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2월9일 목요일 날씨 아주맑음.
증심사종점-장불재-입석대-서석대-중봉-동화사터?-증심사종점.
아름다운산악회따라~

무등산!
푸르러도 좋고,
흰눈이 쌓이면 더욱좋고,,
그 품안에 한번 안겨볼려고 별른지 다섯번째 만에 첫대면을 하러 나섭니다.
이번에도 함께 가길 남편한테 간절히 원했으나 일해야 한다며,

" 알밤은 못 줏어도 도토리라도 줏어야지,, 자기나 잘 같다와! " 이랬습니다.

산 소녀^^* 쉰 소녀^^* 요즘 신바람났어요.
오매불망 그리던 산행이라선지,,, 오늘따라 맘이 더욱 설렙니다.
오늘은 신사^^* 산님들로 만차를 이루어 보기좋네요.
버스에서 내리니 이럴수가,,

둥그스름한 무등산이 하얀~ 눈산이에요.
날씨는 온화하고~
햇살이 하얀산을 밝게 비춰줍니다~

10시쯤,
얼음빙판길 임도길이 끝나면서 오름이에요,
그리고 이어지는 눈꽃에 눈을 어디에 둬야할지 모르겠어요.
키 큰나무 눈 터널을 지날때는 여기가 어디인가,,, 말로 표현할수없어요.
광주 아주머님 하시는 말씀,

" 우리 광주서 살어도 이렁거 츰봐! 이런날 읍써~ " 하시며,

사진찍느라 혼자 떨어진 저를 염려해주시며 어서 일행따라 가라십니다.
발거음은 늦어지고,, 볼거는 많고,,,

송신탑도 꽁꽁얼었어요,
하얀 상고대가 되어버린 송신탑, 철조망도 가시철망도 모두가 그래요.
제주도 주상절리를 연상케하는 입석대가 눈에 들어옵니다.

입석대와 하얀눈꽃의 조화!
서석대를 향해가는 하얀나라의 길~!
산위에 쫘악~ 핀 산호초!
그위에서 머무는 산님들~
얼굴은 다르지만 오늘 눈으로 보는 세상은 똑같이 행복합니다~

한눈으로 봐도 사진작가 분들이 서 계시네요.
위에서 하산하는 사람들한테 어서 내려오라고 소릴치십니다.
" 예? 아~ 네! 근데 잠깐만요,," 하고는 얼른 그분들의 모습을 담고 내려섰지요.
그리곤 할말을잃었어요. 이런 행운을 예서 누리다니,,,
서석대가 소녀를 꼭 잡고 놔주질 않습니다.
그분들 틈에끼어 이곳저곳을 눌러대지만
어찌 이 작은눈안에 담은것만 하리오~

비닐을 꺼내 쉰소녀^^* 체신없이 엉덩이썰매를 탑니다.
그렇게 혼자서 이짓저짓 하다 내려오니 하얀임도길엔 저 혼자예요.흐흑!!
이토록 아름다운 하얀 천국의 길에~~~~!

아는사람 아무도없고,, 잠시 쫄다가^^*
산행지도를 꺼내어 살펴보니 아~ 중봉이 저건가보다.
중봉에선 또다른 세상을 보여주고,,,
아래로 내려서는데 우릴 인솔한 김대장님과 한분을 만납니다.
그곳에서 한 아주머님,
외지분이 손님이라며 사양해도 건네주시는 뜨건 커피.
여기 광주분들의 인심이 곳곳에서 묻어납니다.
산행내내 제가 만나온 사람들이 어쩜그리 친절한지 지금도 가슴에 남습니다.

그러고 보니 먹은거라곤 귤 한개와 이 뜨건 커피한잔입니다.
하얀나라에 취해 그동안 배고픈줄도 몰랐다가 이참에 현미찰떡을 꺼낼렸더니
우린 내려가면 되지만 먼길에 배고프지말고 어여갖고 가라하십니다.
오늘 하얀 무등산 감격에 산님들 감동에 소녀 가심이 찌리링~;; 합니다.

그리곤,
오던길에 잠깐 일이 벌어졋슴다.
회원님이 아까 아주머님이 건네주신 한잔술에 그만 뿅~;; 가셔서는
뒤쳐지며 설경을 찍으시더니 그만 눈밭에 디카를 놓쿠왓담다. 에효;;
이쁜숙녀^^* 홀로 남겨두고 대장님이 뒤따라 올라감다.
심심한 숙녀^^* 만만한게 디카임다.
혼자서 찍을거 안찍을거 다 찍어봄다.
기다려도 기다려도 안오더니 숙녀 엉덩이썰매 탄 자욱따라 두그림자가 보임다.
찾았담다! 휴~~~!!
눈 위에 얌잔히 있더램다.

***대장니~임!
***그래두 그렇치,,
***디카가 아까운게 아니라
***오늘 찍은사진이 아깝다고라?*
***자기꺼 아니라구 그케 말허시믄 쓰남? ㅋㅋ.

디카도 찾았겠따,
이 기분에 또 엉덩이 썰매나 타자;;
이런 저런짓거리^^* 에 하산길 늦어버려
바람재로 향하지 못하고 중도에 하산길로 접어 든 산행,
꿈속을 거닐다 온  하루였어요.
산행 약 6시간쯤.


오늘의 메뉴는 취향에 따라 추어탕이나 보리비빔밥.
한 아저씨의 시키지도 않은 비빔밥 주문에 나온 반찬은 무려 열댓가지~
이 덕에 추어탕시킨 숙녀는 맛깔스런 나물 많이 먹었지요.

너무 맛있었어요, (낼 더 이뽀지믄 우짜나~ㅋㅋ)

돌아오는 버스안에선 잠을 잘수없었어요.

눈 감으면 오늘 본 하얀눈꽃이 다 지워져 버릴것만 같아서~ ㅎㅎ
서산마루로 해가 질 녁에 무등산 뒷모습은 정읍? 톨게이트를 지나며 사라져버렸어요.    

 

마누라 말 안들은 남편,

무등산 사진보며 하는 말,
" 한사람이래두 봣으니 됬네;; 장가계 보담 낫따~ " 이럽니다.
에고,, 가심아퍼;;
끄으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