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갑니다.

돌이켜 보면 올 해는 제법 산행에 시간을 썼습니다.

자주 집근처 고성산이며, 광교산에 오르는 한 편. 봄에는 광청 종주를 하기도 했고...

또 지리산 종주를 비롯해서 월악산, 치악산, 덕유산등 유명산들을 찾기도 했습니다.

 

지난 월요일(10월31일)은 俗離山群에 속하는 충북 알프스 일부 구간을 다녀왔습니다.

 

 

대전에 살고 있는 후배 목사들과 청주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시외버를 타고 청주로 간다고 한 것이 내 판단 미스로 악속 시간 보다 한 시간이 늦은

9시에 청주에 도착을 했습니다.

그곳에서 기다리던 승합차에 몸을 싣고, 보은으로 출발하면서 속리산 개인택시(011-491-3234)에

전화를 해서 미리 약속을 해 놓았습니다.

 

 

속리산 버스터미널 근처에 자동차를 주차시키고 미리 전화해 두었던 택시를 이용해서

활목고개에 도착을 한 것은 10시20분이 다 되어가는 시간입니다.

여기서 출발해 상학봉과 묘봉, 그리고 관음봉 시간이 되면 문장대 까지 갈 작정입니다.

다른 때 같으면 미리 철저하게 시간 계산을 해서 일정을 짲을텐데...

활목재 출발점에는 등산로가 아니라는 출입금지 현수막이 걸려있지만,

현지 사람들에 따르면 현재는 서원리에서 활목재 까지 등산이 가능하다는 전언입니다.

어째튼 여기서 힘차게 출발입니다.

 

 

처음에는 가을이 내려 앉은 부드러운 산을 오릅니다.

이 둘은 내가 아끼는 후배들인데, 이번 산행에 함께 했습니다.

 

 

 

 

 

 

 

 

재미있는 암릉 구간을 지납니다.

위험 구간마다 로프를 설치해 놓아 실제로 그리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언젠가 이 충복 알프스도 안전을 위한다는 명분하에 또 모조리 계단을 설치힐지도 모를 일입니다.

산은 자신의 능력에 맞게 즐기면 되고, 또 자연은 자연 그대로 놓아두는 것이 최선일텐데...

 

 

일단의 산꾼들이 아주 멋진 곳에 올랐습니다. 저곳에 오르고 싶은 마음은 굴뚝인데...

시간의 제약 때문에 저곳을 포기하고 그냥 길을 재촉합니다.

 

 

 

 

 

길은 암릉을 오르기도 하고,

또 암벽 사이를 통과하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배낭을 벗고서야 겨우겨우 통과해야 하는  곳도 있습니다.

 

 

 

우리가 가야할 능선입니다.

최종 목적지라고 할 수 있는 관음봉이 저만치 보입니다.

 

 

 

 

가을이 깊숙이 내려 앉은 산은 너무 아름답습니다.

경치에 감탄하기도 하고, 또 아기자기 한 암릉길을 즐기는 산행이 계속 됩니다.

 

 

 

이 곳을 오르면 상학봉인 듯 싶습니다.

처음 가보는 길이라서 모든 것이 흥미롭습니다.

 

 

상학봉 근처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습니다.

점심이래야 준비해간 김밥을 나누어 먹는 것입니다.

 

 

 

 

길은 암릉에서 암릉으로 이어집니다.

그렇다고 해서 설악의 용아릉 처럼 위험한 길은 아닙니다.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 주는 그런 길입니다.

 

 

 

계속 암릉을 오르내리다 보면 묘봉에 도착합니다.

시간을 보니 벌써 2시45분입니다.

다섯시면 일몰이 시작될 터이니 적어도 세시 쯤에는 하산을 시작해야 하는데...

과연 관음봉까지 시간 안에 갈 수 있을까요?

 

 

서둘러 출발합니다.

 

 

북가치 고개에서 관음봉으로 가는 길에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충북 알프스 전 구간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아직 까지 출입이 않 되는 것인지, 아니면 아직 제거하지 못한 것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관음봉안부에 도착합니다.

이정표는 문장대까지 아직 3km가 남았음을 알려주네요.

여기서 시간 계산을 해 봅니다.

이미 네 시가 넘어렸는데, 관음봉에 올랐다가 내려 가려면 천상 야간 산행이 될 것 같습니다..

확인해보니 후배들은 해드랜턴 조차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여기서 하산 하기로 합니다.

 

 

 

 

사실 이 길은 환경보호를 위해 폐쇄 된 길입니다.

하지만 안전을 위해 부득이 규정을 어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몇 년 동안 사람이 출입하지 않는 산은 원시림을 이룹니다.

 

 

 

울창한 원시림을 걸어 내려와 드디어 계곡에 도착했습니다.

식수가 떨어져 갈증이 심했었는지...

계곡물로 목을 축입니다.

물맛이 좋습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 나라는 참 아름답습니다.

금수강산이라는 말이 그냥 해보는 말이 아니지요.

이렇게 아무 곳에서나 물을 마실 수 있는 이 자유함을

내 손자들까지도 누릴 수 있겠지요?

여기서 카메라 뱃터리가 아웃됩니다.

한참 내려오니 속리산 법주사입니다.

옛날 시멘트로 조성된 보살상을 헐어버리고 그 자리에 청동불을 조성했는데...

청동의 특성상 색이 변하니 민망해서 이번에는 그 거대한 불상에 금을 입히는 개금불사 중이라네요.

법주사 팔상전은 국사책 그대로 그곳에 있습디다.

 

애필로그...

우리가 처음에 너무 여유를 부린 탓도 있지만, 활목재에서 문장대까지 갔다가 법주사로 하산하려면 적어도 열시간 이상이 소요될 것 같습니다. 게다가 아직도 입산통제 팻말이 남아 있는데, 어찌 된 것인지 정확히 알아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개인택시 기사의 말로는 올해 부터 전구간 통행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가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