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봉에서 본 모자봉~상학봉~묘봉
  매봉에서 본 모자봉~상학봉~묘봉
 

속리산 묘봉

1:25,000지형도=상판

2005년 9월 6일 목요일 맑음(19~29도)   풍속:4.1m/s  일출몰06:07~18:51

코스: 37번국도상의 활목고개12:30<5.5km>묘봉17:00<4.2km>화북면 운흥2리18:00

[도상9.7km/ 5시간 반 소요]

지형도
  지형도
 

개요: 경상북도 상주군 화북면과 충청북도 보은군의 산외면, 내속리면과의 분계봉인 860m무명 암봉에서 동쪽으로 0.3km거리에 떨어져 앉은 묘봉(874m)은, 속리산 국립공원의 서북능선 중간지점에 위치한 암봉으로,

여기선 문장대(1054m) 거쳐 천황봉(1058.4m)까지 뻗어가는 속리산 주능선의 장쾌한 파노라마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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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과 충북을 연결하는 37번 국도상의 활목고개는, 해발 300m에 불과해서 미남봉(610m)까진 가파르게 치올라야 하고, 연이어지는 날등길은 쎄미클라이밍코스의 연속이어서 많은 체력을 요구하고 있다.

자주 나타나는 위험지역은 동행인의 도움 없이는 통과하기 거북한 곳이 더러 있어서, 악천후라든가 쏠로 등반은 절대 삼가야 할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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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릉코스의 진수를 즐기면서 속리산의 전모를 살펴볼 수 있는, 이번 산행길의 화북면쪽으로 흘러내린 계곡물은, 대간길의 분수령 밤재에서 출발한 신월천~달천이 남한강 물길따라 서울시내를 거쳐 나간다.

산외면쪽의 계곡수와 내속리쪽의 사내천도 달천으로 흘러들어, 충주호에서 빠져나온 물들과 만나, 남한강 구비구비 휘돌아 강화도 앞바다에서 짠물로 변한다.

묘봉에서 본 신월천 건너편의 도명~낙영~백악산
  묘봉에서 본 신월천 건너편의 도명~낙영~백악산
 

가는길: 37번 국도상의 활목고개는 평탄대로여서 자칫하면 지나치기 쉬워도 조금만 주의 기울이면 이정표 곁에 서서 환영하는 금봉이와 박달이의 마네킹을 만날 수 있다.

초입은 절개지 위로 등로가 뚜렷한데 미남봉까진 제법 가파르다. 그러나 주능선 위로 서면 도계 이쪽 저쪽의 산촌마을들 뒤편으론 낯익은 산들이 반긴다. 경북쪽의 덕가~낙영~백악연릉, 그리고 장쾌한 백두 대간과 충북쪽의 한남금북정맥 연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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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봉까진 비교적 수월하지만 일명 토끼봉능선으로 불려지는 지능선 정수리의 모자봉 오름길 절벽은 무척 난해해서 갈레길을 만나면 우회로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그러나 절벽을 타고 오르면 경북쪽의 남산 뒤로 조봉산~도명산~낙영산 연릉과 청화산이 하늘금을 긋고 있고 진행방향의 상학봉~관음봉으로 이어지는 속리 서북릉이 뚜렷하게 조망된다.

미남봉에서 본 가야할 속리산 서북릉
  미남봉에서 본 가야할 속리산 서북릉
 

투박해지기 시작하는 암릉코스
  투박해지기 시작하는 암릉코스
 

모자봉 오름길에 돌아본 매봉
  모자봉 오름길에 돌아본 매봉
 

모자봉에서 본 남산 뒤로 조봉산~도명산~낙영산
  모자봉에서 본 남산 뒤로 조봉산~도명산~낙영산
 

모자봉에서 본 낙영산~수안재~백악산 뒤로 백두 대간
  
모자봉에서 본 낙영산~수안재~백악산 뒤로 백두 대간
 

[상학봉/신정리/할목제]이정표를 지나가는 날등 오름길엔 처음으로 로프 길게 매달린 슬랩구간이 나타나지만 별 어려움없이 통과할 수 있다.

그러나 모자봉 내려선 안부에서 상학봉 오름길엔 수직 절벽이 가로 막고 있고  그 절벽 위론 굵은 동아줄이 걸려있지만 워낙 가팔라 섣불리 달려들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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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옆의 째진 바위 틈새론 통나무 얼기설기 걸쳐 있고, 그 틈새를 비집고 올라서야만 하는데 워낙 비좁아, 머리 디밀면 몸통 걸리고 몸통 빠져 나오면 배낭 걸리고.. 침니지역은 양팔 벌려 왼쪽무릎 딛고서야 겨우 올라설 수 있다.

이 지역에서만큼은 선등자가 배낭 하나씩 로프걸고 올려주어야, 절벽틈새(침니)를 짚고 올라설 수 있으므로 반드시 동행인과 함께 하거나, 여의치 않을 경우 모자봉으로 되돌아가서 토끼봉능선을 타고 내려가야 한다.

이번산길 최대의 난코스
  이번산길 최대의 난코스
 

눈앞의 상학봉
  눈앞의 상학봉
 

상학봉 가는길에 본 구병산(876.3m)하늘금
  상학봉 가는길에 본 구병산(876.3m)하늘금
 

 상학봉에서 본 모자봉
   상학봉에서 본 모자봉
 

상학봉에서 본 860m봉과 왼쪽의 묘봉(874m)
  
상학봉에서 본 860m봉과 왼쪽의 묘봉(874m)
 

[상학봉834m]정상석이 박혀있는 상학봉 정수리 암봉에는, 고정 시키지 않은 철제사다리를 설치해서 호기심을 부추기는데, 너무 아슬아슬해서 심약자는 올라볼 생각을 말아야 한다.

[←상학봉0.3km/묘봉0.4km→]이정표를 지나 860m봉 직전 삼거리엔, 상학봉에선 1.1km를 걸어왔고 묘봉은 0.3km거리에 있고, 주차장은 2.3km거리에 있다고 오석에 새겨넣었지만, 어느 주차장인지는 확실하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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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근거리의 묘봉까진 0.3km라곤 해도, 절벽 난구간을 로프 대롱거리며 오르내리다보면 반시간정도 소요되는 난코스다.

삼각점 하나 박혀있는 묘봉은 정상석 세울 준비를 마쳤고, 거기선 천황봉까지도 뚜렷하다. 속리 서북릉의 전모는 물론, 신월천 건너편의 유명산들이 납작 엎디어 있는 장관도 목격할 수 있다.

묘봉에서 절골로 내려서는 하산길은, 폭신한 오솔길 육산으로만 이루어져 한시간만에 4.2km를 내달려 37번 국도가 가로지르는 운흥2리 마을길 주차장에 당도할 수 있다.

묘봉 뒤로 관음봉과 문장대
 묘봉 뒤로 관음봉과 문장대 
 

묘봉 남릉 뒤로 내속리면의 삼가저수지
  묘봉 남릉 뒤로 내속리면의 삼가저수지
 

묘봉 오름길에 돌아본 상학봉~모자봉~매봉
  묘봉 오름길에 돌아본 상학봉~모자봉~매봉
 

묘봉에서 본 관음봉에서 천황봉까지
  묘봉에서 본 관음봉에서 천황봉까지
 

묘봉에서 내려본 하산지점 운흥2리
  묘봉에서 내려본 하산지점 운흥2리
 

산행후기: 98년도 11월달에 무박으로 찾아갔었던 속리묘봉을 칠년만에 찾아들었다. 그 당시와는 전혀 다른 분들과 함께..

그 칠년이란 세월동안에 산천은 그대로인데, 나는 너무도 많이 변했다. 진두지휘하며 앞장서 갈 때가 엊그제련만 이제는 맨 뒤에 처져서 일행들의 눈치를 살펴야만 하는 딱한 처지로 바뀐 것이다.

처지가 바뀐 건 그 뿐이 아니다. 상학봉 직전의 최대 난구간에서 날렵한 몸놀림으로 먼저 올라가, 일행들 배낭 일일이 올려주고 손목잡아주던 이 내 몸이, 오늘은 입장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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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오버행의 밧줄잡고 한 두 번 오름짓을 시도하다가, 이내 무리란 걸 깨달았다. 사고치기 전에 얼른, 무식하게도 손에 걸었던 스틱부터 집어던지고, 얼른 되내려와서 위를 보니 산행대장이 싱긋이 웃고 있다.

배낭부터 먼저 올려보내고 침니지역을 간신히 빠져서 올라오자, 다리가 다 후들거린다. 휘유~, 내가 어쩌다 이리 됐지?

 

뒤에 누군가 한 분 오고 있다기에 한참을 기다려, 호각 불어대도 소식이 없다. 산행대장도 다 떠나 버린 마당에, 내 이 무슨 부질없는 짓이란 말인가~

노란다발버섯
  노란다발버섯
 

까치고들빼기
  까치고들빼기
 

누룩치
  누룩치
 

뚝갈
 뚝갈 
 

구절초
  구절초
 

늦은 시간을 보충할 요량으로 지금부턴 마음이 급하다. 사진도 찍을만큼 찍었다. 그나저나 이리 바삐 걷는데도, 왜 후미팀은 보이질 않는거지?

묘봉 전위봉에 당도하자 드디어 묘봉에 올라선 일행들의 모습과 두런거림이 예까지 들린다. 그럼 그렇지, 금방 따라 잡겠는데...

웬~걸, 지금부턴 아슬아슬한 급경사 절벽 연속이다. 겨우 묘봉에 올라서자 아무도 없다. 에코 날리자 저 아래서 희미한 화답 한 번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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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런히 내달려 4km가 넘는 거리를 한시간만에 달려왔건만, 나를 보는 눈들이 곱질 않다. 뒤에는 아직 한 분 더 오고 있다는데도..

사실 나도 절벽길에서 그 분 기다리다 그리 됐건만, 내색할 필요는 없다. 그건 그렇고 그 분은 어디를 돌아서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그 건 그 분만이 아는 비밀이고, 나는 체력저하를 신세타령으로만 돌리고 있는 어리석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

꽃며느리밥풀
  꽃며느리밥풀
 

고마리
  고마리
 

메밀꽃
  메밀꽃
 

비수리
  비수리
 

벌개미취
  벌개미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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