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광주 무등산

산행일 : 2010.10.08 (금) 흐리고 비

누구랑 : 청솔산악회

산행코스:둔병재-안양산-장불재-서석대-중봉-토끼등~증심교~주차장 

 

 (산행 개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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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의 한가로운 휴일..

어딜갈까 ?

나홀로 떠나긴 기름값도 아깝고 적적해서 싫다.

한때는 그걸 차~암 많이 즐겼는데....

 

그래서 걸려든 나의 안테나에 잡힌 산행지는 무등산이다.

무등산...

예전 아내와 심심하면 다녀오던 산행지다.

철도 기관사라 남들이 부러워 하는 무임승차로 다녀올 수 있었고

더구나 호남선은 항상 객실이 텅텅 비어 다녀 아무때고 시간만 나면 시내 버스비 달랑 들고 다녀오기 좋았다.

 

그럼 지금도 ?

천만에 만만에 콩떡이다.

사실 철도청 공무원 시절엔 직원복지 혜택이 전무했다.

그래서 가족무임승차는 직원둘 복지혜택의 일환였는데 그걸 배 아파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공사가 되고 나면서 빗발치는 여론에 민원은 한결같이

수자원공사 직원 물 공짜로 씁니까 ?

담배인삼 공사 직원 담배 공짜나구여~?

한전 직원들 전기료 무료제공 아니잖아여~

그런데 왜 철도직원들 기차 꽁짜루 태워 줍니까 적자만 내는 넘들을.....

ㅋㅋㅋㅋ

그래서 지금 우리는 돈 내구 타야 된다.

 

우리나라 차~암 공평하고 좋은 나라다.

단 다같이 못살고 혜택 못받고 못되게 하는걸로 말이다.

우리 나라는 악덕기업주에 대항하여 근로자들이 파업이라도 하게 되면

여론몰이로 젤 좋은게 뻥을 튀겨서 재네들 얼마를 받는데 저 지랄이다 라면 곧 끝장이다.

 

생각을 좀 바꾸면 안될까 ?

직원복지혜택 빵빵하구 돈 많이 받는 기업이 많으면 누가 좋은가 ?

그들 깍아 내릴 생각말구

재들 저런 복지 혜택있으니 우리도 그렇게 해달라 요구하면 된다.

돈 많이 받는 좋은직장 있으면 어떻하든 그 기업에 나나 니나 내 자식들 취직 시키면 더 좋은거 아닌가 ?

그런직장이 정말 많아야 한다.

그런데 요즘 현실은 어떤가 ?

 

요즘 젊은애들 큰일이다.

많이 배워야 들어갈 직장이 없다.

정규직은 노우~

비정규직 환영이 요즘의 공기업은 물론 대기업이 추진하는 일자리 현실이다.

모든직장이 비정규직으로 채워지는 우리나라는 멀지않은 시기에 부자나라가 될게 확실하다.

단 나라와 일부층만 부자 대다수 국민은 거지중 상거지 노예...

 

 

헉~!

산행기가 옆길로 샛다.

산행의 참 묘미는 알바에 있다.

잘못 들어 헤메다 다시 찾아들때의 그 참맛을 아는가 ?

오늘 나의 산행기가 초반부터 알바를 해대니 제대로 이어질지 ?

알바 산행기는 안되는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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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보다 더 빠르게

광주에 도착한 버스가 들머리 둔병재에 산우들을 내려주고 사라진다.

산악회 버스가 참 빠르고 편리하기도 하지만 돈도 무쟈게 싸다.

만오천냥이 오늘의 회비다.

산행을 끝내면 수고했다구 간식도 준다.

막걸리와 소주에 맛좋은 갖가지 안주는 기본이고 음료수와 커피 그리고 컵라면은 덤이다.

그래서 서울 부산의 내 산우들이 가장 부러워 한다.

돈도 싸구 전국 어디든 하루면 되고.....

부러우면 대전으로들 오셩~

 

둔병재에서 안양산까지 오름길이 빡세다.

헉~!

헉~!

땀방울이 등판에 골을 따라 엉덩이에 스며들어 어느덧 빤쓰가 축축하다.

젠장~!

난 왜이리 땀이 많은지.....

바람은 소슬하니 불어 그나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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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울울창창하던 침엽수림 터널을 빠저나오자

여기도 수목한계선이 있나 ?

키다리 나무들은 사라지고 나즈막한 수목들이 땅에 바짝 엎어저 있다.

당연 조망이 짱이다...

올라온 방향을 내려보니 화순의 너른 들판이 발아래 펼처지고

만연산 줄기가 이곳 무등산을 향해 달려오고 있는 형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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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산을 향한 막바지 오름길...

억새가 나폴댄다.

산우들이 억새에 파뭍혀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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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길 끝....

넓다란 구릉의 평지에 빗돌 하나 외로이 서있다.

정작 안양에는 없는 안양산이다.

 

안양(安養)...

몸과 마음을 편안히 쉬게 한다는 불교 용어중 하나다.

오늘 내가 그런뜻을 품은 안양산에 올랐으니 내맘과 몸도 평안하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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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산에서 무등산을 향한다.

백마능선....

미끈하게 말잔등처럼 뻗어 있어 백마능선이라 불린다.

오늘 백마능선은 말갈기처럼 흰 억새가 바람에 휘날리는 중이다.

그속을 걷는다.

나폴거리는 억새의 군무속으로 산우들이 하나 둘 빨려들며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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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백마능선이

봄철이면 철쭉군락으로 화려한 치장을 한다.

그런데....

제철을 모르고 한무리의 철쭉이 꽃을 피워 올렸다.

 

찬서리 내리면 니 우짤라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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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내내

진행방향 좌측엔 수만리의 한가로운 전원풍광이 발아래 펼처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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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측으론 가을색으로 갈아입기 시작하는

울창한 숲들과 그아래 영평리 마을의 누런 들녁이 평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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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 보니

어느새 아마득히 멀어진 안양산이 멀찍이 물러나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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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불재를 앞두고....

아주 짧지만 그간의 밋밋했던 능선길과 다른 암릉을 만난다.

편안한 우횟길도 있건만 산우들 암릉을 오른다.

 

왁자지껄....

암릉길에 울려퍼지는 유쾌한 웃음들.

우린 이길을 안양산 공룡능선이라 이름 지었다.

 

조망좋은 암릉에 앉아

다리쉼을 하는동안 막걸리와 과일이 안주로 나온다.

우횟길로 돌아간 산우들을 불러세워 약을 올리는 악동들...

 

"한잔 마시구 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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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이름지은 공룡능선을 내려

작은 규모의 암릉을 이고있는 구릉의 언덕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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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능선의 막바지 안부....

일렁이는 억새의 물결이 장관이다.

오늘 내내 함께 걷던 밍밍님, 울타리님의 탄성이 울려 퍼진다.

여인네들...

역시 감성이 풍부하다.

 

함께 걸으며 웃고 떠들어도

왠지 난 이런 가을날이면 스며드는 외로움으로

가슴은 텅빈 공허함에 폐허같은 황량함과 스산함에 시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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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능선을 뒤돌아 본다.

어느새 이만큼이나 걸었나 ?

사람 발걸음이 무섭다.

 

저멀리

노년의 두 부부가 다정스레 걸어오고 있다.

이 쓸쓸한 가을날도 두렵지 않을 두 부부의 모습에 가슴 한켠이 따스해 진다.

두 부부의 모습은

이십대 연인들의 풋풋한 싱그러움 못지 않을 아름다움은 물론 

추레하고 천박할것 같다란 선입견을 단번에 몰아내는 품위와 향기가 흐른다.

우리도 저래 곱게 늙어가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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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장불재가 코앞이다.

유순하고 편안했던 백마능선도 이젠 끝이다.

흐드러지게 꽃이 핀 봄날에 또다시 이길을 걷고 싶은맘이 간절한 백마능선였다.

 

"내년봄 나 다시 돌아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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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900미터의 고원...

여름엔 초원으로 가을엔 억새로 또 겨울엔 상고대로 탈바꿈하며

사계절 장관을 이룬곳이 이곳 장불재다.

 

장불재 하면 난 항상

아주 오래전 아내와 함께 원효사에서 꼬막재를 넘겨

산허리를 타고 힘겹게 넘어 도착한 이곳에서 보았던 짧은치마에

뽀족구두 아가씨가 오롯이 서서 긴머리 휘날리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던 장면이 생각난다.

무등산 정상 천황봉이 군 주둔지였고.

군대간 애인을 면회온 아가씨란걸 나중에야 알았다.

아마도 장불재는 그때 그네들의 면회장소가 아녔나 생각된다.

그제나 지금이나 장불재의 억새는 참으로 아름답고 풍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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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불재에서 점심 도시락을 편다.

막 수저를 드려는데...

이런~!

빗방울이 한두방울 떨어지더니 빗줄기가 굵어진다.

모두들 먹다말고 장불재 대피소로 장소를 옮겨간다.

그런데...

먼저 자리를 옮겼던 밍밍님이 되돌아 오고있다.

스틱을 놓고 온거다.

남편 복수동님 보다 증세가 덜 하다뿐이지 건망증은 똑같다.

저런 부부사이에 과외공부 한번도 안시킨 아들이 아주 쉽게 카이스트에 들어간게 이상하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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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같이 어울려 밥을 먹고 나자

비는 소강상태....

이때를 틈타 잽사게 입석대를 향하려는데....

밍밍님과 울타리님이 엉덩이를 뺀다.

연속이틀 산행으로 좀 힘겹다나 뭐라나 ?

이눔의 아짐씨들은 말만 뇨자들이지 산행에선 남자들보다 힘이 더 좋다.

몇번 와 본 산행지라 그런가 보다.

누군 안 와 봣나 ? 

디럽게 티를 낸다.

다행히 증심사로 향한 길을 모른다.

대게 여성들이 길치라는게 요때는 참 다행이다.

버스있는데 가려면 가기 싫어도 이리 가야 된다 사기를 처서 함께 산행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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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석대를 둘러보고

다시 서석대를 향해 오른다.

길옆의 억새와 짙게 드리운 구름으로 스산함이 감돈다.

한줄기의 바람이 옷깃을 파고든다.

서늘함...

겉옷을 한겹 더 입어야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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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깔끔하게 정비된 등로라 그런지

왠지 어색함이 느껴진다.

아니

낯설음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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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위에서 밑을 내려보니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전망대가 내려 보인다.

아실 아실한 고도감...

 

"왜 이런 델 와~!!!"

 

그러면서도 내려보는건 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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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봉으로 향한길...

예전 이길은 윤형 철조망으로 길을 막아 놓았었다.

그런데 이길을 무등산 옛길로 조성해 등로를 개방했다.

제주도 올레길이 히트를 친 후 요즘엔 너두 나두 걷기코스 발굴에 열을 올린다.

덕분에 갈곳도 들려야 할곳도 많아지니 우리야 좋은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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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봉...

황페했던 예전과 달리 풍성해 졌다.

억새 복원이 성공적으로 이뤄진것 같아 넘 보기 좋다.

무등산의 등로 중 그래서 이길이 제일 이쁜것 같다.

 

디카로 동영상을 찍는걸 눈치 챈 아줌씨들이

디카를 들이대면 왕 내숭을 떤다.

순식간에 아주 조신한 뇨자로 대 변신....

특히 밍밍님의 콧소리

 

"여~봉"

"내가 아주 잘 해줄께~"

 

복수동님...

밍밍님이 뭘 잘해 줄지는 울타리님이 잘 아니 물어 보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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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봉을 지나자

하늘이 시커먼 먹구름을 몰고 오더니

드디어 참았던 빗줄기를 뿌려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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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빠지는 발걸음...

디카를 베낭에 들여놓고 커버를 씌운 후

버스가 기다리는 증심사 아래의 주차장을 향해 총총히 걸음을 옮긴다.

토기등을 거처 증심사로 향한 내림길이 유순하다.

도중에 비는 그치고...

 

증심사 아래 집단시설지구에 이른다.

예전 이곳에 오면 아내와 함께 3000원 하는 보리밥 정식을 먹었었는데...

보리밥 정식...

정말 먹을게 많았고 맛은 더더욱 좋았었다.

그런데...

아주 낮설게 변했다.

마치 서울 도봉산 입구와 아주 흡사하다.

최신식 건물에 들어선 상가는 죄다 등산용품 판매소 다.

좀 너저분하면 어떤가 ?

전하나 더 줄께 막걸리 한잔 하구 가세요 라며 붙잡던 그때가 그립다.

그때는 그래도 사람사는 냄새가 물씬 났는데....

세월이 흐를 수록 팍팍해 지는 세상사가 서글퍼지는걸 어찌 하랴~!

 

귀로에

촉촉히 가을비가 차창을 때린다.

점점 더 깊어가는 가을이다.

 

산에서 건강을....산찾사.이용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