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에는 어떤 산을 갈까 궁리해 보다가 최근에 올라온 산행기 중에서 교통편과 코스가 자세하게 안내된 문경의 천주산과 공덕산에 관심이 쏠려서 대중교통편을 파악한 후에 6월 1일(금요일), 5시 20분에 집을 나서서 동서울버스터미널 매표소 앞에 도착하니 6시 20분경. 원래는 일기예보에 구름이 조금 낀 날로 예보된 토요일에 가려고 했었으나 토요일은 구름이 많이 끼고 금요일이 구름이 조금 낀 날로 예보가 바뀌어 서둘러서 산행 정보를 입수한 후에 산행에 나선 것이다.

   점촌행 6시 30분발 시외버스표를 끊어서 버스를 탄다. 운임은 11400원. 버스는 1시간 55분 만인 8시 25분에 문경시외버스터미널에 들렀다가 일부 승객들을 승하차시키고 나서 다시 고속도로로 진입해서 2시간 18분 만인 8시 48분에야 점촌시외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동서울버스터미널의 홈페이지에는 점촌까지 2시간이 소요된다고 적혀 있어서 고속도로도 밀리지 않아서 8시 30분경에 점촌에 닿으면 택시를 급히 잡아타고 점촌시내버스터미널까지 가서 8시 40분에 천주산 입구로 출발하는 동로행 시내버스를 타려고 했었는데 낭패다. 동서울에서 점촌으로 가는 시외버스 중에서 드물게 문경을 경유해서 가는 시간대의 노선이기 때문에 20분 가량 늦는가보다. 택시를 타고 동로행 시내버스의 경유지인 산북면사무소 앞까지 간다고 해도 8시 55분경에 면사무소 앞을 지나가는 시내버스를 타기도 어려울 것 같아서 택시를 타고 5분 만에 점촌시내버스터미널 앞에서 내려서 한참 기다리다가 9시 50분발 동로행 시내좌석버스를 탄다. 운임은 1500원. 시내버스는 산북면사무소 앞과 경천호, 수평리를 지나서 40분 가까이 되어 간송1리 마을 표지석이 있는 천주휴게소 앞에서 정차한다. 버스의 자동안내방송에는 ‘간송1리, 천주’라고 방송되는 정류장이다.

   아무런 의심 없이 천주휴게소 옆의 골목으로 들어가서 임도로 오르니 콘크리트 포장의 임도는 곧 흙길로 바뀌고 천주산 정상이 보이지만 가파른 콘크리트 임도가 한참 이어진다는 선답자의 산행기와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서 개념도를 꺼내 보니 여기는 천주사를 거치지 않고 천주산으로 오르는 옛길인데 점선으로 표시된 것으로 봐서 없어진 등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발길을 돌려서 천주휴게소까지 내려와서 휴게소에 물어보니 버스가 진행하던 방향으로 차도를 따라가서 차도 마루를 넘어서 조금만 더 걸어가면 커다란 표지석이 있는 천주사 입구라고 한다. 반신반의하면서 차도를 따라가니 천주휴게소에서 5분 만에 커다란 ‘천주산 천주사’ 표지석이 있는 천주사 입구에 닿는다. 개념도에 표시된 천주휴게소는 표시된 위치에서 남쪽 밑에 있는 임도 갈림길에 표시돼야 하는 것인데 들머리를 찾는데 착오를 불러일으킨다.

   들머리를 제대로 찾지 못해서 처음부터 어이없게 20분을 낭비한 후에 가파른 콘크리트 임도를 한참 오르니 처음으로 낡은 방향표지판을 만나고 천주사 입구에서 30분 만에 천주사 대웅전 앞에 닿는다. 일단 약수터의 샘물로 목을 축이고 나서 가파른 돌계단을 올라 최근에 조성되어 사적으로서의 가치는 없는 듯한 마애불을 카메라에 담고 마애불의 왼쪽에 나 있는 가파른 산길을 오르니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점촌시내버스터미널의 버스시간표.

 

  

   점촌시내버스터미널의 모습.

 

  

   간송1리의 천주 버스 정류장.

 

  

   차도 마루에서 바라본 천주산.

 

  

   버스 정류장에서 차도 마루를 넘어서 5분쯤 걸으면 나오는 천주사 입구.

 

  

   천주사 석축 밑의 포대화상.

  

  

   천주사와 마애불을 거쳐 천주산으로 오르는 길의 방향표지판 - 해발 480미터.

 

  

   천주사의 대웅전.

 

  

   최근에 조성된 듯한 마애불.

 

  

   코믹한 동자승.

 

   몇 군데에 로프가 설치돼 있는 바위지대를 오르니 돌탑이 많이 세워져 있는 곳에 이른다. 여기서 처음으로 쉬는데 20분간 어이없게도 들머리를 찾지 못하고 헤맨 후에 맥이 빠진 데에다가 더위 속에서 가파른 임도와 산길을 오르니 처음부터 몹시 지친다. 다시 일어나서 바위지대를 나아가면 오른쪽에 가파른 암벽이 나타나고 암벽 밑에 난 길로 직진하다가 로프를 잡고 오르게 되는데 슬랩지대에서 처음 잡는 로프의 왼쪽은 가파른 벼랑이지만 구태여 그 쪽으로 가지 않는 한 위험하지 않고 발을 딛는 부분에도 미끄러지지 않게 작은 바위턱이 많아서 쉽게 오를 수 있다. 로프가 가로로 설치돼 있는 곳은 오른쪽 밑이 벼랑이라서 조심스럽게 통과하여 다시 슬랩을 오르게 되는데 가파르지만 각진 부분이 많은 슬랩이라서 팔에 힘도 많이 들지 않고 쉽게 오를 수 있다. 로프지대를 다 지나면 조망이 시원하게 터지기 시작하는 암릉을 밟게 되는데 왼쪽의 슬랩은 미끄러지면 위험하므로 오른쪽의 안전한 암릉으로 올라서 쇠난간지대로 오르니 천주산 정상이 바로 앞에 있다. 여태까지 땀 흘린 보람을 만끽하는 순간이다.

 

  

   돌탑이 많이 세워져 있는 바위지대.

 

  

   슬랩의 로프지대 1.

 

  

   로프지대 왼쪽의 가파른 슬랩.

 

  

   로프지대 위의 슬랩.

 

  

   슬랩의 로프지대 2.

 

  

   슬랩의 로프지대 3.

 

  

   쇠난간이 설치돼 있는 암릉.

 

  

   쇠난간지대에서 바라본 천주산 정상.

 

  

   쇠난간지대에서 바라본 공덕산과 천주산 바로 밑의 전망바위.

 

   쇠난간지대에서 기암이 있는 곳을 지나면 해발 836미터의 천주산 정상이다. 오늘의 산행 중에 가장 조망이 좋은 천주산 정상에서 오래 머물고 싶지만 쉰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갈 길이 멀고 바빠서 잠시 앉아 있다가 정상 바로 밑의 산불감시초소를 지나서 로프를 잡고 내려섰다가 전망바위에 오르니 오른쪽의 단애와 방금 내려온 앞쪽의 가파른 내리막의, 로프가 설치돼 있는 암릉이 시야에 자못 위압적으로 다가온다. 그런데 한 사람이 방금 정상에 올라서 이쪽을 내려다보고 있다. 오늘의 산행 중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보는 사람이다.

   전망바위를 내려서서 산길로 나아가면 내려서기가 좀 까다로운 바위지대의 로프를 잡고 내려서게 되는데 한참 망설이다가 내려서서 쳐다보니 올라가기는 어렵지 않은 곳이다. 이곳을 내려오면서부터 미끄럽고 가파른 흙길이 나타나서 조심스럽게 천천히 내려서는데 암반이 노출돼 있는 로프지대에 이르니 중간에 로프가 매여 있는 나무의 밑둥이 뿌리채 뽑히기 직전의 상태로 흔들리고 있어서 팔에 체중을 많이 싣지 않고 내려서려니 암반에 등산화가 미끄러져 밀리기도 하면서 가까스로 로프지대를 통과하게 된다.

   안전장치의 정비가 필요한 로프지대를 지나고 나서 잠시 후부터 길은 평이해지고 마침내 천주산과 공덕산의 경계이고 좌우에 수평리와 노은리 탈출로가 있는 서낭당고개에 닿는다. 여기서 수평리 쪽의 평평한 바닥에 주저앉아 쉬는데 새 한 마리가 이 근처에 알을 낳아 품고 있는 둥지가 있는지 서낭당고개로 내려서기 직전부터 날카로운 경계음으로 끊임없이 지저귀는 게 신경을 거슬리게 하며 편한 휴식을 방해한다. 잠시 앉아 있는데 아까 천주산 정상에서 봤었던 사람이 내려오면서 전두리에서 막차를 놓치게 되면 반반 부담해서 콜택시를 불러서 터미널까지 가자고 해서 그렇게 하기로 하고 느긋하게 쉬다가 일어선다.

 

  

   해발 836미터의 천주산 정상.

 

  

   천주산 정상에서 바라본 쇠난간지대와 기암.

 

  

   사방이 막힘없는 천주산 정상의 조망.

 

  

   사방이 막힘없는 천주산 정상의 조망과 노은리 일대.

 

  

   천주산 정상 바로 밑의 산불감시초소와 공덕산 남릉.

 

  

   천주산 전망대인 전망바위.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천주산 정상.

 

  

   내려서기가 좀 까다로운 로프지대.

 

  

   로프지대의 중간에 로프가 매여 있는 나무의 밑둥이 뿌리채 뽑히기 직전의 상태로 흔들려서 정비가 필요한 로프지대.

 

  

   수평리와 노은리 탈출로가 있는 안부 사거리인 서낭당고개.

 

   서낭당고개에서 대체로 가파른 지릉길을 한참 오르니 임산특용작물 재배단지의 출입금지 경고판이 설치돼 있는 공덕산 삼거리다. 여기서 왼쪽으로 꺾어져 평지 같이 완만한 길을 2분쯤 나아가면 아담한 정상표지석과 삼각점이 설치돼 있는, 해발 913 미터의 공덕산 정상이다. 무성한 수풀에 가려 조망은 전혀 볼 수 없는 이곳에서 쉴까 하다가 으슥한 기분이 들어서 다시 공덕산 삼거리로 되돌아와서 오른쪽으로 1분쯤 가니 헬리포트가 나온다. 여기서 털썩 주저앉아 간식을 먹으며 쉬다가 일어서는데 갑자기 오른쪽 허벅지에 쥐가 난다. 이제는 씹어 먹는 오렌지색의 바이엘 아스피린이 판매 부진으로 생산이 중단되어 살 수 없어서 그 대신으로 배낭 안에 상비하고 있는 하얀 바이엘 아스피린 두 알을 씹어서 삼키고 나서 염분을 보충하기 위해 소금 정제 한 알을 입안에 넣고 생수를 마시니 갑자기 헛구역질이 난다. 입안의 쓴 맛을 없애려고 양갱을 먹고 나서 일어서니 길이 두 갈래인데 어느 산악회가 최근에 버리고 간 쪽지에는 오른쪽으로 가라는 화살표가 표시돼 있다. 그런데 오른쪽 길은 길이 계속 이어지지만 잡초가 드문드문 나 있고 왼쪽 길은 잡초가 없이 뚜렷하게 나 있고 이어지는 길도 더 넓다. 나침반을 꺼내서 보니 왼쪽 길은 북서쪽이라서 옛고개를 거쳐 묘봉으로 가는 길로 추정되고 오른쪽 길은 북쪽인데 개념도에도 표시돼 있지 않은 동로면 하산로로 추정된다. 한 번 쥐가 나면 산행이 끝날 때까지 한두 번 이상 더 쥐가 나는 적이 많기 때문에 다리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쌍스틱을 펴 짚고 오던 길에서 직진하는 방향인 왼쪽 길로 내려서니 17분 만에 방향표지판이 설치돼 있는 옛고개에 이르러 제길로 내려왔음을 확신하게 된다.

   옛고개에서 직진하여 17분 만에 삼거리가 있는 815봉 정상에 닿으면 오른쪽에는 도화목재로 내려가는 능선길이 나 있고 묘봉으로 가는 길은 리본이 많이 설치돼 있는 왼쪽 길이다. 왼쪽으로 꺾어져서 3분만 가면 사불암 갈림길이 나오는데 여기서는 왼쪽으로 꺾어지면 사불암을 거쳐 윤필암으로 내려가게 되는 사불암능선길이고 오른쪽은 묘봉으로 가는 길이다. 오른쪽으로 꺾어져서 8분만 가면 공덕산과 사불암능선, 윤필암이 보이는 전망바위에 닿는다. 배낭을 내려놓고 조망을 보면서 전망바위에 앉아 쉬다가 일어서서 6분을 더 나아가니 공덕산과 공덕산 남릉이 조망되고 좌우로 사불암능선과 부부바위 등의 기암이 있는 묘적암능선이 보이는, 해발 810미터의 묘봉 정상이다. 여기서도 조망을 하며 앉아서 쉬다가 다시 일어나서 묘적암능선을 향해 나아간다.

 

  

   공덕산 삼거리 - 왼쪽은 공덕산 정상과 남릉으로 가는 길, 오른쪽은 헬리포트를 거쳐 묘봉으로 가는 길.

 

  

   무성한 수풀에 가려 조망은 전혀 볼 수 없는 공덕산 정상 - 해발 913미터.

 

  

   묘봉으로 가는 길의 헬리포트.

 

  

   방향표지판이 설치돼 있는 옛고개.

 

  

   삼거리가 있는 815봉 정상에서 묘봉으로 가려면 왼쪽 길로 진행.

 

  

   사불암 갈림길에서 왼쪽은 사불암능선, 오른쪽은 묘봉으로 가는 길.

 

  

   전망바위와 공덕산.

 

  

   해발 810미터의 묘봉 정상.

 

  

   묘봉 정상에서 바라본 묘적암능선.

 

   묘봉에서도 바로 남쪽으로 능선이 뻗어 있지만 낭떠러지가 있어서 접근하지 못하고 리본이 많이 설치돼 있는 길로 묘봉을 내려서면 능선을 우회하는 샛길로 나아가게 되는데 10분 남짓 내려서다가 계곡길로 내려서는 게 아닌가 의심스러워서 조망을 할 수 있는 곳까지 조금 되올라와서 묘적암능선을 내려다보다가 반신반의하면서 다시 가던 길로 계속해서 나아가면 두 쪽으로 갈라진 선바위가 나오고 이어서 나타나는 바위틈을 비집고 내려서서 넓고 평평한 바위에 올라서니 왼쪽에 좁은 샛길이 나 있고 그 샛길을 따라가니 부부바위가 나온다. 이렇듯이 묘적암능선은 상상력을 발휘해서 통과해야 하는 묘미가 있는 길이다.

   부부바위에서 15분쯤 나아가다가 등로의 오른쪽에 있는 전망바위에 오르니 로프가 설치돼 있는 마당바위와 함께, 이어지는 묘적암능선이 조망된다. 오늘 산행의 백미는 묘봉을 내려서서 묘적암능선을 타는 것이다. 묘적암능선은 능선을 우회하는 샛길로 나아가다가도 눈을 크게 뜨고 좁은 바위틈을 비집고 나아가야 하는 길도 나타나고 낭떠러지 옆을 통과해야 하는 길도 있다. 예측불허, 기기묘묘, 변화무쌍한 길을 지나게 되므로 눈비가 와서 미끄럽거나 해가 진 후에는 아주 위험한 곳이다.

   전망바위를 내려와서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을 이리저리 찾아 나아가다가 앞은 높다란 바위로 가로막히고 오른쪽은 벼랑인 곳이 나오는데 벼랑의 바로 옆에 침니가 있어서 양팔을 벌려서 침니를 양손으로 붙잡고 미끄러짐에 조심하면서 올라서니 로프가 내려뜨려진 마당바위 앞이다. 무심코 뒤를 돌아보니 방금 자신이 침니로 우회하여 오른 곳의 위가 바로 안장바위다.

   마당바위에 올라 사방을 조망하며 마지막으로 쉬는데 자신이 방금 지나온 안장바위를 비롯하여 묘봉과 사불암능선, 묘봉능선, 묘적암능선이 여러 폭의 동양화처럼 운치 있게 다가온다. 그런데 마당바위를 내려서는 로프는 지나치게 바위에 붙여서 고정시켜 놓아서 오히려 내려가기가 더 까다롭다. 오른발이 바위와 로프 사이에 걸려서 간신히 발을 빼고 내려서면 더 이상의 난코스는 없다.

 

  

   좁은 바위틈을 비집고 나아가야 하는 길.

 

  

   등로의 오른쪽에 있는 부부바위.

 

  

   반대편에서 본 부부바위.

 

  

   등로의 오른쪽에 있는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마당바위와 이어지는 묘적암능선.

 

  

   마당바위.

 

  

   안장바위.

 

  

   마당바위 위에서 바라본 안장바위와 암릉.

 

  

   마당바위 위에서 바라본, 이어지는 묘적암능선.

 

  

   마당바위 위에서 바라본 사불암능선과 묘봉능선.

 

  

   마당바위 위에서 바라본 묘봉.

 

  

   내려서기가 좀 까다로운 마당바위 내림길.

 

   바위 두 개가 사이좋게 전두리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는 전망바위를 지나면 공처럼 둥그런 바위가 나오는데 공바위라고 부르고 싶은 기암이다. 공바위를 지나면서부터 길은 평이한 숲길로 바뀌고 비구니들의 암자라는 묘적암이 내려다보이는 곳을 지나서 숲길을 내려서니 임도와 맞닿는 공덕산의 묘봉 나들목이다. 여기서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윤필암 갈림길이 나오는데 들러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늦어서 포기하고 오른쪽으로 꺾어져 내려가면 대승사 주변 안내도가 설치돼 있고 그 안내판의 뒤로는 주차장이 있고 대승사로 오르는 갈림길이 나 있는데 역시 오른쪽으로 꺾어져 내려간다.

 

  

   멋진 전망바위.

 

  

   공바위라고 부르고 싶은 기암.

 

  

   비구니들의 암자라는 묘적암의 전경.

 

  

   임도와 만나는 공덕산 묘봉 나들목.

 

  

   윤필암으로 가는 갈림길이 있는 삼거리에서 오른쪽 내리막의 하산로로 진행.

 

  

   대승사로 가는 왼쪽 길을 버리고 오른쪽 내리막으로 진행.

 

  

   대승사 주변 안내도.

 

  

   안내판 뒤에 주차장이 있는 대승사 삼거리.

 

   좀 더 내려가면 왼쪽에 좁은 계곡을 건너는 작은 나무다리가 설치돼 있는 등로 입구가 나 있다. 개념도상에는 표시돼 있지 않은 길이다. 과수원지대를 지나서 차도를 따라 내려오는 길도 경치가 수려해서 오래 걸어도 단조롭지는 않다. 차도의 중앙에 무덤이 있는 둔덕이 있어서 차량 일방통행로가 좌우로 갈라져 있는 곳을 지나서 다시 차도가 합쳐지는 곳을 지나면 점촌에서 산북면 가좌리까지 왕복하는 시내버스가 다니는 차도와 만나는 삼거리가 내려다보이고 삼거리로 내려오면 사불산(공덕산) 대승사 표지석이 있는 대승사 입구다. 묘봉 나들목에서 44분이나 걸렸다.

   이 차도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져 조금만 내려가면 버스 정류장 표지판은 없지만 문경시 산북면 가좌리에서 점촌시내버스터미널까지 왕복하는 시내버스의 전두리 버스 정류장이다. 여기서 터미널로 가는 막차는 17시 20분경에 있어서 2시간이나 지났고 마침 할머니들을 태우고 산북면사무소 앞까지 가는 소형버스를 얻어 타고 산북면사무소 앞에서 내리니 20시가 다 됐는데 여기서도 터미널로 가는 버스는 이미 다 끊겼다. 콜택시를 불러서 한참 기다리다가 온 택시를 타고 10분 남짓 걸려서 점촌시외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20시 30분경. 택시 요금은 12000원. 미터기대로 받는 것인데 지방이라서 서울보다 요금이 비싸다고 한다. 20시 50분에 출발하는 막차표를 끊고 기다리는데 20분도 채 남지 않았으니 식사할 시간도 없어서 배낭에 넣어 온 빵으로 차 안에서 요기를 한다. 산행 중에 날씨가 하도 더워서 땀을 많이 흘린 반면에 식욕은 나지 않아서 한 봉에 든 세 조각의 빵만 먹고 얼려 온 과일 주스, 이온 음료와 생수만 약 3리터를 마셨는데 갑자기 찾아온 더위에 몸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듯하다.

   동서울과 점촌을 왕복하는 시외버스는 보통 시외버스가 고속버스처럼 일반과 우등의 구분이 없고 일반 고속버스와 같은 구조인 데에 비해 우등 고속버스처럼 오른쪽의 좌석이 하나이고 좌석의 앞뒤 간격과 폭이 넓으며 쿠션도 더 푹신해서 쾌적감을 느끼게 한다.

   오늘의 산행에는 총 8시간 45분쯤이 걸렸고 이 중에서 들머리를 찾지 못해서 헤맨 20분과 넉넉한 1시간 50분의 휴식시간을 제외하면 순수한 산행시간은 약 6시간 35분인 셈이다.

   사람들이 잘 오르지 않고 교통도 불편하며 위험한 길도 많은 오지의 산행이라서 꺼림칙한 기분도 들었지만 가 보지 않은 먼 곳의 감당할 수 있을 만한 모험적인 산행을 하고 싶어서 이 산들을 오르게 됐다. 이 두 산은 배차를 늘려서 교통을 좀 더 편리하게 만들고 안전장치를 보강하고 요소마다 방향표지판을 설치하면 명산으로서의 조건을 충분히 갖춘 산들인데 그렇지 못한 게 유감이지만 애써서 찾아가서 사전에 얻은 산행정보와 경험을 십분 활용하여 힘들여 오르내리는 것도 악조건 속의 묘미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소방서의 구조 표지판도 전혀 없고 관청에서 만들어 놓은 쉼터 하나 없고 방향표지판도 거의 없다시피 해서 사전에 충분한 등로 파악을 하고 오지 못하면 큰 낭패를 겪을 수도 있는 산들이었다.

   아무튼 천주산의 거대한 슬랩과 막힘없는 조망, 육산인 공덕산의 가파른 오름, 묘봉의 멋진 기암과 암릉은 명산으로서의 조건과 품격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며 인적이 드문 오지의 호젓한 험로를 무사히 다녀올 수 있었음을 내심 자축해 본다.

 

  

   등로 입구가 있는 곳.

 

  

   과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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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두리로 내려가는 차도에서 본 정경.

 

  

   시내버스가 다니는 차도와 만나는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져 조금만 내려가면 전두리 시내버스 정류장임.

 

  

   사불산(공덕산) 대승사 표지석.

 

  

   오늘의 산행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