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들어 두 번째 산행이다. 장거리 산행은 되도록이면 피하려 했는데 너무도 유명한 무등산 가는 산악회가 있어 또 장거리 산행을 신청했다. 처음 가는 산악회다. 날씨가 풀려 눈이 많이 녹았겠지만 그래도 눈 폭탄 맞았다는 무등산의 설경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기를 기대하며 1월 10일(목) 새벽 버스에 올랐다. 무등산의 유명세 만큼이나 신청자도 많아 버스가 2대나 동원되었다.

날씨는 해동한 봄날같아 포근하기 그지없다. 광주 시내를 통과해 무등산 등산로 찾는데 차가 또 헤맨다. 2대가 서로 뿔뿔이 흩어져 엉뚱한 곳을 돌다 중심사 들머리에 도착했다. 뒷차가 또 한 참을 기다려서야 도착했다. 근 한시간이나 지체되어 11시 30분 경에 산행이 시작되었다. 중심사 쪽 등산로는 관광지구인가 보다. 넓지 않은 길 양쪽에 왠 상점들이 그리도 많은지 가도 가도 끝이 없다.

가파른 시멘트 길을 벗어나 정상 등산로에 들어섰다. 날씨가 풀려 등산로는 진흙탕이다. 중머리재에 올라서자 사방이 탁 트이는 평원이 펼쳐진다. 왼쪽 멀리 송신탑과 입석대, 서석대가 아스라히 보인다. 완만한 능선의 육산이다. 기대했던 눈은 간데 없고 질척이는 맨땅이다. 서둘러 장불재 쪽으로 오른다. 올려다 보이는 삐쭉삐쭉한 바위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이 입석대 서석대 모양과 같다. 무등산만의 특징 같다.

"중머리하단삼거리" 이정표 부근의 아늑한 바위 틈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장불재로 가는 언덕에 올라섰다. 사방이 탁 트인다. 입석대와 서석대가 가까이 보인다. 내려다 보이는 장불재 완만한 구릉에 군 부대가 주둔했다 철수해서 원상 복구 됐다는 안내판이 서있다.

천왕봉으로 향하는 갈짓자 모양의 임도같은 등산로가 빤히 보이는데 오후 2시가 훨씬 지난 시점이라 귀경의 먼길을 생각해서 일행들이 하산을 결정했다. 무등산의 정상인 천왕봉(접근 불가)을 중심으로 입석대 서석대 규봉이 무등산의 3대 절경이라는데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동화사터 쪽으로 향한다. 능선에는 잔설이 남아 있지만 내리막 길에는 눈이 녹아 질척이는 흙탕길이다. 논 갈다 나온 것같이 신발과 바지는 흙투성이다. 육산에서는 보기 힘든 덕산 너들지대가 오른쪽에 보인다. 사면 전체가 너들이다. 규봉가는 곳의 지공너들과 함께 무등산의 명물이란다.

곧 하산이 완료되었지만 주차장까지 한 참을 걸어야 했다. 넓은 주차장에는 우리가 타고 온 버스 2대만 서 있다. 버너에는 뒷풀이를 위한 수재비 잡탕국이 대형 들통에서 끓고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둠이 깔리자 뒷풀이를 끝내고 귀경을 서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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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머리재에서 장불재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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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불재로 오르다 뒤돌아본 반대쪽 능선은 새인봉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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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위에 올라선 사람 바로 밑에서 점심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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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 보이는 입석대와 서석대 뒤로 하고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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