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06년 8월5일 천호역 07시40분

*소요시간 : 자이안트 산악회 27명 약5시간

*산행코스 : 백화교-보현사-갈림길-금돌산성-백화산-고개-(주행봉)-잠수교


열대야가 극성을 부리는 삼복더위에 산행을 한다는 것이 무리인것같아 망설임끝에 금요일 오후 이열치열 겸 산행을 하기로 큰 맘먹고 영동에 있는 오지산인 백화산을 가기로 예약을 한다.


 

토요일 아침 일찍 전철을 타고 천호역에 도착하여 차에 오르니 휴가철이라서인지 차에는 산꾼들이 별로 많지가 않아 차가 텅빈 느낌이 든다.  안내산악회에서는  준비한 맛깔스런 떡과 음료수를 나누어준다.


 
 

한줄 틈새도 없는 더위가 쨍쨍한 고속도로를 지나니 차창밖으로는 애타게 기다리는 한여름 뙈약볕아래 벼들은 몸을 훌쩍키워 들녘이 한층 넉넉해 보인다. 죽암휴게소에서 잠간 휴식을 취한후 산행의 들머리인 석천이 흐르는 백화교를 지나 보현사입구에 하차를 하여 단체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산행을 시작한다.(10시45분)


 

보현사로 들어가는 백화산입구에는 백화산관광안내도가 산행객을 반갑게 맞이하고, 안내도에는 백화산과 금돌성에 대하여 자세히 소개하고 있으며, 보현사로 들어가는 계곡에는 휴가철을 맞아 물놀이 하는 사람들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충북 영동군 황간면과 경북 상주시 모동면 경계를 이루는 백화산은 한폭의 그림과도 같은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하고, 황간휴게소에서 보면 다소곳이 앉아있는 여인내 치마폭처럼 주름지고 그 자락의 내림도 한옥의 내림마루처럼 곡선이 아름다워 절경을 이룬다. 소백산맥의 중앙부를 이루는 백화산은 국토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어 전국 어디에서건 당일로 백화산을 찾을 수 있다.


 
 

백화산은 지형도에는 포성봉으로 표기되고 있으나, 상주군지 및 관광상주와 주민들의 호칭을 근거로 백화산으로 표기하고 있다. 백화산을 사이에 두고 금강과 낙동강이 남북으로 흐른다. 삼국시대에는 이곳이 득실에 따라 신라와 백제 양국의 국운이 좌우되는 요충지였다. 


 
 

백화산이란 이름은 산 전체가 티없이 맑고 밝다는 뜻이며, 봄이면 철쭉이 능선마다 꽃띠를 두르고 있어 꽃산행도 겸할수 있고, 여름에는 수풀과 옥류가, 가을에는 단풍이 정상에서 능선을 타고 석천골 반야사를 온통 붉게 물 들인다.


 
 

백화산 하면 백두대간에 솟아있는 경북 문경의 백화산(1,063m)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와 同名異山인 백화산은 충남 태안읍 백화산(284.1m), 전북 장수군 백화산(850.9m), 그리고 경북 상주의 백화산(933m)도 있다.


 
 


 

 

백화산은 현제 백화산, 한성봉.포성봉이란 세가지의 이름을 갖고 있는데. 포성봉은 일제가 우리민족의 문화말살과 국운을 꺽을 목적으로 금돌성을 포획한다는 뜻에서 이름 붙였다고 한다. 백화산 주변의 사람들은 모두들 한성봉이라고 부른다.  그 이유는 몽고의 차라대(車羅大)가 황령사 승(僧) 홍지사에게 대패하여 성을 넘지 못하고 한탄한 데서 한성봉(恨城峰)이라 부르던 것이 한성봉(漢城峰)으로 되었다고 한다.


 
 


 

백화산은 지도상에 백화산맥이라고 표기할 정도로 산세가 웅장하고 날카로우면서도 부드럽고 아름다우며, 해발933m 인 한성봉을 중심으로 샛별봉, 주행봉, 만경봉, 헌수봉이 솟아있고, 이러한 산세에 의하여 금돌산성이 자리를 잡고 있다.


 
 


 

 

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니 초입부터 온몸에서 땀방울이 흘려내리기 시작한다. 물놀이하는 사람들의 시원스런 모습에 산행을 집어치우고 물속에 뛰어들고 싶은 충동에 빠지지만 어쩔수 없는 일이 아닌가. 내가 좋아서 선택한 일이니 산에 오르는 수밖에 별도리가 없다.


 
 


 

 

5~6분을 걸어가니 길옆에 문이 잠겨있는 보잘것없는 천왕문과 석탑이 서있는 초라한 절간의 모습이 이곳이 보현사임을 알리고 있다. 보현사를 지나니 아름다운 능선이 보이는 넓다랍고 평탄한 길이 나타나고 얼마안가 계곡이 지나가는 포장도로에는 물이 흐를수 있도록 도로를 낮게 만들어 놓아 물길을 지나야만 된다. 물길을 지나는 낮은도로는 5곳이며, 비가 많이 올때는 물길을 건너기가 힘들기 때문에 산행을 삼가야 한다.


 

  

 

산행을 시작한지 20분만에 보문사터 2,5km지점에 도착을 하면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계곡의 청량한 물소리가 세속에서 묻은 때를 벗겨주고 물소리에 마음을 씻어보지만 뜨겁게 내려쪼이는 햇살에 걷잡을수 없이 흘려내리는 땀을 주체하기가 힘들다.


 

  

 

그늘진 숲길에 들어서지만 한여름의 뙈약볕을 피하기란 무리인것같다. 시원스럽게 흘려내리는 계곡의 물소리와 숲속에서 시원스럽게 울어대는 매미소리가 더위에 지쳐가는 산꾼들의 마음을 씻어주기에 위안을 삼아본다.


 
 


 

 

직선길을 택하기위해 계곡을 건너 된비알을 오르다 보니 힘이 들지만 곧 이어 산자락의 능선길로 이어지면서 계곡의 물소리가 산꾼들과 함께 길을 인도한다. 후미에 처진 산꾼 10명은 흘려내리는 땀을 주체할 수 없고 더위에 힘이 소진되어 의욕을 상실한채 산과 힘겹게 싸워나가면서 산길을 오르고 있지만 쉽게 오르지를 못한다. 가다 쉬다를 반복하면서 서로을 위로해준다.


 
 


 

 

한여름의 폭염도 산꾼들을 힘들게 하지만 바람한점없는 산길을 오르다보니 온몸이 흠벅젖어 몸에서 물줄기가 흘려내린다. 소나무가 서있는 전망이 트이는 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후 금돌성을 향하여 오르는 길은 다시 된비알로 이어진다


 
 


 

 

산행을 시작한지 2시간10분만에 금돌성(보문사터 1.5km. 포성봉(정상)1.7km)지점에 도착을 해 우리들만의 잔치를 시작한다. 후미대장님이 가지고온 1병의 얼음막걸리을 한컵씩 나누어 마시니 온장육부가 다 시원해 지는 느낌이다. 세상에서 이렇게 맛있는 막걸리가 또 어디에 있단말인가? 금돌성에서의 막걸리의 추억은 빛나는 아름다움으로 기억속에 자리잡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주행봉까지 갈것인지 아니면 중간에 탈출을 할것인지를 의논한다. 필자도 용아장성같이 아름답게 펼쳐진다는 주행봉능선을 타고 주행봉까지 가보고 싶은 마음 꿀떡같지만 잘못하다간 탈진할것같은 기분이 들어 중간에 하산하기로 마음을 잡는다.


 
 


 

 

금돌성은 백화산 정상부의 능선과 골짜기를 따라 쌓은 석성으로 석성의 길이가 무려 5600여m가 되고 성은 완벽하게 무너진 것을 1978년 80m복원하였다. 우리는 이 복원된 석성을 따라 백화산으로 오른다. 복원된 석성이 끝나면서 석성을 잔해를 따라 산길이 이어지고 10여분을 오르니 전망이 좋은 바위쉼터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초록의 부드러운 능선들의 모습과 눈앞에 펼쳐지지만 쉬이 닿지않은 마을들은 힘들고 지친산꾼들에게 크나큰 기쁨을 선사해주며, 오직 힘들게 올라온 사람들에게만 선사할 수 있는 축복의 선물이 아닌가 생각한다. 풀섶에 외롭게 피어있는 나리꽃과 이름모를 들꽃도 지친 산행객의 마음을 아는지 활짝 피어 미소로 답하여 준다,


 
 


 

금돌산성을 출발한지 20여분만에 안부능선길에 접어들면서 정상이 보이는 암릉길로 이어지고 양옆으로는 수십미터가 넘는 낭떠러지가 전개된다. 때문에 석성쌓기에 알맞은 장소가 아니였는가 생각이 든다.



  

 

석성의 잔해들을 지나오다보니 백화산 고스락에 당도한다. 산행을 시작한지 3시간만이다(13시52분) 날씨탓에 평소 산행시간보다 최소한 1시간여를 더 소요했다, 백화산 고스락은 민등봉으로 녹음이 짙은 여름이라서 인지 나무가 가려 정상에 서며 속리산을 비롯 소백산맥의 줄기들이 중첩해 보이고, 황간읍 너머 민주지산과 덕유산의 모습도 보인다고 하나 볼수가 없어 아쉬움을 뒤로 한 채 하산을 서두른다.


 
 
 

 

이곳에서도 반야사로 가는 1차 탈출로가 있지만 좀 더가서 주행봉가기전 용수폭포가는길과 만나는 지점의 하산길로 탈출하기로 하고 하산을 서두른다. 길은 경사가 심하지만 얼마안가 하산할수 있다는 기대감에 힘이 솟는다. 일행은 2차 탈출지점에서 얼마남지않은 물과 가지고 온 과일로 갈증을 달랜후 3명은 주행봉을 향하고 나머지는 하산을 시작한다.



  
 

능선상에 있는 주행봉은 높이 874m로서 백화산(933m)과 붙어 있으며, 물 위를 떠가는 돛단배처럼 생겼다하여 주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산아래 사람들은 V자로 갈라진 봉우리가 방아허리를 받치는 쌀개처럼 생겼다하여 쌀개봉이라고도 부른다.


 

오늘 산행은 백화산을 거쳐 주행봉까지 5시간의 종주코스였는데 삼복더위에 초반부터 산꾼들이 더위을 먹었는지 힘을 쓸수가 없어 27명중 5명은 물놀이를 하기위해 산행을 포기했고, 선두로 12명은 주행봉 고스락을 오른후 정상적으로 하산을 하였고,  후미로간 10명중 7명은 백화산 고스락을 지나 2차탈출로에서, 나머지 3명은 주행봉가는 능선인 3차 탈출로에서 잠수교로 하산을 하였다.


 
 

하산길은 버럭과 물이 말라버린 계곡길이여 힘이 들지만 조금만 고행하면 산행을 마칠수 있다고  생각하니 어디서 생겨난는지 모를 힘이 솟구친다. 하산을 시작한지 40여분만에 반가운 물소리가 들리지만 소량의 물줄기이기 때문에 계속이어지질않고 끊기고 만다. 하지만 물이 다 떨어져 갈증에 목탄 산꾼에겐  시원한 계곡물의 맛은 어느 유명약수의 맛이 이보다 좋지는 않을것이다. 두손으로 계곡물을 떠 꿀꺽꿀꺽 드리키니 세상에 부러울것이 없다. 사람은 어려움을 당해보아야 고마움을 아는게 인지상정인가보다.


 
 

드디어 알탕하기 좋은 작은소(沼)가 나타나면서 일행은 누구라고 할것없이 물속으로 텀벙뛰어든다. 무릉도원이 예가 아니고 어디란 말인가? 여기가 바로 극락의 세계가 틀림없다. 부러울것이 하나도 없으니 세상이 다 내것이다. 이곳에서 시간은 멈춰버리고 만다.


 
 

다시 하산을 시작하니 얼마안가 다시 땀방울이 나기시작하지만 기분만은 나쁘지가 않다. 물줄기가 시원스럽게 흘려내리는 계곡길을 따라 내려오니 계곡과 석천에는 물놀이를 즐기는 휴가객들로 붐빈다.


 
 

주행봉등산안내도가 설치되어있는 석천앞 잠수교를 지나 왼쪽으로 반야사입구에 도착하니 석천과 어울려진 백화산의 모습이 한폭의 동양화를 그려놓고 반야사 계곡에서 흘려내리는 물을 막아 뱃놀이를 할수있게 만든 유원지에는 많은 사람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우리는 안내산악회에서 준비한 맛깔스런 쇠고기 비빔밥을 안주삼아 막걸리로 목을 축인후 반야사를 향해 가니 속세를 떠나 불도에 들어가는 첫 관문인 白華山般若寺의 현판이 걸려있는 일주문이 지친 산꾼을 반갑게 맞이하고, 넉넉한 그 길을 따라 절간이 들어가니 멋스러운 돌다리와 함께 계곡속에서 백화산을 품고있는 반야사의 품에 안기니 도심에서 지친몸과 마음 그리고 산행중 더위에 지친몸에 평화를 느끼며 절집을 나서므로 오늘 산행의 끝자락에 선다.


 
 


노만우 이야기
사람들이 살아가는 훈훈이 이야기들

http://blog.daum.net/daesari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