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암릉의 그맛!....(토끼봉-상학봉-묘봉)

언  제 : 2007.06.02(토)

누구랑 : 청명산악회

얼마전만해도 묘봉은 아무나 못가는 산인줄 알었다. 점잖케 50만원을 배낭에 넣고 가던가... 아니면 내 배 째라!...라는 식으로 무대뽀로 가던가... 산행 고수들은 스리슬쩍 다녀와서 "나는 모르쇠" 하며 입을 싹 씻던가... 뭐 그런 산인줄 알었다.

그런데 우리처럼 시원찮은 산꾼들이 묘봉을 간다하니 나는 속으로 "이 양반들이 제대로 알어보고 하는 짓인가?" 하며 반신반의 했지만 최근 "한산" 게시판에 묘봉 산행기가 심심찮게 올라오니 해금이 되기는 되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07:20분 평택IC를 출발한 버스가 1시간만에 청주IC를 나와서 푸라타나스 가로수길로 유명한 쳥주 지방도로에 들어와 청주 터미널에서 우회전하여 청남대, 공군사관학교가 있는 미원으로 잘도 가더니 산딸나무 가로수가 보기 즐거운 미원에서 좌로 괴산 방향, 우로 청천 방향인데 청천면 소재지에서 우회전하여 한참만에 산행기점인 운흥리 마을회관에 이르더라.

09:30(운흥1리 마을회관 산행시작) → 10:17(너럭바위) → 10:37(토끼굴) → 11:03(개구멍) → 11:08(가평 이씨 묘) → 11:40(개구멍 사다리) → 12:00(전망바위) → 12:13(상학봉) → 12:28(상학봉에서 점심) → 13:08(석굴) → 14:05(묘봉) → 15:10(임도) → 15:59(신정리 채석장) → 16:32(평택으로)

♣??상학봉(834m)은 백두대간 상의 속리산(1,057.7m) 문장대(1,033m)에서 북서쪽으로 가지쳐 나간 암릉 상의 네번째 봉우리다.

문장대에서 갈라져 나간 능선 상의 첫번째 봉은 관음봉(985m), 두번째가 두루봉(887m), 세번째가 묘봉(874m), 그 다음 네번째가 상학봉이다. 이 능선을 경계로 남쪽은 충북 보은군 산외면과 내속리면, 북쪽은 경북 상주시 화북면이 된다.

속리산 북서쪽에 숨어 있듯이 자리잡고 있는 상학봉은 산 전체가 아기자기한 바위산이어서 기암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공룡의 등허리인 양 기묘한 바위들이 울퉁불퉁 튀어나와 있는 공룡바위를 비롯, 돼지바위, 애기업은바위, 문바위 등이 연이어져 있어 지루한줄 모르고 산행을 할 수 있다.

상학봉 등산코스를 예전에는 보은군 산외면 신정리에서 채석장터를 경유해 정상을 다녀오는 코스가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요즘에는 그 반대방향인 화북면 운흥리 화평동에서 살구나무골과 암릉을 경유하여 오르내리는 코스도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의 산천에서)

다녀온길

산행 초입

녹음이 싸인 암봉이 눈을 시원하게 한다. 6월은 찔레의 계절이던가?...진록색 이파리 속에 흰꽃이 분분하면 어김없이 찔레꿏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그 진한 향내가 온산을 진동하니 향기에 취해 멀미가 날 지경이다.

운흥1리는 ?산으로 둘러쌓인 분지형태의 마을이다

KS를 포함한 3명이 토끼굴을 빠져 나오면서 꼭 가보란다. 왜?...그랬을까? 너럭바위를 뒤로하고 30m 더 오르면 산길은 마주치는 수직절벽 밑에서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절벽 왼쪽을 살펴보면 2m 길이 밧줄이 탯줄처럼 매어져 있는 토끼굴이다. 토끼굴은 바닥에서 2m 위로 침니처럼 벌어진 바위로, 이름 그대로 토끼 같은 작은 짐승이나 통과할 수 있는 지름 1m 정도의 작은 구멍바위다.

배낭을 멘 상태로는 통과가 불가능하다. 배낭을 벗어 놓고 밧줄을 잡고 침니 안에 올라 선 다음, 구멍 안으로 머리부터 들여보내면 90도로 꺾이는 수직굴을 2m 가량 빠져나가게 된다. ㄴ자로 꺾여진 토끼굴을 빠져나가면 급경사 바윗길이 시작된다. 바윗길로 70m 가량 올라가면 승용차만한 동그란 공기돌이 놓여 있는 토끼봉 꼭대기를 밟는다.

꼭대기 분위기는 거대한 진경산수화 그대로다. 아름드리 노송군락, 신비로운 공기돌 외에도 거대한 바위가 갈라진 침니석굴, 그리고 노송이 그늘을 드리운 10여 평의 사각형 너럭바위를 보노라면 그야말로 속세를 떠나 잠시 신선이 된 기분에 휩싸이게 된다.

휘둘러보는 조망도 일품이다. 살구나무골 건너로는 미남봉으로 이어지는 매봉 암릉이 금단산과 함게 마주보이고, 북쪽 아래로는 운흥리 분지가 골골 샅샅이 내려다보인다. 운흥리 분지 위로는 도명산과 낙영산이, 낙영산 오른쪽으로는 백악산과 대야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동으로는 문장대에서 이어져 오는 암릉 상의 관음봉 묘봉 상학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토끼봉에서

토끼봉에서

토끼봉에서

토끼굴은 이렇게 들어가는 겨...

개구멍에서 바라본 토끼봉

가평 이씨 묘

 

눈에 익은 사다리다. 이렇게 까다로운 구간이 많으니 출입을 통제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여기서 이 지역 출신의 젊은 산꾼들을 만났는데 사다리가 없을 때는 로프를 잡고 이 개구멍으로 올라왔다며 "잘 해놨네"하며 좋아라 하더라.

 

 

 

상학봉에서 바라본 문장대와 묘봉

상학봉 표정

암봉 (상학봉가는길에)

상학봉에서

 

 

 

 

 

 

 

 

오늘은 원없이 암릉과 로프를 잡아 봤으니 팔뚝에 제법 알통심이 박혔을 거다.

 

묘봉을 멀리서

 

묘봉에서

 

묘봉에서 바라본 상학봉

이 철판은 한국전쟁때 미군들이 비상 활주로를 건설할 때 쓰여졌지만 지금도 이렇게 유용하게 사용된다.

하산길 기암

족탕의 현장

꿀풀과 나비...(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