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산서 578m봉까지
  무량산서 578m봉까지
 

고성 무량산

1:25,000지형도=두만. 학림. 고성. 구만

2005년 12월 14일 수요일 맑음(-4~6도)  평균풍속 2.4m/s

코스: 추계재09:30<3.75km>대곡산<5.75km>무량산581.4m<3.1km>백운산<2.45km>459m봉<3.35km>배치고개18:00

[도상18.4km/ 8시간 반 소요]

지형도
 지형도 
 

개요: 경상남도 고성군의 상리면과 영현면을 연결하는 1016번 지방도상의 추계재에서 출발하여 대곡산→무량산→백운산→459m봉→덕산을 너머 배치고개에서 마감하는 도상 18.4km의 이번구간에선 대가면의 무량산(581.4m)을 대표산으로 꼽을 수 있다.

무량산은 고성읍 북서쪽에 위치하면서 대가면의 중심을 이루는 산으로 양화마을을 병풍처럼 둘러싸는 형세로 동서로 길게 뻗어 있는 낙남정맥의 산 중 고성지역 최고봉이다. 고성의 진산이며 어머니의 젖가슴 같은 형상으로, 멀리서 보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고성의 고만고만한 봉우리 중에서도 단연 으뜸가는 산세를 지녔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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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바라본 남쪽으론, 한려해상국립공원엔 포함이 안되었어도 자란만~고성만~당항만으로 연결되는 고성 앞바다는 뒤편으로 통영을 비롯한 다도해를 끼고 있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벅찬 감동으로 와 닿는다.

서북쪽에서 내려와 동북쪽으로 가없이 이어지는 낙남정맥길의 한가운데서 바라보는 북쪽의 첩첩산릉과 대비되는 해안선이 그야말로 한폭의 그림으로 연출되는, 이번코스 날등길 북, 서쪽 계곡수는 영천강으로 모아져서 낙동강따라 흘러가고 남, 동쪽 빗물은 곧장 남해안으로 흘러든다.

532m봉서 본 고성만
  532m봉서 본 고성만
 

가는길: 추계재에서 대곡산까진 제법 가파르게 치올라야 하지만 가끔씩 나타나는 고압선 철탑아래로 조망이 자주 터진다. 억새 가득찬 대곡산 정상에는 삼각점[충무401-1986재설]이 있고 하산길은 북동쪽으로 급히 떨어지며 목장 철조망따라 내려가게 된다.

날등길을 장악한 목장 탓에 마루금은 오른쪽으로 우회를 해서 530m봉으로 오르게 되는데 고스락에 서면 맞은편의 532m봉 건너로 무량산 전경은 떠오르고, 그 중간의 화리치에서 올라간 임도는 고압선 철탑을 거쳐 무량산을 돌아가는 모습이 클로즈 업 된다.

자갈 깔린 화리치를 건너 다음 임도로 연결되는 날등길엔 키작은 편백림이 무성하다가 또 다시 비포장 임도로 나서게 되는데, 임도 역시 세갈레로 나뉘다가 무량산 오름길 초입에서 리번이 팔랑거린다.

한동안 가파르게 치올라 정상에 오르면 [함안314-2002재설] 삼각점이 있고, 고성군에선 1996년도에 정상석을 세워[고성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로 각자 새겨 넣어 생동감을 더해주기도 한다.

대곡산 오름길에 본 자란만과 사량도
  대곡산 오름길에 본 자란만과 사량도
 

대곡산 오름길에 동아본 사천의 와룡산(798m)
 대곡산 오름길에 돌아본 사천의 와룡산(798m) 
 

뒤돌아본 지나온 산하는 봉대산(409m)까지 조망되고..
  지나온 산하는 봉대산(409m)까지 조망되고..
 

목초지서 본 벽방산(650m)
  목초지서 본 벽방산(650m)
 

목장 지나서 본 거류산(571m)
  목장 지나서 본 거류산(571m)
 

무량산서 돌아본 화리치와 대곡산(542.8m)
  무량산서 돌아본 화리치와 대곡산(542.8m)
 

정맥길은 무량산을 되짚어 내려와 578m봉을 향하게 되는데 가는길 남쪽으론 절벽지대를 형성해서 고성읍 전체를 조망하면서 진행하게 되고, 578m봉 하산길에선 큰재 너머 백운산이 정면으로 와 닿는다.

중도에 임도를 만나면 임도 따라가지 말고 곧장 날등을 고집하면서 내려가면 찔레꽃 가시덤불을 통과해 큰재 포장도에 닿게 된다.

축사 분뇨냄새 맡아가며 큰재건너 501m봉 삼거리에 서면 서쪽의 학남산(551m)이 훨씬 더 높아 보이고, 가야할 백운산(486m)은 방화선 따라서 완경사를 한참 내려가다가 다시 올라서게 된다. 백운산 정상에서의 조망 역시 무량산의 그것보다 더욱 훌륭하다.

미로같은 암릉코스를 돌고돌아 제일목장을 거쳐 1009번 지방도에 도착하면 [송계←장전→척곡]정류소 뒤로 난 날등길은 무덤에서 한번 어지러이 흩어지다가 다시 임도를 만나 수월하게 철탑까지 올라가게 된다.

작은 절벽의 전망대가 있는 459m봉 보다 좀 더 높아보이는 다음 봉우리에선 독도에 주의를 해야한다. 무심코 날등길 따르면 시루봉(542m)으로 진행하기 십상인데 반해, 정맥길은 갑자기 동쪽으로 추락하기 때문이다. 이후론 배치고개까지 완경사의 연속이어서 마음놓고 진행할 수 있다.

578m봉서 본 대가면
 578m봉서 본 대가면 
 

큰재와 천비룡사
  큰재와 천비룡사 
 

백운산에서 본 당항만
  백운산에서 본 당항만
 

백운산서 본 고성읍
  백운산서 본 고성읍
 

1009번지방도와 함께하는 진주~통영간 국도위로 시루봉
  1009번지방도와 함께하는 진주~통영간 국도위로 시루봉
 

459m봉 하산길 철탑에서 본 석양의 연화산(526m)
 459m봉 하산길 철탑에서 본 석양의 연화산(526m) 
 

산행후기: 금년들어 최고추위라는데도 산행길에 내리쪼인 햇살은 따스하기만 하고, 그 햇살을 튕겨내는 억새는 황금빛으로 현란하다. 억새 빛깔이 저토록 황홀할 줄이야~! 예전엔 미처 몰랐었다.

그 황금능선길에서 바라보는 자란만과 사량도, 그리고 사천서 고개숙여 배웅하는 와룡산의 하얀 암벽 정수리를 바라보다가 앞서간 일행을 놓치고, 나는 엉뚱하게도 목장 울타리를 따라가고 있었다.

결국은 철망을 넘어야 했다. 그러다 상의자락 한 곳 커다란 구멍이 나긴 했지만..! 그러나 넘어선 그 곳 또한 또 다른 목초지였고 나는 영락없이 갇혀 버린 사슴이 되고야 말았다. 울타리를 한참 휘돌아 상수리나무 곁에서 또다른 철망을 넘고보니 일행의 행적이 궁금하다.

이상하게도 연락이 안되서 혼자 530봉을 넘고 532봉을 넘어가며 계속 손폰 눌러보지만 화답이 없다가 화리치를 건널 즈음에야 연락이 온다. 한분이 핸펀을 잃었고 그걸 찾느라 한시간은 왔다갔다 했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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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를 보니 그들과 나는 한시간은 간격이 벌어져, 미안하지만 나혼자 무량산을 거쳐갈테니 그냥 임도따라 쭈욱 오면 큰재에서 만날 수 있다니까 그리 하겠단다. 나는 대곡산을 놓쳤고 당신들은 무량산을 놓쳤으니 쎔쎔이라고 달래지만 그들은 떨뜨럼한 표정이 역력하다.

무량산이 어떻더냐고 묻는다. 이구, 말도마라 아무것도 없더라^^*. 그런데 대곡산은 어땠어요? -암 것도 없대요~! 시야는 꽉꽉 막히고 삼각점도 없고...! 우린 그렇게 거짓말을 해대면서 백운산 오름짓을 계속하고 있었다.

겨울임에도 지독한 악취를 풍기는 이 냄새는 큰재 아래 축사에서 풍겨나는 것이다. 그런데도 일행은 늦은 중식을 계속해서 채근한다. 제발 이 냄새만은 피하자고 만류하자 다음부턴 각자 해결하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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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산 정상은 무덤한 기 널따랗게 차지하고 고성읍 전체를 내려다보고 있어 나도 절로 내려다보게 되는데, 여기서의 조망이야말로 정말 쥑이준다. 충무 고성 틈새의 당항만~고성만, 그리고 대가면의 대가 저수지, 고개 돌리면 지금껏 진행해온 날등도 뚜렷하지만 햇살 때문에 촬영은 할 수 없다.

북쪽으론 가야할 정맥길이 뚜렷하면서도 아슴프레 끝간데가 없다. 지금시각 세시반, 한 분이 1009번 지방도에서 끝내자고 한다. 무신소리~, 이제 몇시간 했다고.. 냅다 내달리자 그들도 할 수 없이 따라온다.

뒤처진 그들보다 앞서가다가 종무소식이기에 알아봤더니 459m봉에서 시루봉쪽으로 한참을 가다가 되돌아오고 있는 중이란다.

추위속에 한참을 기다렸다가 함께하는데는 성공했지만 배치재까진 아직도 갈길이 멀다. 덕분에 그야말로 오랜만에 달빛산행도 해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지만, 일행들에겐 억지를 쓰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발길 보채야만 했었다.

대곡산 오름길의 억새
  대곡산 오름길의 억새
 

자금우 열매
  자금우 열매
 

편백나무
  편백나무
  

백운산의 키스바위
  백운산의 뽀뽀바위
 

후반부의 흰말채나무
   흰말채나무
 

오랜만의 달밤
   오랜만의 달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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