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01(토, 맑음)

서부정류장(19:00)→통영(21:40)→워터피아(1박)→통영터미날(07:00)→저구항(08:00)→제1봉(08:20~30)→제2봉→제3봉(08:50)→제4봉(10:00~10)→망산(10:30~11:00)→전망대(11:20)→날머리(11:50)→홍포→여차(14:00~30)→다대(15:00~30)→가라산들머리(15:50)→고현(17:00~19:30)→통영(20:30)





개구리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니 분명 봄 처녀도 남풍 타고 바다 건너 상륙했을 것 같다.
내맘을 어찌 알았는지 산행보다 구경하길 좋아하는 반쪽도 내려 오겠다 한다.

공주 모시다 보면 삼천포 거제 통영 구경시키느라 온종일 차속에 같히게 되고 배만 체울 것 같다.
주초부터 타진하는 그에게 일기상태 봐서 결정해야지 하며 미루어 놓았는데 금요일 예보를 보니 토요일도 썩 좋은 날씨는 아니고 일요일은 심한 황사란다.

잘 됐다. 반쪽도 어딜 가고 싶다는 확정적인 의사가 없고 나 역시도 산해외엔 아무런 계획을 세워놓지 안했으니 조심스럽게 반쪽의 마음을 돌려 놓자마자 거제도의 노자 가라산 산행기 살펴본다.

지난해 들렀던 학동 해금강 저구항이 내려다 보이는 곳이니 오늘밤 통영에서 보내고 거제 해금강행 버스 타면 될 것 같다.

통영터미날 도착해서 저구행 버스시간(07:00) 알아보고 도보 10분 거리에 통영분들이 애용하는 워터피아에서 하룻밤을...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저구 경유 해금강행 버스는 곧바로 외곽도로 달려 거제대교 넘어 간다.


시내를 벗어나 이리저리 어촌마을 들러 가는 데도 타는 손님이 없다.
대형 버스를 홀로 전세낸 꼴이니 미안한 생각도 든다.

어디로 오를까
어제 저녁 수퍼 사장님 추천해 주신 망산으로 올랐다가 가라산 들러 해금강으로 하산하면 교통편이 좋을 것 같다.

망산으로 정하고 차창 밖으로 계속되는 아름다운 포구와 하나 가득 찰랑대는 쪽빛 바닷물에 시선이 고정되었는데 낮익은 듯한 포구로 접근한다.
자세히 살펴보니 지난해 들렀던 저구항이고 망산이 우뚝하다.

다대항으로 넘어가는 고개에서 내려주는데 곧바로 들머리가 보인다.
입구부터 처음 보는 덩굴식물과 진녹색 활엽수가 반겨주는데 이 녀석들 벌써 봄기운이 가득하다.


봉우리에 올라서니 가라산과 다대항이 한눈에 보이고 망산 정상은 바로 건너편이다.




여차 갈림길 지나 암봉에 올라서니 몽돌 해변따라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와 쪽빛 바닷물 하나가득 품고 있는 여차포구가 어찌나 아름다운지.....


따사로운 봄 처녀와 함께 커피 한잔 마시며 발아래 비경에 취하다 보니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나중에 또 오겠다며 간신히 뿌리치고 정상을 향하는데 수면에 떠 있는 작은 바위섬들이 발목 잡는데 그 뒤로 지난해 들렀던 매물도까지 반갑다며....





망망대해를 오가는 배들과 부드럽게 늘어선 해안과 짓푸른 솔밭 내려다 보며 정상에 이르니
욕지도 연화도 비진도... 수많은 섬들이 여기저기 보이는데 쾌청한 날씨엔 대마도까지도 보인단다.







가라산 연결 산행하려면 발걸음 재촉해야 하는데 너무나 아름다운 이곳을 빨리 떠나고 싶지 않고 아침도 대충했는데 점심은 어떻게 할 것이냐며 맘속에서는 거부하기 시작한다.



거제에서 1박할 예정이니 해안 구경이나 느긋하게 하고 여차 포구에서 회 먹을 생각으로 한적한 해안도로 따라 간다.





해안은 급경사 바위지대인데 아주 드물게 낙씻꾼들이 보인다.





비포장 길 돌아가니 여차포구 몽동해변이 바로 밑인데 역시 접근 불가다.

몽돌 굴러가는 소리와 부서지는 파도에 이끌려 조심조심 내려서니 둥굴고 예쁜 몽돌들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주변의 암질로 봐서는 이 같은 몽돌이 만들어지기 어려울 텐데 어디로부터 만들어져 이곳으로 이동되었는지 참으로 신비롭다.

여차포구는 스쿠버 다이버, 낙씻꾼, 구경나온 차량들로 가득하다.
거제 조선소에 근무하는 분들이 가족과 함께 많이 찾는 것 같다.



이쯤에서 무언가 먹어야 할텐데 홀로 객은 관심 밖이다.
생선회는 포기하고 어떤 분의 소개로 식사할 만한 곳을 찾아 갔건만 청소중이라며 30여분 기다려야 한단다.

여차포구를 뒤로 하고 고개 넘어 가는데 해금강이 반겨주고 쪽빛 바닷물이 위로해 주니 새로운 힘이 솟구친다.





잔잔한 다대항 지나 삼거리(다포마을 입구)에 도착하기 까지 주민을 만날 수 없다.




정류장엔 A4 용지에 출발지와 도착지 그리고 경유지 시간만 나왔을 뿐 이곳 지명과 통과예정시간은 보이지 않는다.

40여분 기다리다 홍포에서 15:40분발 고현행 버스가 출발한다 했고 고현방향은 저구 쪽이니 부지런히 고개 넘어 가는데 버스 한 대가 저구쪽에서 넘어와 다대항으로 내려간다.
다대를 돌아 나오는가 보다.



예상대로 고개 넘어 오는 차를 바로 타고 고현으로 가는데 올 때처럼 산허리 몇 개 넘어 줄곧 해안마을 이어간다.

고현 재래시장에 들러 썰어 놓은 생선회 있길래 고추장과 밥 한공기로 비상조치 하고 고현 터미널에서 동부 경유 버스시간 알아보는데 안내판 글씨가 워낙 작고 어두워 살펴보기 힘들다.

지자체 한다며 저놈들 거처만 호화스럽게 했지 일반대중은 관심밖이었나 보다.

노자 가라산은 통영에서도 갈 수 있고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통영항도 구경할 수 있으니 일단 통영으로 나온다.




2008.03.02(일, 황사)

통영터미날(11:00)→통영대교(11:30)→용화사입구(11:40)→샘터→정상(12:30~13:30)→전망대(14:40~15:00)→끝봉(15:30)→산양삼거리(16:00)→통영터미날(16:50)




오늘은 황사라 길래 늦게 일어나 어젯밤에 보았던 1층 식당 문 두드리니 휴업이란다.

수퍼에서 마실 것 사 넣고 터미널로 가면서 살펴보는데 역시 조용하기만 하다.
오늘도 대충 때워야 하는가 보다 했는데 다행이도 한 식당만은 문을 열었다.

장어탕 주문해 놓고 넓은 홀에 나홀로 앉아 기다리는데 예상과 달리 푸짐하게 차려진다.
10가지나 되는 반찬에 장어탕(6000원)도 푸짐하고 맛도 좋다.
주인 아줌마께서 직접 만드신 것이라는데 하나같이 정성이 넘친다.




모처럼 든든히 충전하고 용화사행 타니 고개 넘어 구 터미널 지나 통영대교 넘어 가는데 이곳도 어찌나 아름다운지....


비좁은 경사길로 오르더니만 종점인데 산악회 차량으로 만원이다.
용화사 입구에서 생수 마시고 올라가는데 중간 지점에도 샘터가 있다.

급경사길로 20여분 오르니 통영항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호수같은 바다위로 거제도 한산도 비진도 매물도 연화도 욕지도 사량도가...













비경에 취해 살펴보니 섬들 사이를 잘 못 들어가면 같히기 쉽고
이리 저리 돌다보면 방향감각도 잃어버리기 쉬울 것 같다.
게다가 같혀 있던 물이 좁은 곳으로 빠져 나가는 곳은 분명 물살이 빠를 것이다.

그 옛날 이순신 장군과 함께 했던 수군들 이런 특성을 잘 활용했겠지만 왜군들 역시 도망가는 척 하다 다른 섬을 돌아 재침입하기도 쉬웠을 테니 밤잠을 이루지 못했을 것 같다.








하산 길에 보니 예전의 바다를 매립하는 것 같다.
평지가 부족한지라 매립할 수밖에 없겠지만 통영의 아름다움이 훼손되지 않도록 지혜롭게 추진해야 할 것 같다.



통영의 아름다움은 역시 섬들과 내륙 깊숙이 찰랑대는 쪽빛 바닷물 아닐까?

이곳 미륵산에도 케이블 카 설치되어 시운전 중인 것 같다.
언젠가 나 역시도 케이블카에서 통영항 내려다보며 오늘의 추억에 잠기게 되겠지...




<산하가족 마우리님께서 지극정성으로 담아오신 망산 둘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