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한 감동‥ 그리고 행복 !! [무등산]








2013. 1. 6 [일]





평택 EM 43명










(P) -늦재 -중봉삼거리 -서석대 -입석대 -장불재 -중머리재 -증심사 -(P)  [5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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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효사 - 신년산행에 들어]


       동질 된 색감이 표류하는 시기이다. 산뜻한 출발은 좋았으나 어딘가 모르게 고독감이

   묻어나는 낯선 시간이 이 공간에서 떠돌고 있다. 격차를 두고 차츰 깊게 넓혀간다.

   시간의 주름과 흔적을 새로이 새기며 더 성숙된 세월에게 응축된 심중을 내보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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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뜻 내비치는 한기의 줄기가 눈송이처럼 맑고 희다. 43명의 숨결이 그 줄기를 타고

무등산정이 내놓은 여린 입김 속으로 퍼져간다. 소소한 겨울 빛이 앳된 안개를

         어루만지며 감싸기 시작한다. 온유하게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이 뒷태를 돌아 장대한

     산정으로 흩어진다. 수줍게 바라보는 나목이 실눈을 뜨며 빛을 받아들이기 위하여

고개를 쳐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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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재 삼거리 - 중봉 평원]


     숨죽이며 내렸던 눈의 모습이 가슴시리토록 차오른다. 이 산정을 수없이 오갔던 시간 속

   그리움은 한갓 꿈이 되어버렸다. 눈 속에 묻힌 흔적들도 함께 한세월 눈감듯이 빛 하나

  떨어지던 날 침묵 한 채 사라져 버렸다. 눈 속에 어른거린다. 허허로운 등선이 텅 비어

  빛을 맞고 있다. 곱고 소박하게 물든 나뭇가지에도 그런 것들의 이유로 고단한 세월을

이겨냈을 것이다. 침묵한 산정처럼 그 풍정이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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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빛 고깔을 쓰고 이리 저리 살랑대는 나뭇잎들의 향연이 온통 하얗게 물든 세상을

      벗 삼아 마음깊이 향유하였던 그 옛날의 행복감을 보여준다. 그리움의 흔적들이 조용히

     일고 있다. 세월의 무게가 우리의 숨결을 엷게 제쳐 나가는 듯 시간의 행렬이 교차한다.

   과거와 현재의 상존은 존재를 넘어 상념의 부분이 된 것이다. 흐르고 흘러간 세월축의

중압감이 산정 속 깊이 휘날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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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빛처럼 빛나는 저 천황봉의 서리꽃이 너무 교태롭습니다.」

                    「 그 얼마나 순수한가요. 그 이면에는 허기진 채 벌벌 떨면서 고단한 장시간을

인내해 왔기에 슬프도록 아름다운 것처럼 보이는 것이 아닌가요.」

          「 침묵을 뚫고 짖어대는 바람소리가 능금을 타고 하얗게 직하합니다.」

「 그 얼마나… 밤새도록 갇힌 몸부림의 처절한 소리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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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봉삼거리]


 광활한 평원위에 수를 놓은 것처럼 하얀 꽃이 만발한 무등산의 설경에 그윽함을

담아본다. 산중은 온통 백색으로 물들었다. 순박함, 설레임, 벅차오름, 그리움…

       문득 떠오르는 단어들의 아름다움이다. 설경 속에 푹 빠져있는 무등산정의 명료함에

행복하기만 하다. 더 미려하기에 그리움이 꿈결같이 눈앞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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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속에 파묻힌 추억을 뒤로 한 채 하얀색 따라 그리운 산정에 젖어든다. 아무도 찾지

않는 무원의 산정처럼 허공에 우뚝 선 채 슬픔을 안고 있다. 그 곁엔 그리움만 쌓일

     것이다. 세월은 누구를 사랑하고 누구를 그리워했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 속에는 깊은

상념이 존재하기에 그 그리움만 한층 깊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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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에 세월을 이고 가소. 두발에 세월을 두고 가소. 누구를 향한 것인가. 누구를 원망한

 것인가. 모두의 그리움이다. 차분해지며 애잔한 마음이 앞을 가린다. 한점 바람은 설경에

가려 산정 위를 떠다니고 있다. 그 바람을 녹여줄 온후한 온기는 머리를 숙인 채

산마루에 걸쳐있다. 소쇄한 바람일까… ~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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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북이 내려앉았던 눈꽃은 어느덧 사라지고, 붉은 수수밭 같은 투박한 억새밭이

척박한 세월을 이고 있습니다. 하얀 길만 떠오릅니다.」

         「 고독한 운명을 짊어진 억새들은 하루가 긴 시간을 만들고 있습니다. 흐르는 시간에

연연하지 않으면서….」

「 생을 다한 날들이 얼마나 아름답지 않습니까. 그 여한을 두지 않는 것이….」

     「 피었다 사라진 영혼들의 징표이겠지요. 무등의 슬픈 연가가 울려 퍼지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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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석대 - 서석대 상봉]


           [서석대]

서릿발이 투신한다. 겨울의 시간 속에 잠재된 슬픔을 간직한 채 눈 속의 궤적을

       갈망하고 있다. 묵직한 석화를 그리며 직강하고 있다. 몸둥아리를 칭칭 감싼 채 빛에

쫓기어 낙화하고 있다. 산산이 흩뿌려지는 서릿발이 점점 검정빛을 띠며 시간의

    중심에서 이탈되고 있다. 녹슨 가시처럼…. 애처로운 상복처럼 휘날리는 겨울 꽃이

우리네의 그늘처럼 돌아가며 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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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봉에서]


        설경 속을 헤집고 다니는 흰 구름의 흔적이 또렷하다. 상봉을 넘나들며 산정을 안았고

   능선을 재빠르게 가르며 바람을 안았다. 산봉에서 차지도록 생성되는 겨울 안개의

향연을 따라 눈높이도 깊이 적시어가며, 시리도록 숨가쁜 그 비경의 연출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허공의 무게만큼 크게 일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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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봉에 서 삶의 길목을 더듬어본다. 차가운 마음이 들기 시작한다, 시리고 얼어버린…

속물에 깊이 물들은 세태의 지경에서 나태해진 마음속을 속절없이 헤집는다. 깊은

         계곡과 광활한 산줄기의 마음에 기대며. 바람과 구름이 시름을 앗아간다. 새하얀 고깔에

빛이 고추선다. 마디마디 배여 드는 그 빛은 필경 지난 세월을 녹여주는 의연한

흐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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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산 깊이 피어오른 잔설의 향내음이 산중을 훑고 간다. 하늘아래에서 펼쳐내는 영욕의

표출이다. 지나온 시간이 길게도 느껴지는 아련한 정이 마음을 짓누른다. 마음이

잔재되는 듯하다. 훨훨 높이 날아오른 구름은 산능을 감싸며 배회하기 시작한다.

누가 그 구름을 잠재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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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석대]

흑백 속에 피어나는 겨울꽃이 시리도록 차갑게 울고 있다. 빼곡히 들어찬 돌무덤에

가지런한 몸매를 치장하며 넘어가는 서러움을 토하고 있다. 무등의 육체에 작은 흔적을

남기며 연실 토해내고 있다. 묵직한 쇳덩이 같은 욱한 바람이 휘갈기며 내리치는가하면

연한 빛을 받으며 백화처럼 피어나는 아름다움이 솟고 있다. 무등벌에서 들려오는 깊은

울림이 돌기둥에 내려앉는다.


                  「 오묘한 자연속의 영물입니다. 깊이 차오르는 그 무엇….」

                                    「 저 흐르는 풍경 속을 들여다보십시오. 눈 속이 타들어가지 않습니까.」

    「   ….  꺾여오는 제 시간이 우리 앞을 막습니다.」

        「  이 환영 속에서 스스로의 마음만 비워내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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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불재 - 중머리재]


       조용한 산중을 거닐면서 상봉을 오갔던 지난날의 영상이 차분하게 머릿속을 스친다.

          서서 물결처럼 번져오는 산마루를 물끄러미 쳐다본다. 한동안 선연했던 설경의 만찬이

회화된 색감으로 변해간다. 저물어간다. 재색으로 침침하게 가라앉는다. 배양된

      시간 앞에 눈 속에 묻힌 산정의 그리움이 어느덧 감회되기 시작한다. 형용할 수 없는

마음의 소리만 입가에서 고요히 맴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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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시간 여, 빛의 움직임 따라 쉬며 걸으며 온후한 기온을 안고 중머리재에 닿았다.

      하얀 서릿빛을 뒤집어 쓴 채 머언 공간에서 시간 밖으로 부르는 듯 한 소리가 들려온다.

    못 견디게 고운 바람소리이다. 초월을 닮은 생긋한 미소가 한가득 피어오른다. 배시시

 웃음 날리는 ···. 그 미소 속엔 생생하고 싱그러운 무등의 세상이 가득 담겨졌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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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후]

겨울세상 속 연연한 그림이 무등 속에서 전설처럼 퍼지고 있었다. 그 강렬한 비침이

    스스로의 뜻을 세우지는 못하였지만 잔잔하게 마음을 열어주는 깊은 선이 되어주었다.

설중 취경··· 심설 속 피어지는 겨울군락의 파노라마가 연이어진 무등산의 본능을

깨달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