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산(천불산)-가야산 연계산행


 

1. 일  시 : ‘05. 3. 5(토)  8시 ~ 16시 26분

 

2. 구  간 : 청량동매표소-청량사-남산제1봉-치인야영장-해인사-마애불입상-

              상왕봉(우두봉)-칠불봉-서성재-백운동매표소

 

3. 산행동반자 : 나홀로

 

4. 거  리 : 18.4㎞(국도59호선 도보거리 약 5km제외)

 

5. 교통편

 ▶ 칠곡 - 무릉동(청량사입구) : 자가용

                    (고속도로통행료 1,100+1,500=2,600원)

 ▶ 백운동-야천리 : 두발로(버스도 택시도 없음, 차량통행도 별로 없음)

 ▶ 야천리 - 가야 : 지나가던 고마운이의 짚차

 ▶ 가야 - 청량사 입구 : 버스(850원)

 ▶ 무릉동 - 칠곡 : 자가용

 

6. 소요시간 : 8시간 26분

 ♧ 무릉동 - 청량사매표소 : 8시 -  8시 27분(27분)

 ♧ 청량사매표소 - 남산제1봉 : 8시 27분 -  9시 43분(1시간 16분)  

 ♧ 남산제1봉 - 치인야영장 : 9시43분-11시5분(1시간 22분)

 ♧ 치인야영장 - 상왕봉 : 11시 5분- 13시 55분

                (2시간 50분 ; 중식30분, 해인사 관람 20분 포함)

 ♧ 상왕봉 - 백운동매표소 : 13시55분 - 15시 30분(1시간 35분)

 ♧ 백운동매표소 - 야천리 : 15시30분 - 16시 26분(56분)

 

7. 산행기

이번 주는 날씨도 그렇고 하여 집에 안가고 직원들이 많이 이야기하는 매화산과 거리를

늘리기 위한 가야산 연계산행을 계획하였다. 금요일 상황이 있어 밤을 세우고 아침에 대구 숙소로 가 배낭을 꾸리고 등산복으로 갈아입고 칠곡 나들목에서 중앙고속도로를 올라타고 남쪽으로 내려간다.

금호분기점에서 연결되는 구마고속도로는 이른 아침인데도 차량들로 복잡하다. 옥포분기점에서 88고속도로를 타고 합천 나들목으로 향한다. 아직 2차선 도로라 천천히 가는 차량으로 속도가 더디다. 합천 나들목에서 지방도를 타고 해인사로 향한다. 매화산과 가야산 연계산행을 계획하면서도 영 계획이 부실하다. 들머리며 날머리를 정하지 못하고 청량사로 빠지는 길 대충 알아놓고 가야산으로 가 해인사입구에서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에게 연계산행가능여부를 물어보고 청량사가는 길로 다시 내려온다. 청량사가는 길은 지방도에서 빠지는 초입이 마치 마을도로처럼 1차선 콘크리트 포장도로되어 있어  청량사 안내간판이 없으면 찾기 힘들다. 다리를 건너 무릉동마을을 지나 잘 포장된 2차선도로를 따라 오르다 매화산이란 도로바닥의 노면 표지를 보고 우회전하면 마을도로가 나온다.

국립공원 들어가는 길이 맞나 의문이 갈 정도로 길이 가파르고 폭이 좁다. 이곳으로는 차편이 없으므로 가야산에서 되돌아올 걸 생각하여 민박집 앞에서 차를 돌려 무릉동마을로 다시  내려가 적당한 공터에 차를 주차시키고 산행을 시작하니 벌써 8시가 되었다.

 

힘들게 차타고 내려왔던 길을 올라 차를 돌렸던 민박집을 지나 저수지 길을 지나가면 청량동 매표소다. 입장료 1,600원을 지불하고 매표소에서 가야산 국립공원안내지도를 사서 오늘 산행로를 가늠해 본다. 매표소에서 조금 올라가면 청량사다. 절은 해인사의 말사로 병풍처럼 둘러진 암봉아래 가야산을 바라보고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다.


 

 절을 한 바퀴 돌아보고 절주위 철조망 울타리 탓에 바로 산길로 가지 못하고 다시 내려와야 한다. 절좌측으로 나있는 길을 조금 지나자 깔닥고개로 까마득한 계단을 안부까지 올라야 한다.  안부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남산 제1봉으로 향한다. 등로는  양지바른 쪽에는 눈이 녹아 흘러 빙판이고, 음지쪽은 눈이 다져져 미끄럽다. 가져온 아이젠을 찰까하다 귀찮아 사람의 발길이 덜 간 곳을 따라 힘들게 오름을 계속한다. 남산제1봉의 오름길은 마치 영각사에서 남덕유산 정상부 오름길과 흡사하게 가파른 철계단으로 되어 있고 계단 손잡이는 지형에 맞게 재단하듯 잘 설치되어 있었다. 정상에 오르니 가야산의 품에 안긴 해인사와 상왕봉, 수도산에서 넘어오는 종주 능선이 보인다. 지금은 자연 휴식년제로 제한된 등로를 따라 돌지만 언제 한번 매화와 가야의 능선산행과 수도-가야산-의상봉으로 종주산행을 꿈꿔본다.

 

 

치인 야영장으로의 하산길은 능선과 계곡길을 따라 평이하지만 하천옆을 따라가는 등로는 매우 미끄럽다. 길을 피해 내려가다가 눈밑의 얼음에 미끌려 3번이나 넘어져 엉덩이와 무릎이 제법 아프다. 길고긴 내림 끝에 해인사관광호텔이 나오고 길을 따라 가게와 민박집이 오밀조밀 모여 있다. 

점심을 행동식으로 할까하다 이왕 온 김에 가야산의 산채 비빔밥을 맛보고자 음식점을 기웃거리지만 적당한 곳이 없다. 겨울철이고 토요일이라 그런지 문 닫은 곳이 많다. 지방도로 나와 식당에서 산채비빔밥을 시켜먹고 음식맛에 대한 감흥을 못 느낀 채 가야산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가야산 해인사 가는 길은 관광객이 제법 많다. 해인사는 88년에 집사람과 함께 버스타고 여행왔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7년이 흘렀다. 차도 옆 인도는 홍류동계곡을 따라 제법 운치가 있다. 해가 쨍쨍나던 하늘은 어느새 흐려져 눈이 올 것 같다. 서둘러 해인사를 구경하고 상왕봉을 향해 오른다. 등로는 돌과 나무로 잘 정비되어 있고 오름은 완만하다. 정상으로 갈수록 급해지고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마음은 급해지고 길은 미끄럽고 올라도 올라도 계속되는 오름에 몸과 마음이 지쳐온다. 드디어 가야산 정상이라는 상왕봉에 오르니 표지석은 우두봉(牛頭峰)으로 되어 있고 누군가 옆에 상왕봉이라 적어 놓았다. 봉우리를 아무리 보아도 소머리 모양은 아닌데???, 상왕봉이라는 명칭이 오히려 나은 것 같다. 그리고 가야산의 정상은 상왕봉(1,430m)이 아니라 칠불봉(1,433m)이다. 무언가 잘못 알려진 것 같다.

상왕봉을 내려와 칠불봉에 오르니 눈이 조금 그치고 주변 조망이 가능하다. 하얗게 눈으로 덮인 산은 울퉁불퉁한 암산의 자태를 드러내고 나뭇가지에 녹은 눈이 얼어붙은 빙화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거센 바람과 함께 다시금 눈발이 날리고 봄을 시샘하는 변덕스러운 날씨에 백운동으로 하산을 서두른다. 
 

 

백운동 매표소를 지나 국도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기다리기 지루해서 걷다가 지나가는 버스가 있으면 타는 것이 낫겠다 싶어 출발지인 무릉동을 향하여 발걸음을 옮긴다.  하염없이 걷다 보니 시간이 너무 지체되는 것 같아 지나가는 차를 향해 손을 들어도 서주질 않는다. 야천리까지 걷다가 마을에서 차편을 구하려 가게에 들어가니 문은 열렸는데 아무도 없다. 어디도 인기척이 없고 마치 유령마을 처럼 정적만이 감돈다. 거의 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지나가는 버스가 없고 차량도 뜸하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들고 마음이 불안해 진다. 한참을 마음조리다 멀리 코란도 훼밀리 짚이 한 대와 손을 들으니 태워준다. 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하다 보니 백운동 인근 고시촌에서 공부하는 사람이다. 정말로 고마운 사람이다. 국도에서 해인사로 가는 지방도와 만나는 삼거리에서 하차하니  버스가 있어 허겁지겁 차를 잡아타고 보니 가야산 가는 직행버스다. 청량사 입구에서 하차하여 산행을 마무리한다.

 

 이번 산행은 교통편에 대한 무지로  몸도 마음도 무척 고생하였다. 특히 관광지를 통과하는 국도에 노선버스가 없고 영업용 택시가 없을 줄 꿈에도 몰랐다.  철저한 준비부족에 반성 또 반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