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7월 10(일) 흐리고 가끔 비

통영 미륵산

산양 금평마을(09:50)--첫 전망대-주능 안부(10:20)-303봉(성터봉, 10:25)-313봉-세포고개 삼거리-현금산-송신탑-작은망-작은재-정상(12:20)-백운대 아래 전망 쉼터(12:30-12:50)-약수터-165바위봉(정원봉)-도남동 날머리(13:30)

 

■ 부산일보 미륵산 산행기에 산양마을 금평에서 오르는 산길이 소개되어 있어 날씨도 무난하고 아내의 차를 타고 입구까지 간다. 미륵산 종주는 약 10여 차례 했지만 산양 방면에서 오르기는 재작년 6월 세포고개에서 올랐던 이후에 처음이다. 그때에도 풀독이 올라 생고생을 했는데 이번 산행에서도 금평마을에서 주능안부 까지에 이르는 비에 젖은 풀이 우거진 길을 걸어간 덕분에 풀독이 올라 오른쪽 배와 왼쪽 팔에 보기 흉한 발진으로 간지러워 죽을 지경이다. 산양에서 현금산 오르기 전 미수동 삼거리 까지는 가을부터 초봄까지는 등로 상태가 좋으나 여름에는 사람들이 자주 찾지 않은 까닭에 풀숲이 우거져 비오는 날에는 성가신 코스이다.

 

■ 미륵산 종주는 백운대를 거쳐 정상을 오르고 작은재를 거쳐 주등산로 오른쪽의 암릉을 타고 작은망의 안테나 봉에서 미끄럽고 가파른 절벽길을 내려가 구멍바위를 거쳐 헬기장에서 현금산, 전망봉 암벽아래의 기도처를 지나 바위지대에서 오른쪽 궁항 버스 정류소로 이어지는 능선이 가장 아기자기하고 볼거리도 많다. 그러나 백운대는 케이블카 공사로 인해 통행불가이고 절벽 뿌리를 우회하여 올라가면 되지만 공사중일 때는 위험해서 갈 수 없다.

■ 금평마을에 도착하여 차를 돌려 보내고 감나무에 매달린 노란 리본을 보고 골목길에 들어선다. 오른쪽으로 가다가 왼쪽으로 올라가면 밭길이 이어지고 조금 위에 무덤이 있고 오른쪽으로 길이 열린다. 등로 초입의 상태는 나쁘지 않다. 길은 능선을 타지 않고 사면으로 지그재그로 이어지다가 첫전망대가 나온다. 그러나 전망대에서의 조망은 별로이다. 금평마을 부근만 볼 수 있다.

 

■ 전망대에서 산길은 능선을 오르는가 싶더니 다시 오른쪽 사면으로 이어지고 조금 올라가니 하늘이 보이는 안부에 올라선다. 풀이 억수로 우거진 곳인데 이곳을 지나칠 때마다 왼쪽의 산길에 관심을 가졌는데 바로 이곳이 금평마을로 연결되는 등로인 것을 오늘에야 확인한다. 결국 303봉에서 안부를 지나 270봉에서 산양읍 사무소로 바로 떨어지는 길은 없는 셈이다. 여름철에 이곳에 오니 풀이 너무 무성하여 진행하기가 까다롭다. 그러나 10여차례 이곳을 다녀본 길이라 길 잃을 염려는 없다. 다만 풀독이 올라 따갑고 간지러워 미칠 지경이다. 안부에 올라 왼쪽 궁항으로 가는 길도 풀숲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 오른쪽 303봉으로 간다. 암릉이 멋진 봉우리에 오르는 길은 물이 흘러 미끄럽다. 봉우리에는 성을 쌓았던 흔적이 여기저기 보인다. 이곳을 내 나름대로는 성터봉(?)이라 부른다. 미륵산 주위 특히 303봉에서 현금산, 세포고개에서 현금산 주변에는 돌담이나 성의 흔적이 많이 보인다.

■ 303봉에서의 하산길은 매우 가파르고 미끄러우며 약간의 너덜길을 지난다. 봄에 이곳을 오르면 철쭉꽃이 아름다운 곳이다. 313봉으로 가는 길 역시 빗물을 머금은 나뭇잎과 우거진 풀잎이 팔을 스치면서 풀독을 옮긴다. 바지 아랫단은 점점 젖어오지만 이상하게도 발과 다리쪽 물기가 전해지지 않는다.

 

■ 세포고개로 이어지는 삼거리를 지나면 현금산이다. 이곳에도 정상 표시는 없다. 추정할 뿐이다. 몇 일전의 강풍에 넘어진 나무가 두군데 길을 막는다. 처음에는 돌아가고 두 번째는 나무 아래로 허리 숙여 통과한다. 미수동 삼거리에 도착한다. 이 곳 부터는 길 상태가 매우 좋다. 그러나 여전히 팔과 옆구리 심지어 목덜미까지 따갑고 간지럽다. 폐허된 초소에서 왼쪽에 있는 전망대에서 잠시 쉰다. 등산로에 부부가 이야기 나누면서 지나간다. 오늘 산에서 처음 듣는 사람 목소리이다. 뒤따라가 가니 길을 비켜 준다. 미안하게 추월하고 작은망을 묻기에 헬기장 근처라고 가르쳐 준다.

■ 작은망으로 이어지는 질퍽거리는 길에 산불초소 쪽에서 올라오는 등산객들이 앞서서 지나간다. 헬기장에서 오른쪽 구멍바위를 지나 암벽옆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45도 경사길을 오르면 자그마한 안테나가 하나 있고 봉우리이다. 건너편에는 돌탑 2개가 있는 작은망이다. 작은망은 옆으로 우회하고 길을 가면 헬기장에서 우회하는 길과 만나고 다시 왼쪽 암릉길쪽으로 붙는다. 바위 곳곳에 등산객들이 휴식을 즐긴다. 암릉길을 조심스럽게 이어 네발로 오르고 스틱을 이용하여 조심스럽게 내려간다.

 

■ 작은재를 지나 정상으로 가는 오름길은 여전히 고속도로이다. 많은 사람들이 앞질러 간다. 최근 오른쪽 다리가 불편하여 속도를 내지 못하고 아주 천천히 진행해야 한다. 아직까지 다리의 통증은 없다. 로켓바위 옆의 철계단은 왼쪽으로 우회한다. 정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조망을 즐기고 있다. 섬과 바다를 교묘히 연결해주는 낮은 구름이 멋진 풍경을 보여준다.

■ 정상석을 만져본다. 오늘로서 112번째로 만져 보는 정상석이다. 정상석 옆 물고인 곳에는 파리 떼가 엄청나다. 사람들이 버린 음식 찌꺼기 때문이다. 눈에 보여지는 한려수도의 멋진 조망과 사람들의 발 밑에 들끓는 파리떼, 이 곳이 100대 명산 미륵산이다. 케이블카 공사 현장이 건너 보인다. 미륵산에서 가장 조망이 좋은 곳이 콘크리트와 철 구조물로 덮여있다. 콤프레셔로 파헤쳐지고 쪼개진 바위는 영원히 복구될 수 없는 흉물로 남지 않을는지

 

■ 정상에서 공사장 암벽아래을 우회하여 전망대 쉼터에 이른다. 몇몇 부부등산객들이 따라 와서 점심 자리를 편다. 잠시 휴식을 하고 공사현장을 올려다 보고 한숨 한번 쉬고 내려선다. 약수터를 지나 체육공원에서 165봉(바위 암봉이 멋지고 정원처럼 되어 있어 ‘정원봉’이라 이름지었음)으로 오른다. 건너다 보이는 군부대가 새로 건물을 지었다. 꼭 무슨 모텔같다. 왼쪽으로 하산하여 영운고개로 이어지는 6갈림길에서 좌측으로 내려가면 도남동 주공 아파트 건너편. 밭길을 지나 도로를 건너 산행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