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4월 7일 (수요일)



◈ 산행일정

동서울터미날(06:40)

진천터미날(08:00)

상계교(08:32)

태령산(08:58)

465.5봉(09:14)

사거리안부(09:40)

쥐눈이(09:56)

만뢰산(10:36)

450봉(11:29)

돌목고개(11:44)

478.6봉(12:10)

사거리안부(12:44)

482봉(13:01)

삼성고개(13:19)

개죽산(13:39)

435봉(13:58)

서은배미고개(14:22)

봉암산(14:40)

작성산(15:27)

개목고개(15:50)

은석산(16:19)

324봉(17:16)

253.7봉(17:39)

21번국도(17:59)

천안터미날(18:45)

동서울터미날(21:40)



◈ 산행시간

약 9시간 27분



◈ 동행인

곰발톱



◈ 산행기



- 태령산

진천터미날에서 곰발톱님과 만나 택시를 타고 신라고찰 보탑사가 있는 연곡제로 올라가다가 태령산능선이 시작하는
상계교에서 내린다.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개울을 건너고 새싹이 움트는 푸른 밭을 가로질러 무덤옆의 한적한 능선으로 올라간다.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깨끗한 능선을 따라가면 진달래 꽃들은 화사하게 피어있고 숲속의 생강나무들은 다소곳하게 봉우리들을 벌리고 있다.

능선은 점차 급해지고 진땀을 뿌리며 바위지대들을 휘돌아 올라가면 상계리 일대의 전답들이 내려다 보이며 신록에 물든 산봉들은 생기에 차있다.

김유신장군의 태실이 있다는 태령산(450m)에 오르니 성곽으로 둘러싸인 무덤과 안내판이 있으며 앞으로는 만뢰산이 뾰족하게 솟아있고 아지랭이라도 올라올듯 대기는 몽롱하다.







(태령산 정상)





- 쥐눈이

넓직하게 정비된 바윗길을 내려가면 연곡교에서 올라오는 나무계단 길을 만나고 산책로처럼 깨끗한 길따라 465.5봉에 오르지만 삼각점은 찾을수 없다.

표지기들을 따라 구불구불 휘어도는 산길을 내려가면 사거리안부가 나오고 잠시후 뚜렸한 사거리안부를 넘는데 길도 넓직하고 마을이 바로 아래에 있어 쥐눈이로 착각한다.

평탄한 등로를 계속 내려가면 앞이 확 트이며 거대한 송전탑이 서있는 임도와 만나는데 비로서 연곡제와 34번국도가 지나가는 백곡면을 연결하는 쥐눈이이다.

최근의 과로때문인지 몸이 무겁고 발걸음도 잘 안 떨어지지만 곰발톱님이 내미는 꿀탄 미숫가루물을 한잔 얻어마시니 시원하기도 하고 힘이 솟는다.







(쥐눈이)





- 만뢰산

"만뢰산 2km" 이정표를 지나서 가파른 비탈을 힘겹게 오르면 능선은 완만해지고, 비박을 한듯 침낭을 말리면서 비닐을 쳐놓고 팔자좋게 누워있는 군인들을 만난다.

진달래 꽃길따라 넓은 헬기장으로 이루어진 만뢰산(만근산,612.2m)에 올라가니 삼각점과 정상석이 있으며 낡은 성터흔적에는 옛 우물터가 남아있어 눈길을 끈다.

따뜻하게 햇볕이 내려오는 헬기장에 앉아 진천막걸리를 한잔씩 마시고 가야할 봉우리들을 검토하고 있으니 봄날을 시샘하듯 불어오는 찬바람에 몸이 떨려온다.

취기 얼큰한 몸을 일으켜 서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충남과 충북의 도경계와 만나고 이정표가 있으며 남쪽으로는 3층목탑이 유명한 보탑사로 내려가거나 장고개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갈라져 나간다.







(만뢰산 정상)





- 478.6봉

엽돈재를 가리키는 서쪽능선을 따라가면 낙엽이 두텁게 깔려있고 족적은 다소 희미해지지만 표지기들도 간혹 보이고 진달래들이 곳곳에서 반겨준다.

가파르게 450봉을 오르니 남쪽으로는 작성산과 은석산으로 이어지고, 북쪽으로는 싸리재로 이어지다 잘룩하게 엽돈재로 떨어지는 길다란 능선이 모습을 드러낸다.

고사목 밑둥에 돌무더기가 쌓여있는 돌목고개를 지나면 또 다시 가파른 산길이 이어지고 오르락 내리락하는 낮은 봉우리들에 힘이 빠진다.

잡목들을 헤치며 녹슨 철조망따라 능선이 갈라지는 478.6봉에 이르니 삼각점은 없고 큰 구덩이만 파여있으며 "삼성에스원"이라 쓰인 판자가 서있고 쓰레기들이 사방에 널려있다.

바닥에 걸터앉아 남은 막걸리를 마시고 김밥에 모과주 한잔씩 더 하며 이런저런 산이야기를 풀어놓다 보니 30여분이 후딱 흘러가 버린다.







(돌목고개)







(478.6봉)






- 개죽산

엽돈재로 이어지는 북쪽길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긴 능선이 이어지는 남쪽능선으로 내려가면 철조망따라 희미한 족적이 이어진다.

차갑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황량한 잡목숲을 내려가고 사거리안부를 지나 무덤이 있는 482봉에 오르니 길은 넓어지지만 삼성에스원 표지기들이 사방 아무곳에나 달려있어 지저분하다.

어울리지않게 질좋은 암벽용 밧줄이 걸려있는 가파른 길을 내려가 삼성에스원 연수원과 삼성마을을 잇는 삼성고개를 넘는다.

잡목들을 헤치며 길도 없는 개죽산(452.0m)에 오르니 쓰레기들사이에 삼각점이 신기하고 봉암산과 그너머로 우뚝 솟은 작성산이 보인다.







(삼성고개)







(쓰레기가 널려있는 개죽산 정상)






- 봉암산

봉우리를 내려가면 능선이 갈라지고 봉황사쪽으로 내려가는 오른쪽에는 붉은 표지기 하나가 걸려있으며 길도 뚜렸하지만 봉암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왼쪽의 희미한 숲길로 꺽어진다.

지루한 잡목숲을 따라가다 432봉에 오르니 드넓은 풍산공원묘지가 전면에 펼쳐지고 수많은 망자들은 꽃다발로 치장한채 고단했던 육신을 누이고 있다.

묘지를 횡단하고 시들은 억새지대를 지나서 소나무길을 한동안 따라가다 봉암마을로 이어지는 넓다란 서은배미고개를 넘는다.

산허리까지 깍아 먹고있는 공사장을 내려다 보면서 끝없이 나타나는 오르막 길에 넌더리를 내며 봉암산(426.9m)에 오르니 삼각점과 깃대가 있고 새 두마리만 낮게 노니며 지저귄다.







(공원묘지에서 바라본 가야할 산줄기)







(서은배미고개)







(봉암산 정상)






- 작성산

인내심을 갖고 시종일관 이어지는 잡목숲을 오르고 내리며 구덩이가 패여있는 415봉에 오르면 소나무들 사이로 작성산이 가깝고 은석산은 한걸음 옆으로 떨어져 있다.

한결 뚜렸해진 등로따라 작성산(497m)에 오르니 넓직한 정상에는 작은 돌탑들이 쌓여있고 만뢰산보다도 조망이 좋아서 태조봉과, 군부대가 있는 성거산을 지나 서운산으로 이어지는 금북정맥의 산줄기가 훤하게 보인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발아래로 펼쳐지는 병천면 일대를 내려다보고 가깝게 솟아있는 은석산을 바라보니 이제 종주도 다 끝났다는 안도감이 든다.

넓게 패여진 돌밭길을 한동안 내려가면 매송리와 병천리를 잇는 개목고개가 나오는데 오랫만에 이정표도 서있고 나이 많은 느티나무 아래에는 사연많은 돌무더기들이 쌓여있다.







(작성산 정상)







(작성산에서 바라본 은석산)







(작성산에서 바라본 금북정맥의 산줄기)







(개목고개)






- 은석산

구슬땀을 흘리며 흙더미가 무너져 내리는 가파른 능선을 한동안 올라가면 복지농도원의 건물들이 발아래 보이고 천안으로 이어지는 21번국도가 구불구불하게 뻗어 나간다.

진달래들이 활짝 피어있는 솔길을 따라 바위지대가 있는 은석산(455.3m)에 오르니 삼각점 옆에는 예쁜 정상석이 놓여있고 산이름에 대한 해설도 써있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가다 은석사로 이어지는 길을 버리고 남쪽으로 계속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가니 산불지대가 나오고 곧 길은 없어져 버린다.

산불로 쓰러진 나무들과 잡목더미에 갇혀 애를 먹다가 희미한 Y자 갈림길을 간신히 찾아 들어가니 은석사에서 올라오는 등로와 만나면서 길이 좋아진다.







(은석산 정상)







(은석산에서 바라본 오른쪽 끝의 만뢰산과 ㄷ자로 꺽어지는 산줄기)






- 병천

누런 억새밭 사이로 까시나무들은 득실대고 화사한 진달래꽃이 아니었으면 짜증이라도 나올 야산길을 훠이훠이 바람을 맞으며 걸어간다.

오랫만에 바위지대들을 지나고 노송들이 서있는 324봉에 올라 병천리를 내려다 보며 마지막 남은 사과 한개를 나눠 먹는다.

흰 비닐끈들이 달려있는 희미한 등로를 따라가니 길은 묘지를 만나며 마을로 내려가고 벌목된 야산길을 계속 따라가면 삼각점이 있는 253.7봉이 나오는데 소나무들이 많고 조망은 가려있다.

봉우리에서 길도없는 잡목숲을 헤치며 급하게 내려가다 보니 원래의 능선은 약간 오른쪽으로 도망가지만 대간이나 정맥도 아니니 그냥 발 닿는데로 내려간다.

곧 찔레나무들이 울창한 폐가를 만나고 개들이 울부짖는 마을로 내려가면 진천과 천안을 잇는 21번 국도가 바로 앞이라 수많은 봉우리들을 오르내리던 힘든 산행은 끝이난다.

바로 옆의 고갯마루로 올라가 지나가던 차에 손을 흔들다 보니 천안가는 시내버스가 금방 들어온다.