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악산-계관산-북배산 산행기

 

산행일시: 2005년 5월 15일(일요일)

 

산 행 자: 六德(이병구)과 숲향

 

날     씨: 맑 음

 

산행시간: 약 12시간(긴 휴식과 도로 포함)

 

산행코스: 강촌교(08:50)-408.8봉(09:25)-삼악좌봉(10:01)-등선봉(10:20)-616.5봉(10:36)-청운봉/

 

     546봉 안부(10:54)-점심(12:25~13:16)-당림리/마당교(13:30)-당림리 임도-작은 촛대봉(16:40)-

 

     계관산(17:13)-싸리재고개(17:49)-북배산(18:43)-작은멱골(19:29)-성황당(20:22)-목동리(20:50)

 

계획한 코스: 강촌교-408.8봉-450봉-570봉-등선봉-616.5봉-546봉(청운봉)-475봉-405봉-석파령-

 

                 394.5봉-460봉-425봉-4345봉-425봉-작은촛대봉-계관산-북배산-가덕산-몽덕산-웟홍적


산행줄거리:

 

금요일 밤 1박 2일 코스로 부산으로 내려가 낙동정맥을 마무리하고 낙남정맥에 입성하여 1구간을

 

진행하고 올라오려 했는데 아내가 갑자기 산행을 만류하네요

 

그것도 강렬하게 말입니다.

 

지금까지 저렇게 산행을 만류해보기는 처음인지라 나 역시도 그 영문을 몰라 설득을 시키지만 먹혀들지

 

않아 산행을 포기하고 자초지정을 물어봅니다.

 

아하~ 처갓집 식구들인 처남식구들과 처제식구들이 몰려온다 하네요

 

아직은 날짜도 남아있고 그런 밥상을 받기에는 왠지 쑥스러운데 말입니다.

 

없는 살림에 또 내 호주머니가 털려야 하나 생각하니 발바닥이 더욱 간질거리네요

 

그 땡전이면 낙남정맥을 편안하게 다녀올 수 있으니까요

 

우메~ 아까운 것을.....

 

그리고 보니 5월은 가정의 달이라 하는데 우리 가족 아니 우리 삼형제에게는 더욱 뜻깊은 달이 아닐 수

 

없답니다.

 

큰형의 생일 이틀 뒤인 석가탄신일에는 작은형의 생일이고 그 몇 일 뒤에는 발바리 산꾼이 첫 울음을

 

터뜨린 날이기도 하니까요

 

어쩜 그렇게 차례대로 대사를 치르기도 힘든데 정말 대단한 기술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차피 정맥산행은 떡시루 엎어버렸고 그렇다고 일요일 마냥 방콕할 수 없어 지도책을 뒤적거려보니

 

뭔가에 광채가 발산됩니다.

 

그래 바로 저것이다.

 

언젠가 삼악산에 올라 화악산을 바라보며 꿈을 키워왔던 몽가북배의 종주산행이 두 다리에 불끈 힘을

 

실어주네요.

 

대다수의 산님들이 윗홍적에서 몽덕산-가덕산-북배산-계관산-월두봉-주을길 또는 달개지로 종주를

 

하지만 나만 끔은 색다른 산행을 해보자고 결심을 합니다.

 

부실하기 짝이 없는 주제에 말입니다.

 

지도를 프린터에 연결하여 복사를하고 만반의 산행준비를 끝낸 다음 혹시나 해서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

 

꼬셔봐도 낚시의 떡밥이 시원찮은지 왕건이는 걸려들지 않고 다리를 다쳤다는 한 산우(숲향)가 입맛을

 

다시지만 왠지 찜찜해집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산우는 술을 좋아해 산행을 가끔 망치기도 했거든요

 

지난 1월에 불수사도북을 진행하면서도 그 술 때문에 불암산 자락에서 아쉬운 마음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거든요

 

정맥보다도 오지 산행이기에 혼자서는 도저히 못가게 말릴 것 같은 아내의 으름장이 무서워 산우와

 

일요일 아침 06:50분 청량리역에서 약속을 합니다.

 

05:30 어제 아내의 쌈지를 털어 거나하게 마신 술기운이 가시기도 전에 일찍 일어나 청량리역으로

 

달려가니 산우가 먼저 기다리고 있네요

 

그 친구 약속 하나는 칼이니까요

 

친우가 좋아하는 이슬이를 구입하기 위하여 인근 가게에 들어가 소주2명과 맥주 2캔 그리고 간식을

 

구입해 열차에 올라탑니다.

 

07:10 춘천행 열차는 정시보다 5분 늦게 청량리역을 빠져나가고 우린 캔맥주로 가볍게 입가심을 하고서

 

눈을 붙이려하니 산우가 부탁을 합니다.

 

어느 산자락이든지 매월 한번씩이라도 산행을 함께 하자고 말입니다.

 

그럼 둘째주 일요일을 선택하여 계획을 짜보겠노라 말하고 잠을 청해보지만 덜컹거리는 소리에 잠은

 

무슨 잠이 오겠습니까..?

(청량리역을 출발합니다)

 

08:48 산우에게 오늘의 산행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을 하면서 혹시 길을 잘못 들더라도 이해해 달라고

 

당부를 해봅니다.

 

사실 이 코스에 대해서는 산행기를 한번도 접해보지 못했고 또 지도에 표시된 등산로도 없기에 무작정

 

모험산행을 시도해 보는 것이기에 내 마음 역시도 불안할 뿐이었거든요

 

열차가 강촌역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하차를 하지만 강촌교를 건너는 사람은 산우와 나

 

이렇게 단둘이고 다른 사람들은 버스를 이용하여 각자의 산행들머리로 이동하는 모양입니다.

 

46번 국도 위로 설치된 육교를 건너 낙석방지용 철조망 안쪽으로 들어서 시멘트 배수로를 따라 등선봉을

 

향해 오르니 우측 바위 밑에 벌통이 놓여있고 등로는 어느덧 푸른 나무가지와 잡풀로 신록이 우거지고

 

어둠침침한 숲길이 가파르게 이어지네요

(올라야 할 가파른 408.8봉 입니다)

(검봉산의 초입 입니다)

(북한강이 가뭄으로 인하여 뿌연합니다)

(꿀단지....)

(지도에는 408.8봉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삼악산의 경우 대부분 상원사입구나 금성사(흥국사)입구에서 산행 들머리를 잡아 등선봉으로 하산하는데

 

이렇게 역으로 산행들머리를 잡으면 408.8봉을 오르는데 진땀을 빼야 하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408.8봉을 오르는데 어제 마신 술기운에 날씨마저 후덥지근하니 이마에서는 땀이 비 오듯

 

뚝뚝 떨어지고 발걸음은 떨어지지 않는데 가쁜 숨소리와 비릿한 땀 냄새만이 고행의 길을 함께 하는 듯

 

합니다.

 

목은 갈증으로 타 들어가고 빨간 모자에 빨간 스카프 목 댕기의 六德이는 또 이렇게 산 욕심을 부리며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부질없는 산 욕심인 것을...

 

한번의 쉼도 없이 숨가쁘게 408.8봉에 올라서 잠시 내려서는 듯 하다가 위험이란 안내표시판이 세워진

 

곳에서 좌측의 우회로를 따르지 않고 암릉으로 오르니 내려가기 힘든 내림길이 이어지네요

 

(이거 넘어가면 괜히 고생합니다///좌측으로 진행하세요)

 

조심조심 암봉을 내려서 괜시리 시간을 까먹었다고 푸념을 떨고 다시 450봉을 향해 오름질을 하다말고

 

잠시 조망을 즐깁니다.

 

올라온 뒤로는 나뭇가지 사이로 검봉산과 봉화산 그리고 꼬깔봉 자락이 파노라마와 같이 펼쳐지고

 

우측 저 멀리 북한강을 따라 쭉~올려보니 신연교가 흐릿하게 조망되네요.

 

날씨가 가물어서 그런지 북한강의 흐름은 둔해지고 푸른빛이 역력해야할 물줄기는 안개낀 날씨와 호흡을

 

맞추려는 듯 뿌연 하기만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자연은 소중한 것이고 산은 찾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기에 그걸로 위안을 삼으며

 

눈길을 다른 곳으로 돌려봅니다.

 

암봉으로 이뤄진 직전의 570봉이 멋진 암릉길을 연출하고 좌측 10시 방향으로는 임도 따라 가야할

 

계관산과 북배산 그리고 그 너머로 화악산의 시설물이 흐릿하게 조망되며 가슴을 확~트이게 만드네요

(검봉산과 봉화산이 조망됩니다)

 

(삼악 좌봉입니다)

(가스로 인하여 북한강이 흐릿하게 조망됩니다)

(오늘 가야할 임도와 게관산 북배산 저 멀리 화악산이 조망됩니다)

 

10:01 잠시 목을 축이고 570봉으로 향해 진행하니 어느 홀로꾼이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우린 그 분을 앞질러 나갔지요.

 

아기자기한 암릉을 따라 진행하니 그 짜릿한 맛이 시원한 동침이의 감칠맛 아니겠어요.

 

추운 한 겨울에 얼음 둥둥 떠다니는 동침이 김치에 물컹하고 뜨거운 고구마를 호호 불어가며 먹는

 

그런 맛 참 꿀맛이지요.

 

잘못하면 이빨이 쏙 빠져 뚝 떨어지던지 대장 소장이 뜨겁다고 아우성을 치게되니 조심해 먹어야 합니다.

(누가 정성을 다해 이렇게 표시해 두었군요)


10:22 멋진 암릉 지대에서 또 다른 산행의 진미를 느끼며 진행하는데 뒤따르던 산우는 암릉이 무섭다며

 

우측으로 우회하여 내려갔다 다시 올라오네요.

 

바위를 무서워하기 때문이지요.

 

근본 원인은 자기의 하체가 부실하기 때문이랍니다.

 

등선봉(632.3)에 도착해 사진 한컷을 하고서 다시 내려서 성곽과 같은 등로를 따라 진행하니 다람쥐

 

한 마리가 한가롭게 먹이를 찾아 다니다말고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도토리라도 있으면 하나 던져주는 답례를 하고 싶은데 아쉬운 마음뿐입니다.

(등선봉에서 한 컷 합니다)

(성곽을 따라 진행하여 올라갑니다)

(다람쥐가 귀엽지요)

 

10:36 성곽을 따라 오르니 넓은 성터와 같은 곳이 나오고 이어서 금성사로 내려가는 갈림길인 616.6봉에

 

도착하여 좌측으로 가파르게 내려서니 546봉 직전에 좌측으로 끊어진 성곽이 시선을 끌어당깁니다.

(우측으로 내려가면 금성사가 나옵니다)

 

10:54 직진의 청운봉(546봉)을 올라서 좌측의 475봉으로 오르려 했던 마음을 접고 좌측으로 진행하여

 

홈통길을 따라 내려갑니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 욕심으로 안부에서 좌측으로 빠졌는데 이것이 결국에는 계관산까지 발목을 잡고

 

말았습니다.

 

다르던 홈통 길을 버리고 우측의 능선으로 올라서 475봉을 향해 우측으로 다시 내려서니 멧돼지인 듯

 

큰 짐승 한 마리가 쏜살같이 좌측 계곡으로 달아납니다.

 

순간 가슴이 덜컹해지더라구요.

 

맨손의 육박전을 전개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올지 몰라서 말입니다.

 

오늘은 스틱도 없으니 더욱 무서웠던 것이지요

 

긴장된 모습으로 진행하니 이곳저곳 땅이 마구 파헤친 지역이 나오고 어디에선가 더덕 향이 그윽하게

 

피어올라 갈등을 느끼게 만듭니다.

 

오라 그 멧돼지 녀석이 이 더덕향을 따라 올라왔던 모양입니다.

(이곳으로 진행하여 고생길은 시작됩니다)

(이건 등산로가 아닙니다)

 

11:15 산우의 제의에 따라 더덕과의 보물찾기를 전개하는데 인적이 없는 길이라서 그런지 주위에

 

산 오가피나무가 많고 다래나무 밑에 더덕 한 뿌리가 심마니를 대신하여 가슴을 콩닥거리게 만듭니다.

 

와~~ 이것 봐라

 

드디어 올해 처음으로 횡재를 잡아보는군.

 

더덕의 줄기를 잡아 쭉~ 잡아당기니 줄기가 똑 떨어지고 맙니다.

 

젠장!

 

푸념을 떨고 산우의 스틱으로 땅을 푹푹 파헤쳐 제법 큰 녀석 하나를 횡재하고 다시 몇 뿌리를 덤으로

 

큰 수확을 얻었지만 산우의 스틱은 아쉽게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바쁜 산행길도 잠시 잊고 이렇게 더덕을 찾아 이곳저곳 뒤지다 우측의 475봉을 향해 오르는데 암반지대와

 

바위길 그리고 가파른 능선이 위협해 좌측의 능선을 따라 다시 내려섭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침반에 설정한 진행 길에서 자꾸만 이탈되는 느낌이 들어 다시 뒤돌아 뿍뿍

 

기다시피 능선을 치고 올랐지만 방향감각이 이상해지네요.

(이곳에서 수확한 더덕입니다)

 

11:39 석파령 방향으로 나침반을 다시 설정하고 우측의 능선을 바라보며 밑으로 다시 내려서니

 

독사 한 마리가 도망치지도 않고 바라보고 있어 저걸 어떻게 할까 망설입니다.

 

땅꾼이 이러한 상황에 처했더라면 횡재를 잡았다고 할건데 말입니다.

 

그리고 보니 조금 전 내림길의 능선에 허름한 그물이 있던데 아마 이곳에 뱀이 많이 서식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적당한 습지도 있고 개구리도 많으니 뱀이 서식하기에는 좋을 듯 싶은 장소인 것 같아요

 

구미가 당기는 마음을 접고 그냥 독사를 피해 진행하니 다래나무가 우거진 잡목지대가 나오고 하늘이

 

보이질 않는 어느 첩첩산중에 고립되다시피 빠지고 말았습니다.

 

아~~ 하늘도 무심하시지

 

한 순간의 판단착오로 이렇게 진을 빼는 산행으로 몇 개의 계곡을 넘나들다니

 

뒤따르던 산우의 불평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자기를 죽이려고 작정을 했다나요

 

어차피 오늘 산행은 나에게 도박을 걸었으니 조금만 참으라고 안심을 시킵니다.

 

그 한겨울에 대간길에서 두타산의 피마늘꼴도 빠져나왔는데 이것쯤이야 못 빠져나가겠느냐는

 

어떤 자신감이라 할까 오기라할까 그런 것이 위험 상황에서는 판단력을 뚜렷하게 해주었거든요.

 

그걸 무기로 무리한 산행을 하면 금물인데 말입니다.

 

아무튼 어디가 어딘지 분간할 수 없는 계곡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저 독사를 사탕집에서 먹을려면 거금을 줘야 되겠지요)

 

12:00 계곡에 빠져버린 상황에서 나침반으로 등로를 찾기는 불가능하다고 판단을 하고서 계곡을 따라

 

내려가기로 마음을 결정하고 이끼 낀 계곡의 바위를 따라 내려가니 물길이 보입니다.

 

졸졸졸 흐르는 계곡 물에 산우가 더덕 몇 뿌리를 씻어 소주에 담고 한번 쭉~~ 마시네요.

 

얼마나 기다리고 기다렸던 생명수일까..?

 

맹물보다는 알콜을 더 좋아하니 말입니다.

 

다시 잡목과 가시덩굴이 우거진 계곡에서 진행하기 힘들어 우측의 능선으로 올라가 진행하니 잣나무

 

지대가 기쁨 아닌 희망을 주네요.

 

잣나무는 인공 조림이니까요.

(이런 계곡도 통과하고..)

12:18 잣나무 지대가 나오면 인근에 길이 있을거라 판단하고 다시 계곡으로 내려서 진행하니

 

아니나 다를까 좌측으로 묵은 밭이 나오고 희미한 등산로가 이어집니다.

 

안도의 한숨을 몰아쉰 후 좌측의 묵밭을 따라 한동안 내려갔지요.

(드디어 하산로를 찾았습니다)

 

12:25~13:16 맑은 물이 흐르는 우측의 계곡으로 내려가 소주를 곁들인 점심식사를 나누다보니

 

배가 빨갛게 생긴 개구리들이 지상 낙원인 듯 뛰놀고 조그마한 바위 밑에는 생식기인 듯 벌 한 마리가

 

종족번식을 위해 뭔가를 열심히 돌보고 있어 생명의 근원에 대해 잠시 젖어봅니다.

 

저들도 저렇게 종족번식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각박해지고 물질만능주의가 되어버린 우리네 인생사는

 

첨단의 디지털 시대에서 어떻게 살고있는지....

 

등산복에 배낭을 메고 산에 들어오면 그래도 잠시나마 그러한 세상을 잊을 수 있는 내가 행복하지 않나

 

생각하며 아내의 고마움에 감사한 마음을 무언으로 전해봅니다.

 

디지털시대이니 이 무언의 고마움도 전해지리라 생각했던 것이지요.

(점심식사 후에)

13:39 커피로 후식을 하고서 산우에게 갈 길을 재촉하니 너 따라 다니다가는 命대로 살지 못하겠다며

 

쉴 때는 재발 재촉하지 말라 큰소리를 치는데 어이구 복장 터져라~~

 

가까스로 설득하여 농로길을 따라 내려와 마당교를 건너 우측의 임도를 따라 올라가니 우측 계곡에

 

청둥오리 한 쌍이 오붓한 시간을 보내다말고 불청객에 깜짝 놀래 민방위 훈련을 받은 것처럼

 

달아날 만반의 준비 태세입니다.

 

어이구 저 녀석들도 가정의 달을 맞아 이런 계곡에 내려와 거시기를....

 

미안스런 마음으로 사진 한 컷을 하고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저 오리에게 미안해서...)


14:07 입산통제 안내표시판을 바라보며 차량진입금지 차단기를 건너 임도를 따라 꾸불꾸불 진행하니

 

당림리 임도설치 안내표지석이 세워져 있고 우측 저 멀리로는 진행했어야할 석파령의 임도가 내려다

 

보이는데 저 쪽으로 진행했으면 이 고생은 없었을 턴데 라는 아쉬움이 교차하네요.

 

그러나 이미 모든 것은 상황 끝이지요.

 

이렇게 우린 끝이 보이질 않는 임도를 따라 진행하는데 산우는 술기운이 빠진 듯 발걸음이 처지기

 

시작하고 직선으로 보이는 작은 촛대봉은 지렁이의 등살과 같이 꾸불꾸불 이어지며 거리 감각을

 

둔하게 만듭니다.

(임도와의 전쟁은 시작됩니다)

 

(당림리의 임도는 계속 이어집니다)

 

16:33 뒤따르는 산우는 내리쪼이는 햇살이 뜨거운 듯 나이 50세에 걸맞지 않게 수건을 둘러쓰고 자꾸만

 

처지기 시작하는데 오늘도 계획한 산행을 마무리하지 못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스쳐 지나가고

 

우린 그렇게 2시간 40여분동안을 우측의 능선을 바라보며 임도를 따라 진행하여 작은 촛대봉 직전의

 

잣나무 과수원에 도착하게 됩니다.

 

정말 지겨운 임도 길이었지요.

 

이곳의 잣나무는 씨앗을 채취하기 위하여 많은 퇴비를 투입한 관계로 옥토는 비옥하지만

 

나무의 목은 잘려 모든 잣나무가 옆으로 성장해 있더군요.

 

참수 당한 잣나무가 얼마나 아팠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찡~해지더라구요

 

어마어마한 잣나무의 농원길을 따라 좌측으로 올라서 작은 촛대봉에서부터 이어지는 방화선을 따라

 

계관산을 향해 오르는데 가파른 오름길이 시작되고 우려했던 산우의 항복 선언이 작은 촛대봉에

 

씁쓸하게 울려 퍼집니다.

 

(뒤따르는 산우의 모습입니다)

 

( 저 멀리 지나온 임도와 삼악산이 조망됩니다)

 

(작은 촛대봉의 안부 잣나무 농원입니다)

 

17:14 월두봉으로 분기되는 분기점을 뒤로하고 가파르게 올라선 능선에서 삼각점을 확인하고 좌측

 

달개지로 하산하는 길을 또 버리고 헬기장을 지나 직진의 계관산을 향해 올라서 지나온 삼악산과 가야할

 

북배산을 바라보며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산우의 얼굴상은 찌그러지다 못해 혈색이 창백해지고 도저히

 

더 못 가겠다고 버티는데 안타까운 마음뿐입니다.

 

나보다 몇 년을 더 살았다하지만 너무나 부실한 산우의 육신

 

그래도 어찌 합니까

 

이곳에서 하산을 하면 더욱 고생인 것을...

 

(춘천의 시가지가 조망됩니다)

 

 

(뒤따르는 산우의 모습이 개미처럼 보이네요)

17:48 다음 산행을 위해서라도 북배산에서 하산할 것을 강요하여 방화선을 따라 몇 개의 잔봉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니 십자로 안부에 큰 나무 한 그루가 서있는 싸리재고개에 도착되며 이어서 올라선 봉에

 

헬기장이 있고 백배산: 0.7㎞, 싸리재: 2.9㎞, 계관산: 3.3㎞라 쓰인 표시목이 나오고 이상한 뱀 한 마리가

 

석양의 노을에 등로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이거 생식하면 좋을 거라며 산우를 놀려주고 계속 오름질을 합니다.

 

 

(이 시간이면 하산해야 되는 시간인데 이렇게 늦게 도착했습니다)

(멀리 북배산이 빨리 오라하네요)

 

(싸리재 고개입니다//산우는 이곳에서 탈출하자고 하는데...)

18:43 오름길에 작은멱골 갈림길이 나오고 뒤따르던 산우는 급기야 시위를 하는 듯 맨발로 헬기장에

 

올라서고 삼각점이 있는 북배산에 올라 화악산 너머로 걸려있는 서산의 해를 바라보니 마음이

 

조급해져 옵니다.

 

북배산에서 2.95㎞의 거리에 우뚝 솟은 가덕산을 바라보며 아쉬운 마음을 작은멱골로 돌려야 합니다.

 

생각 같아선 혼자라도 달려가고픈 생각인데...

 

아니 혼자라면 달려가고도 남을 그런 意志가 있으니까요

 

이곳에서 가덕산을 통과하여 몽덕산까지 그리고 윗홍적까지 진행하는 시간보다 더 지루하게 내려서야

 

하는 작은멱골로 하산을 하려하니 왠지 씁쓸한 생각이 더욱 가슴을 조이네요

 

그렇지만 힘들어하는 산우를 바라보며 고통을 참고 이곳까지 따라준 산우에게 고맙다는 격려를 아끼지

 

않습니다.

 

정말 수고 했수다!!

 

산은 이곳에 그대로 있으니 또 찾아오면 되는 것

 

그래 포기하는 것도 또 하나의 용기라 생각하고 작은멱골을 향해 가파른 능선을 내려서는데 산우는

 

더욱 힘드는지 고통을 호소하네요.

 

 

(지나온 계관산 입니다)

(이거 색다른 뱀이네요)

 

 

 

 

(드디어 북배산에 도착했습니다)

 

19:29 북배산 2.3㎞라 쓰인 작은멱골에 내려오니 좌우의 능선 아래로는 염소농장이 있고 땅거미는

 

어느새 어둑어둑 마음을 더욱 바쁘게 만드는데 개 사육장에서 위협하는 개들의 합창소리는 작은멱골의

 

계곡을 따라 저 멀리 울려 퍼지고 마을 진입로를 따라 밝혀진 나트륨등은 산꾼의 쓸쓸함을 더욱

 

스산하게 만듭니다.

 

찾아갈 둥지도 없다면 얼마나 더 쓸쓸할까요..?

 

순간 아내의 따듯한 웃음과 체온이 그리워지며 난 사랑하는 아내가 있고 든든한 두 아들녀석이 있으니

 

정말 행복한 사람이란 생각이 듭니다.

 

누구나 다 그러하겠지만 서도.....

 

(가야할 가덕산인데.....)

(화악산의 시설물이 보이네요)

 

(계관산과 삼악산이 펼쳐집니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하산을 합니다)

(작은멱골의 등산로 들머리 입니다)

 

20:22 텔레파시가 통했는지 마을 진입로를 따라 계속 내려가는데 아내로부터 다정한 전화가 걸려옵니다.

 

살다보면은 부부는 얼굴도 담고 성격도 닮아간다는데 어쩜 이 순간에 내 생각을 했는지...

 

아마 그건 우리의 음식문화에서 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어 집니다.

 

아내왈 어디쯤 오고 있느냐 물어와 지금 하산하는 중이라 하니 깜짝 놀랩니다.

 

언제 오려고 그렇게 늦었느냐고 하면서 말입니다.

 

아내의 전화를 끊고 뛰다시피 성황당으로 내려와 다시 목동까지 포장도로를 따라 진행하여 택시를

 

잡아타고 가평에 도착하여 얼큰한 육개장으로 저녁을 해결합니다.

 

고생한 친우에게 소주를 권하니 힘은 들었어도 기분은 좋다하네요

 

전 내일 아침 출근이 피곤할까봐 한잔만 친우와 술잔을 부딪쳐 봅니다.

(어느덧 날은 이렇게....저 계곡을 마냥 내려가야 합니다~ 지겹도록...)

(앞으로도 목동까지 걸어가야 합니다)

 

21:30분 청량리행 열차를 타고 통로에 쭈그리고 앉아 하루의 산행을 뒤돌아보는 시간을 같다보니

 

청량리역에 23:00에 도착되네요.

 

전철을 타고 집에 돌아오니 시계바늘은 어느새 23:50분을 막 넘어서 오늘도 이렇게 마루금에 하나의

 

족적을 남기고 돌아왔습니다.

 

밀린 숙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5/29일 강행하기로 결심해 보며 더덕향에 취해 도막나버린

 

삼악산-계관산-북배산-가덕산-몽덕산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앞으로 이어가야 할 가덕산-몽덕산-촉대봉-응봉-실운현-화악산-석룡산-도마치-도마치봉을 염두해

 

두면서.....

 

 

육덕의 산행자료가 있는 곳: ok카페의 우리동네정자나무

 

(http://www.okmountain.com/okcafe/travel_bbs/modify.html?cafe_code=2byoung9&idx=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