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산행은 울적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떠나게 된다. 작년 7월 31일 갈마치고개에서 중단된 산행의 맥을 잇고 작년의 마지막 산행인 영장산, 문형산 종주를 한 지 열흘 만에 돌아가신 어머니를 추모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

9월 25일(월요일), 9시 40분에 집을 나와서 전철을 타고 강변역에서 내려 테크노마트 앞의 버스 정류장에 닿으니 10시 40분이 가까운 시각이다. 십여분을 기다려 도착한 1117번 좌석버스를 타고 45분 만에 성남시의 갈현동에서 내려 갈마치고개로 걸어 오른다.

15분 만에 성남시 영생관리사업소 앞에 닿는다. 작년 9월 15일(음력 8월 12일)에 세상을 떠나서 추석 전날인 9월 17일, 이 곳에서 한 줌의 하얀 재가 된 어머니를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진다.

다시 10분을 더 오르니 갈마치고개다. 작년에 노적산, 약사산, 검단산, 왕기봉(망덕산)을 종주할 때의 날머리까지 올라가 보고 약간 되내려오면 맞은 편에 갈마치고개의 영장산 들머리가 나온다.

영장산은 작년 9월 5일, 성남 중앙도서관 쪽에서 올랐지만 오늘은 다른 쪽에서 오르게 된다. 야산의 평이한 등로를 연상시키는 길을 5분 쯤 오르니 삼거리에 “영생관리사업소 뒤 능선 - 표고 280 미터”라는 첫 번째 방향표지판이 나온다.

곳곳에 나무 밑둥을 비닐로 밀봉해 놓고 참나무 시들음병 훈증처리중이라는 종이를 붙여 놓았는데 보기도 싫고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삼거리에서 15분 쯤 오르니 철탑이 있는 봉우리가 나온다. 잠시 쉬면서 작년에 인쇄해 놓았었던 국토지리정보원 지도를 살펴 보는데 이 곳을 왼쪽길로 꺾어져 내려가야 하는 333.4봉으로 판단하고 리본이 많이 설치된 오른쪽(서쪽)길을 버리고 더 넓고 뚜렷한 왼쪽길을 택해 나아간다.

삼각점이 보이지 않고 리본이 하나도 없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영장산으로 가는 또 다른 길이라고 자의적으로 단정하고 걸으면서 몇 번이나 나침반을 보니 남쪽으로 가고 있는 게 확실하다.

그러나 결국 리본을 무시하고 국토지리정보원 지도를 잘못 해독하여 자신의 산행경험상 가장 빠르고 가장 오랜 알바를 하게 된다.

대여섯 개의 봉우리를 오르고 내려 50분 후에 차도로 내려서니 민가가 드문드문 있고 큰 공장이 몇 개 있는 광주의 한적한 마을이다.

길 건너편의 버스 정류장 이름은 “세진산업 앞”, 몇 사람에게 영장산을 물어봐도 모른다고 하여 버스 정류장에서 지도를 다시 찬찬히 확인하니 자신이 방향을 바꾼 봉우리는 333.4봉이 아니라 그 못미처에 있는 봉우리다.

산행을 중도에 포기할까 생각하다가 오기가 생겨서 내려온 길로 되오른다. 알바를 시작한, 철탑이 있는 봉우리에 이르니 거의 두 시간을 허비한 14시 30분. 여기서 20분간 떡으로 점심 식사를 하며 쉬다가 오른쪽으로 난 내리막길을 내려서니 불과 2분 만에 닿는 안부 사거리에 “영생관리사업소 뒤 능선 - 표고 332.7 미터”라는 방향표지판이 설치돼 있고 여기서 작고 완만한 봉우리 삼거리를 지나서 3분 만에 “수원 311, 1983 복구”라는 표기가 돼 있는 삼각점이 설치된 333.4봉에 이른다. 
 

성남시 영생관리사업소. 
 

갈마치고개의 영장산 들머리. 
 

시들음병에 걸려서 훈증처리중인 참나무. 
 

철탑이 있는 첫 번째 봉우리 삼거리. 
 

두 시간 동안 길을 잃고 헤맨, 영장산의 지능선길. 
 

영장산의 지능선 끝에 있는 차도의 “세진산업 앞” 버스 정류장. 
 

삼거리가 있는 333.4봉의 삼각점 - 여기서 서쪽(오른쪽)길을 버리고 남쪽(왼쪽)의 주능선길을 따른다. 
 

333.4봉의 삼거리에서 왼쪽(남쪽)으로 내려선다. 오른쪽(서쪽)으로 가면 도촌동으로 하산하게 된다.

333.4봉에서 10분 만에 방향표지판이 설치된 안부 사거리로 내려서게 된다. 여기서 직진하면 5분 만에 다시 방향표지판이 설치된 사거리가 나온다.

몇 개의 봉우리를 오르고 내려서 알바를 시작했다가 되돌아온 봉우리에서 1시간 20분 만에 삼각점이 설치된, 해발 413.5 미터의 영장산 정상에 닿는다.

영장산 정상의 나무벤취에 앉아 이십여분을 쉬다가 태재, 곧은골고개 쪽으로 내려선다.

로프가 설치된, 가파르고 험한 내리막길을 조심스럽게 내려가서 십여분 만에 안부 사거리인 거북터에 닿는다. 거북터에는 방향표지판이 설치돼 있는데 사거리인 데에도 불구하고 세 방향의 이정표만이 있다.

1년 전처럼 다른 이의 산행기대로 직진하여 오르막길을 오르니 3분 만에 봉우리 정상에 닿는데 여기서 왼쪽길로 내려서니 3분 만에 거북터에서 능선길을 앞질러서 올 수 있는 지름길과 만나게 된다. 이런 이유로 방향표지판에 삼거리만 표시해 놓았나보다. 
 

안부 사거리. 
 

안부사거리에 설치돼 있는 방향표지판. 
 

영장산으로 오르는 길. 
 

영장산 정상의 삼각점과 정상표지석 - 해발 413.5 미터. 
 

안부 사거리인 거북터. 
 

거북터의 방향표지판. 
 

거북터에서 직진하여 오르면 3분 만에 나오는 봉우리 삼거리.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내려오는 길과 만나는, 거북터 사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져서 가는 지름길. 
 

거북터에서 12분 만에 역시 안부 사거리인 곧은골고개에 닿고 직진하여 10분 만에 팔각정에 이른다. 팔각정에서 잠시 쉬다가 철망길을 따라가면 삼사분 만에 일곱삼거리고개에 닿는다.

오늘은 여기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불곡산에 이어 숫돌봉까지 가기로 계획했으나 두 시간의 알바 때문에 계획을 바꿔서 왼쪽길을 택해 문형산을 거쳐 두리봉까지 가기로 한다. 변경한 코스도 사실 시간이 충분하지는 않은 길이다.

골프장과 단독주택 사이의 비좁은 길을 걷는데 사나운 개들이 짖어대기 시작한다. 목줄이 풀렸으면 바로 달려들 기세다. 걸음을 빨리 해서 일곱삼거리에서 10분 만에 새나리고개에 이른다.

자연석으로 만든 축대를 내려오니 영장산과 문형산의 경계인 새나리고개다. 다시 반대쪽의 자연석으로 만든 축대를 올라서 문형산의 지릉길을 걷는다.

방향표지판이 설치된 임도 사거리에서 직진하여 오르니 20분 만에 일출단이 있는 497.7봉으로 가는 오른쪽길과 문형산 정상으로 가는 왼쪽길이 갈라지는, 이정목이 설치된 삼거리가 나온다. 
 

안부 사거리인 곧은골고개의 방향표지판. 
 

팔각정. 
 

일곱삼거리고개에서 철망을 따라 쭉 내려가면 새나리고개가 나온다.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문형산의 지릉길. 
 

임도 사거리의 방향표지판.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1분만 오르면 삼각점과 쌓다 만 돌탑, 일출단이라는 표지석이 설치돼 있는 497.7봉 정상이다.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는 곳에서 서산으로 지는 해를 바라보니 기분이 묘하다. 다시 삼거리로 돌아와서 문형산 정상 쪽으로 내려선다.

497.7봉에서 육산이지만 바위가 많은 길을 4분 쯤 내려가면 497.7봉과 문형산 사이의 안부가 나오고 여기서 4분을 오르면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상 해발 498.5 미터인 문형산 정상이다. 여기서 나무벤취에 앉아 10분 정도 쉬면서 저녁 노을로 붉게 물든 하늘과 그 밑의 산과 골프장을 조망하다가 로프가 설치된 내리막길을 내려선다. 
 

삼각점이 설치된 497.7봉의 일출단 표지석 뒷면의 시(詩). 
 

1년 전처럼 여전히 쌓다 만 돌탑. 
 

497.7봉에서 바라본 석양. 
 

497.7봉의 삼각점. 
 

육산이지만 497.7봉과 문형산 정상 사이의 길에는 바위가 많다. 
 

문형산 정상의 전경. 
 

문형산 정상표지석 - 해발 497 미터(국립지리정보원 지도상으로는 498.5 미터). 
 

문형산 정상의 조망. 
 

문형산 하산로. 
 

땅거미가 밀려 내려오는 산길을 내려간다.

문형산은 육산이지만 바위가 많은 산이다.

문형산을 내려선 지 8분 만에 작년에 알바를 한 봉우리 삼거리에 닿는다. 이번에는 봉우리까지 오르지 않고 왼쪽의 내리막길로 내려선다. 8분 만에 방향표지판이 설치된 삼거리가 나오는데 오른쪽의 문형리(노동교육원) 쪽으로 내려가지 않고 직진하여 15분 쯤 오르니 385.6봉이다. 여기서 왼쪽에 설치된 로프를 잡고 내려섰다가 4분 만에 333.4봉에 오르면 이번에는 오른쪽에 로프가 설치된 내리막길이 나온다. 여기서 10분 쯤 내려가면 추자리 광림기도원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 안부 삼거리가 나온다.

여기에 이르자 완전히 어두워져서 후래쉬를 꺼내 들고 이정목을 비춰 보니 파손된 방향표지판이 등로의 바닥에 흩어져 있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꺾어져서 5분만 더 내려가면 등로가 끝나고 포장도로가 나오지만 오늘은 두리봉으로 오르기 위해 능선길로 직진한다. 
 

육산이지만 바위가 많은 문형산. 
 

봉우리 못미처 왼쪽의 두리봉으로 가는 길 - 봉우리로 직진했다가 내려서면 노동교육원 하산길. 
 

문형산 정상과 385.6봉 사이에 있는 안부 사거리의 방향표지판 - 추자리 쪽으로 직진. 
 

385.6봉에서 내려가는 길에 설치된 로프. 
 

334.5봉에서 내려가는 길에 설치된 로프. 
 

광림기도원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 안부 삼거리의 파손된 채 방치된 이정표. 
 

안부에서 5분 만에 완만한 오르막길을 올라 둔덕 같은 봉우리에 닿는다. 이 곳이 두리봉이라고 생각했지만 지릉길을 이어가니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게 되고 지도상에 봉우리로 표시돼 있지 않은 완만한 둔덕 같은 봉우리에서 9분 만에 두리봉에 닿는다.

두리봉의 너무나 평범한 모습에 실망하면서 후래쉬를 비추지 않는 곳은 칠흑 같이 어두운 지릉길을 따라 25분을 내려가니 고산리의 두리봉 날머리에 이른다.

포장도로를 따라 천천히 20분을 더 내려와서 농협 앞의 버스 정류장에서 17번 버스를 타고 모란역까지 가서 전철로 갈아타고 귀가한다. 
 

지도상에 표시돼 있지 않은 완만한 봉우리. 
 

두리봉 정상에서 능선 하산로를 가리키는 방향표지판. 
 

너무나 평범한 두리봉 정상 - 해발 277.7 미터. 
 

고산리의 두리봉 날머리. 
 

광주와 분당을 오가는 17번 버스 노선안내도. 
 

오늘의 산행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