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하고
고흥 두방산에 올라가 일출보려고 약속까지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 알람(05:30)소리에 일어나 아내를 깨우니
못일어나겠다고 혼자 가란다.
내 그럴 줄 알았지.

엊저녁 남은 찌게 데워 밥 반공기 정도 먹고,
핫초코 0.5리터 끓여 보온병에 넣고, 카카오 한통 넣고
집을 나선다.
고흥쪽은 차가 전혀 밀리지 않아서 좋다.
더구나 두방산은 알려지지 않은 산이라
사람도 없어서 번잡하지 않으니 이보다 더 좋은 일출산행은 없다.

용흥사에 주차를 하고
헤드랜턴을 머리에 밝히고 급경사를 치고 올라간다.
약수터를 지나 주능선에 오를즈음
처음으로 산님들 두분을 만나 지나치고,
정상쪽을 쳐다보니
이미 몇 몇 산님들이 해를 기다리고 있는게 보인다.
해가 오르려면 아직 시간여유가 있어서
천천히 사진을 찍으며 올라간다.

정상(487m)에 올라
바위에 걸터앉아
따끈한 핫 초코 한 잔을 마시면서
해가 올라오기만을 기다리지만,
잔뜩 찌푸린 날씨라 해는 보이지를 않는다.
누군가 해가 보인다고 소리쳐서
동쪽 바다를 바라보니
구름 속에 희미하게 이미 올라와 있는게 보인다.
그나마 희미하게라도 볼 수가 있으니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그런대로 작은소망을 빌어보면서 셔터를 눌러댄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
해는 이내 구름속으로 사라지고
이후 단 한 번도 보여주질 않는다.

예까지 온 김에
앞에 보이는 병풍산까지 간다.
병풍산에서 용흥사로 내려가는 능선길도
제법 운치가 있다.

 

순천만의 새벽

 

주능선에서

 

두방산 정상. 일출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저 사람들이 전부이다.

 

2007년의 새해가 희미하게 보인다.

 

오른쪽 앞의 시커먼 산이 병풍산

 

두방산 정상과 오른쪽에 득량만이 보인다.

 

비조암(왼쪽)과 첨산(오른쪽) 뒤로 순천만

 

멀리 광양 백운산이 보인다.

 

조계산쪽의 마루금들

 

첨산

 


비조암

 

하산 후에 되돌아본 들날머리(왼쪽이 두방산 오르는 길, 오른쪽 산불조심 현수막 있는 곳이 병풍산 들머리)

 

15번 국도에서 바라본 두방산(왼쪽)과 병풍산(오른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