 

포장마차 뒤 합동제단이 있는 묘지로 오른다

KTF송신탑이 나오고 산으로 들면 생각 외로 최상급의 등산로가 나타난다

제발 이런 길만 계속되소서!


 

잠시 진행을 하다 급경사를 땅에 코를 박고 올라 바위전망대에서 한숨을 돌리며 하늘에 떠있는 병풍산의 위용에 취해본다


 

바위전망대 : 7:50


 

또 한번 급경사를 올라 편편한 능선으로 오르면 사방으로 조망이 막힘이 없으며 병풍산과 가야할 불태산 능선이 유장하게 흐르고 있다


 

바로 이곳이 장성읍, 북하면, 담양군 대전면의 삼면의 경계 지점(등고선상 약670m)으로 병봉산 정상은 서쪽으로 두 번째 봉우리가 정상이다


 

이곳에서 남쪽으로 절벽같은 급경사로 떨어져 내려야 하는데 아무리 살펴보아도 내 눈에는 길이 보이지 않는다


 

병봉산 정상쪽으로 진행을 하면서 혹시 좌측으로 트레버스하는 길이 있지나 않나 하는 마음으로 유심히 살피면서 잠시 가다보니 길은 없지만 좌측 사면으로 표시기 두개가 나란히 안내를 하고 있어 의심없이 급경사를 조심하며 내려선다


 

병봉산 정상으로 계속 산줄기를 따라가면 구신재 감투봉 깃대봉 쑥굿봉으로 연결이 된 단맥길이 된다


 

병봉산 : 8:05


 

급경사를 조심스럽게 내려가면서 좌측으로 눈길을 주면 우람한 도면상 694봉 사이 안부로 추정되는 곳에 나무사이로 묘지나 헬기장 같은 공터가 보이면 바로 그리로 가야 지맥능선길이 되는 것이다


 

직벽같은 급경사를 다시 올라가서 대치에서 올라간 병봉산어깨 즉 올라오면서 좌측으로 당당하게 솟아오른 도면상 694봉을 뒤로 하고 병봉산 정상으로 가는 지점에서 남쪽으로 떨어져 내려야 지맥길인데 빽을 하려니 사람 환장할이라


 

하여간 위에 있는 표시기는 무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나의 주특기!

내친김에 급경사 너덜을 조심스럽게 좌측으로 트레버스해서 펑퍼짐한 곳에 이르러 벌목한 나무와 가시가 섞인 지역에 이르러 적당히 능선을 가늠하면 헬기장이 나오고 잠깐 내려가면 시간만 엄청나게 쓰고 길이 좋은 십자안부에 이르게 된다


 

좌측 한재골에서 대치 오르기 바로 전 좌측으로 평장리 재막이라 표기된 안부라 재막고개라고 불러본다


 

그 재막이라는데서 오르는 계곡길은 많은 산님들이 오르내려 표시기들도 여럿 달려있고 길이 반질반질하다


 

십자안부 재막고개(430) : 8:50 8:55 출발(5분 휴식)


 

빨래판 같은 급경사를 힘들게 올라서 평평한 능선길을 오르면 조망이 환상적인 잘 관리된 헬기장에 이르고 잠시 오르면 억새가 지천인 도면상 694봉 정상이다


 

694봉 : 9:35


 

좌우지간 시간을 물쓰듯이 쓰며 가는 산행이 오늘 산행 내내 끝나는 곳까지 계속된다


 

그러므로 오늘 걸린 시간은 후답자에겐 참고삼을 일이 못되고 아마도 60% 정도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조망좋은 억새능선을 내려가 둔덕을 하나 넘어 돌맹이들이 널려있는 안부에서 어제 사온 김밥으로 이제사 아침을 하고 길을 떠난다


 

도면상으로는 좌우로 넘는 길이 있으나 실제로는 길 흔적도 없는 급사면일 뿐이다

 

안부(550) : 9:55  10:20 출발(25분 휴식)


 

이제부터 도면상 불태산이라 표시된 삼각점이 있는 602.4봉까지 칼날 능선을 걷는 천혜의 조망능선으로 병풍산의 조망을 압도하고 있다


 

바위 섞인 험한 길을 오르며 꿈결같은 바위전망대에 이른다 : 10:35


 

가는 내내 곳곳이 바위전망대이며 가끔 가슴 떨리는 칼날 암릉들이 나타나 간담을 서늘하게 해주는 조망은 어찌 말로 다 표현하오리까?


 

떡 올라 오른쪽으로 억새능선을 올라가는데 좌측 바위사이로 몇 명의 산님들이 올라오고 있다


 

나중에 물어보니 한재골입구 대아저수지 위에서도 오르는 길이 좋다고 한다


 

암릉길을 올라 천길절벽을 이루고 있는 등고선상 730봉에 올라선다


 

여기서 잠시 논의할일은 과연 불태산 정상이 어디인가 하는 것이다

마침 올라오는 젊은이 가 있어 물어보니 자기도 모른다는 것이다


 

다만 지금 올라서 있는 봉우리가 앞봉보다 조금 높은 것 같아 이 봉우리가 정상이 아닌가 생각을 하며 오르내리고 있다고 하며 조망과 능선의 굴곡이 병풍산에 비견할 바가 안될 정도로 불태산이 압권이라고 한다    


 

등고선상 서남쪽에 위치한 아주 작은 원으로 표시된 등고선상 710봉 즉 앞에 보이는 거의 같은 높이의 젖꼭지같은 거대한 암봉이 불태산 정상인가 지금 올라서 있는 절벽 꼭대기가 정상인가 아니면 도면에 표시된 삼각점이 있는 602.4봉이 정상인가 하는 점이다


 

모름지기 어느 산의 정상이란 그 산의 모든 봉우리 중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곤 거의 100% 제일 높은 정점을 정상이라고들 말하고 있다


 

그런 의미로 본다면 저멀리 아주 낮게 내림능선상 둔덕 정도 수준의 헬기장으로 내려다보이는 봉우리는 도면에는 봉우리 표시도 없는 내림산줄기상에 있는 삼각점에 불과하다 다만 도면상 그곳에 불태산이라는 표기가 있을 뿐이다


 

그런 점으로 미루어 볼때 어제 지나온 용구산도 마찬가지로 도면상 오름산줄기상 510m 지점에 영구산이라 표기가 되어 있지만 한참 더 올라간 등고선상 730봉이 용구산이 아닌가 말이다


 

그래서 도면상으로는 어엿하게 지금 올라선 봉우리가 실제적으로는 거대한 젖꼭지 같은 710봉과 거의 높이가 같지만 어쨋던 1~2m 라도 더 높다면 지금 올라서있는 봉우리가 정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불태산(깃대봉, 730) : 10:55  11:00 출발(5분 휴식)


 

뻣정다리를 가지고 갖은 몸짓으로 별 쑈를 다 해가며 거대한 젖꼭지같은 암봉을 오른쪽으로 올라서면 등고선상 710봉 암봉 정상이다 조망은 더 이상 이야기를 안하겠다


 

이 험한 능선으로 애완견을 안고 올라온 젊은부부의 산행실력을 믿어야 되나 불안해서 차마 쳐다보기가 민망할 정도이나 나중에 보니 별탈없이 헬기장으로 오고 있질 아니한가


 

이거 내가 잘못된 인간인가 아니면 그 젊은 아줌마가 혹시 유격대원 출인이 아닌지 모르겠다^^


 

등고선상 710봉 젖꼭지봉 : 11:10  11:20 출발(10분 조망 관조)


 

좌우가 절벽인 칼날 능선의 암봉을 올라 짧은 절벽을 밧줄을 잡고 내려가는데 뻣정다리라 다리가 후들후들 오도바이를 타는데 이러다 이거 아직도 수많은 산들의 산신령님을 아직 만나 뵈려면 멀었는데 여기서 그 종지부를 찍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에고 내팔자야..^^


 

안부 : 11:40


 

또 칼날암릉을 오르는데 어느 곳은 양쪽이 천길 절벽이며 그 폭이 30cm도 안되 보여 현기증이 일어나는데 서서 가긴 틀린 것 같고 앉아서 엉덩이로 가자니 꼭 외줄타기 하는 광대같아 왕의남자에 나오는 그 남자도 아닌 이상 그러기도 싫고 그 거리가 짧으니 앞에 붙을 곳을 가늠하고 후다닥 뛰어 앞 바위에 찰싹 하며 안기니 그 방법이 그래도 제일 안전하더라^^


 

수많은 암봉들을 넘나들며 등고선상 650봉 정상으로 추정되는 암봉위에 선다


 

등고선상 650봉(갓봉) : 12:00


 

긴밧줄을 잡고 올라 철계단을 올라 또 암봉 위에 선다 : 12:10


 

잠시 편하게 내려가면 내림능선상 ╣자길에 장의자와 이정목이 서있다

“왼쪽으로 내려가면 학동 직진하면 귀바위2.5km 온길 갓봉0.7km"


 

갓봉이 어드메냐 0.7km라 하는 점으로 미루어 볼때 등고선상 650봉 정상을 말하는 것 같다


 

젊은 아가씬지 아줌만지 예쁜 여인이 내 배낭을 보더니 뭐가 들었길래 그리크냐고 관심을 표명해 온다


 

하하 웃으며 “이틀 먹을 식량과 갈아입을 옷들입니다 그려”


 

같이 웃고 인사하고 편한 길을 내려가 잔솔들이 자라고 있는 파묻힌 보도블럭이 있는 것으로 보아 버려진 조그만 헬기장 안부를 지나 산죽밭을 오르면 수많은 산님들이 산상파티를 하고 있는 삼각점이 있는 602.4m 잘 관리된 헬기장인 도면상 “불태산”이라고 표기된 둔덕봉이다


 

“담양313 1999재설” 삼각점과 이정목이 서있다

“좌측으로 내려가면 진원산성 의기바위 사방댐 직진하면 귀바위1.7km 온곳 성틀재0.8km"이라는데 성틀재란 어디를 말하는 것인가?


 

추정을 해보면 등고선상 650봉 정도 되는데 아까는 분명히 갓봉이라 했는데 이거 원 머리만 아프다 그냥 가자!


 

602.4 둔덕 헬기장 : 12:30


 

앞으로는 천상의 좋은 육산길을 오르내리며 조망을 즐길 수 있는 등로를 장성군에서 가시와 산죽은 베어내고 잡목은 쳐내고 이정목도 여럿 세워놓고 그렇게 잘 정비를 해놓아 길 잃을 염려는 없는 구간이 한동안 계속된다


 

조망좋은 630봉에서 하늘에 떠있는 불태산을 감상하며 우리산줄기의 아름다움에 잠시 취해본다


 

등고선상 630봉 : 12:50  13:00 출발(10분 휴식)


 

보도블럭이 묻혀있는 묵은 아주 조그만 헬기장 흔적이 있는 등고선상 590봉 이정목에 “귀바위1.2km 깃대봉0.5km” 직진해서 유탕리로 내려가는 길도 좋다


 

등고선상 590봉 : 13:15


 

좌측 서쪽으로 내려가며 안부에 장의자가 하나 있고 다시 둔덕을 넘어서 내려가면 ╣자안부에 장의자가 있으며 이정목에 “큰재”라고 한다


 

“좌로 내려가면 진원산성 약수터0.3km 직진 귀바위0.5km 온곳 깃대봉1.3km" 잠시 해가 나니 스잔한 바람결도 따뜻함이 묻어난다


 

큰재(510) : 13:30


 

급경사를 코를 땅에 박고 통나무 계단도 오르고 그렇게 힘들게 오르면 장의자가 있으며 좌측으로 귀바위봉으로 오르는 완만한 능선길이 열린다


 

조망이 좋아 가야할 능선과 우측 유탕리로 내려가는 능선이 미끈하다


 

둔덕 : 13:50


 

조망좋은 능선을 한동안 가면 등고선상 630봉 그 끝에서 Y자길이 나오며 이정목이 갈길을 알려준다


 

“여기는 귀바위 626m 좌로 가면 진원산성 선동재 우로가면 재봉산 이재산성 온곳 깃대봉1.7km"


 

귀바위가 어디있나 찾아보았지만 이름지을만한 바위는 없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정상 끝으로 밑에서 보아 귀같은 바위가 있으리라고 추측을 해본다


 

귀바위봉(630) : 14:00


 

우측으로 내려가며 예전에는 밧줄 하나가 늘어져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그 위로 철계단을 만들어 놓아 안전하게 내려갈 수 있게 해 놓았으며 철계단을 내려가서 밧줄잡고 내려간다


 

변덕스런 날씨는 다시 흐려지고 가야할 산줄기 어디선가 들리는 톱소리가 고요한 산향기를 흩트리고 그 와중에도 손톱만한 연분홍 야생화가 몇송이 수줍게 피어나고 오르는 길은 막 베어낸 나무둥치들과 싱싱한 톱밥들이 무더기무더기 등산로변에 묻어난다


 

등고선상 530봉 정상 직전에 길은 좌측 사면으로 임도 수준으로 넓게 나 있으며 그 산록에 벌목과 가지치기를 하는 산림원 몇 명이 그 무거운 톱을 들고 순식간에 싹뚝싹뚝 가지와 몸통들을 잘라내고 있으며 힘이 드는지 몇사람은 한쪽에 앉아 담배를 피우며 희얀한 동물을 보는듯한 눈초리가 나를 따라온다


 

아마도 이 산봉우리가 이정목에서 말하는 재봉산이 아닐까 추정을 해본다

그렇다면 이재산성은 어디일까 산행기를 쓰는 지금에서야 그 너른 길이 아마도 이재산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등고선상 530봉 재봉산(이재산성) : 14:30


 

그런 너른 길이 산사면을 돌아 남쪽으로 뻗은 지맥 능선과 합쳐지며 이후 한도 끝도 없는 급경사 내림길이 이어지는데 뻣정다리 주체를 못하고 게걸음으로 한발한발 내려가며 제발 도가니만이라도 살아남아달라는 절절한 소원을 한다


 

따라가기님의 표시기를 반갑게 대하고 잠시 내려가면 완만한 능선으로 바뀐다


 

15:00


 

만개한 노란 생강나무 꽃 한송이를 꺾어 입에 물고 변강쇠 흉내를 내며 그 진한 향기에 취하다보면 어느덧 귀엽게 솟아오른 진달래 꽃망울이 시름을 잊게 한다


 

아름다운 우리산하여!


 

육훈 세맨말뚝이 자꾸자꾸 나오며 철탑을 지나 길은 좌측 묘지쪽으로 연결이 되며 진원면 선적리 선동마을로 내려가고 길이 전혀 없는 능선을 가시를 헤치며 진행을 해야한다


 

철탑 : 15:15   


 

잠시 내려가면 어마어마한 돌무더기가 있는 십자안부에 이르고 오르면 둔덕에 쏙 들어간 판독불능 삼각점이 있으며 그 앞으로 묘1기가 있으며 그 넘어로는 절개지 밑으로 지도에는 없는 너른 비포장도로가 나타나며 그 도로위에 바퀴와 엔진이 없는 군용차량 적재함인듯한 차량들 몇 대가 버려져 있다


 

도면상 199.4m 둔덕 : 15:25


 

요리저리 살펴보니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것이 나을 듯해 보여 오른쪽으로 가시를 비집고 나가면 녹슬은 “천천히” 교통표시판이 기울어 있고 바퀴자국이 선명한 것으로 보아 군용트럭들이 지나간지 얼마 안되는 것 같다


 

넝쿨 가시지대로 들어가면 또 절개지가 나오고 이번에도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좀 전에 지나온 그런 도로가 나오며 역시 녹슬은 “천천히” 교통표시판이 기울어져 있다


 

두 번째 비포장 도로 : 15:40


 

둔덕으로 올라 좌측 남쪽으로 방향을 잡고 내려가야지 오른쪽에 보이는 제법 그럴듯한 봉우리는 단광저수지변에 있는 등고선상 230봉이라 그리 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오른쪽으로 아래로는 단광저수지 옆으로 비포장도로가 올라가고 있다


 

나뭇가지를 휘잡아 만든 올무에 걸려 혼줄이 나고 가시를 더트면 무덤부터 길이 나온다


 

또 나오는 제법 굵은 나뭇가지를 완전히 휘어잡아 굵은 철사줄로 올무를 만든 것을 용케도 발견하고 해체를 하니 완전히 옛날 석포를 쏘아올리듯 나뭇가지가 튕겨져 오르는데 그것에 맞았다간 뼈도 못추릴 뻔했네 그랴 에그 무서워라!


 

깨진 세맨기둥이 있는 펑퍼짐한 등고선상 190봉은 가시밭이다 여기서 길은 없어지고 조금 지나 녹슨 철판위에서 마지막 남은 떡 몇조각으로 마지막 간식을 하며 어디로 가야할지를 생각해 본다


 

등고선상 190봉 벙커봉 : 16:00  16:15 출발(15분 휴식)


 

오른쪽으로 트레버스하면서 보니 190봉 정상이 세맨으로 만든 벙커위였는데 아마도 지금은 군부대가 이사를 가고 방치해 논 것 같다


 

가시밭을 재주껏 헤치며 오른쪽 서쪽으로 기운 남쪽으로 내려가면 또 절개지가 나오고 이번에는 좌측으로 가시를 비집으며 내려가면 또 그런 너른 비포장 도로다


 

세 번째 비포장도로 : 16:30


 

오른쪽으로 잠깐 올라 정상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좌우 두개의 능선이 있는데 왼쪽 능선으로 붙어야 한다


 

왼쪽 능선으로 붙으면 잠시 절개지 비슷한 길가 능선으로 진행해 오른쪽 능선으로 성긴 길이 나오며 좌측 도로에서 오르는 길이 보인다


 

즉 이곳은 도로를 내면서 고갯마루가 조금 위쪽으로 올라붙었던 것이다 진정한 능선은 절개지에서 왼쪽으로 내려온 지점에서 막바로 절개지로 올라붙어야 막바로 능선이 나오는 것이다 에고 말로 표현할려니까 힘들어 죽겠다


 

육훈 기둥들이 또 나오고 잠시 가면 이번에도 절개지이다

장성읍과 진원면을 이어주는 24번국도가 좌우로 가고 그 앞으로 산으로 오르는 도로는 또 무엇이란 말인가?


 

다음에는 그 도로를 타고 고갯마루로 오르면 좀 쉽겠구나 하고 절개지 오른쪽으로 산으로 들어가는 임도 입구로 내려간다


 

임도 입구 2차선 도로변에 “여기는 밤실재정상 해발136.34m”라는 대형 안내판이 서있는 도면상으로는 “사라치”이다


 

사라치(밤실재) : 16:40


 

그후 

4H서약이 든 새마을 비석이 있는 공원에서 젖은 옷 다 벗어 던지고 마른 옷으로 바꿔 입으니 추위가 다 물러난 것 같은 포근함이 찾아든다


 

장성택시를 불러 타고가며 좌측 철책이 쳐진 군부대 안을 들여다보며 어디까지가 군부대인지 가도 가도 철책이 끝날줄 모른다


 

기사아저씨에게 물으니 그곳 일대는 전부 대전차포부대로 산능선 넘어 진원면쪽 까지 전부 부대가 깔고 앉았으며 길들이 어지럽게 나있는데 장갑차등을 다루는 운전연습장이라고 한다


 

에고 그렇다면은 다음에 어디로 어떻게 능선을 연결해 가야하나

할 수 있나 그걸 몰랐다면 밤실재에서 능선으로 붙어 군부대 한가운데 능선을 따라 수도 없는 도로를 건너 못재육교로 빠져나갔을 것인지, 군인들한테 체포되어 쫓겨났을지, 아니면 파출소로 넘겨져 벌금만 잔뜩 물게 됐을지..


 

그러나 군부대인 줄 알고 지나갈 수는 마음이 찜찜해서 아니 될일이다

순리대로 생략을 하고 못재육교에서부터 이어갈 수밖에 없는 일이라 사료가 된다


 

장성버스터미널에서 서울가는 막차는 이미 떠나가 버렸고 광주로 이동해 고양가는 차편은 이미 예약이 끝나버렸고 방법이 있나 강남센트럴 가는 차로 가기로 하고 이번에도 시간이 없어 잔치국수로 주린배를 채운다


 

집에 도착해 다시 더덕주 한잔과 냉면 곱빼기로 지난했던 하루를 접으며 배낭을 열어 칡을 꺼내니 웬 진물이 질질........


 

이게 무엇이냐 세상에 마르지 않은 칡을 싸준 것이 아니냐

그래서 그렇게 무거웠던 것이다


 

하여간 이틀동안 공기 한방울 접하지 못한 칡이 아픔을 참지 못하고 그 진국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어서 빨리 풀어서 공기 잘 통하는 배란다로 안식처를 옮겨 바짝 말려 마른칡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도록 만들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