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봉을 뒤로 하고>
 
 
 
 

6월의 山情 愛 - 백운봉 <경기 양평>


 

2009. 6. 27 (토)

 


 


 

새수골 - 두리봉 - 헬기장 - 백운봉 정상 - 함왕성 갈림길 - 사나사 - 사나사 계곡

 

 

 


 

 

 
 

산은 새로운 생명과 생생한 움직임을 끊임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천지의 본질상

그 중간에 있는 산은 만물에 대한 고장이요, 하늘의 품이다.

 

 

 

 


 

안개 흐름속의 양평 시가지.
 
 
 
 
 

나날이 변해가는 자연의 일상적 모습은 스스럼없이 바람을 타고 잔물결을 일으키는 것과 같으리라.

작은 가냘픔에도 나부끼는 미풍에 같으리라. 또 빛의 파편이 잔잔하게 내리쬐며 반짝이는 수정과도 같으리라.

 

 

 

 


 

 

잿빛 기운이 도도히 흐른다. 6월 끝의 때 묻지 않은 안개가 몸소 잔잔한 파도를 일렁이며 내 위를 스쳐간다.

빛의 움직임이 둔화됨으로 해서 그 조각이 어디론가 조용히 사라져 버림은 무수히 볼 수 있는 한여름 날의 일이다.  

 

 

 


 

하늘에선 구름이 공간속을 다 메우고 다니지만, 산속에선 풀과 나무만이 나부끼며 여름날에 기대어 그들만의 꿈을 이룬다. 자연을 생성시킨다. 微速으로 펼쳐지는 여기의 시간은 끝없이 흘러가는 숙성된 자연의 흐름이다.

 

 

 

 


 

 

 

잔잔한 바람이 인다. 수림속의 풀과 나뭇가지만이 여름날을 장대히 맞이하며 살짝 나부낀다. 바람이 불면 몸소 잔물결을 일으키는 수풀의 다소곳한 몸짓. 미풍이 이 속을 스쳐 가니 때맞춰 빛줄기가 은은하게 파고든다.

 

 

 


 
 
 
 
 

눈높이를 하늘과 땅에 맞춰 보폭도 자연스레 가볍게 이어간다. 숲속의 온기는 봄날이 다시 온 듯

신선하고 상긋하다. 기분 좋게 완만한 경사도에 스스럼없이 몸을 기댄다.

 

 

 

 


 

쉼터에서 바라본 백운 산자락이 조용히 안개속에 묻혀있다.
 
 
 
 
불끈 솟아있는 백운봉도 보이고.
 
 
 
 

초록의 계절은 이다지도 방대한 말인가. 상록수와 활엽수가 혼재된 숲속은 최적의 온상을 갖춘

 이상지대이며, 쉼 없는 한숨을 날려 보낼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내 비추는 곳이다.

 

 

 

 

 

 

 
폭염으로 암릉길을 오르는데 만만치가 않다.
 
 
 
퇴색된 낙엽무리들이 완여름을 맞고 있다.
 
 
 
 
 

수려한 등성과 아담한 산봉을 품은 용문산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바위에 올라서면

 마치 온몸이 공중에 두둥실 떠오른 듯한 느낌이 든다.  또 이 그윽한 정취는 인간세상 같지가 않았다.

 

 

 

 


 

백운봉의 의연한 형상이 깊은 울림을 가져온다.
 
 
 
 

장엄한 풍경과 산그늘의 화려한 해맞이도 감상한다. 갑자기 툭 터진 산길 위로 은밀히 감춰진

너덜겅에서 보는 해맑은 그림은 내 안의 심미로움이다.

 

 

 

 


 

 

여름날의 해가 선홍빛 노을을 남기긴 채 임평선 너머로 홀연히 사라지고 나면, 적막감보다는

 평온을 마음껏 느끼는 적요로다. 깊은 바다의 밑처럼 적요한 것이며 무림 속처럼 아늑한

숨결인 것이다.

 

 

 


 

한 하늘에 크고 작은 구름들이 하나둘씩 출몰하기 시작한다. 여름빛 아래 고요히 잠든 무림과 숲속의

계곡은 평화롭고 자애로운 어머니의 품처럼 무척이나 安穩해 보인다.

 

천천히 걸어선 7부능선의 소담한 산길은 의외로 짧다. 하지만 그 길 위에서 만나는 풍정이

비할 데 없이 매력적이라 실제보다 훨씬 짧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무념에 그저 바라만 볼 뿐이다.

 

 

 

 


 

 
 
 
 
 
 
 
 
 

백운의 풍경이 그렇게 다층의 의미를 품고 역동적으로 현현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렇기에 한결같이 이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고풍경의 의미를 대단히 음미하며 유덕한 기상을 마음껏 발휘하였다.   

 

 

 


 
 
 
 
 

시간이 휘어놓은 협곡과 바람과 무림이 빚어낸 잊을 수 없는 풍경의 장.

눈으로 보기에는 더없이 이르고 두 눈으로 돌아보는 특히 유장한 산줄기 넘어 선의 같은 산세는 보는 이들을

 매료시키고도 남는다. 한동안 허공에 시선을 던진 채 그 그림을 눈을 감고 반추하며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있었다.

 

 

 


 

병풍이 호위하듯 하며 빙 둘러 나열되어있는 산마루 모습이 장대하고 고품스럽다. 또 단정하고 온후한 기상이 가득하고 웅대하고 심원한 기상이 응축되어 있는 듯하다. 그 사이에 흰 구름이 사뿐히

솟아오르니 모든 계곡이 조용하다.

 

 

 

 

 

 

 
 

 


 

 

아쉬운 발걸음이 차마 떨어지지 않지만 가야할 숙명이기에 돌아가 버린다. 후에 상봉에 올라

일망무제로 뻗은 산줄기와 숱한 능선을 발아래 굽어보니 장엄 빛에 물든 찬연한 기품이 아닐 수 없다.

 

 

 


 


 

수채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무림과 웅장한 산맥은 바람이 불 때마다 천연색소로 만들어진 물방울이

하늘거리듯이 움직이며 수를 놓는 듯 하다.

 

 

 

 


 

 
 
 
 
 
 
 
 

 

하늘하늘한 야생화의 눈망울이 가늘거린다. 무르익어가는 계절에 비춰지는 숲속의 영화다.

봄날의 길을 꿈꾸었던, 녹음방초 무성한 여름 길을 그렸던, 생생한 사색을 꿈꾸는 추상을 염원하며

 길속을 지나련다. 길은 끝없이 이어지는 무상한 세월속의 盡源이다.

 

 

 

 


 

 
 
 
 
 
 
 
 
 
 
 
 
 
 
 
 
 
 
 
 
 
 

소리쳐 불러봐도 물론 대답이 없다. 그러면 또 어떤가. 본디 마음으로 고백하고 가슴에 담을 백운이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생각하고 느끼고 체득함에 부족함이 없는 곳. 바라만 봐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분명한 곳. 그곳은 백. 운. 봉.

 

 

 

 


 

 
 

봉긋한 탄력 있는 산봉이 우리의 눈을 즐겁게 만들었다. 참을 수 없는 달콤한 사랑의 열매를 보는 듯 눈 안 가득 그 산봉의 眞想을 가슴에 묻었다. 또 깊은 울림에 사르르 몸을 떨며 나지막이 그 속에 안기며 지배당하기를 자초하였다.

 

 

 

 


 

 

무심히 서쪽능선을 바라보며 하늘 금을 긋는다. 어떤이는 보면서도 무덤덤한 표정을 하며 이리 들썩 저리 들썩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또 어떤이는 기심 찬 표정을 하고 연이어 감탄사를 토해 놓아 좌중을 사로잡는다.

 

 

 

 

 

 


 

높고 푸른 산줄기에 절정에 달한 나뭇잎 사이로 불어대는 바람을 맞으면서 말잔등처럼 매끈한 능선 위로 반짝이는 솔밭을 스치며 걷는 즐거움은 등푸른 산줄기가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우람한 노송과 울창한 이 터널을 이룬 숲길을 지나 언덕 위의 함왕길까지 이르는 길은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최고의 미백이다. 폭신한 흙길을 딛는 제 발자국 소리에다가 가끔 울리는 새소리만 따라올 뿐이다. 고요속의 무료함이로다.

 

 

 

 


 

 

고갯길에 들어선 너른 숲속의 잔영은 오솔길을 걷는 우리에게 멋진 시그널이 되어주며, 조용하고 푹신하고 완만하며 녹색으로 우거진 산의 긴 능선 길을 잊지 못함이다.

 

 

 

 


 

 
 
 
 

 

함왕성 길로 향하는 능선 길. 싱그러운 녹음에 완연하고 부드러운 흙길이 한참 이어진다. 완여름의 햇살을 충분히 받아 식생도 풍부하게 살아 있다. 다음 주 장마가 시작되면 녹음이 한층 짙어지며 그들만의 세계를 이룰 것이다.

 

 

 

 

 


 

전까지만 해도 현란한 자태로 무장된 산형이었지만 서서히 자신의 모습을 어둠 속에 감춘다. 그럴수록 백운의 담백하고 소박한 모습에 내 마음이 더 이끌리는 게 당연지사다. 내게 백운은 바로 그런 담담한 얼굴을 지닌 존재였다.

 

 

 

 

 

 

사나사 가람

 

 

 

목어가 ㅡ신기하다.
 
 

 

계곡수의 昌聲이 골바람을 타고 귓전을 싸고돌기 시작한다. 지난 시간에 대한 보상심리가 봇물 터지듯 강하게 일어났다. 무더위로 찌든 심신의 속까지 시원한 바람이 속속들이 냉 찜 시켜주듯 개운해져갔다. 또 축축하게 고온 습기 꽉 찬 곳에서 건조하고 상쾌한 초원으로 나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主管 측이 힘들여 수고하고 애씀으로 지친 삶의 일부만이나마 개운하게 해결해 주셨음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특히 회장님과 임원분께도 고마운 마음을 가지지 아니 할 수 없다. 이는 모든 회원님들을 사랑하는 고하신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모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