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깊은 산골 억새숲을 찾아 무작정

2006.10.14(토, 맑음)

청량리(08:25)→증산역(12:10)→증산초교(12:30)→갈대숲시작점(13:40)→정상(14:10~30)→억새잔치마당(15:30~16:30)→증산역발(17:05)





추석 민속명절 여운 속에 찾아든 북의 핵실험

강대국 입장에선 무기 수출과정에서 무슨 일이 저질러질까 걱정되고...
곱지 않은 시선으로 응시하니 역시 저들도 걱정되고...
옆집으로 번지는 법이니 우리 또한 걱정되고...

혈맹국인 중국은 물론이고 운명을 같이하는 남쪽도 최악의 경우 우리를 외면하지 못할 거야
무기 수출국의 위상도 높아질 것이고 궁핍한 군 통솔에도 좋을 것이니...

핵 폐기를 전제로 체제보장을 더욱 공고히 받을 수도 있을 것 같고
북과의 대결이 강대국만 좋게 한다는 인식이니 어떻게든 우리를 도우려 할거야

이런 생각으로 목전에서 잠시 주춤했던 핵개발을 성사시켰는지...

개망난이 짓을 해대는 저것들 하며 세계와 온 나라가 시끌벅쩍 하고...
강대국의 틈바구니 한반도에서 터잡아 살아온 우리 민족의 장래가 어떻게 될런지....

말로만 들어왔던 민둥산 억새밭
지쳐 있는 집사람과 함께 증산역만 기역하고 무작정 기차역으로 달려간다.

새마을호라지만 철로 특성 때문인지 놀이기구 타는 같다.
양수리 양평 원주 제천 지나 평창강을 건너고 정선 아우라지에서 흘러내리는 동강을 넘어가니 영월역이다.

이제부턴 본격적으로 고산지대 협곡을 따라 이리저리...
산허리를 돌아가니 하얀 석회암층이 보이더니만 역마다 세멘트 공장을 지난다.



계속 고도를 높혀 함백 지나 증산역이다.
역전마당 바로 아래 두위봉 샘터에서 물 먹고 한 병 채워 산객들을 따라 간다.



저 앞으로 축제장과 증산초교 건물이 보이고 벌써 돌아가는 산악회도 있는데 들머리 부근은 오르내리는 산님들로 북세통이다.





시원한 칡차도 마시고 구운 은행도 먹으며 입장료 천냥으로 민둥산 억새를 찾아간다.

어린 아이 손잡고 오르는 엄마 아빠도 계시고 정상까지 비킬 공간이 없을 정도로 단체 소풍가듯 초만원이다.

입장료 받는 분의 말씀대로 석달 넘도록 가물었는지 등산로는 황갈색 콩가루가 소복히 쌓이고...
멀리서 왔으니 되돌아 갈 수도 없다. 무작정 앞사람 발꿈치만 따라 급경사지를 올라가는데 호흡하기가 곤란하다.

임도 건너 30여분 오르니 시야가 열리면서 정상 주변 일대가 은빛 바다처럼 출렁거리며 반겨준다.










증산역 뒤로는 철쭉으로 유명한 두위봉(1466)도 가깝게 보이고
강원랜드 카지노가 있다는 사북 고한을 따라가니 백두대간상의 함백산(1572)도 보인다.
오른쪽으로 봉우리만 살짝 보이는 곳이 태백산(1567)일 것 같고


철로따라 서울방향으로 가면 함백 지나 영월 들판이니 남서쪽에 마대산과 소백산도 가물데는 것 같고...




증산역에서 갈라져 나온 철도는 물길따라 민둥산을 돌아 북으로 정선까지 이어지니 서북쪽 끝으로 솟구친 산이 가리왕산일 것 같고 동해 쪽으로 마주보는 산이 두타산일 것이다.




여기저기 고랭지 밭으로 이어지는 길도 보이고 산세는 구릉지처럼 완만하다.




대충 돌아가면서 정경 담은 후 서둘러 하산하는데 그 시간까지도 아이들 손잡고 폭폭 흙먼지가 날리는 오름길을 개미들처럼 열심히...
대부분 멀리서 왔으니 기대하는 마음만은 동일한 것 같다.






이곳 특유의 먹거리가 있을 거라는 기대심으로 축제장을 돌아보니 여타 축제장처럼 전문 상인들로 떠들썩 하고 ...
아파트 부녀회 간판에 친근감이 있어 곡주 한병(5000)과 메밀전(5000) 그리고 잔치국수(4000) 먹어 보는데 영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오대산에서 먹어본 매밀꽃 곡주는 맛있고 진했는데 이곳 아우라지 곡주는 농도가 낮은지 맹맹하다.
매밀전도 절인 생 배추잎 한 장만 달랑 넣고...

방문객의 무지를 이용해서 한탕 거두는데만 급급한다면 어찌 축제라 할 수 있을까.
공동의 이익보다는 내가 속해 있는 지역과 내 자신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라지만 지나치면 곤란하다.

이 세상엔 공짜가 없다. 경제안정도 평화도 그럴 것이다.
남북이 공존번영의 길로 함께 나가야 하는데 지정학적 운명속에 이상에 불과한 꿈일런지....

하지만 세월의 힘은 자라는 나무처럼 모든 것을 변화시키니 꾸준히 노력하며 기다려 보는 것도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