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겹결에 종주한 용문능선
 
(1) 엉겁결
  
지난번 함께 불수종주한
권사장님께 며칠 전 운예종주 제안.
팔당역에서 만나 예봉 初入에 이르러
엉겁결에 용문산으로 변경.
  
아무런 준비도 없이 가깝겠다 싶어 가보니 의외로 멈.
연수리에 도착하여 올려다보니
山勢가 그리 험하지 않을듯하여 능선 종주하기로 함.
4시간예상 - 하지만 이는 큰 오산이었다.
  
인생길 가다가도 엉겁결에 다른 길을 내딛기도 한다지만 그 길은 무모한 길,
하지만 그런대로 난관을 헤쳐 나가는 묘미가 있듯
그 능선상에서의 妙味가 은근히 期待되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사전조사와 분석이 가해지는
철두철미하게 계획된 길을 가야겠지?
  
  
(2)연수리버스종점-상원사미륵당-용문사능선길
(08:10-09:10, +60=60분, +4=4km)
  
포장된 상원사로 가는 길을 따라가니
계곡을 따라서 펜션들이 즐비하고
산세도 완만하여 對話하며 걷기에 좋다.
  
미륵당에 다다르니 상원사는 冬安居하는 사찰로
일반인은 출입을 삼가달라는 안내문.
  
조금 오르다 용문사로 향하는 길이 있어 오르니
용문사에서 올라온 능선인데 며칠 전 내린 눈으로
온통 새하얀 雪國이다.
  
  
(3)능선길-가섭봉(1157m)-점심
(09:10-11:10-12:10, +120=180분, +3=7km)
  
천년 넘게 살아오고 있다는 靈物인
용문사 은행나무를 못 보는 서운함을 뒤로하고 능선을 오르니
마을에서 보았던 부드러운 능선은 간데없고
비알의 가파른 威勢가 대단하다.
  
건너편 용문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가파름 또한 대단한데
 그만큼 바위와 하얀 눈과 능선의 실루엣이 어우러져
연주하는 환희와 행복의 멜로디는 정비례하여 만족이다.
  
계단만 없었더라도 만족이 대만족이었을 텐데
끝없이 나타나는 사다리 병창은 조금 편하긴 하지만
무릎관절에 아픔을 준다.
  
그렇게 오르다 보니 안내판에서 본 가섭봉(1157M) 정상.
계룡산 정상은 철조망으로 가두어 놓았는데
여기는 철조망을 열어 놓긴 했지만 정상 풍경은
둥근 안테나와 철조망과 토치카에 둘러싸여 을씨년스런 최전방의 풍경.
  
그래도 아스라한 산 아래의 올망졸망 이어진 봉우리들은
이 가섭봉이 경기 3악에 든다는 1000M급 山임을 실감하겠다.
가섭봉 直下 데크에서 점심.
  
막걸리를 챙겨 오신 권사장님의 권유로 먹은 막걸리는 이후 산행 내내 고생.
  
  
(4)가섭봉-장군봉-함왕봉-여우봉-백운봉(941m)
(12:10-15:10, +180=360분, +4.2=11.2km)
  
통신부대가 상봉을 점령한 관계로
장군봉으로 가는 길은 가섭봉을 다시 내려와 산허리를 크게 우회하는 길로 이어짐.
  
마침내 나타난 능선.
여기에도 엄청난 大雪이 쌓임.
바람이 능선에 부딪혀 눈이 만들어진 듯...
할 수 없이 보안경을 꺼내 쓰고 고만고만한 능선을 따라가니
막걸리 탓인 듯 다리가 휘청휘청.
  
권사장님은 타잔같이 나른다.
대단한 근력의 소유자이다.
  
장군봉, 함왕봉이 어딘지도 모르게
사나사로 빠지는 이정표 몇 개를 지나니
드디어 나타난 한국의 마테호른이라는 백운봉의 뾰족 봉우리.
  
그곳을 조망하려는 듯 데크를 설치한 小峰에서 바라보니
(나중에 알았지만 그 봉우리는 여우봉. 그러고 보니 여우처럼 생겼던 것 같다.)
일본의 마테호른이라는 북알프스의 창악(아리가다께)만큼은 못하지만
권사장님의 강권에도 불구하고 그 깎아지른 듯한 백운의 위세와
휘청거리는 육신으로 인하여 여기서 下山을 결정.
  
하지만 하산로가 보이지 않는다.
"형제우물 600M"란 표지는 있는데 연수리 방향은 보이지 않는다.
(나중에 알았는데 형제우물에서 연수리로의 하산로가 있었다.)
할 수 없이 권사장님을 따라 천천히 백운봉을 올랐다.
  
  
백운봉
높이는 941m로,
용문산(1,157m)의 남쪽 능선으로 연결된 봉우리 중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함왕봉과 능선으로 이어져 있다.
서쪽에는 함왕골,
동쪽에는 연수리계곡이 있으며
정상과 주능선에는 암봉이 많다.
정상을 앞두고 급경사의 산길을 오를 때는 주의해야 한다.
함왕골에는 923년(경명왕 7)에 승려 대경이 창건한 사나사(舍那寺)가 있으며,
3층석탑, 대적광전, 원증국사비, 부도 등이 있다.
산행은 교통이 편하고 정상이 비교적 가까운 연수리와 용천리에서 출발하고,
이외에 양평읍에서 백안리 새수골을 거쳐 출발할 수 있다.
연수리에서 시작하는 코스는 두 가지이다.
첫째, 정상에 오른 다음 형제약수를 거쳐 치마바위골,
수도골산장을 지나 연수리로 다시 하산하는 코스가 있다.
둘째는 형제약수를 먼저 거쳐 남릉에 오르고 이어 정상에 도착한 다음,
947봉과 상원사를 거쳐 연수리로 하산하는 코스이다.
두 코스 산행시간은 4∼5시간이다.
용천리에서 시작하는 코스도 두 가지가 있다.
함왕골에 있는 사나사를 거쳐 안부에 오르고, 이어 정상에 도착한 다음
다시 용천리로 하산하며, 4시간 정도 걸린다.
다른 하나는 정상까지는 같고,
정상에서 남부능선을 따라 새수골을 거쳐 양평 방향으로 하산하며,
6시간 정도 걸린다.
부근의 용문산 동쪽 자락에 649년(진덕여왕 3)에 원효가 창건한 용문사가 있다.
양평에는 강변을 따라 유원지를 비롯한 행락 시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어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NAVER백과사전
 
 
 
(4)백운봉-형제약수-백운암-수도골-연수리
(15:10-16:40, +90=450분, +3=14.2km)
 
그런데 여기에도 사다리를 놓았다.
내가 싫어하는 사다리이지만 한걸음 한걸음 오르니 어느덧 정상이다.
고마운 사다리......
 
래도 난 사다리 혐오주의자이다.
자연은 자연그대로가 최고.
 
頂上은 그야말로 一望無際.
 
남한강은 도도히 흐르고
그 강변의 양평읍내도 손에 잡힐 듯하다.
여우봉 아래에서 만난
인근에서 오르신 분의 말씀에 의하면
맑은 날에는 인천 앞바다도 보인다고 한다.
정상석 뒤로 통일암이란 기념비가 서있다.
 
 
統 一 岩
 
위 흙과 岩을
六千萬 民族의 念願인
統一을 祈願하는 마음으로
白頭山 天地에서 옮겨
이곳 白雲峰에 세우다
 
 
백운봉에서 그렇게 20여분을 보내고
예의 그 주민에게 물으니 바로
그 형제우물에서 연수리로 하산하면 된다고 하신다.
 
어쨌든 길을 잘 몰라 백운봉을 오르는 행운을 얻은 셈.
 
백운봉 반대편(南)으로 내려가
다시 백운봉 산허리를 돌아(北)
형제우물로 가서 연수리로 방향으로 하산키로 함.
말하자면 백운봉을 반바퀴 도는 셈.
 
연수리로 내려가는 길은 그야말로 急轉直下로 끝없이 추락하는 길.
가도 가도 끝이 없는데 무릎이 아파온다.
이어 나타난 양지바른 陽宅에 자리 잡은 백운암이란 암자를 지나니
연수리 버스종점.
 
 
(4)후기
 
엉겁결에 단행한 용문능선 종주였지만 대만족이었다.
다시 한 번 깨달은 점은 산에서 술은 금물.
반드시 산행기, 지도등 사전 연구 필요.
백운봉을 오르게 해주신 권사장님께 감사.
[연수리-상원사-용문사능선-가섭봉 -장군봉-함왕봉
-여우봉-백운봉-형제우물-연수리] 약14km추측, 7시간30분(점심1시간 포함)
 
 
배달9208/개천5909/단기4344/서기2011/03/26 이름 없는 풀뿌리 라강하
 
  
덧붙임) 1.연수리 初入
 
2.연수리에서 본 백운봉
  
 
  
3.상원사 入口 미륵당
  
  
 
  
  
  
4.용문사, 상원사 갈림길 능선상에 올라서니 雪國
  
 
  
5.건너편 용문봉 근처 풍광
  
  
 
  
 
  
6.가섭봉이 보이고...
  
  
  
7.사다리 병창을 올라서니...
  
8.가섭봉 정상(1157m)
  
10.頂上에 설치한 은행잎 로고 실루엣(한서락 촬영)
  
 
  
11. 정상 주위 조망
  
13.잘 있거라. 가섭봉!
  
  
14.함왕봉 가는 길
  
  
15.능선상의 소나무(다른 분 촬영)
 
  16.백운봉 가는 길(다른 분 촬영)
  
17.여우봉과 백운봉
  
18.여우봉에서 본 백운봉
  
  
19.여우봉 주위 풍광
 
 
20.천신만고로 오른 백운봉에서
  
  
22.백운봉에서 본 지나온 길
  
  
  
24.하산길에 본 숯가마터
  
25.양평 들녘에서 본 백운봉(다른 분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