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지 : 민둥산(1,119m, 강원도 정선군 남면, 동면)

▶▶▶ 산행일시 : 2005. 10. 2(일) 10:49 ~ 15:40

▶▶▶ 산행자 : 산곰부부, 초이스부부

▶▶▶ 산행코스 : 010:49. 증산초교 앞 들머리 → 11:00. 완경사길/밭구덕 갈림길 → 11:25. 매점 앞 → 12:11. 민둥산 정상 → 13:00. 화암약수/ 민등산 2 등산로 갈림길 → 13:42. 지억산 4거리 갈림길 → 15:08. 불암사 앞 도로 → 15:40. 화암약수 주차장

▶▶▶ 산행시간 : 약 4시간 51분(휴식 및 식사시간 포함)

▶▶▶ 산행거리 : 증산초교 → 4.5㎞(완경사 길 이용) → 민둥산 정상 → 12㎞ → 큰구슬골(불암사 앞) → 화암약수【총 산행거리 : 약 16.5㎞(안내판에 의한 거리이나 오류가 있다고 봄. 큰구슬골 - 화암약수간 거리 제외)】



◆◆◆ 민둥산은 해발1,118.8m로 일반적인 강원도 산의 특징인 험준하고 수목이 빽빽한 모습과는 달리 산 전체가 억새산이라고 만큼 온통 억새로 덮혀 있다.
특히 가을만 되면 온 산이 하얗게 억새로 물들어 장관을 연출한다.

민둥산이 억새밭이 된 이유는 각종 산나물이 자라도록 매년 한번씩 불을 놓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시선을 가리는 수목이 없기 때문에 어느 곳에서나 조망이 뛰어나고 주변 산들과 달리 억새풀로 이루어진 독특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가을철에 하얗게 핀 억새가 연출하는 장관은 필설로 형언하기 힘들 정도로 감동적이다
. 민둥산 정상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있고 정선 노두산악회에서 세운 정상표지석이 서 있다.


♠♠♠산행기 들머리 ♠♠♠

가을하면 단풍산행과 더불어 하얗게 핀 억새밭을 걸었던 억새산행이 생각난다.
전국에는 포천의 명성산과 함께 정선의 민둥산, 영암의 월출산 등 억새가 유명한 산이 많은데 이번에는 정선에 있는 민둥산을 찾아보기로 했다.

길동에서 산곰부부를 만나 함께 가기로 했다.

고속도로를 버스는 깊은 산골짜기 속으로 자꾸만 깊숙이 빠져드는 것만 같았다.
높은 산으로 둘러 쌓인 계곡을 따라서 구불구불 도로가 이어지고 가끔씩 단선철도가 앞서거니 뒤서거니를 하며 얼굴을 내밀곤 했다.

중간 중간에 마을들이 보이고 비탈진 논밭들이 이어지고 얼마 전 내린 비로 물이 많이 불어난 개울 너머에도 드문드문 농가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노랗게 익어 고개 숙인 조밭을 만났다.

강원도 정선은 태백과 더불어 강원도에서도 가장 오지중의 오지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 곳에도 사람들은 살고 있었고 차창 밖으로 스치는 풍경들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약 3시간여를 달려 민둥산 초입인 증산초교 앞에 도착했다.
산행지도가 그려져 있는 안내판 옆으로 조그만 다리를 건너 바로 등산이 시작되었다.(10:49)


<↑ 산행지도. 오늘 산행은 아래쪽 증산초교 - 화암약수까지이다. >

전날 내린 비로 인해 초입부터 무척 질척거린다.
말없이 10여분을 따라 올라가니「완경사로/밭구덕」 갈림길이 나타나 잠시 망설이다가 완경사길로 방향을 틀었다.
반대편 밭구덕 길은 아무래도 경사가 더 심하고 그렇지 않아도 진창길이 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등산로가 편안해졌다.
완경사로는 지방자치단체에서 확장 정비하고 있는 중이었다.


<↑ 완경사로>

이마에서 땀이 뚝뚝 떨어지고 땀이 눈으로 들어가서 눈이 매웠다.
뒤늦게 손수건을 접어 머리에 묶었다.

비탈길을 한참 올라가니 갑자기 넓은 마당과 매점이 나타났다.
여기까지 도로로 이어져 있다고 생각하니 땀 흘리며 올라 온 것이 우스워진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올라와 있고 강아지와 어린 아이들도 보이는 것으로 봐서 가까운 곳까지 자동차가 올라오는 것 같다.

<↑ 매점 >

<↑ 민둥산 오름길에 바라 본 증산교 건너 마을>


<↑ 처음 만난 억새밭. >

억새꽃 축제는 다음주부터 10월 하순까지라고 한다. 아직 억새꽃이 만발하지 않았다.

<↑ 산곰 부부 >

<↑ 쉼터 >

민둥산 정상에는 나무가 없어서 그늘도 없다.
그래서 이렇게 쉼터를 만들어 놓았는데 안을 들여다보니 너무 축축하고 냄새가 많이 나는 것이 꼭 화장실처럼 보였다.
다른 방법으로 쾌적한 쉼터를 만들 수는 없었을까?


<↑ 정상으로 가는 길 >

<↑ 지나 온 길 >

<↑ 민둥산 정상석>
정상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 민등산 - 지억산 가는 길>

<↑ 억새 1 >
모처럼 활짝 핀 억새를 보았다.

<↑ 억새 2 >

<↑ 초이스 부부 >

<↑ 갈림길 안내판 >

민둥산에서 지억산까지의 안내판은 오류가 많은 것 같다.
여기서 화암약수까지 시간은 대체로 맞게 표시되어 있으나 거리는 아무래도 약간은 뻥튀기를 해 놓은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 지억산 가는 길>

<↑ 지억산 4거리 이정표 >

이 이정표의 시간은 대체로 맞는 것 같다.

<↑ 오매 단풍 들것네! >

<↑ 불암사 전 이정표 >

이 거리는 아무래도 잘못되었다.
왜냐하면 민둥산 정상에서 여기까지 그동안 점심식사까지 포함해서 약 3시간이 지났는데 그렇다면 시간당 4km를 왔다는 말이 되는데???


<↑ 항아리에 써 놓은 정선아리랑 가사 >

자세히 읽어보니 정선 아리랑 애정편에 나온 한 구절이다.

<↑ 화암약수 진입로 >

주차장에서 올라가는 길가에 항아리를 엎어 놓고 모두 정선 아리랑 한 구절씩을 써 놓은 것이 인상 깊었다.

♠♠♠산행기 날머리 ♠♠♠

산 설고 물도 선데 무엇하러 나 여기왔나
임자 당신 하나만 바래서 나 여기 왔소.

벼개가 높거덜랑 내 팔을 베고
아슬아슬 춥거덜랑 내품안에 들어라.

산(山)차지 물차지는 나라님의 차지요
그대 당신차지는 내 차지로다.

......

세월이 갈려면 저 혼자나 가지
알뜰한 청춘을 왜 다리고 가나

백년(百年)을 살아야 삼만육천(三萬六千)날인데
그 동안에 사느라고서 고생고생 하느냐.


정선아리랑 애정편과 무상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척박한 환경에서 고단한 삶을 이어가던 옛 사람들의 삶과 부부간의 애틋한 사랑을 생각해 보았다.



♥ 人生은 山行이다.


올라간 만큼 내려와야 하는 것.

=초이스=




***오늘 산행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